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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정명수 옮김 / 모모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시금 음미하는 일들이 있다.
특히 어릴 때 읽었던 책들이 어른이 되어 다시금 의미를 생각하며 책을 읽는다는 건 또 다른 생각을 가지게 한다.
어릴 때 6~7살때 쯤일까? 집에 있던 열쇠로 열어야 화면을 볼 수 있는 큰 흑백TV가 사라지고 한 동안 우리 집은 TV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컬러 TV가 들어오고, 처음 본 컬러 만화영화가 은하철도 999라는 만화영화였다.
주인공 철이가 엄마를 찾아 메텔이라는 인조인간과 함께 행성을 여행하는 만화인데, 왜 그리도 모험을 떠나는 철이와 메텔, 그리고 차장이 재미있게 느껴지고 감정이입이 되던지, 정말 재미있었던 기억이 추억이 되었다.
어느새 난 어른이 되었고 까마득히 잊고 있던 추억인데,
언젠가 누구인지 모를 작가의 책 가운데 얼핏 '은하철도 999'를 언급한 글을 보았다.
그는 책에서 은하철도 999가 단순한 엄마찾아 3만리의 아동만화가 아닌 철이의 여행은 당시 전후 일본의 제국주의를 빚댄 서구 자본주의를 비판한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메텔과 철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기위한 여정이고, 행성을 떠돌며 자본을 탐욕하는 이들을 비춰내고 있다는 의미였다.
당시 좀 충격적인 느낌을 받았고, 좀 색다른 시각의 접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쉽게 보는 만화영화에서 여러 의미를 찾아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서론이 길었다. 난 이 책을 떠올리면 B612, 그리고 장미가 기억난다. 아, 맞다 사막 여우도 기억한다. 물론 가장 머릿속에 각인된 이미지는 왕자보다도 모자와 같은 그림. 코끼리를 잡아 먹은 보아뱀의 그림이다.
바로,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작가의 작품.
이번에는 모모북스에서 펴냈다.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라 딱히 더 설명은 필요 없을 듯 싶다.
어린 왕자를 뭐라 설명할까? 간단히 한 줄로 설명하면 사막에서 불시착한 조종사와 어린왕자가 나누는 이야기 정도겠다.
어린 왕자는 B-612라는 소행성에서 살고 있다. 너무나도 작은 별에서 바오밥나무 싹을 캐거나, 석양을 보거나, 화산 청소를 하고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싹을 틔운 장미꽃과 살다가 다투고는 그 별을 떠나 다른 행성으로 모험(?)을 떠나게 된다. 모험 중에 만난 별들에서 가지각색의 경험을 하고, 지구별에서는 사막에서 조종사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지구에서는 사막여우, 상인, 장미꽃들과 만난다.
사막여우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마치 이광수 시인의 꽃이란 시처럼, 네가 나를 불러주었을 때 난 비로소 꽃이 된 여우였다. 그저 평범한 여우는 어린 왕자를 만나 특별한 여우가 되었다. 어린 왕자와 이야기를 나눴던 특별한 여우.
여우가 했던 말 가운데 기억남는 문구는 바로 길들여 진다는 특별함.
"만약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거고, 나도 너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거야."
지구별 장미꽃들보다 B612의 장미꽃과의 차이점은 바로 길들여진 특별함이다. 때론 사랑스럽고 때론 정성껏 가꾸지만, 때론 다투고 싫어지고, 떠나는 아픔을 느끼는 대상이 바로 길들여지는 특별함이 아닐까?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도 난 여우와의 만남이 정말 설레였고, 기억에 남는 문구도 많았다.
사실 조종사는 작가 자신의 경험담에서 글을 전개하는 안내자 같은 느낌이 들었고, 장미꽃은 아마도 첫 사랑같은 어설프고, 서툴지만, 애정을 갖는 대상이 아닐까 싶다.
물론, 책에서는 다른 행성과 다른 친구(?)들을 만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노란색 뱀은 어린왕자에게 자신의 별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알려준다.
조종사는 싫어하고 둘을 떼어 놓지만, 결국 지구별에서의 1년을 마무리하며 어린 왕자는 죽음으로 자신의 행성으로 돌아간다는 설정이다.
첫번째 별에서 만난 늙은 왕은 온 우주를 다스리고 있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외로워한다. 두 번째 별의 멋진 옷과 모자를 차려입은 신사는 허영의 표본이다. 세번째 별은 술꾼이다.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마시는 술이 오히려 자신을 부끄럽게하는 아이러니에 빠진 술꾼.
네 번째는 돈만 밝히는 사람. 다섯번째는 가로등을 점등하는 성실한 사람. 여섯번째는 탐험가 등등이다.
어린 왕자를 읽으면서 단순한 동화처럼 읽던 글이 지금의 현대사회를 잘 비판한 글이라고 생각되었다.
알맹이 없는 겉모습에 치중하는 현대인들. 자신이 뭐 때문에 바쁜지, 왜 이런 목표를 향해 나가는지, 돈을 벌어들이는 행위가 왜 중요한지. 이런 물음을 가져본다.
그리고 우리가 마주하는 이들과의 관계들은 어떤 의미인가? 무의미한 만남이란 없지 않는가? 내가 만나는 이들에게 어떤 특별한 인연을 만들어 줄 것인가?
어린 왕자의 만남은 또 하나의 사막 여우를 만나는 듯 싶다. 특별함을 채워주는 것은 바로 책이다. 왜 책을 읽는가? 자기개발서는 읽고서 실천없는 독서란 결국 허무한 메아리같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특별함에 관한 인연을 되새기고, 지금의 현재 만나는 모든 이들을 특별하게 대접(?)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내가 느낀 이러한 만남의 소중함과 특별함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어린 왕자가 현대인에게 주는 관계의 특별함을 책으로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다. 지치고 바쁜 이들에게는 더욱 더 추천하고 싶은 동화같은 어른들의 인간관계 지침서가 아닐까 싶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