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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인 - 우울을 행복으로 반전시켜라
유한익 지음 / 민트북(좋은인상)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위기의 한국인, 정말 제목 제대로 잘 지은 듯 싶다.
요즘 태풍보다도 더 화제를 모은 건 바로 막무가게 묻지마 살인사건이 아니던가.
세상 아무리 험하다고 하나, 그냥 행인, 수퍼마켓 주인, 일하는 가게 주인집 딸들을 칼로 찌르진 않는다. 아니 그렇게 알고 있었다.
여의도 퇴근길 전 직장 동료들에게 앙심을 품고, 그냥 막 휘두른 칼부림, 행인을 그냥 찌르거나 베고 도망가는 한국인. 그리고 성폭행이 실패하자 그냥 옆집 담장을 넘어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찔러 죽이는 세상이 되어버린 한국사회.
울산에서는 수퍼마켓의 단골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외톨이 생활속에 고립된 청년이 수퍼마켓 주인을 찌르는 일이 발생했다. 그냥 막무가내 묻지마 살인이 도로 곳곳에서 펼쳐지는 위기의 한국사회.
왜일까? 왜 이런 일이 생겨나는 것일까?
자살의 반대는 살자는데, 왜이리 세상을 한꺼번에 자포자기의 상태로 막가자는 사람들이 생겨난걸까?
10분의 유혹, 전자공시라는 주식투자의 정보를 제공하는 곳에서 모럴헤저드를 가진 청년의 자살.
대형 통신사의 상무의 자살. 결국 고인은 아무말이 없지만 그의 업무적 스트레스가 원인일꺼라 추측.
대형 은행사 전산팀장의 자살 역시 업무적 스트레스, 신규 변경 시스템 오류때문에 업무적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일꺼라 생각하지만 아무도 그에 관해 말해주지 않는다.
한국인의 특징일까? 왜 요즘들어 이렇게 묻지마 범죄에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의 기사가 자주 거론되는 것일까?
저자는 위기의 한국인들을 위한 충고를 한마디로 전한다.
유한익 서울뇌과학연구소장, 서울 우리아이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인 저자는 우울증에 빠진 대한민국을 위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울을 참지말라.
마음속 그림자를 지워라.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 성인들의 쉽게 생기는 스트레스의 일종이라 치부하지 마라.
자살을 충동하는 우울증은 우리의 삶과 함께 하겠지만, 언제든지 극복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게 그의 지론이다.
이외에도 저자의 말은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단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보면, 1등 지상주의를 꼽을 수 있다. 누구나 이번 올림픽에서 본 금메달리스트는 아는척하지만 은메달과 동메달, 그리고 아쉽게 메달획득에 실패한 선수들은 기억속에서 잊혀진다.
그리고 그들에게 주어진 포상금과 각종 부상들, 아파트, 광고, CF 등 물질적 보상들이 지금껏 땀흘린 보상인듯 보여주기 바쁘다. 결국 매체들은 이들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이 올림픽을 향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재물에 눈이 먼 운동선수-참 자극적인 표현이지만 지금의 언론매체가 보여주는 행태가 바로 딱 맞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ㅠㅠ
우리사회 돈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세상으로 비춰지고 있다. 돈돈돈, 그리고 명품, 이런것들과 거리가 있는 사람들은 뭔가? 상대적 박탈감, 1평의 고시촌 쪽방에서 기거하며 단돈 몇 천원에 끼니를 때우는 이들에게 몇 십억의 아파트와 고급차량, 명품을 걸친이들는 완전 거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한국인들의 그저 참는 미덕때문에 생기는 화병, 다혈질, 강박감, 유행에 따라하는 풍조가 바로 자살을 불러일으키는 문제들로 파악하고 있다.
우울증은 익히 들어 알고 있듯이 현대인의 마음의 감기다.
매사 흥미가 없고, 무기력에 삶의 의욕 자체를 잃게 만든다.
즐거움도 없고, 잠도 안오고, 편히 잘 수도 없다.
기억력 감퇴에 세상만사 내 잘못때문인듯 자책감에 괴롭다.
결국 소심함에 내가 결정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우울한 기분이야 현대인의 마음의 감기겠지만,
이게 지속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저자는 우울에 빠지는 원인은 뇌의 병이라고 이야기한다.
특정 신경전달물질의 차단으로 생기는 뇌의 병. 절대 혼자 극복하려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라는 조언이 꼭 필요한 대목이다.
우울증은 운동과 식이요법, 즐거운 경험(성공)이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가벼운 땀을 흘리는 운동은 몸 속에 '세로토닌' 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성시켜 기분을 좋게만든다. 좀 더 전문적인 자료를 찾아보니 세로토닌의 양을 MIF라는 단백질이 증가시키고, 운동을 하면 대뇌의 해마에서 MIF라는 단백질이 분비되어 뇌 세포 안으로 들어가 결국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책, 결코 실수하지 않겠다는 완벽주의가 빗어낸 참극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차라리 도전하고 실패하는게 바로 인간이다.
최근 베스트셀러 역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것 역시 도전에 의미를 두지 않았던가.
실수란 인간적인 모습의 한 단면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인간미를 강조하면, 상대 역시 너그러운 모습으로 받아들여준다.
기회를 한번 더 주고, 도전하도록 격려한다는 의미다.
소심해지지 말자.
적극적으로 나를 알리고, 내가 왜 아픈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질문하는 용기와 나를 알리는 자신감을 되찾아야 한다.
남 앞에 서지 못하는 수치심과 소극적 태도, 외부의 비난에 묵묵부답해서는 안된다.
왜 내가 비판받아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항변해야 한다.
이기적 유전자가 성공한다는 말도 있다.
남의 부탁하나 거절하지 못하고,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나 못하는 유전적 인간.
결국 자신의 건강이 쇠락해지는 것도 모르고 혼자서 끙끙 아파하는 것이 바로 한국인이 아닐까?
온정주의 베풀고 도덕적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
서구인들처럼 머리는 차갑게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대해야 한다.
정에 이끌리는 한국인들보다는 서류와 논리, 증거, 그리고 능력에 따른 대우를 당당히 요구하는 삶.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실연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예전 사랑을 되찾아오고자하는 실수를 범하지 마라.
결국 또 다시 아픔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사랑은 다시 찾아온다. 이별의 아픔을, 분노를, 스트레스를 해결한다는 이유로 주폭이 되지는 말자.
술 한모금에 잠시 기분이 좋아질지는 모르지만, 결국 자신의 건강이 다시 나빠지는 악순환이 되풀이괴되고만다.
이외에도 저자는 자신이 상담했던 경험담과 더불어 수 많은 사례를 들어가며 자신만의 처방전을 내 놓는다. 우리는 소중한 존재라는 점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결코 나를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스스로를 위로하고 다독이자.
나를 사랑하자.
지금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