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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헌드레드와 문화산업 - 대중문화 백세를 품다
임진모 외 지음 / 온하루출판사 / 2018년 8월
평점 :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
얼마전 당대를 풍미하던 배우 신성일 씨가 타계하셨다.
폐암, 향년 81세다.
요즘 TV에선 심심찮게 얼굴을 볼 수 있는 시니어(?)들이 많이 있다. 얼마전 집사부일체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이문세는 만 59세. 맛기행을 다니는 최불암 선생님은 만79세다.
만년 엠씨 전국~노래자랑을 이어오는 송해(송복희) 선생님 또한 만91세에도 정정히 마이크를 잡고 계시다.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에서 전 세계로 여행을 다니시는 신구 선생님은 만 82세란다. 박근형은 만78세, 이순재는 만 84세, 백일섭은 만 74세다. 배우 하정우 아빠인 김용건은 만 72세. 이들은 자주는 아니지만 여전히 활동하는 현역들이다.
유난히 문화산업에 이렇듯 백세시대를 앞서가는지도 모르겠다. 영화적 특수성이랄까? 나이에 맞는 배우들이 꼭 필요해서일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명예퇴직 하나 없는 곳에서 꿋꿋이 자기 역할을 하는 백세시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참고로, 윤식당의 까칠한 윤여정 씨는 만 71세다. 안타깝게도 배우 김영애 씨는 향년 65세에 타게하고야 말았다.
왜 이렇게 배우들의 나이를 거론하냐면, 바로 이 책 때문이다.
'호모언드레드와 문화산업' 온하루 출판사에서 펴냈다.
책은 우리 시대 문화산업에서 호모 허드레드를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영화평론가 임진모를 비롯해, 이재광, 전찬일, 이채원, 최현규, 이재욱, 이한규, 이혜경 등의 분야별 오피니언 리더들에게서 호모 헌드레드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이렇게 세상과 마주하게 되었다.
사실 호모사피엔스처럼 굳이 유엔에서 만들었다고해서 호모헌드레드를 써야하는지 모르겠다. 난 개인적으로 '백세시대'란 표현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던 참이라서, 왠지 영어 알러지가 돋았나보다.
각설하고, 책은 사실 호모 헌드레드 시대에 문화산업의 대응, 대처, 현 시황, 각 분야별 전문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백세시대를 말하고자 한다. 그런데 내가 보는 이 책의 가치는 단순한 시니어를 논하자는 게 아니라, 우리 문화속 어른들의 모습을 살펴보는 데 있지 않을까?
문화산업이라고는 하지만, 워낙 방대하니 음악과 영화, 그리고 문학작품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러한 한국문화속의 호모헌드레드를 이야기해줄 분들은 음악평론가 임진모, 영화평론가 전찬일, 이채원, 소설가 최현규, 이재욱, 이혜경, 사회학박사 겸 행정학박사 이재광, 그리고 이한규 수원시 부시장 등이다.
뭐 백세시대를 바라보는 개개인의 이야기를 굳이 전문가라니 분야가 다르느리 따지기는 무의미할 듯 싶다. 사실 나 역시 영화를 좋아하고, 음악을 듣는 사람이다보니 이 책에서 바라보는 이야기는 참 쉽게 다가온다.
게다가 호모 헌드레드 시대의 음악과 영화는 비단 2018년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지 않는가? 어차피 이제 백살이든, 20년 40년 후 1백살이든 그 때 그 때의 문화적 삶이 녹아든 노인의 삶이 바로 호모 헌드레드가 아닐까 싶다.
출판사는 이 책에서 대중문화산업의 백세시대 적응을 다룬다고는 하지만, 좀 확대해석하지는 않을까 싶다. 고령사회 적응이란게 사실 누가 보는가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이전 관점의 차이랄 수도 있고, 연배의 차이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업적 목표만 달성된다면, 현 시대의 장년층이 백세가 되는 시대라면 언제든 호모 헌드레드는 각광받지 않을까? 백세의 노인들이라고 모델이 되지 마란 법이 없듯이, 우린 영화속에서나 음악속에서 언제든 그들을 만나고 이야기 듣고 있다.
음악파트에서는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부터 애모와 낭만에 대하여, 인순이, 양희은, 조용필, 이승철과 같은 신구조화를 이룬 이른바 콜라보라는 공동앨범을 통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비단 국내음악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틀즈의 폴매카트니의 내한공연에 6만명이 모인 사실이 아직도 열열한 팬들이 있음을 알려준다. 토니 베넷, 롤링스톤스, 시카고,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신디 로퍼, 루리 암스트롱, 에릭 클랩튼까지 다양한 인물을 예로 들고 있다.
어디 이 뿐이랴. 영화는 오히려 더욱 많다. 게다가 영화가 원작인 소설에서 나온 작품(예를 들면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오베라는 남자 등등)을 보면 오히려 할 이야기는 훨씬 늘어난다.
비단 한국의 영화뿐만 아니라 헐리우드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귀곡성이 리메이크된 사실도 그 당시 충격적인 공포를 다시금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작품부터 국제시장, 비밥바룰라와 버킷리스트, 천화, 아이캔 스피크의 나문희는 77세다. 장수상회, 수상한 그녀, 나의 독재자, 야관문, 덕구, 베니스의 상인, 윤식당의 신구, 눈길의 김영옥 등이 있다. 죽여주는 여자의 윤여정은 또 어떠한가? 그랜드 파더라는 작품의 박근형 역시 현역이다.
영국 다큐멘터리 '나 다이엘블레이크' 는 비단 영국의 복지서비스현실을 드러낸 작품이지만, 국내 공무원 교육에 빠지지 않고 예를 들어보이는 영상이라고 한다.
게다가 문학으로 옮겨오면 김춘수 시인이 82세에 펴낸 '쉰한 편의'라는 시집이 2003년 나왔다. 황금찬 시인의 '낙엽시초'와 김남조 시인의 '노약자', '삶의 진맥' 그리고 구자룡의 연작시 '오디세우스' 등등 문학적 노년들의 작품은 또 다른 호모 헌드레드를 말한다.
백세시대, 굳이 우린 예전의 기억을 다시금 꺼낼 필요가 없다. 지금의 시대는 그렇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과거 백세를 이젠 청춘의 시대가 되리라는 예상까지도 된다.
미래는 흘러가는 시간을 멈추고, 늙어가는 사람을 청춘의 힘으로 돌려놓을지도 모른다. 정년이 45살에서 현재 60세까지 변경하는 까닭은 유연한 노동환경속에서 삶의 질의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마저도 이제는 더 늘리고, 청년의 힘으로 살아가는 60세 이상의 나이를 살펴봐달라는 것이 현 시대의 고민일지도 모르겠다. 그럼 과연 우린 100세 시대의 문화적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책의 서두에 임진모 평론가의 글 가운데 이런 표현이 있다. 노부부의 60세는 이제 안맞다. 그래서 60을 빼고 '어느'라는 글로 수정되었다는 부분이다.
노인의 구분이 왜 60세 정년부터인가? 노령연금 수급이 늦어지고, 국민연금의 지급이 갈 수록 늦춰진다고 한다. 호모 헌드레드. 이제 코 앞이다. 우린 이제 그 시대를 살아가야 하고, 문화적 삶에서도 적응기를 가져야 한다.
시대적 흐름을 알고 싶은 이들이나, 백세시대, 호모 헌드레드가 주는 문화적 의미를 찾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책을 대중문화적 이야기가 가득해서인지 정말 손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