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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김선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트라우마는 충격적인 사건이나 경험을 한 사람들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 역시 내면에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그 트라우마가 작아서 살아가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다행일 것이다. 하지만, 때때로 악순환의 원인이 되어 일상생활조차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과거의 힘든 순간을 다시 떠올리며 자신의 상처를 바라보지만, 이는 너무나 힘겨운 일이다. 트라우마를 방치하게 되면 유사한 일을 경험할 때마다 과거의 고통이 재현되어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트라우마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닌 오히려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해나감으로써 상처가 치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서 미술치료를 적용해왔다. 그림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함으로써 상처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다. 저자는 20년간의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에 트라우마 이론을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트라우마 치유에 효과적인 명화들을 엄선해서 공유했고, ‘받아들이기, 이해하기, 변화하기, 구체화하기, 극복하기’라는 치유 단계별로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와 적용에 대해서 심리학적으로 안내했다. 더불어 트라우마를 이겨낸 화가들의 이야기들도 수록했다. 24개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항목을 통해서 독자 스스로가 그림 편지를 그려봄으로써 자신의 내면을 이미지화해볼 수 있도록 했다. 뒷부분에는 안내 글에 따라 그림을 그려본 내담자들의 그림과 저자의 피드백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그림과 비교해볼 수 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시간을 내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저자는 시간을 내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신경을 쓰는 것만으로도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는 것이 쉬워진다고 말한다. 그런 방법들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대화 나누기, 혼자 고립되는 것 피하기, 무리한 업무 진행 피하기, 신체적인 건강 상태 챙기기, 계획적으로 살아가기, 눈물의 힘을 빌리기, 많이 웃기 등이 있다. 단순한 방법이지만, 트라우마가 심한 사람들에게는 이 역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각 방법들을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할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참고한다면 자신의 감정을 관리하는 데 유용할 것이다.
예를 들어 만약에 화가 너무 날 때는 육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적당한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베게 같은 부서지지 않을 물건을 세게 치거나 수건을 쥐어짜기, 물장구치기, 행동하면서 소리 지르기 등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다. 사별한 경험의 경우 고인을 잊기보다는 오히려 기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된다. 슬플 때는 혼자 고립되기가 쉽지만, 자신을 도와줄 지지그룹에 참여하거나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관련 정보를 찾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써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좋다.
누구나 크고 작은 우울증 한두 가지는 가지고 있을 정도라고 하니 현대인들이 스트레스 관리에 취약하다는 증거인 셈이다. 이는 굳이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스로를 되돌아봐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스트레스 역시 환경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과거의 경험에 기반 한 크고 작은 트라우마가 원인일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관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림을 감상하거나 그려보는 미술치료를 활용해보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이다. 그림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하거나 그림 솜씨가 좋을 필요도 없다. 최근에 유행하는 컬러링북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이런 작은 행동들이 부정적인 감정 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서, 보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 활용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 책은 트라우마 치유을 위한 지침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기회도 제공하기 때문에 상처받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한 나름의 길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