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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화되었다
제페토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11월
평점 :

뉴스 기사에 시 형식의 댓글을 남기는 제페토 시인의 두 번째 책 '우리는 미화되었다'가 출간되었다.
이전 책인 '그 쇳물 쓰지 마라'라는 책을 인상깊게 읽어서 이번 신간도 나오자마자 궁금했다.
과연 어떤 기사들에 어떤 시가 실려 있을지.
제목부터 뭔가 마음을 쿵하게 만든 이 책.
1부 남아나지 않는 인연이 섧다, 2부 우리는 미화되었다, 3부 그리운 것은 다들 멀리에 있다로 구성되어 있다.
1,2부는 뉴스 기사와 그 뉴스와 관련된 시가 실려 있고, 3부는 시만 실려 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 친부의 폭행으로 숨진 아기를 형사들이 장례를 치러준 일, 쇠창살에 갇힌 반달가슴곰,
28세 남성 A씨의 자살, 5.18 가해자, 세월호, 은하수, 백남기 농민, 펫로스 증후군, 아내에게 2번 청혼,
코로나19, 홍콩 민주화 시위등 봤던 기사도 있었고, 놓쳤던 기사도 있었다.
기사만으로도 여러가지 마음이 들었는데, 그 기사에 남겨진 작가님의 '시'를 읽으니
느껴지는 마음이 더욱 커졌다.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에 대한 반성,
어이없는 상황에 대한 분노, 좋고 예쁜 것을 느끼지 못하고 흘려보낸 것 같은 아쉬움등
수많은 감정이 들고,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었다.
놓쳐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이야기가 참 많았다.
물론 모든 기사가 어둡지만은 않다.
예쁘고 좋은 이야기도 있고, 중간중간에는 쉬어가는 타이밍처럼 멋진 사진과 함께 실린 시도 있었다.
기사를 읽고, 그 옆에 '시를 읽을 때 일반과는 다르게 시의 제목이 글의 맨 아래에 있는 구성이 참 매력적이였다.
보통 시 제목을 먼저 보고, 시를 읽으면 이미 예상되는 느낌이 있기 마련인데
기사를 읽고, '시'를 읽고, 시 제목을 읽었을 때 각각이 주는 느낌들이 조금씩 달랐고,
마지막에 시 제목을 보면서 '헉'하고 놀랐던 경우도 많았다.
1부,2부에 이어 3부에는 '시'만 실려 있었는데 3부에 실린 '시'도 가슴에 와 닿는 글이 참 많았다.
아마 이 모든 글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모습이고, 우리들의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뉴스 기사에, 여러 매체의 글들에 댓글로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렇게 제페토님처럼 기사를 각인시키고, 또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시"를 남긴다는 것이
참 대단하고 또 존경스럽다.
놓치고 사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이 책으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돌아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제페토님의 댓글 시가 조금 더 행복함으로 가득 채워 질 날이 오면 좋겠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