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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기행 - 고고학자 조유전과 이기환의 ㅣ 지식기행 5
조유전.이기환 지음 / 책문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예전부터 국사, 세계사 보다는 수학, 과학을 좋아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다양한 책을 읽다가 역사 관련 책을 보니 왜 이렇게 재밌던지
이제는 역사관련 소설이나 한국사가 너무 재밌다.
아마 학창시절엔 역사의 흥미를 느끼기도 전에 시험이라는 틀때문에 진짜 재미를 못 느꼈던거 같다.
국립중앙박물관부터 조그만 개인 소장 박물관까지 많은 곳을 다니면서
내가 태어난 나라의 역사를 알게 되는 것은 '옛날 옛적 이야기"를 듣는
흥미로움과 함께 놀라움과 감동도 있다.
이렇게 진짜 역사의 재미를 알게되고, 더 알아가고 있는데
"한국사 기행"이라는 책은 당연히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다.
고고학자인 조유전님과 고고학을 전공한 이기환 기자님의 만남으로 출간된 책이라는 점 또한
비밀스런 이야기들이 더욱 많이 담겨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주었다.
이 책은 충청, 호남/제주, 영남, 강원, 서울/경기, 이렇게 나누어서
조유전님과 이기환님이 발굴을 따라 바라보는 우리 역사 답사기이다.
처음에는 박물관에서 보는 유물을 보는 것처럼 역사와 함께 유물을 소개하는 책인가 싶었는데
그 유물이 어디에서 어떻게 발굴되었는지 어떤 역사적 사실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또 확인되지 않는 비밀같은 이야기도 소개되고 있어서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많이 보고 들었던 '단양 적성비', '중원 고구려비'가 우연하게 발굴되었다는 것도 신기했고,
고철에서 국보로 운명이 뒤바뀐 '청동예기'는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을 따라 순장된 소녀의 뼈를 가지고 외형 모습을 복원한 것도 신기했고,
세계를 눈물로 적신 안동 원이 엄마의 편지를 읽을때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출산 직전에 사망한 산모인 파주 파평 윤씨 미라의 사진속의 태아를 보니 마음이 참 아팠다.
책 종이의 질이 너무 좋아서 실려있는 엄청난 양의 사진들이 더 돋보였고,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자칫 딱딱할지도 모를 역사 이야기를 두 저자님의 대화체로 재밌게 이끌어나가서
두꺼운 양임에도 불구하고 쏙 빠져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이렇게 직접 발굴되는 과정과 이야기까지 알게되니
박물관에서 단순히 유물의 이름과 설명을 보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마치 비밀스런 보물 발견 현장에 내가 있었던 것 같은 자부심과
눈에 보이는 작은 유물 조각 하나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자료이고, 중요한 의미인지 느낄 수 있었다.
고리타분하게 옛것을 찾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가, 우리 민족이 어느 순간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닌 이상 뿌리의 의미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옛것을 찾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찾음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위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 역시 어떤 장소에 휑하니 서 있던 역사 유물을 보고는 '뭐 이런걸'이라면서 하찮게 여겼던 기억이 있어서 부끄럽다.
별거 아닌거 같아 보이는 조각 하나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의미가 담겨 있는지 이 책을 통해서 또 한번 느꼈다.
책 뒤쪽에 엄청난 양의 참고문헌 목록과 찾아보기가 있어서 나중에 궁금한 부분을 찾아볼 때 너무 유용할 것 같다.
청소년 우수 도서로 선정된 이유가 충분히 있었던 것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거의 흔적을 찾아가는 행복한 여행을 마치며,
이 행복한 여행을 모든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