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니 저 솔직히 책 그냥 대충~ 읽고 넘어가려고 했지 말입니다. 그런 저를 요약하며 읽게 만든 이유가 두 가지 있었으니, 하나는 독서모임 운영자로서 플래그 쫙쫙 붙이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는 어떤 평, 다른 하나는 수하님이 후기가 궁금하다고 하셔서.
우선 저는 독서모임 두 개에 발을 걸치고 있습니다. 하나는 친구들 모아서 진행하는 독서모임으로, 제가 운영자입니다. 다른 하나는 직장에서 담당한 독서모임으로, 저는 담당자에 지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심심하지 않으셨으면 해서 저도 의견을 좀 말하다 가는 편입니다. 책 선정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운영자인 독서모임은 올해 7월자로 3주년을 맞이했는데요. 별도의 발제 없이 책을 읽고 카톡방에 모여서 감상을 나누는 활동이 주입니다. 친목과 감상 나누기가 3대7 혹은 4대6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3주년이나 되었으니 뭔가, 개편이 있어야겠다 싶던 중 마침 도서관에 신간으로 들어온 이 책을 발견하고 제가 다른 거 다- 제쳐두고! 읽게 되었습니다.
흠. 사실 요약하다보니 이 책이 전반적으로 내 마음에 썩 들지 않는다는 걸 느끼고 있음. 책 내용 중에는 오!! 하고 메모할 만한 것도 있어요. 메모할 거예요. ㅋㅋ 변은혜 선생님. 저 악의는 없고 책 재밌어요.
이 책의 저자는 중장년 이상을 상정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독자도, 북클럽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리더와 멤버들도요. 그래서 저 같은 사람은(젊고 미혼임ㅋㅋ) 가끔 아아... 하고 상정한 독자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있긴 한데요,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유용합니다.
다만 흠... 싶은 것이, 초반에는 누구나 공들여 쓰기 때문에 흐름이 자연스러워서 각 챕터가 잘 연결되는데, 본론에 해당하는 3장부터는 끊기는 면이 없잖아 있고, 그렇게까지 필요하지는 않은 서술이 들어가 있기도 해요. 앞에서 제시하지 않았더라면 내용적으로 뜬금없게 느껴지는 면도 있고요... 그게 아주 거슬려서 이 책을 읽다 말 정도는 아닙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유용해요ㅋㅋㅋ
한국은 성인 문해력이 낮아요. 학생 때는 그래도 좀 높은데 성인이 되고 나면 점점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직장, 육아 등 생존의 문제 때문에. 그러나 디지털, 인공지능 시대에도 책은 무용하지 않으며, 그러므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이 시대가 원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책보다 참여도가 높은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일수록 "독서를 통해 길러지는 이해, 분석, 비판, 추론 능력이 더 중요"하다네요.(본문 35p) 수긍하기 어렵지 않죵? 워낙 정보가 많으니 수용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팩트 체크도 하고 기존 정보와 연결도 해야 하니까요. 이런 시대에 저자는 이렇게 읽기를 제안합니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을 것. 목적을 갖고 독서할 것. 독서하는 시간과 공간을 설정해서 꾸준히 읽을 것.
그러면 '걍 책 읽으면 되지, 굳이 북클럽?' 싶으실 텐데요. 저자는 혼자 읽지 말래요. 아무리 좋은 생각이어도 혼읽하면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느새 아집과 편견이 되어 버린다고요. 이런 사람은 소통과 협업의 시대에서 함께하기 힘들고요.(본문 52p) 북클럽은 책을 함께 읽는 곳이고, 함께 읽는 것은 사고력을 확장해서 내 고정관념도 깨 주고 정서도 치유해 줍니다. 사람 사는 세상의 문제는 간단하고 단일한 답이 안 나오는 게 훨씬 많기 때문에, 북클럽을 통해서 이런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법을 연습할 수 있겠지요.
여기까지는 좋았음. 이 다음부터는 북클럽에서 이루어지는 독서행위의 요소인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와 북클럽의 물리적 요소인 리더, 멤버, 발제를 소재로 전개합니다. 그냥 떼어놓고 보면 사실 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도식을 먼저 알고 있어야 본론의 이해가 수월할 듯해요.
북클럽 사용설명서인데 왜 북클럽 리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싫고 이상하단 거 아님 진짜 모르겠음) 북클럽 리더가 꼭 다독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저의 용기를 북돋아 주며 시작하십니다ㅎㅎ 북클럽 리더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줄곧 서술하는데, 이게 이 책의 본론이기 때문에 제가 상세히 쓸 수 없는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하여튼 저자가 제시한 방법은... 제가 보기엔 유용합니다. 이 글에서 유용하다는 형용사를 네 번째 쓰고 있습니다. 가령 북클럽 리더는 책을 여러 번 읽으라고 합니다.
대충 훑어보기-책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같은 책을 적어도 두세 번 읽기-같은 주제를 다룬 책을 폭넓게 읽기-챕터별로 초록(발췌, 요약)하기-글쓰기
흠... 그래. 내가 독서 짬이 좀 늘기 시작할 때 같은 주제를 다룬 책을 폭넓게 읽었지. 이랬음ㅋㅋㅋㅋㅋㅋㅋㅋ
북클럽 멤버 또한 독서력을 키워야 한다고 하는데, 이 부분이 좀 요상?한?것?같기도? 합니다. 수준과 필요에 맞는 흥미 있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능숙한 독서가가 된다. 이건 주어가 멤버인 것 같아요. 그런데 멤버의 독서근육을 키워주는 북클럽 리더가 되길 응원한다는 마지막 멘트에서
외,,, 저애개,,, 맛기시나용,,,?
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이 기분... 후술하겠습니다.
북클럽은 읽기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글쓰기를 지향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입니다. 독서가 최종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은 '삶의 변화'고, 글쓰기는 나를 성찰하며 이루어지잖아요??
이제 제 의견을 말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군요...(급발진 지렸다)
솔직히 저는 제가 교육자, 리더로서 멤버를 개선하는 포지션에 있는 거 자체가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아마 전공의 영향도 있을 텐데요. 제 직업은 과거에는 교육자 포지션이었는데, 시대가 바뀌면서 서포터의 성격이 많이 강해졌다고 해야 하나... 요즘 추세에 제 직군에서 교육자처럼 구는 건 시대착오...까지는 아니어도 시대에 뒤떨어진 자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독서모임 운영자로서 판을 깔아주는 건 몰라도 책을 더 잘 읽을 수 있도록 영향력을 발휘하고, 글쓰기로 이끌고, 이런 건 좀... 그건... 좀 부적절한 것 같음? 저자는 연세가 있으신 듯하고, 아마도 저는 저자의 딸보다도 더 어릴 수가 있는데 요즘 젊은 사람으로서의 의견은... 그렇게 교육자 노릇을 하려는 거 별로 안 좋아할 거 같아요. 일단 저는 별로임ㅋ 누가 가르친다는 것에 거부감이 느껴진다기보다는 과하게 간여하려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feel이 그럼... 그런데 또 재밌게 할 것 같긴 함...
그리고 독서모임에 관한 많은 책이 있고, 제가 그 많은 걸 다 읽어본 건 아닙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 세상에 독서모임 관련 책을 한 권만 남기라면 ㅇㅇ출판사에서 나온 어떤어떤 책을 고르겠습니다. 그게 독서모임 부문에서는 좀 더 보편적인 것 같아요. 또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이지만 그 책은 인문서 느낌인데 이 책은... 어쩔... 수... 없이... 자기계발서식 구성, 문체의 향기가 좀 납니다. 취향 아님.
하지만 ㅇㅇ출판사의 어떤어떤 책과 이 책은 교집합이 있을 뿐 다른 책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 책이 좀 더 실용적이라고 느끼기 때문에ㅋㅋㅋ 저는 둘 다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볍게 4장을 읽었고, 거기서 메모할 게 있었어요. 4장 요약하고, 5장 읽고 요약하고, 총 감상평 쓰고. 그렇게 독서일기 마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