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기담 세계사
가타노 마사루.스가이 노리코 지음, 서수지 옮김, 안병현 그림 / 사람과나무사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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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재밌게 잘 보고 있는 "신비한TV 서프라이즈" 프로그램이 있다.

진짜 일어났던 신기한 일이나, 과학적으로 설명은 되지 않지만 기이한 현상 이야기들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볼때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기담" 이야기들도 좋아하는데

안성맞춤인 이 책을 발견하고는 너무 신이나서 펼쳐들었다.

13편의 유럽 도시기담이 담겨있는데

1991년부터 2020년 초반까지 두 저자가 유럽 33개국을 돌아다니며 취재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더 기묘하고 역사적으로도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아서 엄청 흥미로웠다.

총 5개의 주제로 분류되어 있고,

개인적으로는 'part 2 괴이한 현상'과 'part 3 사건" 부분이 가장 재밌었다.

평소 기담을 좋아하다보니 내가 알고 있었던 '자살을 유발하는 노래 <글루미 선데이>', '저주받은 인형 <애나벨>',

'목격한 사람이 죽게되는 <도플갱어>'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는데

조금 더 신기하고 무서운 요소들이 있어서 재밌게 읽었고,

'루트비히 2세', '링컨', '성모 마리아와 관련된 파티마의 기적', '라스푸틴',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등

세계사와 관련된 이야기들도 많아서 더 현실감있게 읽을 수 있었다.

5개의 주제와 13개의 이야기가 골자이지만, 그 내부에 또 다른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어

빠른 스피드로 읽을 수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고,

기담이라는 내용답게 술술 잘 읽히는 문체와 궁금중을 유발하는 분위기의 흐름 또한 장점이다.

신기한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더운 여름에 조금 시원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다 읽고나니 제목이 그야말로 찰떡이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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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다정한 책장들 - 24개 나라를 여행하며 관찰한 책과 사람들
모모 파밀리아 지음 / 효형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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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다정한 책장들'

이 얼마나 낭만적이고 유혹적인 제목인가!

단순히 유럽 여행도 아니고, 무려 유럽의 책장 여행이라니.

24개 나라, 113곳의 도서관과 서점을 아빠, 엄마, 두 아들이 누비며 담은 이야기들이다.

혼자서도 가기 힘든 여행을, 부부끼리는 더 가기 힘든 여행을,

아빠는 휴직계를 내고, 엄마는 책장 여행을 계획해서 아들들과 떠난 결단력이 너무 대단했다.

나이가 들수록 많은 것에 얽매이다보니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대형서점을 자주 가고, 가끔 독립서점을 찾아서 가보기도 하고,

여행계획이 생기면 그 지역 서점이 있나 찾고 방문하게 된다.

서점마다, 책장마다 특징이 있고, 그곳에서는 이상하게 방문하게 되는 사람들,

같은 공간에 있게 되는 낯선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책"이라는 "책장"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의 유대감이 나도 모르게 증폭되나보다.

온가족이 유럽의 큰 도서관은 물론 골목의 소박한 책방들을 방문하면서 담은 이야기들은

때로는 부러움과 때로는 대단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곳곳의 사진이 많이 담겨 있어서 책방 자체의 멋진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서 놀랍고 좋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존중, 열정이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매년 우리나라의 독서 실태를 걱정하는 기사를 보곤 하는데

유럽의 어느 곳은 도서관의 책들을 다 빌려 나가서 읽을 정도의 수준을 보여주었고,

우리나라 대학 도서관들은 출입이 제한적인 것에 반해

유럽의 제네바대학 도서관은 일부라도 개방하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유럽의 멋지고 다양한 책장들의 외관을 구경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펼쳐들었던 책이

점점 도서관, 책방, 책에 대한 생각으로 깊어졌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더 나아가 책과 관련된 사람, 책 이야기 속의 사람,

주변의 사람까지 생각들이 뻗어나가게 되었다.

'내가 이런 느낌들때문에 책을 좋아하는구나,

내가 이래서 책을 좋아했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책에 대한 열정이 또 한 번 솟아났다.

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여러서점들을 잘 못갔는데

이 책으로 다시 한 번 책방투어를 시작해봐야겠다.

'유럽의 다정한 책장들'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분명 내가 몰랐던 다정한 책장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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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이비 우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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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와 더블린을 배경으로 '오펄린', '마서', '헨리'의 이야기가 비밀스럽게 펼쳐진다.


'오펄린'은 강제 결혼을 시키려는 집에서 나와 우연히 서점에서 일하게 되고,

'마서'는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도망쳐서 으리으리한 주택에 입주 가정부로 일하게 되고,

'헨리'는 행방불명된 서점을 찾아 돌아다닌다.


평탄하지 않은 삶을 살았던, 여전히 평탄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3명의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번갈아나오면서

그들이 어떻게 엮이게될지 조금씩 빠져들게 된다.


1921년을 살고 있는 '오펄린'은 서점을 처음 열었고,

'헨리'와 '마서'는 그 신비로운 서점을 함께 찾아나선다.


이야기 흐름중에 실제 작가들과 책이 등장하는데

너무나 유명한 에밀리 브론테와 관련 책들, 또 익히 알만한 책들이 자주 등장해서 흥미로운 부분이였다.

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서점도 등장하는데 지금도 존재하는 서점이라 그런지

이야기가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였다.


'오펄린'과 '마서'를 통해서 시대적으로 불평등한 모습들이 보여서 안타깝기도 했고,

'마서'를 옆에서 알게모르게 지원해주는 비밀스런 인물인 '보튼' 부인을 통해서는 통쾌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런 적절한 캐릭터의 조화가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점점 인물들과 사건들의 교점이 생기면서 계속해서 읽을 수 밖에 없었고,

그들의 접점은 물론, 각자의 인생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준 서점이 신비스럽고 놀라웠다.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닌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새로운 희망의 빛이 되어준 신비로운 서점.

그곳은 '오펄린', '마서', '헨리'에게 새로운 인생이였다.


실존 인물과 장소, 책들을 등장시켜 현실감과 몰입감을 더한 이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해줄 것이다.

책과 서점이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어쩌면 누군가의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으로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은 그저 종이에 적힌 글이 아니라, 다른 장소, 다른 삶으로 통하는 입구"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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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되어 줄게 문학동네 청소년 72
조남주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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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주 핫소재인 타임슬립이야기다.

그것도 엄마와 딸의 이야기로

엄마는 딸의 중학생 시절로, 딸은 엄마의 중학생 시절로 가서 7일간 살게 된다.

캐릭터 한 명이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가서 벌어지는 타임슬립이야기는 많이 봤지만

딸이 1993년 엄마의 몸에 들어가 중학생 생활을 하게 되고,

엄마가 2023년 현재의 딸 몸에 들어가 중학생 생활을 하게 되는 설정은 참 흥미로웠다.

2023년에 중학생으로 살아가는 딸 '강윤슬'이 갑자기 1993년 엄마의 몸으로 들어갔는데

그 시절 강압적인 학교분위기와 집에서의 서운함이 벌어지는 환경을 '강윤슬'은 어떻게 겪어낼까?

또 많은 것들이 디지털화되고, 트렌디한 2023년에 딸의 몸이 되어 2회자 중학생이 된 엄마 '최수일'에게는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할머니와 이모를, 엄마와 언니로 여기며 생활하는 것도 재밌고,

2023년에 엄마의 친구들이 자신의 친구가 되서 같이 학교생활하는 것도 재밌고,

답답했던 '최수일'이 아닌 할말은 하는 '강윤슬'이 엄마가 되어 학교나 집에서 하는 말들이 아주 통쾌했다.

딸이 잘 적응하고 있는 시간에 엄마 '최수일'은 또 나름대로 딸의 학교 생활을 따라가고,

축제에 올릴 춤연습을 하느라 고군분투하는 모습들이 재밌게 그려졌다.

보통 엄마와 딸은 가장 친하면서도, 또 때론 가장 싸우는 관계가 되기도 한다는데

서로의 몸 속으로 들어가 엄마는 딸로, 딸은 엄마로 살아가면서 조금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되었다.

타임슬립이되어 서로의 존재를 지켜주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1993년에 중학교를 다니고, 2023년에 엄마로 살아가는 '최수일'을 이해하는 딸의 모습에,

2023년에 중학생으로 살아가는 딸 '강윤슬'을 이해하는 엄마의 모습에,

조금은 뭉클하기도 했다.

어떻게 타임슬립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다시 돌아오게 되었는지,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짧은 시간이였지만 서로를 느껴보고, 서로를 위해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애틋한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난 솔직히 엄마의 어린시절로 타임슬립이 되고싶지 않지만,

엄마는 나의 좋은 시절로 타임슬립이 되어 좀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해본다.

적당한 분량에 페이지도 쉽게 잘 넘어가고,

딸과 엄마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엄마와 딸이 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어보면 대화할 주제가 많이 생길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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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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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미나토 가나에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사회파 추리소설 작가로 유명한 작가라 이번 책에는 또 어떤 사회적 문제와 미스터리적 요소가 섞여있을지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책은 개인적으로는 드라마 소설같은 느낌으로 두 주인공이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책이다.

15년 전 "사사즈카초"에서 벌어진 일가족 살인 사건을 배경으로 한 신작 영화를 준비중인 영화감독 가오리가

각본가 치히로에게 연락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시작된다.

과연 두 사람의 접점은 무엇일까?

오빠가 여동생을 칼로 찔러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질러서 부모까지 죽게 한 잔인한 살인사건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표면적으로 보면 사건이 벌어진 "사사즈카초"라는 장소가 고향이라는 점만 같을 뿐, 연결고리가 없어보였다.

이야기는 각본가 치히로와 영화감독 가오리를 화자로 두고 번갈아가면서 전개된다.

영화감독 가오리는 어릴적 성적이 부진할 때마다 베란다로 쫓겨나야 했고, 그 베란다에서 옆집의 고사리 같은 손을 보며 위로를 받았다.

그 손의 주인공이 옆집에 사는 '사라'라는 소녀인지 오빠인 '리키토'인지 정확히 모른 채 고향을 떠나게 된다.

각본가 치히로는 어린 시절 언니를 교통사고로 잃은 상처가 있다.

두 주인공은 15년 전 일어난 사건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고,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점점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어쩌면 그 불행하고 비극적인 살인사건이, 두 주인공에게는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된 것도 같다.

여동생을 죽이고 불을 질렀다는 살인사건 사실로부터,

어렸을적 옆집의 남매중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았다는 사실로부터

언니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사실로부터 그 너머에 있는 진짜 관계들과 진실이 밝혀지면서 놀라기도 했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다.

어린 시절의 상처가 얼마나 잘못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 부모의 잘못된 행동들이 결과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한없이 약해질 수 있는지, 또 얼마나 위안받고 힘을 낼 수 있는지 새삼 또 한 번 느꼈다.

보통 '일몰'이라하면 인생의 끝이나 어떤 사건의 종결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사용되는데

이 책의 제목은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는 의미다.

사건의 사실이 아닌 진실을 파헤지면서 두 주인공의 또 다른 상처가 치유되는 의미에서 작가는 '일몰'을 '재생의 상징'이라고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일몰이 일어나면 반드시 새로운 날이 시작되듯이

그들에게도 새로운 날이 잘 시작되면 좋겠다.

표지의 일몰과 두 명의 실루엣이 눈에 아련하게 들어온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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