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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서진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이런 음악 들어본 적 있을까?
결코 익숙치 않은 새로움, 창의적인 그의 손놀림.
'서른 아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서진 작가의 음악(?) 링크로 서평을 시작한다.
엔트리 출판사에서 펴낸 그의 자전적 일기를 바탕에 둔 이야기들.
그는 나와 같은 1975년생.
같은 동갑내기.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껴선지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는 부산태생으로 전자공학과 박사과정을 중퇴.
캘리포니아 유랑, 소설집필.
2007년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로 한겨례문화상을 수상.
인디 문화잡지 '보일라 voiLa' 편집장.
그는 이 책에 관해 이렇게 소개한다.
"이제부터 원하는 대로 살아도 되겠습니까?"
한 번 뿐인 인생, 왜 남들이 바라는 대로 살고 있었던 것일까요?
학교에서 절대로 가르쳐주지 않고, 책임져주지 않는 것들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원래부터 인생은, 원하는 대로 살아도 되는 것이었습니다.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이었습니다.
때늦은 사춘기를 지내면서 깨달은 것들을 모아 책으로 엮었습니다. 제가 낸 책 중에서 가장 솔직하고, 부끄러운 책입니다.
<서른아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서진 작가의 홈페이지에는 이 책의 원래 글들을 살펴볼 수 있고, 또 그의 음악에 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http://3nightsonly.com
물론, 그의 여행기와 함께 그가 꿈꾸는 삶에 관해 조금 이야기를 더 들어볼 수도 있다.
이제 봄부터 제주생활에 푹 빠져들 그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지게 만들었다.
홈페이지라도 들어가서 그가 설명한 음악이 듣고 싶어졌다.
그런 소통의 창구를 가진 그가 부럽다.
지금의 나를 바라보는 인생을 살아가는 그의 진솔된 이야기가 담긴 책.
'서른 아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p108>
'미리 내일을 걱정하기 보다는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 고로 쓸데없는 걱정은 오늘부터 반품하고 싶다. 그것도 착불로.'
그의 삶을 향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 듯 싶다.
무뚝뚝한 부산 부모님 밑에서 말 잘 들으며 자라온 모범생.
그의 모습이다.
메뉴얼(설명서)을 재미있게 읽는 그는 책 읽기를 즐겨하는 공학도였다.
재미없는 공학수업을 그냥 따라가보니 27살. 어느새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내가 바라는 게 뭘까?
그렇게 캘리포니아로 유랑이 2년.
소설을 집필에 매진(?)하고, 한국에 돌아와 돌양(지금의 와이프)이 시작한 잡지사 편집장을 하게 되고,
등단, 본격적인 집필활동에 들어가는 작가의 이야기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는 철이 덜 든 작가의 삶.
백사장 전통혼례를 마치고서도 어른이되지 못하는 느낌을 담았다.
백세계획을 짜던 아이가, 소심함을 떨쳐버리고 숙소조차 예약없는 여행을 다닌다.
그래도 삶은 흘러간다. 인생의 새옹지마는 있지만, 자신이 즐겨하는 인생이 이뤄짐에 스스로도 대견해하는 서진.
저자의 어른되기 여행일 수도 있고, 그 간의 자신만의 삶을 되돌려보는 하나의 회고록이 될 수도 있는 이 책.
마흔의 열병일까? 사춘기를 지나 사십춘기를 보내는 저자의 마음을 담은 책일련지도 모르겠다.
정형화된 틀을 거부하는 그의 몸짓은 나에게도 공감을 불러모았다.
현실에 타협하고, 어느정도 정형화된 삶을 살아가는 지금의 나와 그는 정말 다르다.
동갑이라는 나이와, 고인이 된 무한궤도 신해철과 서태지의 음악을 듣고 자란 세대란 공통분모.
책 읽기를 즐겨하고, 내적소심함과는 거리가 먼 이성을 반려자로 삼았다는 같은 점이 같은 듯.
그는 집필활동 이외에도 음악을 배운다.
인생의 테이프 A를 다 돌려듣고, 이제 다시 B면을 듣는 차례인 셈이다.
피아노와 신시사이저, DJ믹싱기계를 가지고 노는 그는 어쩌면 공돌이가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컴퓨터 음악을 십수년하는 그가 다시 클래식 피아노를 제대로 배우려는 노력들이 대단하다.
여행과 소설, 음악, 그의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들을 찾아 인생을 살아가는 그가 부럽다.
홈페이지에 그가 책을 소개하듯 "이제부터 원하는 대로 살아도 되겠습니까?" 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했다.
나 역시 그 처럼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