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을 지배하다 - 이기는 운을 만드는 고수의 생각법
사쿠라이 쇼이치.후지타 스스무 지음, 김현화 옮김 / 프롬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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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마작계의 프로로 20년간 무패 신화를 달성하며 ‘작귀’라는 별명을 얻은 사쿠라이 쇼이치와 26세에 일본의 최연소로 벤처기업을 상장시킨 CEO이자 2014년 마작최강전 우승 타이틀을 소유한 최초의 CEO이기도 한 후지타 스스무가 공저자다. 마작이라는 공통점에서 느껴지듯이 둘은 마작과 관련해서 사제지간이라 할 수 있는 인연을 가지고 있다. 사쿠라이 쇼이치는 마작을 통해서 정신력을 단련하려는 젊은이들을 위해 마작 도장인 작귀회를 설립했다. 20년 전 후지타 스스무는 전설의 고수이자 승부사인 사쿠라이가 마작을 어떤 방식으로 두는지 보고 싶어서 작귀회 도장에 다니게 되었고, 1년 동안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그는 당시 마작을 통해 쌓은 경험을 지금도 비즈니스에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공저자로 이 책을 내게 된 이유 역시 마작에 있어서의 운의 흐름과 승부감을 비즈니스 영역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마작을 유심히 살펴보면 비즈니스의 축소판과 같은 모습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마작에서 그렇듯이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불평등과 상대적인 경쟁이 존재하고 상황 판단력이 늘 필요하며 마지막에는 인내력이 승부를 가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자인 후지타는 비즈니스에서 필요한 그것들의 대부분을 마작에서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은 전설의 마작 고수인 사쿠라이 쇼이치가 말하는 운에 대한 이야기를 후지타 스스무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상황에 맞게 번역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두 저자들이 안내하는 운을 부르고 지속하는 비법 39가지가 담겨있다. 운을 다스리기 위해 필요한 가치, 운을 잡는 사람의 습관, 나쁜 흐름을 끊기 위한 방법, 운을 지속하는 방법, 운을 부르는 조언에 이르기까지 5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각각의 비법들을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냈다.
이 책은 승부에 강한 심플함의 가치, 운이 좋은 상대와 겨루기 위한 타이밍, 역풍과 순풍의 이해, 단념 규칙의 필요성, 틀을 깰 수 있는 변화의 가치, 몰입 상태 만들기, 위화감 없애기, 직감의 활용, 나쁜 운기를 차단하는 법, 역경의 가치, 리스크의 이해 등 운과 관련된 다양한 비법들을 소개했다. 또한 지나친 긍정적 사고, 과거의 성공 패턴에 매몰된 강한 신념을 주의하고, 노력과 성실에 대한 집착 역시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마작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기본 동작으로 돌아가라는 조언처럼 비즈니스에서 흐름이 나쁠 때는 당황하지 말고 정성을 다하며 전체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순수하게 자기 본연의 모습을 바라봄으로써 평정심을 가질 수 있고 이를 통해 머지않아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
각 비법들은 첫 번째로 사쿠라이 쇼이치가 마작의 경험 입장에서 운에 대한 통찰과 조언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 비법을 후지타 스스무가 자신의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통찰을 가미하여 풀어냈다. 이렇게 두 저자들의 통찰과 조언이 섞여 삶과 비즈니스 측면에서 각 비법들의 가치가 빛을 발한다. 

 

저자는 운은 결코 비합리적이거나 이해하기 힘든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매일 하는 행동이나 평소의 사고방식, 업무나 생활에 대한 태도 같은 것이 운이라는 형태를 띠고 나타난다는 것이다. 마치 기적처럼 보일지라도 예외 없이 지극히 구체적이면서도 단순한 원리로 움직인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 점을 확실히 인지한다면 운에 묘한 환상을 가져서 현혹되는 일도 없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에서 필요한 사업운 역시 같은 이치다. 이 책에는 이를 위한 현실적이고 경험적인 비법이 담겨있다. 이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운과 운의 흐름을 이해함으로써 업무에 있어서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어떻게 활용되며 조절되는 것인지 각자의 삶에서 필요한 힌트를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운이 없다고 한탄하며 오히려 운에 책임을 전가하는 삶을 살지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책에 담긴 비법은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필요한 삶의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지금부터라도 이 책에서 전하는 운을 부르고 지속하며 관리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익혀보자. 이를 의식적으로 실천해간다면 두 저자가 실제 삶에서 그러했듯이 어느 순간 운이 따르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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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천재들의 감성수업
탄춘홍 지음, 전왕록 옮김 / 리오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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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남들보다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음에도 오히려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성공한 천재들이 드문 것처럼 뛰어난 지능을 가진 사람일수록 사회생활에서 관계와 체계 속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때로는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성공의 길을 가던 뛰어난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죽음을 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학창시절 우수했던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성공은커녕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는 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성공은 머리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머리보다는 감성적인 능력이 우선하는 경우가 많다. 타인과의 감정 소통 능력, 자기감정 처리 능력 등과 같은 감성 능력에 따라 좌우된다. 즉 자신을 어떻게 관리하고, 인간관계를 어떻게 조율하는지에 따라 성공이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성이 높은 사람은 어디서든 환영받을 확률이 높고, 일에서도 최대의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반면에 감성이 낮은 사람은 자신과 타인의 정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서 스스로 고립되기 쉬우며 대인관계와 일에서도 어려움에 빠지기 쉽다.
이 때문에 현대에는 IQ가 아닌 EQ인 감성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성공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창의성에도 풍부한 감성이 요구된다. 이처럼 최대의 지성들이 공부하는 하버드에서도 ‘감성수업’이라는 것이 따로 있을 정도로 감성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저자는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의 성공비결에 주목했는데, 그들이 하버드 출신이라는 공통점 이외에 하버드 대학교의 감성수업을 들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공감하고 통찰하는 감성 능력을 바탕으로 성공에 이를 수 있었다. 저자는 그들이 실제로 들었던 감성수업의 내용과 감성지능이론을 정리하여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에는 감성의 중요성과 더불어 감성을 훈련하여 감성지수를 높이기 위한 과정이 공유되어 있다. 
감성은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을 올바로 이해하고 통찰하도록 도와준다. 이를 통해 스스로를 격려하고 우울, 분노, 좌절,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정서에 휘둘리지 않고 좀 더 쉽게 통제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이 때문에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감정 컨트롤에 성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첫 시작으로 감성이 어떤 것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며,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함으로써 감성의 본질과 가치를 이해시킨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을 향한 감성능력 측면에서 자기 관리, 자기 격려와 관련된 다양한 조언과 지침을 공유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관찰하고 관리하는 법을 안내했다. 타인을 향한 감성능력 측면에서 타인의 정서 읽기, 감성의 영향을 미치는 유머, 관용, 미소, 칭찬, 격려, 감정교류 등에 대해서 설명했다. 마지막 장에서는 감성을 높이기 위한 사소하지만 핵심적인 조언과 지침들을 안내했다.

 

과거에는 IQ를 타고난 지성의 지표로 삼아서 성공의 가능 요소로 삼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IQ보다 EQ를 더 높이 평가하고 성공의 핵심 요소로 꼽는다. 한편으로 이처럼 중요한 감성 능력이지만, 이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생각하면 딱히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감성은 지식을 습득하듯 익혀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을 많이 읽어도 감성 능력을 높일 수는 있다. 하지만, 감성 능력을 제대로 키우려면 기존의 생각의 틀을 바꾸고 행동으로 실천하며 경험으로써 습득해야 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위해서 감성에 대한 이해와 이를 삶에서 실천하고 키우는 법을 먼저 배울 필요가 있다. 아기가 걷기 위해서 걸음마를 연습하듯이 말이다.
감성은 꼭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도 행복을 위해서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가치다. 자신이 부정적인 감정에 쉽게 휘둘리고 벗어나기 어렵다면, 주변 사람들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감성 능력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지금부터라도 이 책의 지침을 길잡이 삼아서 의식적으로 감성 능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해보자.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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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음악의 힘 - 삶의 순간마다 힘이 되는 음악
이현모 지음 / 다울림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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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림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듯이 음악 역시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보는 그림보다도 듣는 음악이 더 강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발라드 음악을 들으면 감정이 잔잔하게 고조되고, 락이나 댄스 음악을 들으면 힘이 들어가 흥이 난다. 클래식이나 재즈 음악 역시 연주의 분위기에 따라서 심신이 릴렉스되기도 하고 흥을 돋우기도 한다. 이처럼 음악의 분위기에 동조되어 심리적인 영향을 받아본 경험은 누구나 여러 번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활용해서 자신의 심리를 의도적으로 조절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말이다. 이 책에 대한 관심 역시 이런 호기심과 기대감에서 출발했다.

 

저자는 힘든 시기에 음악으로부터 많은 위로를 받았다. 이런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으로 음악의 치유 효과를 널리 알리고 있다. 음악심리학, 음악치료학, 인지학, 미학, 뇌 신경 생리학 등 다양한 분야와 음악을 연결하여 연구 분야를 넓히고 있으며, 현재 오디오 평론과 자문도 하고 있다.
이 책에는 감정과 상황에 따라 듣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정보들이 가득하다. 저자의 삶의 통찰이 묻어나는 진솔한 조언과 함께 각 음악에 대한 연주 특성과 감상 포인트도 쉽고 간결하게 설명했다. 이를 통해 음악가들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음악으로 어떻게 이야기하는지도 흥미롭게 풀어냈다. 이 책은 크게 ‘내 감정 어루만지기, 새로운 도전을 위하여, 몸과 마음에 휴식을, 인생은 행복하게, 하루를 충만히’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주제마다 십여 개 이상의 감정과 상황에 따른 음악들이 소개된다. 그리고 음악의 힘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음악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한 하이엔드 오디오 정보에 대해서도 부록으로 제공했다. 이 책에 소개된 음악이 담긴 CD를 별도로 제공하지 않는 것은 아쉽지만, 다울림 홈페이지(www.dawoollim.co.kr)에 링크로 공유되어 있기 때문에 감상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음악은 뇌와 몸에 직접적이고 강력하게 작용한다. 뇌 신경학에 따르면 그림이나 문자는 이성 뇌를 거친 후에 감정 뇌에 작용하는데, 음악은 감정 뇌에 직접 작용하여 빠르고 강력한 생리적, 심리적 효과를 일으킨다고 한다. 최근 뇌 과학을 통해서 음악이 부작용 없이 뇌 호르몬 분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우울증 치료를 위해서 약물이 아닌 음악을 통해서도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간혹 특정 음악을 들으면 심신이 안정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런 원리에 의해서 가능했을 것이다.
진지하게 음악을 들으면 생리적, 심리적 변화가 일어나고 행동 체계에도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보다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할 수도 있다. 음악의 작용에 의해서 마음의 자세와 태도가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음악이 건강, 학습능력, 공감능력도 좋아지게 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되었다. 이 책에 소개된 명곡들은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서양의 클래식 음악들이다. 이 음악들은 수백 여 년에 걸쳐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현재 음악치료 및 심리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효과 역시 널리 입증된 음악들이다.

 

누구나 살다보면 우울함, 슬픔, 불안, 절망, 분노와 같은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감정들 역시 때때로 필요하지만, 너무 오래 머무를 경우 삶을 살아가는데 크나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또한 하루하루 쳇바퀴 돌 듯 살다보면 열정은 사라지고 삶에 회의가 찾아오기도 한다. 과거에 충만했던 사랑과 열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렇듯 부정적인 감정들을 잘 다스리지 못할 때, 삶에서 긍정적인 감정과 만족감이 줄어들 때 음악을 활용하면 부정적인 감정들은 좀 더 수월하게 다스릴 수 있고, 긍정적인 감정들은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쁨, 사랑, 행복의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외로움을 달랠 때는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제1번 제 2악장을, 그리움에 위로가 필요할 때는 드보라자크의 첼로 협주곡의 제2악장을 추천한다. 불안감을 이기기 위해서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를, 의욕을 높이기 위해서는 베토벤 교향곡 제2번 제4악장을 듣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처럼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거나 긍정적인 감정을 고조시킬 때 도움이 되는 음악뿐만 아니라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여주거나 심신의 휴식을 취할 때 좋은 음악들, 사랑과 행복감을 느낄 때 좋은 음악들, 하루를 밝고 신나게 그리고 충실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음악들까지 삶의 순간순간에 힘이 될 수 있는 클래식 음악들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나이가 들면서 클래식과 재즈를 많이 듣다보니 이 책에 소개된 음악들이 더욱 반가웠다. 그동안 음악은 마음가는대로 들어왔는데, 이제 내 마음과 몸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음악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의식적으로 자주 말이다.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봐도 음악의 힘을 유추해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제 진보된 기술과 과학의 발달로 음악의 힘을 의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싶다. 음악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마음가는대로 들어도 충분히 좋지만,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멋진 음악을 알고서 자주 듣는다면 삶을 좀 더 풍요롭고 충만하게 사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더불어 음악 감상의 즐거움 역시 배가 될 것이다. 그냥 듣는 것만으로도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자 매력적인 일이다. 이제 그 축복을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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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 아리랑 - 항일독립전쟁 유적에서 외치는 광복 70주년의 함성
최범산 지음 / 주류성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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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식민지의 역사는 슬픔과 고통으로 점철된 뼈아픈 역사다. 이를 벗어날 수 있었고 지금의 발전된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조상들의 항일독립투쟁의 덕이다. 자주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애국선열들의 피와 땀, 눈물의 대가로 우리는 독립한 나라에서 지금의 풍요와 혜택을 누리고 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후손들은 이를 얼마나 기리고 또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나 스스로 자문하더라도 부끄러운 수준이다. 일본 제국주의 침탈과 억압에 맞섰던 조상들의 독립정신은 우리 겨레의 혼이며, 독립전쟁의 역사와 순국선열들의 발자취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진실이다.    

 

이 책은 저자가 십여 년 동안 만주지역의 항일유적지를 돌아보며 직접 보고 듣고 느꼈던 생생한 기록과 현장사진을 바탕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의 통찰과 분석, 수많은 자료와 증언 등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독립전쟁 성지순례기라 칭할 수 있는 답사기다. 무관심으로 인한 방치와 중국정부의 동북공정과 도시개발 등으로 항일 유적들이 훼손되고 사라져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 책의 기록들은 더 의미가 있다.
이 책에는 대한의군 참모중장이며 특파대장이었던 안중근 의사가 이등박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던 하얼빈에서부터 시작해서 애국시인 윤동주 시인의 발자취가 담긴 북간도 용정, 연합한 독립군 부대가 일본군을 물리치고 큰 승리를 거둔 항일독립전쟁의 첫 번째 대첩인 봉오동 전투의 유적지, 김좌진과 홍범도, 서일, 안무, 이범석 등 항일명장들의 활약으로 일본군을 격퇴시켰던 청산리 전투의 발자취가 담긴 북로군정서 유적, 북간도 한인대학살의 유적지, 북간도 항일독립전쟁의 흔적이 담긴 만주벌, 단동, 연변, 두만강 등에 이르기까지 만주지역 북간도 일대의 항일유적과 자료들, 인물들과 역사 이야기들이 디테일하면서도 생생하게 담겨있다.
최근 감상했었던 영화 ‘암살’의 전지현이 맡았던 캐릭터의 모델이었던 여성 항일투사 남자현 열사에 대한 실제 이야기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항일투쟁 이야기는 영화적 구성의 암살보다도 더 굳건하고 치열하게 다가왔다. 영화와 이 책이 아니었다면 남자현 열사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을 것을 생각하면 후손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이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이 먹는데 있는 것이 아니고 정신에 있다. 독립은 정신으로 이루어지느니라.’ 그녀가 아들에게 남긴 유언이다. 마지막까지 애국과 독립에 대한 강건한 믿음과 강인한 정신이 느껴진다. 남자현 열사의 묘는 하얼빈의 도시개발로 인해 이장되었지만, 그곳마저도 다시 개발이 되어서 그녀의 묘지는 이제 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국과 민족을 위해 싸우다가 돌아가신 수많은 순국선열들의 유해조차 봉환하지 못했다는 것이 가슴이 아팠고, 죄송한 마음에 마음이 먹먹했다.
이 책은 항일투쟁의 흔적이 담긴 장소와 유적들에 대한 사진, 저자의 생생한 답사기가 담겨있는 점뿐만 아니라 그동안 몰랐던 수많은 항일투사들의 뒷이야기와 독립전쟁에 대해서 알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덕분에 지루할 틈 없이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성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올바른 역사교육 차원에서도 가치 있는 책이다. 

 

미디어를 통해서 공유되고 있는 수많은 소식들을 접할 때면 상식에 어긋나 보일 정도로 답답한 이야기들을 적지 않게 접하게 된다. 그중에서 유난히 감정을 끓어오르게 하는 소식 중에 하나는 다수가 알고 있는 역사까지도 왜곡과 은폐를 조장하고 이를 이슈화하는 소식이다. 이런 왜곡된 이야기들을 대놓고 이슈화해도 제재하거나 처벌할 법적 제도조차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더욱이 이런 주장들에 앞장서거나 동조하는 사람들 중에 정치인과 역사학자까지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들은 일제강점기를 옹호하거나 조상들의 친일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과거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벌어졌던 이슈를 보면 내 생각이 짧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여전히 권력과 부를 가지고 있는 친일세력들이 많고 그들이 이런 힘을 가지고 현 세대들의 역사관까지 뒤흔들어 바꾸려고 한다.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위안부 합의 이슈 역시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시행 배경과 절차 어느 것 하나 이해와 공감이 가지 않았으며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상식적인 선도 없었고 노력조차 없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졸속처리와 부정행위에 이어 강행으로 시행에 들어갔고, 위안부 합의 역시 피해자들의 의견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치인들끼리 자신들의 판으로 활용했다. 관련해서 할 말이 많지만, 정치적 이슈이기도 해서 논하지는 않겠다. 역사적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게 되어있다는 것을 그들이 깨우쳤으면 한다.  

 

독일은 과거 자신들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그 잔재를 철저하게 청산하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일본의 역사의식이 독일의 반만 닮아도 지금보다는 한일 관계가 나을 것이다. 역사적 진실은 양보라는 것이 적용될 수 없는 것이다. 인정과 반성을 통해서 진정으로 화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나 역시 과거의 역사 때문에 명분 없이 무조건적인 반일감정을 세우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지금은 일본이 글로벌 시대에 함께 발전해나가야 할 이웃나라로서의 의미가 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제치하 억압과 수탈의 역사를 부정하고 일제가 사회문화와 경제발전을 이루게 하였다며 식민지 시대가 굴종과 퇴보의 역사만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두고 볼 수는 없다. 더욱이 친일세력들이 이 주장에 동조하고 힘을 실어 민족분열과 대립을 조장하는 기막힌 현실이 지금도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역사가 바로 서야 민족이 바로 선다. 기성세대들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짊어질 모든 세대들에게 잊혀진 역사가 아니라 기억해 할 역사로서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줄 의미 있는 가치로써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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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따위 이겨주마 - 시각장애인인 내가 변호사가 된 이유
오고다 마코토 지음, 오시연 옮김 / 꼼지락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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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들에게 눈으로 보며 생활하는 것은 숨을 쉬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고 쉬운 일이다. 그러나 두 눈을 감은 상태에서는 작은 행동조차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시각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단순히 어려움을 넘어서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극복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정상인인 나에게는 감히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어릴 때는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연민을 많이 느꼈지만, 지금은 그보다는 존경심이 가득한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으로 변호사가 된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다. 정상인들도 남다른 노력을 하지 않으면 변호사의 길을 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존경심을 넘어서 그의 삶의 과정이 궁금했다. 저자는 열두 살에 선천성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었다. 다행히 그의 낙천적이고 호기심 많으며 지기 싫어하는 성향 때문에 ‘보이지 않으니 포기하자’가 아니라 ‘보이지 않으니 어떻게 하면 될까’라는 식의 긍정적인 사고가 습관이 되어 있었다. 덕분에 일본에서 사법시험에 합격한 세 번째 시각장애인 변호사가 될 수 있었다. 그는 1년간의 사법연수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변호사가 되어 지금까지 200여 건 이상의 민형사 사건을 맡았다. 그는 삶에서 한계를 느끼는 사람들, 어려움과 고독과 싸우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계기가 되어주기 위해서 자신이 걸어온 길과 장애가 있는 변호사로 일하며 깨달은 점을 이 책에 진솔하게 풀어냈다.

 

시각장애인으로 변호사가 되려면 최소한 정상인의 두 배, 세 배 아니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보이지 않아서 오는 행동의 제약들과 수많은 핸디캡들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변호사가 되는데 성공했다고 해도 이후 변호사로서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 역시 또 다른 힘겨운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포기하지 않고 모든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며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시력으로 절망에 빠져 있었던 그가 지금은 절망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해주는 일을 하며 자부심과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는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수많은 의뢰인을 만나 시각장애라는 불리함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배워왔다. 그는 자신의 불리함조차 업무적인 장점이자 개성으로 만들어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목소리를 통해서 상대방의 본심을 잘 파악했다. 표정은 속일 수 있어도 호흡이나 억양, 말과 말 사이의 간격까지 꾸미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목소리뿐만 아니라 옷이 스치는 소리나 발소리에서 상대의 감정을 읽어내기도 한다. 몸에 밴 향수로 상대의 기호와 기분을 추측할 수 있고, 술 냄새와 채취로 사는 형편을 가늠할 수도 있다. 보이지 않는 만큼 다양한 각도에서 사람들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때로는 시각장애인 변호사가 땀을 뻘뻘 흘려가며 악전고투하는 모습이 의뢰인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바꾸기도 했다.
그는 공설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하면서 빚, 빈곤, 질병이나 장애 같은 사회의 어두운 부분과 매일 마주했다. 한 사람이 두 가지 이상의 문제를 끌어안고 괴로워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는 그들에게 법률을 운운하기 전에 먼저 의뢰인의 짊어진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 노력했다. 이것은 꽤나 고된 작업이지만, 법률가로서 일을 하기 전에 먼저 상담사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했다. 시각장애인 변호사로 일하는 법, 의뢰인과의 신뢰를 쌓는 과정, 자신을 통해서 의뢰인이 희망을 얻고 좋은 길을 가게 된 일 등 다양한 일화와 함께 이를 통해서 얻은 삶의 깨달음을 가득 풀어냈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더 심할지도 모르지만, 살다보면 정상인들조차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한계를 만들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나는 여기까지만 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한계선을 긋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대개 진짜 한계는 그 선 앞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제 더 이상 못 하겠다’라고 생각한 그 지점에서 아주 조금만 더 가면 목표지점이 있다는 것을 배웠고 이를 자신의 삶을 통해서 풀어냈다.
저자는 시각장애인으로서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과정뿐만 아니라 삶의 수많은 도전들, 부모님과 친구, 지인들, 그리고 아내와 딸에 대한 이야기 등을 통해 일에 대한 통찰에서부터 꿈, 가족의 힘, 삶의 장애를 이겨내기 위한 수많은 가치 등을 전달한다. 저자는 자신의 부부가 인생을 가로막는 어려움으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그 어려움과 잘 지내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했다. 그가 자신의 딸에게 인생을 좌우하는 시련에 직면했을 때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나아가면 전혀 다른 지평선이 눈앞에 펼쳐진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듯이 말이다. 그는 ‘그래서 할 수 없어’라고 도망치기보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는 것이 인생을 훨씬 흥미롭게 만든다고 말한다. 이를 자신과 아내의 지금까지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 보여주고자 했다.

 

나이가 들고 사회 경험은 쌓였지만, 오히려 타성에 젖어 익숙함에 매몰되고 한계를 짓고 뒤로 물러나는 일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을 느낀다. 과거의 열정과 도전, 가능성은 이제 먼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다행히 아직은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저자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싶었다. 힘든 장애를 이겨내고 지금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준 그만의 소중한 가치들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덕분에 평범한 사람들은 겪을 수 없는 수많은 도전들 속에서 얻은 남다른 삶의 통찰, 가족에 대한 사랑, 인간애 등까지 배우고 깨달을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삶에 대한 반성과 통찰을 반복했고, 희망과 열정이라는 기분 좋은 감정이 번갈아가며 내 안을 가득 채워주는 듯했다.
어려운 경제현실, 이에 따른 악순환들 요즘 세대들 모두 힘겨운 삶의 무게를 체감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스스로 한계를 긋는 경험을 너무나 쉽게 너무나 많이 하게 된다. 3포 세대, 5포 세대를 이어 이제 모든 소중한 가치들을 포기한 N포 세대라는 말도 들린다. 이런 분위기를 볼 때면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씁쓸하고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저자는 더 힘들고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꺾이지 않고 도전해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며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요즘처럼 스스로 한계를 긋고 꿈과 희망을 포기하기 쉬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이를 통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희망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삶의 길을 찾기 위한 힌트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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