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황식 Go!
정허덕재 지음 / 문화구창작동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마지막 책장을 덮고, 서평을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한 경우가 있다.
너무 큰 감동에, 부족한 글솜씨로 섣불리 쓰고 싶지 않은 경우가 있고,
아무런 재미도 여운도 없어서 뭘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안타깝게도 후자이다.


 

만화속에서 툭 튀어나온것 같은 등장인물의 표지에
제목도 뭔가 유머러스한 강렬함이 있어서
감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읽으면서 빵빵 터지는 유쾌함과 재미를 기대했었다.


그런데 읽을수록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공감도 안되고, 느낌도 없었다.


현실에서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을만한 공감이 있을거라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이 없었던 것 같다.


백수, 사랑, 친구, 가족.등 어렵지 않고, 고민스럽지 않게 접근한 것 같지만 너무 가벼웠던게 아닐지.
아니면 읽는 재미라도 있도록 더 유쾌하고 코믹하게 그렸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런 노력도 일도 하지 않는 주인공 고황식.
그렇다고 나름대로 심각하게 고민을 하거나 힘들어하지도 않는다.
그러다 첫눈에 반하는 여자를 만나고, 이것 저것 벌어지는 이야기들.
참 마음에 안드는 캐릭터다.
무턱대고 긍정적이라고 하기엔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다.


 

저자가 가볍지 않은 주제를 독자들이 가볍게 읽고 공감하기를 바랬을지
모르겠지만 왠지 읽는 재미쪽도 읽은 후의 감동이나 공감쪽도 다 놓친것 같다.


 

캐릭터가 마음에 안 들어서인지,
유쾌하고 코믹할 것 같은 기대감에 실망해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재미도 찾지 못한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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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29 39 - 열아홉, 스물아홉, 서른아홉 그녀들의 아슬아슬 연애사정! 소담 한국 현대 소설 2
정수현.김영은.최수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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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숫자로만 되어 있는 제목이 눈에 띄어서 뭘까 궁금했는데
19살, 29살, 39살이라는 나이를 가르킨다는 것을 알고 참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 작가가 아닌 3명의 작가가 함께 쓴 책이라고 해서 3개의 단편소설이 묶인 책인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은 단편이 아닌 3명의 작가가 각각 19살, 29살, 39살의 이야기를 맡아서
전체적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책이였다.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면서 19살, 29살, 39살의 1인칭 주인공 시점이
계속 바뀌어가면서 진행해가는 과정이 꽤나 신선하고 좋았다.


더 기가막힌것은 그녀들이 한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
완전 흥미로운 주제다.


 

각자 나름대로의 인연으로 한 남자와 엮이게 되서 각자 자신이 여자친구인줄 알면서 지내게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자신외에 2명의 여자가 더 있다는 사실이 들통나고,
그녀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 사태까지 발생한다.


아슬아슬하고 결말이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해서 계속 읽어나갔다.
과연 그녀들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그는 어떤 결론을 내릴지
이 책의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 끝까지 읽지 않고서는 궁금해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3명의 여자를 한번에 만난 그 남자.
나라면 절대 절대 용서 못한다.
잘 받아주고, 참아주는 반면 한번 아닌건 정말 단칼에 잘라버리는 성격인 내가
만약 그런 상활이라면 정말 상상만해도 흥분지수가 폭발하려고 한다.


 

점점 절정에 치닫는 내용을 보면서, 상처 받는 그녀들을 보면서
공감되는 마음에 걱정했는데 그녀들은 차츰 자신들의 입장과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해 나갔다.
아픈 상처가 될 수도 있는 사랑이였지만, 한 남자를 여러 연령대의 여자들이 사랑했던
기막힌 사랑이였지만 그녀들은 딱 그 나이만큼의 용기를 내어 받아들였다.


 

읽으면서 끝없이 책장을 자꾸 넘겼던건 심하게 공감되는 내 지난날의 모습과
앞으로 다가올 나에 대한 모습의 공감때문이였을 것이다.
나의 지나온 19살, 29살과 앞으로 다가올 39살의 나이.
풋풋한 대학생 새내기 시절인 19살과 직장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열심이였던 29살.
그리고 여전히 스스로 만족하며 모든것에 열심히 하고 있을 미래의 39살까지
이 책을 통한 소중한 기억과 느낌이였다.


 

흥미로운 주제.
3명의 여자주인공들의 나이대와 비슷한 3명의 작가들의 합동 작품.
재밌게 술술 읽히는 것.
재미로 끝나지 않는 되돌아보고 다가올 미래를 느껴볼 수 있는 참 괜찮은 책이였다.
19살,29살,39살 그녀들을 통해 나를 다시한번 느껴보고 싶은 여자라면 빨리 이 책의 첫장을 펼쳐보시길.


 



 

 나는 어느새 '누가 뭐래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라는 어린 시절의 무모함과
 당당함을 잃은 채 두려움을 신중함으로 가장한. 서글픈 어른이 되어버린 것이다 - 121p


 

 "이렇게 찢어버린 사진 중에 아까워서 다시 뽑았던 사진도 있어요.
 그런데 그거 오래 안 가더라고요. 싫은 건 다시 싫어지게 되고, 미운 부분은
 그 전보다 더 잘 보여서. 사람도 마찬가지죠. 아까워서 다시 만나고, 나쁜 점은
 기를 쓰고 지워봐도 다시 생각나요." - 208p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나이가 되어도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속이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게 아닐까. 내가 나를 속이면서,
 내가 아닌 채로 살면서 제대로 나이를 먹는다고 할 수 있을까. - 296p


 

 나는 이제 삶이라는 불구덩이에 뛰어든 불나방이 아닌, 생의 신비를 만끽하는 나비가
 되어 어디서든 아름답게 날고 싶다. - 303p


 

 어떤 위기가 닥쳐도 무조건 이겨내겠다는 말을 더 이상 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는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고, 내가 인내하고 감내할 수 있는 위기라면
 얼마든지 의연하게 대처해나가고 싶을 뿐 - 3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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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여행, 나쁜 여행, 이상한 여행 - 론리플래닛 여행 에세이
돈 조지 지음, 이병렬 옮김 / 컬처그라퍼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행에세이 책이다.
세계적인 여행작가, 여행 전문 칼럼니스트, 유명작가, 저널리스트등
여행 작가 31인이 들려주는 여행지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담은 책이다.


 

저자가 여행이라면 빠질 수 없는 론니플래닛의 여행 담당 에디터인
"돈 조지" 라서 그가 선택한 여행에세이들이라면 제목처럼
좋고, 나쁘고, 이상한 여행들의 이야기에 푹 빠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이 책은 사진 한 장 없는 여행에세이책이다.
물론 내가 읽어본 책 중에 재밌게 읽은 사진 없는 여행에세이 책도 있어서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책의 종류가 여러 여행이야기를 묶어 놓은 것이라서
이야기당 할당된 페이지수가 적다보니 어느정도 감안은 했다.


 

그러나 마치 영미 소설같은 분위기의 글씨체와 구성때문에,
너무 딱 떨어지는 문체때문에,
공감되거나 부러운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기 때문에,
읽을수록 소설같은 느낌이 들어서
여행에세이를 읽을때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


 

이상한 여행이라고 불릴만한 에피소드도 담겨 있었지만
'이런 일도 있을수 있구나'라는 놀라움과 신기함보다는
소설같은 느낌때문에 그냥 보통의 느낌이 되어버리는게 너무 아쉬웠다.


 

이전에도 여러 여행기를 묶은 책을 보고 실망한 적이 있는데
론니플래닛의 담당자인 저자를 보고 한번 더 믿어보기로 했지만
역시나 단편여행기를 모아놓은 책들은 내 느낌을 만족시키기엔 부족한거 같다.
아니면 나랑은 안 맞는 스타일일지도 모르겠다.



여행은 떠나기전의 설레임부터 다녀온 후의 추억을 되새기는 것까지 참 많은 걸 주는 것 같다.
좋은 여행, 나쁜 여행, 이상한 여행등 그 외에도 수많은 종류의 여행이 있겠지만
'여행'이 주는 무한한 매력을 알기에 자꾸 떠나고 싶어진다.
나의 다음 여행은 과연 어떤 여행이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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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추정 시각
사쿠 다쓰키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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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연이였을까?
요 근래 내가 읽은 "허수아비춤"과 "부당거래"라는 영화, 그리고 이 책까지.
이야기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 나로 하여금 같은 생각을 던져준 책과 영화이다.


 

한 소녀가 유괴되고, 돈 요구의 거래에 실패하자 시체로 발견된 소녀.
사망 추정 시각을 둘러싸고 경찰, 검사, 변호사. 피해자, 가해자들이  벌이는 주장과 재판이 주내용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거짓 수사와 거짓 증거를 만드는 사람들.
정말 이 책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억울하게 유죄로 잡혔다가
몇년이 흘러서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렸났다는 사건을 들어본 적이 있어서 그냥 쉽게 읽을 수가 없었다.


 

억울하게 죄인 취급받고, 누명을 쓰게 되는 사람은 정말 어떤 심정일까?
그것도 살인 누명을 받는다면 그래서 사형에 처할 위기에 놓인다면
그냥 하는말로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일 것이다.


멀쩡한 사람을 한 순간에 사형수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얼마나 쉬운일인지 참 어이가 없고 화가난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의미없는 죄값을 받았을까?

 

요즘 들어 비리, 거짓, 음모, 억울함, 누명.등에 대한 생각을
책이나 영화를 통해 자주 하게 되는데 참 씁쓸하다.
이상적인 사회 정의를 실현해야 할 사람들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또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엉뚱한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고, 엄청난 비리를 저지른다.
정말 사회 정의 실현은 말 그대로 이상향일뿐이란 말인가?


 

영화나 책에선 권선징악 형태로 결국은 나쁜사람이 벌받고, 억울한 사람은 누명이 벗겨지는 일도 종종 있지만
과연 현실에서도 그럴지 의문이다.


 

장르는 일본 추리소설이지만 긴장감이나 흡입력은 기대만큼보다는 좀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사망 추정 시각이라는 참신한 소재가 좋아 기대감이 커서 그런지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면서는 중간에 살짝 지루한 감도 있었던 것 같다.


 

엄청난 몰입으로 읽은 책은 아니지만, 내용이 복잡하거나 어려운 것도 아니지만,
갸벼운 추리소설이 아닌것만은 분명하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서도 한참을 생각해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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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팅 클럽
강영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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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것 만큼이나 무엇인가를 적는것도 참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일기도 오랫동안 썼었고,
다이어리에 계획을 정리하면서 적기도 하고,
문득 문득 떠오르는 느낌을 가끔 적기도 한다.


 

요즘은 개인홈페이지의 종류라고 할 수 있는 많은 인터넷 매체가 존재하고 있어서
누구나 자신의 글을 쓰고, 다른 사람들이 그 글을 읽을 수도 있다.
전문적으로 작가라는 직업이 아니여도, 꼭 책을 출간하지 않아도
누구나 글을 써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글을 쓰고 싶어하는 두 모녀의 이야기.
어찌보면 참 파란만장한 삶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모녀의 삶을 지켜준 건 다름아닌 글쓰기였다.
글짓기 교실을 통해 글쓰기를 놓치 않은 엄마가 있었고,
글짓기 교실을 이은 라이팅클럽을 통해 고달프고 힘든 삶을 이어나간 딸이 있었다.
정말 글쓰기가 없었다면 아마도 두 모녀의 삶은 상상할 수도 없는 나락으로 빠졌을지도 모르겠다.


 

김작가인 엄마도, 딸도 의식적으로 글쓰기에 집중한 것은 아니다.
힘든 삶에서 글쓰기로 희망을 찾으려고 한 것도 아니다.
정말 자연스럽게 글쓰기가 모녀의 삶을 지탱해주고,
두 모녀의 불안한 관계마져도 해결해주는 실마리가 된다.
정말 이렇게 대단한 힘을 가진 글쓰기가 또 있을까?


 

자신의 생각을 편하게 적는 간단한 글부터
어떤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 소설까지 글의 힘은 참 대단한 것 같다.
내 속에 있는 감정을 혼자 담고 있기 벅찰때 마치 누군가와 대화하듯이
써내려가는 글은 얼마나 위로가 되고, 힘을 주는지 모른다.
글의 힘을 알기에 더 공감이 많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고 서평보다는 느낌에 가까운 독후감을 쓰는것도 이렇게 허우적대는데
짜임새 있고, 깔끔한 문체에 재미까지 있는 소설을 쓰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까?
또 한번 작가라는 직업에 존경을 표한다.


 

블로그나 책관련 카페를 통해서 책에 대한 글을 남기고,
서로 공감하기 시작하면서 글을 좀 더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아직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많은 훈련과 공부가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현재는 글 쓰는 것 자체에 대한 것을 즐겨보려 한다.


 

글쓰기의 재미를 즐기면서 조금씩 글쓰기 관련 책도 읽고, 연습하다보면
언젠가는 멋진 우수 리뷰어가 되는 날도 있을것이고
아주 먼 훗날 어쩌면 내 이름이 저자란에 딱 찍힌 책이 출간될지도 모르는 일일 것이다.


 

책읽기와 글쓰기.
참 많은 위로와 행복을 주는 시너지효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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