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 Off - 휴대폰을 내려놔. 그때부터 인생이 시작될 거야!
스테판 가르니에 지음, 최진영 그림, 권지현 옮김 / 큰솔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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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


"아빠 그럼 스몸비가 될꺼야"

"스몸비? 그게 뭔데?"

"그건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야"

지하철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내게 아들이 해 준 이야기다.

​한 순간도 내 손에서 떨어지지 못하는 스마트폰.

이미 이런 중독증세가 있는 건 비단 나 뿐만이 아닐듯 싶다.

현대인에게 스마트폰은 더 이상 전화기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손 안의 작은 컴퓨터, 그 이상의 가치를 연결하고 실제 일상의 모든 일을 한 손안에서 해결하고 있다.

게다가, 책에서도 나오듯 스마트오피스가 구현되듯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지시하고, 일처리를 하는 까닭에 이건 뭐 주 52시간이 의미가 없다. 휴일이건 야간이건 울리는 알림은 일하라는 지시사항들이 날아들고 있다.

휴대폰을 내려놔.

그때부터 인생이 시작될 거야!

'오프(OFF)'란 제목의 책이 큰솔 출판사에서 나왔다.

마치 핸드폰 실물 크기처럼 디자인된 책은 한 손에 쏙 들어온다.

저자는 프랑스의 언론인이자 저술가인 스테판 가르니에.

​책은 휴대폰 앞에서 한없이 수그러들어 신인류 ‘호모 스마트포니엔스(home smartphoniens)’를 위한 상큼 디톡스 솔루션을 이야기한다.

별도의 파트나 장, 챕터 등으로도 구분되지 않는 92가지 짧은 이야기들은 언제 어디서나 펼쳐 읽어도 좋다.

굳이 이어지는 이야기구조도 아니고, 짧게 마친 이야기와 그 마지막은 명언과 디톡스 솔루션으로 마치는 구조는 짧은 웹툰처럼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글들이 넘쳐난다.

책에서 프랑스는 중학교에서 2학년 학생들 가운데 절반이상이 수업시간에 핸드폰을 사용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스마트폰 사용을 법으로 금지시켰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이미 유명 연예인이 연루된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한 사건사고가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불법과 탈세, 그들만의 괴롭힘이 모두 스마트폰으로 이뤄지고 있음이 격세지감인 어르신들도 계실만도 하다.


책은 이러한 세태를 작심하고 혼낸다. 스마트폰 이전세대로 가자는 뜻이 아니다. 과거로의 회기보다는 지금의 인간상실의 시대를 꼬집고 있다. 인간의 사유가 어느새 사라지고,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기계식 언어속에 빠져들고 있는 시대인 셈이다.

P68 눈먼자들의 도시 중에서

"오늘 날씨 좋을까?"

"몰라, 날씨 앱에서 찾아볼께."

"알았어, 근데 그냥 하늘을 올려다 보는 건 어때?"


실제로도 있을법한 일이다. 게다가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창궐하는 날들이 많은 때는 정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뭔지 아는가?


회사동료들과도 이야기를 나누면 다들 핸드폰을 켜서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하는 것이다. 미세먼지 좋음, 나쁨, 보통에 따라서 외출할지, 야외활동을 자제할지, 빨래는 널어야하는지, 아이들 마스크는 챙겨줘야하는지 등등. 이 모든 게 바깥 한 번 보지 않고 그저 스마트폰에서 하는 일상이다.


실제 출간된 '눈 먼자들의 도시'라는 책을 참 인상깊게 읽었다.

어느날 갑자기 앞을 볼 수 없게 된 시민들과 볼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이 겪게되는 차별과 인간군상들의 처절함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어느날 스마트폰이 먹통이 된다면?


출퇴근 지하철에서 신문이나 책을 보거나 이어폰으로 음악듣던 이들이 있었다. 지금은 모두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앉으나 서나 검색삼매경이다. 아무도 서로를 바라보지 않는다. 음악을 보고듣고, 신문과 책을 보고 읽는다. 달라진 것은 게임과 유튜브와 같은 영상을 보는 이들이 더 늘었다. 스마트폰으로 말이다.


과시란게 예전이나 지금이나 명품과 명화, 고가의 자동차와 고급주택 등 부의 과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현실에서 떠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블로그, 카페, 밴드, 등등 무수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자신의 삶의 화려함과 즐거움을 알리는 게 일상화되고 있다.


나와 남을 비교하며 내가 우선에 있음을 항상 확인하고, 내 소식들이 공유되고 좋아요를 많이 받게되면 행복해지는 모습들. 개인방송을 통해 나의 삶을 공개하고, 관심을 받으며 남들의 시선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로 이제는 자신이 바로 스타이자 연예인이고, 여론을 움직이는 주동자(?)가 되고 있다. 과거 꿈꾸던 영웅의 꿈을 실현하는 손쉬운 방법이 생겨난 것이다.

P182 디톡스 솔루션

스마트폰이 아니라 나 자신을 믿어라.

모든 것을 기술에 의존한다면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게 될 수 있다. 종이는 구시대의 유물일지도 모르지만 깨지지도 않고 배터리가 나가지도 않는다.


이 책은 다양한 삶속의 스마트폰 중독을 이야기한다. 요리가 나왔다면 바로 사진찍고 소셜네트워크에 올려서 자랑하는가? 내 감정의 상태를 시시때때로 올리면서 남들로부터 위로받고, 환영받고, 축하받기를 원하는가?

미국에서 실제 일어난 일은 지하철에서 할머니를 폭행하는 젊은이를 말리는 이가 한 명도 없었다는 일이다. 물론 총기휴대때문에 쉽지 않는 결정이겠지만, 몇몇은 경찰서 연락, 나머지는 그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촬영된 영상은 자신들의 소셜네트워크에 올려서 깜짝(?)놀랄만한 소식을 공유(?)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수첩공주란 말처럼 모든 일상을 수첩으로 정리하던 시절도 있었다. 누구랑 만나든 메모장을 꼭 들고 다녀야하는 회사원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녹음하고, 일정 확인하고, 명함교환하고, 업무연락하는 것이 모두 가능하고, 실제 활용되고 있다.


힘든 삶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는 스마트폰연애가 있다. 만남과 헤어짐이 문자메시지, 채팅앱으로 이뤄지는 세상. 잠시 데이트라도 하려면 결국 둘 다 핸드폰 꺼내들고 채팅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이 목격되곤 한다.

함께 있지만 함께 공유하지 않는 세상의 각박함과 변화가 낯설다. 이제는 이런 삶에 익숙해져야 하는걸까?


이런 삶속에 들어온 휴대폰을 어찌 오프하라는 말인가? 저자는 명쾌한 해답대신 스스로 성찰해 볼 수 있는 예화들을 집약해 놓았다. 이솝우화들이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메시지가 있듯이.

"핸드폰을 꺼라" 정도가 아니라 인간이 핸드폰에 정복당하지 않도록(?) 호모사피엔스라는 생각하는 인간임을 스스로 증명하라는 말처럼, 갖가지 휴대폰에 얽힌 사연과 사례들이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인간임을 깨달음을 주게 만든다.

그리고 저자는 친절하게 스마트폰(핸드폰)중독에 관한 점검표를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마련했다. 스스로 점검하고 손에서 그만 핸드폰을 오프(OFF)해 보라는 이야기다.

핸드폰을 끼고 살아가는 현대인, 남녀노소를 떠나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며 읽었으면 좋겠다. 잠시 손에서 떠나보낸 핸드폰이 달아붙지 않도록, 스스로 인간이라면 생각하고, 활용하는 시간을 갖도록 여유있는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도록 말이다.

크기는 작지만 생각할 여운이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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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리 2019-04-04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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