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스트 2009.11.12 - 통권 28
에세이스트사 편집부 엮음 / 에세이스트사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아름다운 하얀 눈이 생각나는 겨울.
또 다른 추위 속에 헤메이는 서투르고 아픈 영혼들의 배고픔이 느껴지는 겨울이다.

에세이스트 28권. 2009년 11월 12월호가 나왔다.

계절적 영향탓인지,
가을의 풍성함보다는 아픔과 슬픔,
왠지 모를 공허함이 전해지는 에세이스트 28호.

유독 병상의 이야기들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암과 싸우는 투병환자부터, 그들을 어루만지는 의사와 간호사,
간병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특별한 외출들이 모두 겨울과 어울린다.

이번 호는 발행인 겸 주간인 김종환 씨의 글이 실린 특별판(?)이다.
문제작가 신작특집으로 엮은 글.
<좁은 공간에서 살아남기, 유행가 따라하기, 한 낙관론자의 이야기, 나의 치사함에 대하여 등>

평론으로 익히 촌철살인 같은 평을 들어온 터라,
그의 글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나야 물론 복수(?)심이 없지만,
그의 글이 새삼 궁금했던 건 사실이다.
발행인이라는데 얼마나 글을 잘 쓸까?

역시 글은 맛깔스럽다.
현실감이 살아있는 생활속 수필들.
그의 생생한 시간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지는 듯 싶다.

신인상 수상자들은 글이 특별히 남다르지 않으면서도 뛰어나다.
하지만, 웬지 그들이 신인상을 받았기 때문일까?
글들이 신선하고 시각적 새로움이 묻어난다.

유독 윤 강의 <대갈통 사건>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남자 간호사라는 그의 개성있는 이력으로도 이미 수십편의 글이 나올 듯 싶다.
게다가 사연많기로 소문난 응급실의 이야기들만 봐도 TV를 보는 듯 흥미롭고 빠르다.

<(p245)누구나 자신이 가진 가장 강한 것을 함부로 쓰면 안된다는 말이 하고 싶어서다. 기자가 글을 내세우는 것은, 간호사가 주사기를 내세우는 것은, 성악가가 목소리를 내세우는 것은 오만이고 독선이다. 이건 공평하지 못하다.>

정말 사실적인 묘사와 흥미로운 이야기 구성이 자연스럽게 흐르고, 또 결말 역시 호쾌하다. 읽는 이로 하여금 재빠르게 다음 장을 넘기게 만드는 그의 글 솜씨가 부럽다.
그런데도 그는 아직도 서투르다며 부족하다 말한다.
나 자신과 비교하면 참 배울 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외에도 최근 읽었던 <동양철학 스케치(1, 2)>에서 개략적으로 살펴본 장자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실려있다.

<장자, 그 그윽하고 의연한 세계(p179∼188)>는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교수님의 글이다.
사실 본문을 읽으며 이해하기도 어렵다. 뇌 용량의 차이인지 자꾸 막힌다.

그나마 이전에 읽었던 <동양철학 스케치>에서 장자뿐만 아니라 공자, 노자, 묵자 등의 이야기들을 가볍게 살펴봤던 까닭에 그나마 끝까지 읽어 내려갔다.

그런데도 결론 역시 <철학은 어렵다>.

에세이스트 발행인의 글이 실려 더욱 특별함을 더한 28호가 정겹다.
사람 냄새 가득한 글들이 가득해 풍성하게 따뜻하게 겨울을 날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