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로 일 년간 휴직합니다 - 나다움을 찾기 위한 속도 조절 에세이
몽돌 지음 / 빌리버튼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제목도 눈에 들어왔지만

들어가는 말에 "지금 멈추지 않으면 계속 이렇게 살 것만 같아서"라는 문장이 눈길을 붙잡았다.

휴직하는 이유가 여러가지겠지만, 이 책은 눈에 보이는 어떤 뚜렷한 이유가 아니라는 점이 궁금했다.

나도 지금까지 사회제도안에서 쭉 자라왔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대학원 2년, 바로 취업해서 지금까지,

정말 중간에 조금의 틈없이 어딘가에 소속되어서 그 자리에서의 역할을 하며 살아왔다.

한번도 어딘가에 소속되어보지 않았던 시간이 없었다.

정규 교육과정은 당연히 거치는 것이라 생각했고, 대학원은 공부 욕심이 있어서 갔고,

졸업을 했으니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했고, 그리고 어느덧 지금의 시간.

공부를 열심히 했던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대학생활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왜 그때 여행을 많이 다니지 못했는지, 왜 그렇게 학점에 목숨걸었는지,

대학교 1,2학년때는 좀 여러가지 하면서 시간을 보내볼껄..하는 아쉬움들.

항상 다니는 곳이 있으니, 늘 아침에 일어나면 그곳을 갔고,

그곳에서 내게 주어진 것들을 했고,

끝나면 집으로 왔다.

사회 초년생일때는 직업특성상 적응도 빨리 해야했고, 야근도 많이 했고, 빨리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하느라 시간이 후딱후딱 지나간 것 같고,

조금 시간이 흘러서는 진급을 하고 책임감이 더 생기다보니 또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렇게 사회생활을 10년 넘게 하다보니, 문득 '앞으로 계속 이런식일텐데 그냥 이렇게 쭉 지내면 되는것인가',

'나는 지금 이 일에 만족하고 있나', '다른 일을 하고 싶은 건 아닌가'등등의 생각들이 떠올랐다.

이 책의 저자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 들어서 자신을 알기 위해 잠시 멈추기로 했다.

휴직을 하면서 왜 두려움이 없겠는가,

회사에 잘 다니다가 중간에 경력단절이 생기기도 하고, 그것이 추후 승진에 영향을 줄지도 모르고,

1년치 월급을 못 받는 것도 있고등등.

그래도 결심을 하고, 휴직을 한 그녀는 휴직 버킷리스트를 작성해서 하나씩 해나간다.

평일에 여유있는 브런치를 즐기기도 하고, 카페에서 글을 쓰기도 하고,

책을 마음껏 읽기도 하고, 산티아고 순례길도 가고, 요가도 배우고, 템플스페이도 가고, 명상도 하고,

요리도 배우고등등.

1년간의 시간을 자신을 위해서 충분히 잘 사용했다.

그녀가 무언가 엄청 특별한 계획을 세워서 잘 했다거나,

휴직하고 시간을 가졌더니 엄청나게 바뀐게 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시간동안 충분히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었음에는 틀림없다.

그 1년의 시간들은 앞으로 그녀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알게모르게 영향을 줄 것이다.

휴직 전과 휴직 기간동안, 복직하고 나서의 이야기들이 솔직하고 공감되게 잘 담겨있다.

누구나 생각해봤음직한 비슷한 고민들이여서 읽으면서 나도 여러가지 생각도 해보고,

조금 더 즐겁게, 다시 열정적으로 잘 지내보자라는 다짐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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