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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도시 ㅣ SG컬렉션 1
정명섭 지음 / Storehouse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 했습니다>
"아빠 제3도시가 뭐야?"
책을 받아든 아이가 똘망똘망한 눈으로 쳐다본다.
"응 글쎼, 아빠도 읽어봐야 알겠는데...."
말끝이 흐려진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제3의 도시란게 뭘까?
책을 이리 저리 뒤적이다 보니, 그렇구나.
남과 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의 도시.
개성공단의 이야기를 다룬 제3도시.
정명섭 지음으로 스토어하우스에서 펴냈다.
작가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바로 일반 회사원을 거쳐 커피 바리스타였다는 점이다. 글쓰는 일을 좋아해서인지 지금은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펴낸 책들이 엄청 많다.
역사추리소설-적패를 비롯해, 명탐정의 탄생, 개봉동 명탐정, 무너진 아파트의 아이들, 유품정리사, 한성 프리메이슨,어린 만세꾼,상해임시정부,살아서 가야 한다,달이 부서진 밤,미스 손탁,멸화군,불 꺼진 아파트의 아이들,어쩌다 고양이 탐정,저수지의 아이들,남산골 두 기자 외 다수가 있다.
이미 7년 전인 2013년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3년 후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NEW 크리에이터상을 받았다. 한국 미스터리작가모임과 무경계 작가단에서 활동 중이다.
책은 개성을 다룬다. 정확히는 개성공단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핵심이다.
남과 북의 어느 쪽에서 속하지 않는 독특한 지역적 특성을 살린 추리소설이다.
저자는 일종의 백야현상처럼 '개성 증후군'이라는 장치를 설명한다. 혈압 상승, 수면 장애, 분노 조절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한국의 DMZ 군사분계선을 넘으면서 발생하는 증후군.
이 때문일까? 작가의 신작소설 '제3도시'는 바로 그 개성공단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추리해 나가는 소설이다. 일종의 한국의 탐정이 북한의 땅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연루되고 범인을 찾는과정이 흥미롭다.
사실, 좀 낯선 공간 '개성 공단'은 영화와 웹튠, 강철비에서 소개된 적이 있다. 남북한의 긴박함이 흥미롭게 다가왔던 영화였다. 그리고 최근 북한의 김여정이란 분의 특단의 조치로 개성공단내 남측사무소가 풍지박산이 나기도 했던 장소이다. 남북한의 특수지역답게 영화 공조처럼 남한 형사와 북한 정보원의 합작품이란 느낌에서도 약간 일맥상통한 소설이다.
소설속 주인공 강민규. 헌병수사관 출신으로 남한 서울에서 뉴욕 (?)탐정사무소에서 일한다. 소설 속 배경에서는 개성공단에서 속옷 공장을 운영하는 외삼촌 안종대 사장의 제안으로 북한 개성공단으로 파견되는 역할이다. 일종의 사건수사인데, 공장 내 재고분실에 대한 범인색출임무였다.
하지만, 개성공단의 상황은 쉽지 않다. 남과 북이라는 지역적 특수성때문인지,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다. 일단 CCTV를 비롯한 블랙박스, 휴대전화기 등 모든 전자통신기기는 통제된다.
그 곳에서 위장취업한 강민규 관리과장이 하는 역할이라고는 공장내 재고조사와 노동일지를 찾는 역할이 다 였다. 하지만,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상황은 결국 더욱 악조건속에 빠진다.
북한의 호위총국, 개성공단이라는 특수성과, 자신과는 전혀 인면식 없는 북한사람들 속에서 강민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영리한 작가는 아주 예리했다. 사실 흥미를 유발시킨다는 점에서 개상공단은 다분히 흥미로운 소재다.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없고, 분단적 상황이 그리워하는 구조이다보니, 글쓰는 입장에서는 참 매력적인 소재이고 장소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다양한 시도들이 있지 않았을까? 사실 남북의 대치상황속에서 DMZ라는 사실은 이미 서구인들에게도 흥미로운 사건들의 토대가 되기도 했다. OO7시리즈에서도 나올법한 곳이니 대단하다. 비록 고증을 잘못한 탓에 이상한 배경을 섞어서 그렇지^^.
암튼, 영화속 남북한의 이야기를 다룬 흥미로운 시도처럼, 책에서도 제3도시라는 제목처럼, 소설속 흥미로운 사건전개들을 보면 다음에 영화로도 가능할 듯 싶다. 물론, 뭔가 영화적 요소에서는 소설과는 다르게 좀 더 극적긴장을 가미해야하고, 스펙타클한 폭파씬도 포함되어야하고, 좀 더 액션씬을 가미한 전투물이 나오면 어떨까? 너무 앞서 나갔나보다.
아직도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 휴전중인 나라인 대한민국.
소설속에서라도 접해보는 북한의 상황이 갈수록 녹록치 않다.
새로운 정치적 상황이 어떤 긴장감을 줄지모르겠다. 그들 역시 새로운 미국의 대통령이 하는 언행에 따라 또 다른 전술을 구사할지모른다.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코로나19 상황은 긴박해져간다.
누구도 예측못할 경제적 암흑기다. 사람들은 이미 감염병에 대한 노이로제가 걸린듯 싶다. 누구나 마스크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
아무튼 모든 혼돈의 종말을 예고하는 소설들이 더 이상 현실이 되지 않도록 바란다.
유엔의 제제속에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굶주린 백성들은 풍수해로 인한 이중고로 힘들어 탈북을 감행한다. 그런 인민을 위한 북한정치는 더욱 폐쇄성을 더해간다.
한국의 대망론을 위한 북한의 위치는 결코 쉽지 않다. 민족적 상황보다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분단이 벌써 75년이다.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일제치하 36년을 예상하는 이들도 적었다. 분단이 이렇게 길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 이들도 없을 듯 싶다.
무수한 대통령이 나서서 햇볕정책과 남북통일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손에 쥐는 결과물이 없다. 이번 정권 역시 종전선언에 모든 것을 다 걸었지만, 허사였다.
수 년에 걸친 유화정책도, 냉전의 강공책도 필요없다. 그저 정치적 선전과 놀음에 불과한 일이련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속에서 제3도시는 또 다른 상황을 만드는 장치처럼 보인다.
우리도 이제 통일을 생각해야 한다. 이 소설속 이야기들이 또 다른 시리즈(?)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말이다. 상호간에 불신이 기나긴 평화를 위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