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학과 양명학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시마다 겐지 지음, 김석근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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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주자묘라고 들어본 이들이 많을 듯 싶다.

 

일종의 주자를 모시는 사당인 셈인데어릴 적 살던 동네에 있었다그래서 국민학교(?)시절엔 몇 번 소풍을 다녀오기도 했다.

아무래도 별 생각없이 다녀온 곳이긴 한 데 자꾸 사람들이 찾아오니,

 

뭐 유명한 곳이겠거니 했다지금 찾아보니 주자묘를 사람들이 관리하고 찾는 데는 이런 사유가 있었다.

 

참고로 이곳 저곳에서 찾아 본 주자묘에 관한 설명을 가져오면주자묘(朱子廟)는 주희(朱熹)[1130~1200]를 주향으로 모신 사당이다.

 

주자는 송나라 때 사유학자로신유학[성리학]을 집대성하여 주자학의 시조가 되었다조선 왕조는 초기부터 성리학을 국정 운영에 적극 도입하였다.

 

최근 '주자학과 양명학'이란 책이 AK커뮤니케이션즈 나왔다.

저자는 시마다 겐지역자는 김석근.

 

저자인 시마다 겐지 교수는 1917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났다.

전공은 중국사상이며동양사학자교토대학 인문과학연구소와 사학과 교수교토대학 명예교수를 지냈다.

1940년대 중국 근세 · 근대사상사 연구를 시작한 이후 일본의 중국 근세 · 근대사상사 분야를 연구해 왔다.

 

사실 동양철학은 서양과는 또 다른 면모가 있다.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려는 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 책은 주자학과 양명학에 관한 일본학자가 쓴 분석론적 동양철학책이다서양에서 따지면 칸트와 헤겔이 될까?

 

출판사는 이책의 부제로

"주자학과 양명학의 본질에 다가서는 최고의 입문서"로 소개한다.

 

주자학은 주자의 학문이고양명학은 양명의 학설인가?

왕수인(양명)으로 불리는 중국 명대의 철학정치가인데명대의 중기의 대표적인 철학자로 불린다.

 

일단여기 저기 찾아보니 주자와 왕수인의 관계처럼 주자학과 양명학은 이렇게 상호 대비되며 설명되어 있다.

 

양명학이란 명나라의 왕수인에 의해 주창된 학문을 말한다.

 

왕수인은 송의 육구연(陸九淵)과 명의 진헌장(陳獻章)의 심학(心學)을 계승하고격물궁리(格物窮理)를 추구하는 주희(朱熹)의 주지주의적(主知主義的)인 이학(理學)과 대립하는 간명직절(簡明直截)한 심학을 완성해 치양지학(致良知學)을 창조하였다.

 

주희는 존재(存在)와 심성(心性)을 이기(理氣)로 이원화해했다.

왕수인은 이는 기의 조리(條理)기는 이의 운용(運用)이라며 이즉기(理卽氣)로 일원화한다.

 

주희는 마음의 이와 사물의 이를 서로 응()하는 관계로 파악하지 않고 마음이 곧 이라며 상즉(相卽)하는 관계로 파악했다.

 

왕수인은 마음이 곧 이()라는 논리에서 이의 외재성을 완전히 부정마음을 떠나 이가 없고(心外無理), 마음 밖에 사가 없다(心外無事)는 이론을 내세웠다.

 

주희는 이()는 태극이고이 태극이 만물의 개체에 각각 내재함으로써 그것들의 본성을 이룬다고 해석했다.

 

반면왕수인은 이()가 곧 마음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사물은 마음밖에 존재할 수 없다는 유심론을 내세웠다따라서 왕수인의 일원론(一元論)은 일체의 존재가 마음에 섭수(攝受)되는 심론(心論)으로서 성()을 이()로 봤다.

 

주희는 마음을 기로 보는 성즉리(性卽理심즉기(心卽氣)설을 내세웠다.

 

양명학을 내세운 왕수인은 지식과 실천에 관해서도 다른 결론에 이른다.

 

주희는 지식이 선행하고 실천이 뒤따른다는 이른바 선지후행적(先知後行的)인 주지주의.

 

왕수인은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주장했다지행합일설은 심즉리설 이후 2년 만에(1510) 제창되는 학설로서 이 역시 마음이 곧 이라는 기반 위에서 성립되는 이론이다.

 

책에서 역시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다.

주자학은 불교의 범신론적 사상을 받아들여 송대에 확립한 학문이다.

양명학은 심즉리·치양지·지행합일을 설파하는 시대에 발생했다.

 

두 학설 모두 중국 근세를 지배했던 유교철학이자 유심론적 실천철학이다.

중국사상사의 흐름 속에서 주자학과 양명학의 성립 과정과 역사적 역할을 책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유교철학주자학과 양명학의 사상적 흐름

 

일단이 책의 저자인 시마다 겐지 교수는 두 학문의 대립을 반갑게 보지 않는다.

 

양명학을 육상산(陸象山학문의 계승 정도로 생각하여 주자학과는 극단적으로 대립되는 형이상학으로 보는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많은 소개 글에서 명나라 초기에는 주자학이 지배적이었는데이에 대해 양수인은 독자적인 유학 사상을 내세우고 특히 육상산(陸象山)의 사상을 계승했다고 보고 있다.

 

왕수인은 주자학에서 출발했으며그 한계에 부딪쳐 죽음을 무릅쓴 사색 끝에 난관을 뚫고 나가서 마침내 심즉리(心卽理)’라는 원리를 끄집어냈다고 서술한다.

 

주자학이 전개되는 연장선 위에서 양명학의 등장이 파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겐지 교수는 우리가 알던 주자학과 양명학의 대립이 아닌주자학의 연장선상에서의 사상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역사를 분석해 설명한다.

 

책은 전체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불교와 도교의 영향과사대부 계급의 대두와 송학의 이상그리고 송학의 형성과 이()의 철학과 기()의 철학에 관한 철학적 탄생배경을 당시 사회상을 반영해 설명한다.

 

2장은 송학의 완성주자학에 관한 설명을 하는 부분이다중국 최대의 사상가 주자를 이해하는 장이다주자의 논적(論敵육상산(陸象山)에 관한 설명이 이뤄진다.

 

3장은 양명학의 성립과 전개에 관한 내용이다왕양명(王陽明)의 등장은 양명학의 전개 특히 좌파에 관한 부분으로 책의 마무리가 된다.

 

몇 가지를 더 언급하자면주자학은 사회의 봉건적 신분질서를 그대로 인정하는 입장이다수학(修學)에 의한 신분의 이행을 상정하는 것으로과거에 의한 단계적인 계층 관계에 매우 적합한 면모가 있기에 당시 중국 명나라의 체제 유지적 학문의 위치에 적합하다는 판단으로 이후 청(말까지 유지되던 사상이다.

 

이러한 입장때문에 여러 다른 혁신사상들이 나타나고이는 곳 반()주자학을 표방하는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중국이 역사적 시대를 함께한 조선시대 역시 주자와 왕수인의 철학적 사상이 전해지게 되었다.

 

이후 우리나라는 기존 주자학을 논의하는 부류와 양명학파를 형성해 이루는 조선 양명학으로 새롭게 조선철학을 이루는 데 기초를 둔 셈이다.

 

당시 조선의 유교와 성리학의 발원처럼 사회구조의 유지라는 측면에서 주자의 철학과 중화사상의 발전과 계승이란 목적으로 양명학적 발전은 또 다른 논객들의 출현을 이루었다.

 

마치 겐지 교수의 설명처럼 양명학이 주자의 철학적 논거 위에서 생각의 범위를 넓혀가는 또 다른 길을 만들어 낸 것이라 볼 수 있는 셈이다.

 

주자의 이기(理氣)의 세계관 구조를 기초삼아 이를 계승발전시킨 양명적 생각들이 이 책의 큰 흐름을 이룬다.

 

다소 난해 했던 주자학과 양명학의 모든 부분들이 이 책 한권에서 이해되면 좋겠지만사실 전문적 철학서를 한 순간에 독파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해보면이 시기 중국의 역사와 조선의 역사적 흐름속에서 두 학문의 학파들의 생성과 상대논거들에 관해 사상과 생각의 다름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주자학과 양명학으로 중국사상의 변화발전을 살펴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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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리 2020-10-16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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