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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2009.9.10 - 통권 27
에세이스트사 편집부 엮음 / 에세이스트사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가을.
그 누구라도 할 것 없이 낙엽 떨어지는 벤치에 앉아,
한 두 권의 서적을 읽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우리의 일상사를 전해주는 또 하나의 책이 나왔다.
대한민국 대표 수필가를 만날 수 있는 에세이스트 27호(9∼10월호).
벌써 가을호답게 책 속에 담긴 수 많은 수필들에게 가을정취를 느낀다.
예로부터 손님을 모셔온다는 까치에 관한 글.
조정제 님의 <까치나라 유사>는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듯 사실적인 묘사가 눈에 띈다.
게다가 나중에 까치와 내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듯 글을 맺는 부분에선 동감의 끄덕임이.
어느날 우연히 까치집을 지으며 인연을 맺은 모습에서 정감을 느끼고,
청설모에 대항하는 까치들의 모습에선 인간군상의 일부분이 연상되며 두렵기까지했다.
바로 이러진 수필은 <그녀를 만나고 싶다>
조광현님의 글이다.
사실 수필의 매력은 다양한 인생경험들을 글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지 않을까?
사실적인 꾸밈없는 글로 우리와 함께 사는 세상의 또 다른 면을 보는 재미.
심장수술의인 저자가 첫 수술했던 이를 그리워하는 모습에서 첫 사랑, 첫 수술, 처음이란 단어의 설레임이 가슴속에 느껴진다.
오정옥님의 <방울고양이>
사실 일본에 관한 이야기보다 고양이라는 제목때문에 눈에 더 들어온 글이다.
난 고양이를 좋아한다.
그래서일까? 이 글에서 묘사하는 고양이에 관한 선입견이 충분히 이해된다.
다만, 하동이란 표현은 사실 우리나라에는 없지 않나 싶다.
일본에섯 <갓빠>라고 해서 하동의 일본어 발음으로 불린다.
전설속의 생명체로 머리위에 대머리처럼 빗물을 받는 요괴(?)랄까?
얼마전 애니매이션으로도 개봉된 <갓빠 쿠와 여름을>에서도 나왔다.
아무튼 일본에선 고양이가 복(행운)과 현금(재산)을 불러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마네키 네코>라고 흔히 일식집에서 현관에 있는 상징처럼 보인다.
이런 글에서도 고양이에 대한 선입견을 접한다는 게 서글프기도 하고,
애꿋은 선입견으로 고양이들의 수난이 눈에 선해 슬프다.
이다안 님의 <평행선과 소실점>은 부부간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는 글이다.
평생을 사랑한다지만 서로가 다른 점은 평생을 간다.
결코 합치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평행이란 반드시 두 선이 있어야 한다.
영원히 이어지지 못하지만 평생을 마주보며 살아야 하는 운명같은 평행선.
이번 호는 가을이라선지 사람들에 대한 추억이 가득 담겨져 있다.
마치 꿈속에서 마주치는 옛 애인의 모습처럼 아련한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글들이 많다. 까치처럼 손님을 반기듯 명절을 앞두고 실린 글들이 반갑다.
고인이 되신 서정범 국어학자를 위한 특별수필 <노랑나비>가 특히 눈에 띈다.
사랑과 이별, 죽음에 관한 심정들을 담은 글들이 사뭇 날씨처럼 애잔하다.
낙엽처럼 사라져간 님들을 위한 글속에 가을 정취가 물씬 묻어난다.
에세이스트 27호와 함께하는 가을 독서는 어떠하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