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
김우석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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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

 

이외수 선생님의 투병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보았다.

졸혼을 하셨던 사모님이 옆에서 간병을 하고 계신다.

그 분들의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이 책의 표지를 보면서 말이다.

 

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

저자는 김우석. 필름 출판사에서 펴냈다.

 

사실, 누구나 맘에 드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때론 흔들리고, 부딪히고, 불안했던 온전하지 못한 시간들.

완전하지 못한 인생살이가 아니던가.

 

저자 역시 이런 마음의 문장들을 이 책에 모았다.

 

너는 너의 시간 속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살고 있다고.

여름이 오기 전 꼭 말해주고 싶었다.”

 

책에 나온 김우석 저자의 소개가 인상적이다.

바다 보고 싶다는 말로 지쳤다는 말을 대신한다.

혼자 이겨내기 위해 바다를 찾는다. 바다에게 마음을 내어주면 파도가 마음을 쥐여 준다.

무겁게 건넨 마음이 잘게 부서져 돌아온다.

부서지는 존재들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이 간다.

사라짐이 아니라 남겨짐이라서 그렇다.

포기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는 것이다.

 

저자 소개를 이렇게 하는 것도 특이다.

책의 제목처럼 저자 나름의 사정이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 생각해 보면 나도 가끔 이름 남기는 게 꺼려지는 때가 있다. 괜시리 나서지 않아도 되는 일에 방명록 적듯 내 이름을 껴 두는 것같이. 그럴 땐 정말 이름 석자 남기는 일도 버겁다.

 

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

이 책은 김우석 작가의 첫 번째 산문집이다.

 

저자는 성장은 아픔 속에서 위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밑으로 깊어지는 것이라고 말하며, 결국 온전하지 못한 시간을 모른 척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면, 반드시 내가 나로서 깊어지는 순간을 만나게 될 것이라 말한다.

 

저자의 표현처럼 인생의 전체를 어떻게 살아보겠는가?

실수의 순간이 매번이고, 살아가다 보면, 살다보면, 그리고 살아가게되는 인생을 배우게 되는게 아닐까?

 

자신의 자책을 결국 스스로의 성장의 느낌으로 승화시켜가는 게 바로 인생의 후회없는 삶이 아닐까 싶다.

 

나 다움, 나를 대하는 또 다른 상처입은 모습속의 나를 보듬고 다듬어 주는 과정이 아닐까?

 

그 과정을 때론 술로 때론 흥겨운 음악으로 몸을 맡겨가며, 이 속세의 인연을 다독여가는 길이 인생이 아닐까?

 

자주 내가 싫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놓지 않고 조금씩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며 사랑하고 있다는 저자의 글은 포기가 아니라 어떻게든 살아내겠다는 성장의 기록이자 우리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다.

 

바로 이런 문장이 바로 저자의 인생론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 전하고픈 저자 나름의 인생사의 모진경험 속에 터득한 삶의 관조하는 시선이 아닐까?

 

결론은 저자 역시 그 자신의 시간 속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살고 있으니, 자책말라 한다.

 

저자 역시 그 동안의 고난을 딛고, 인생 잘 살아 왔노라. 지금까지 잘 이겨내고, 버텨내고 있다고,

 

그래서, 저자도 그렇지만, 독자들도 스스로를 원망하지 마라고,

자신을 미워하지 마라고, 인생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그냥 버티라는 저자의 마음일련지도 모르겠다.

 

복잡하고 다단한 인간관계에 상처받고, 배신과 음모가 난무하고, 험담과 괴소문에 불안할지라도 말이다.

 

어쩌면 괴로운 현실에 흔들리고, 그럴 때마다 내가 너무 싫어질련지도 모르겠다. 굳건했던 삶이 한순간 무너지는 그 때.

바로 그 때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보이지 않겠는가?

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

 

그래도끝내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라고.

어쩌면, 독자 스스로 이 책의 제목을 가끔 내가 싫지만, 자주 마음에 들었다라고 정하면 어떨까?

 

저자는 불안정한 시간 속에서도 지금 이 순간의 일상에 집중하며 순간의 소중함을 기록한다.

 

결국 모든 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남겨지는 것임을, 그래서 더 애틋함을 깊이 있는 문장과 따뜻한 온도로 전한다.

 

결국 우리는 서로 위로와 마음을 주고받으며 다시금 살아낼 수 있는 존재이다.

 

사랑할 준비가 되었다는 사람은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시간을 간직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시간 안에 사람을 담았으면 한다.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내 삶 곳곳에 흔적을 남겨줬으면 좋겠다. 기억을 추억으로 간직하는 그런 사람으로 그들에게 기록되고 싶다.”

 

4부로 구성된 책의 각 장들은 흥미롭다.

1부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로 시작한다. 우리도 우리를 모르고,

심목일, 무지개의 마음, 당신에게 묻고 싶은 밤 등이 실려있다.

그 다운데 시옷처럼 살아도 괜찮겠다라는 부분이 있다.

달력의 날짜가 11월로 넘어가고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부분이다. 멈출수록 기다림이 늘어간다는 표현이 눈에 들어온다.

사계절의 흐름이 인생의 무상함을 느낄 수도 있고, 때론 희망을 때론 마무리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시옷처럼 살아가는 괜찮은 삶이 사뭇 궁금핟.

 

2부에서는 다정한 사람보다 평범한 연애가 어려울 뿐을 시작으로, 반쪽 눈물의 의미, 오늘도 해주고 싶은 말, 행복에 취하는 밤

오늘 날씨가 참 좋아요, 사랑이 삶의 일부가 됐을 때 등이 실려있다.

 

3부는 새벽이 익숙해진다는 것을 시작으로, 가끔 여행을 떠나고 자주 방황을 한다, 그 시절, 우리, 상처받아도 사랑하고 싶은 마음, 초승달, 끝내 닦지 못한 먼지 등이 있다.

 

4부는 바다 보러 가자, 침묵이 전하는 위로, 두 발, 사람이 죽으면 꽃이 필까, 애증의 관계, 작은 다짐, 6, 부서지는 파도가 만든 깊은 바다, 빛이 사라져도 난 사라지지 않는다, 온탕과 열탕 사이 등이 실려있다.

 

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

 

나 자신에게 물었다.

전보다 많이 나를 좋아하게 됐냐고.

 

솔직히 모르겠다.

오히려 자주 내가 싫었던 나를

덜 미워하게 됐다고 말하고 싶다.

(중략)

 

조금씩 나를 사랑하고 있다.

오늘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산문의 흐름속에 내 자신을 빗대어 본다.

나는 나를 사랑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난 나를 얼마나 독려하고 있는지?

 

왜 우린 스스로를 미워하고 살아가는지.

생각해보면 별 일도 아니고, 시간의 흐름속에 잊혀질 일이다.

평생의 숙업처럼 매 순간을 이고지고 살 수 없다.

 

그래 사랑하자.

나를 사랑하고,

인생을 사랑하는 삶을 지켜내자.

 

그게 이 책을 읽은 나의 느낌이고, 내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다.

 

책 속으로

넘어지고 무너져도 자신을 미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힘들어도 다시 한번 일어나려고 애쓰던 너의 모습을 대견하게 여겼으면 좋겠다. 너는 너의 시간 속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살고 있다고. 여름이 오기 전 꼭 말해주고 싶었다.

--- p.29

 

오늘도 봄은 세상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 오늘 날씨가 참 좋다. 날씨가 좋다는 건 봄을 핑계로 꽃을 이야기할 수 있고, 꽃을 핑계로 너를 알아갈 수 있다는 어설프지만 꽤 설레는 가능성이니까.

오늘 날씨가 참 좋아요란 말은 어쩌면 오늘 한 번 볼래요?”를 말하는 건 아닐까.

--- p.79

 

연필로 흰 종이 위에 을 적었다. 그 옆에 사람을 썼고, 미음 받침 모서리를 둥글게 말아 사람을 사랑으로 바꿔 적었다. 이응 받침이 다른 자모음보다 굵어졌다. 사람을 깎아야만 사랑이 되는 게 아니라 사랑이 사람으로 두터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놓치고 싶지 않아 오늘도 연필을 쥐었다.

--- p.89

 

오롯이 혼자가 되지 않으면 스스로 온전할 수가 없다. 혼자인 시간을 통해 오히려 나와 타인과의 관계에서 깨달은 게 하나 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자 했던 행동들이 오히려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될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것.

--- p.156

 

관계도 중요하고 사랑도 중요하지만 6월만큼은 내가 우선이 되었으면 한다. 몸도 마음도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나를 되돌아보고 마음을 바라보았으면 한다. 장마가 시작되면 우리에게 여유는 허락되지 아니할 테니.

--- p.189

 

시간을 간직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시간 안에 사람을 담았으면 한다.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내 삶 곳곳에 흔적을 남겨줬으면 좋겠다. 기억을 추억으로 간직하는 그런 사람으로 그들에게 기록되고 싶다. 스쳐 지나간 인연을 간직하고, 함께 흘러가는 인연을 붙잡고, 다가올 인연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 p.207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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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리 2021-07-16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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