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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불복종 쫌 아는 10대 - 부당함에 맞서는 삐따기들의 행진 ㅣ 사회 쫌 아는 십대 7
하승우 지음, 방상호 그림 / 풀빛 / 2019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
내가 직장 동료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난 사형수가 너무 아까워(?). 정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는 것은 벌이라고 생각해? 좀 더 좋은 일에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잖아. 사회속에서 격리되어 반성하는 게 끝이 아니잖아. 장기기증이나 헌혈에도 필요한 사람보다 기증하는 이들이 적어 항상 대기하고 있잖아. 그 분들에게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사실, 인권 측면에서도 그리고 수혜자 입장에서도 그리 달갑지 않은 방식인 셈이다. 하지만, 일종의 충격요법처럼 사회적 부적응자로 문제를 일으키는 말썽꾼을 계도할 수 없어, 영원히 세상과 단절시키고 싶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음주운전에 대한 관대한 처벌, 심신미약과 초범, 반성과 피해자와의 협의 등이라면 마약을 운반하더라도 경미한 처벌에 끝난다. 겨우 몇 만원을 훔친 빵도둑은 급히 현행범으로 구속수감시키면서도, 대기업과 국회의원 아들과 딸은 불구속수사를 진행한다. 변호인이 선임되고 도주우려가 없기 때문이란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인 세상처럼 세상이 불공정하고 갈수록 빈부격차는 심해진다. 거리에 지나가는 차량들이 삶을 위한 마지막 수단처럼 택배와 택시, 생계형 트럭들뿐만이 아니다. 수십억하는 차량들이 지나가는데 결국 조심하는 쪽은 돈이 없는 사람들이다. 흔하게 고급차, 외제차를 피해다닌다고 한다. 운이 없다면 난 가해차량에 받힌 피해차량인데도 내 돈으로 수리비를 병원비를 더 내야할지도 모른다.
시민불복종 좀 아는 10대.
풀빛 출판사에서 펴냈다.
지은이는 하승우 씨로 그는 녹색당에서 정책위원장, 교육공동체 벗, 땡땡책협동조합에서 이사를 맡기도 했다.
저자 소개에 적어 놓은 그의 글이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 학생회장 직선제를 요구하며 학교에 유인물을 뿌렸던 날을 기억한다. 심장 뛰던 그 순간이 지금 내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잣대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눈 감고 피하기보단 직시하며 방법을 찾아보자, 그것이 시민불복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참 멋진 말이다. 그는 이미 여러 권의 책을 저술헀다. 최저임금 쫌 아는 10대, 정치의 약속, 내각 낸 세금, 다 어디로 갔을까?(공저), 시민에게 권력을, 아렌트의 정치(공저), 민주주의에 반(반대)하다 등이다.
이 책 역시 그러한 연장선상에 있다. 책에서 소개하듯 이 책은 시민불복종에 관한 책이다. 왜 우리 10대를 무시하는가? 공부만 하는 학생이 옳은가? 지금이 봉건주의 신분제도 아닌데, 왜 각자 맡은 바 자리에서만 직무를 충실히 해야하는가?
10대는 자신의 의견을 분출하면 안되나? 지금의 정치상황을 이야기하면 안되나? 내가 투표로 뽑을 사람의 정치적 견해이야기를 들어볼 수는 없을까? 10대니까. 난 아직 10대라서 공부만 하고, 대학 입시준비를 해야하니까. 정말 그럴까?
10대는 기후변화에 관심없어야하나? 1회용품사용금지와 플라스틱 없애는 운동에 10대는 참여할 수 없나? 10대는 사회적 구성원이 아닌가? 왜 청소년보호법을 만들어서 같은 범죄행위를 선도하고 보호감호를 받아야 하는가? 그들의 죄는 동일하지만 범죄자의 나이가 적다면 봐줘야하는가?
시민불복종, 어쩌면 조세저항권처럼 정부의 국가정책적 방향을 설정하는 데 다수의 의견을 청취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책방향을 만들어 가는데 10대의 의견도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 10대들 역시 정치적 견해를 만들고,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그들을 정치적 발언권을 주고, 사회참여의 방법으로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책은 전체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시민 그리고 불복종에 관한 이야기다. 잘못된 법 앞에서 저항하는 시민들이지만, 바르지 않는 권력을 저항하지만, 처벌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 것 역시 하나의 시민불복종을 알리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2장은 옳지 않은 법을 마주한 용기이다. 과거 시민불복종의 사례를 예로 들고 있다.
시민불복종의 역사는 길다.
미국이 멕시코와 벌이는 전쟁을 반대하며, 부당한 전쟁에 자신의 세금이 쓰이는 것이 싫어 납세 거부 운동을 벌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식민지 인도에서 소금 독점판매와 높은 세금을 매긴 영국에 저항하기 위해 소금을 직접 만들자는 마하트마 간디의 소금행진.
미국에서 백인을 위한 흑인의 버스 자리 양보 규칙을 어긴 로자 파크스의 행동이 시발점이 된 흑인들의 민권법 투쟁.
지난 2000년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진, 부패한 국회의원들을 공천에서 제외하고 선거에서 떨어뜨리자는 낙천낙선 운동 등등.
3장은 청소년의 참여로 조금씩 바뀌는 세상을 말한다. 4장은 혁명과 불복종, 그 경계를 이야기한다. 5장은 불복종이라는 약의 부작용을 말하고 있다. 6장은 소비자의 주권과 이익을 지킨다라는 제목으로 불매운동과 언론 민주화를 말한다.
그리고, 7장과 8장은 시민불복종, 나부터 시작한다를 말한다. 포기하고 떠날 것인가? 사회를 바꿔볼 수 있도록 나의 작은 힘을 보탤것인가? 선택지는 펼쳐졌다. 과연 10대의 선택은 무엇인가?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시민 불복종(civil disobedience)은 국가의 법이나 정부 내지 지배 권력의 명령 등이 부당하다고 판단했을 때,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서술되어 있다.
간디처럼 비폭력 저항운동을 말하기도 하지만, 반드시 꼭 그렇지만은 않을수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특징 중의 하나는 시민불복종을 할 때에는 처벌을 반드시 감수한다는 점이다.
책에서도 소개하듯 시민불복종운동의 사례는 인도의 비폭력 저항 운동(간디의 사회 복지 운동,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운동)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 반대 투쟁 등이다.
시민불복종이 정당화되기 위한 조건들이 있다. 정당한 목적으로 공익을 위해 되도록이면 비폭력적 행위여야 한다. 수단과 방법이 통하지 않는 어쩌면 최후의 수단으로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처벌을 감수해야한다.
이때, 정부는 시민의 권리를 지켜주어야 한다. 정부의 정책이나 법률 따위가 부당하다고 판단될 때, 시민들이 이를 따르지 아니하며 비폭력적으로 저항하는 일. 기본권과 헌법의 기본 질서를 보호하기 위한 행위이다.
인류의 생존 목적은 다양하지만, 사회적 구성요소를 살펴보면 결국 공존의 문제다. 나는 사회 구성원이고 의무와 권리가 있다. 권리는 내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의 문제고, 의무는 사회구성원의 합의적 규칙이다.
그런 사회구조에서 우린 살아가고 있다. 이 책 시민불복종 쫌 아는 10대의 핵심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점을 이야기한다. 선거권과 투표권의 하향조정(만18세)이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은 것은 바로 지난 10대 선배(?)들의 사회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책상위 공부와 사회참여속 공부의 비중이 중요하지만, 언제나 학생은 공부에 매달리게 하는 건 사회구성원의 자격을 제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 역시 사회속에 삶을 영위하고 있기에 의무와 권리가 필요하고, 그 책임과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고 나갈 청소년들이 필요한 이유다.
핀란드의 16세 툰베리가 기후변화의 선봉장처럼 떠오른다. 그와 관련된 책들이 많이 쏟아지고 있다. 책에서도 소개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발언과 행동에 관해서는 유독 조용한 이유가 궁금하다.
왜 청소년들의 세계적 활동에 주요 내외신보도를 받아가며 기사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의 활약(?)은 침묵한다. 부모가 반대해서? 학교에서 억압때문에, 그런 일이 없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
우산혁명을 이어받은 홍콩 시민의 불복종 운동은 여태까지 진행중이다. 처음 홍콩행정장관의 직선제에서 이제는 범죄인인도요청까지 그들의 불안감을 반영한 시위가 과격, 폭력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주동의 주체가 학생들의 시위임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고, 그 피해 역시 학생들이다.
한국의 청소년기후소송단 오연재 단원은 이런 발언을 했다. (P170중에서)
"이곳에 모인 모두가, 지구에서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청소년이라고 해서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해야 하는 학생이 아닙니다. 문제를 인지하고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라고 공부만 하라는 건 아니다. 각자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불의에 침묵하고, 반성없는 역사를 참고 견디라고 배우지 않았다. 잘못된 정책을 수정하고, 시민이 없는 정책방향을 바로 잡고, 주민의 요구사항을 관철하는 데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 충분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예전에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이 있었다. 사대주의 사상에 사로잡혀, 유교라는 역할에 뿌리깊게 자리잡혀 생각의 범위가 좁아져버린 우리나라 세상이다.
학생은 공부만, 기업가는 사업만해라. 정치는 정치가만 알아서 하겠다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는 더 이상 필요없다. 사회를 움직이는 정치는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올바른 방향에서, 최대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깊게 결정하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저자의 의도처럼 이 책 한 권에서 모든 사회문제를 해결하거나, 시민불복종운동을 확산시켜나가 혁명을 일으키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사회구성원이라면 알아야 하는 내용을 알기 쉽게, 손쉽게 이해하기 쉽도록 조카와 삼촌의 대화형식으로 꾸며논 책이다.
이 책에서 또 다른 미래를 살펴본다. 우리나라의 현실 민주주의는 바로 참여형 제대로, 온 국민이 관심속에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희망을 바로 세울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긴다.
사회운동을 통한 세상 바꾸기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단순히 10대라는 나이를 떠나서 모든 사람들이 읽기에 편하고 손쉽게 정리된 책이라서 마음에 든다.
사족이라면, 내년에 학교를 가는 딸아이가 묻는다.
"아빠 이 책은 10대만 읽어야해?"
"아냐, 모든 사람이 다 읽을 수 있어, 너도 읽어봐봐"
"그럼 난 몇 대야? 아빠는 40대야? 엄마는?"
"글쎄 넌 그냥 어린이야. 몇 대는 모르겠는데..."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