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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살기 5년차 ㅣ 혼자살기 시리즈 1
다카기 나오코 글.그림, 박솔 & 백혜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사실 학창시절 가장 큰 꿈은 더 이상 시골에서 살기 싫다는 것이다.
더 큰 도시, 더 큰 세상과 마주하고, 세상 한번 제대로 살아보자라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 꿈은 유효하다.
무작정은 아니지만, 어찌되었건 고향을 떠나고 싶었던 내 20살 청춘이였다.
그렇게 시작한 서울에서의 대학생활, 학교 기숙사라는 곳을 처음 들어간 것이 내 첫 독립생활이다.
나름대로말이다. 학교와 기숙사, 가끔 동아리방, 그리고 아르바이트.
그리고 군대와 일본 어학연수를 다녀와 졸업후 취업까지 난 혼자살아가기 바빴다.
게다가 2004년부터는 진정한 독립생활, 철저히 혼자만의 생활터전에서 직장, 집, 카페활동.
그리고 2010년 결혼 전까지 난 혼자생활의 달인이 되고 있었다.
그렇게 보니 난, 혼자살기 16년차다. ㅋㅋㅋ
왠 궁상일지 모르지만 혼자살면서 이래저래 터득한 법도 있으나,
역시 여기 타카기 나오코 씨의 발치아래인 듯 싶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는 한국에 나름 유명인사다.
그녀의 그림체는 마치 찌비마루코짱(일본TV 애니매이션)처럼 보면 볼수록 귀엽다.
서점에서 그녀가 펴낸 150cm라이프(생활)이란 책이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난, 개인적으로 이런 그림체가 들어간 에세이를 좋아한다.
소소한 재미와 공감가는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그녀는 특히 작은 키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았다.
이번 책은 매일경제출판사에서 펴냈고, 박솔&백혜영 부부가 번역작업을 맡았다.
책 사이즈는 변형 B5정도 되는 듯 싶다. 작은 사진첩 정도에 160페이지로 꾸며졌다.
지하철과 이동할때 들고 읽기에 딱 좋다.
일본에서 혼자살기, 요건 아마도 대도시로 향하는 모든 젊은이들의 꿈과 도전이 아닐까?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타카기 나오코 씨처럼 미에현에서 도쿄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서까지 생활하고 픈 까닭은 젊었기 때문일 것이다.
젊은 꿈, 나 서울에서 살고 싶어-이런 말 하나 던지고 올라간 수 많은 고향 친구들.
그들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결혼하고 잘 살고 있는 친구도 있고,
공장에서 다치고 나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 친구도 있다.
때론 사업에 성공해서 한껏 자랑하다 사업실패로 또 고향에 간 이도 있고...
타카기 나오코 씨는 그런 의미에서 참 성공한 케이스다.
나름 자신의 일상속 에세이로 여러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내고,
지금은 수 많은 시리즈 에세이를 만들고 연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9년차 혼자살기부터, 마라톤 이야기, 아시아 여행이야기, 식도락 이야기 등등
무궁무진한 그녀만의 생활들이 아기자기한 그림체로 사랑받고 있다.
도쿄, 일본 속 또 다른 일본이다.
다문화사회속의 일본인을 찾기란 또 다른 의미다.
그 험난하고 복잡한 일본생활속에서 여자 혼자 몸으로 당당히 살아가는 모습이란,
참 대견하다.
일본어학연수 시절 나 역시 아파트(일본의 아파트라 불리는 것은 원룸과 약간 비슷하다)생활을 조금 했다. 그리고 단독집을 빌려 나눠 써보기도 하고, 맨션(요게 아파트 개념)은 살아볼 수 없었다. 아쉽게도 말이다.ㅋㅋ
저자인 그녀 처럼 방 얻는게 너무 힘들었고(사실 외국인에게 방을 빌려주지 않는다ㅠㅠ), 겨우 주변분의 도움으로 얻는 방에서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NHK 시청료부터 전기, 수도, 가스 요걸 다 알아서 신청하고 처리해야 한다. 게다가 쓰레기라도 잘 못 버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옆집 할머니께서 오셔서 체크하신다. 요건 요날짜, 이건 저 날짜라고 친절하면서도 똑 부러지게 이야기하신다...ㅡ.ㅡ 죄송해요 할머니..
저자는 다행하게도 방을 얻고 나서의 혼자 살기의 즐거움과 외로움, 무서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때론 혼자살기에 맥주 한잔에 스트레스도 풀고, 마음껏 샤워후 수건하나 걸치고 활보할 수 있다.
목욕은 언제든지 자유시간,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느 입욕제를 마음껏 넣고 시험해 볼 수 있어 좋다.
화장실과 붙어있는 목욕탕이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편리하다.
옆집 이야기가 들리는 열악한 구조지만, 언젠가 나 만의 주택에서 살고 싶은 꿈을 꾼다.
큰 신발장과 거실, 작업실, 소파와 TV가 있는 휴게실, 침실, 테라스가 있는 집.
작은 정원을 가꾸고, 큰 부엌에서 마음껏 요리할 수 있는, 그런 집을 말이다.
(이건 나도 마찬가지,....이런 집 갖구 싶다^^)
혼자 살기 노하우 공개.
밥은 충분히 많이 해서 먹을 분량 만큼 냉동실에 넣어두기, 요게 전자레인지로 4분이면 따끈한 새밥이 된다. 요건 소세지나 만두, 스테이크, 고기류 역시 적용할 수 있다. 해동모드가 참 편리하다^^
수퍼비교는 항상 고민되는 이야기다. 세일의 품목과 종류가 다르기때문이다. 단골을 삼아두면 세일정보를 미리 알 수 있고, 또 반값의 횡재를 할 수 있다. 항상 그런점에서 수퍼는 자주 들려줘야 한다.ㅋㅋ
타카기 나오코 씨는 참 소소한 일상을 좋아한다.
나름 힘들지만 장바구니를 애용한다. 혹시나 다른 수퍼물건이 보일까, 세일품목이 비춰질까, 남의 이목을 신경쓰며 말이다.
물론 고향 생각이 간절하면 한번씩 내려가서 쉬다 온다.
그런데 이때는 생필품을 마련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고향집에 있는 물건 싸서 도쿄집으로 보내기.
그럼 생활의 윤택이 흐른다...부모님은 고생하시겠지만..ㅡ,ㅡ, 지금은 조금만 싸고 있다는 저자의 말이 왠지 공감간다.
물론 혼자 살기의 외로움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나름 요리를 해서 먹기는 하지만, 이게 꼭 혼자 먹고 치우는거라서 칭찬받을, 칭찬해줄 사람없이 혼자만의 독백으로 먹는거라서 말이다.
맥주하나 먹으려는 것도 혼자 말하며 먹는다. 고생했어..때론 밥이 없어 반찬을 안주로 먹기도하지만
무서운건 택배아저씨와 불쑥 드나드는 신문판매원들. 이들의 집요함에 경찰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게다가 신문구독이 3개월 무료라는 말에 혹했지만, 대금납부를 독촉받고는 항의전화를 다른이에게 부탁하는 모습이란....
혼자만의 노하우 둘.
식당 혼자가기. 이건 참 어려운 일이지만 일본이라 더욱 가능 할 듯.
게다가 남들 눈치 안보고 먹기위해 맛있는 메뉴를 직접 추천해주기까지한다.
그녀가 김치를 먹는다는 말에 난 깜짝 놀랐다.
물론 일본김치인지 한국김치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일본 김치는 단맛이 강한 백김치에 가까운 한국식김치라는 제품이다.
한국 김치는 매운맛이 포함된 포기김치이다.
뭐 어찌되건 김치를 먹는 일본인 저자가 왠지 친근하다^^
도쿄생활의 아기자기함을 담아낸 책.
혼자살기 5년차, 이 책 이후에 나온 9년차의 잘 나가는 삶은 어떨지 궁금하다.
그녀만의 홈페이지(http://hokusoem.com)를 찾아가면 활짝 웃는 그녀만의 캐릭터가 귀엽게 맞이한다. 최근 그녀의 소식도 전해들을 수 있고, 운이 좋다면 트위터에 답장을 받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