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책 속에 수록된 단편<3기니>

전쟁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진 지 거의 20년이 지난 뒤에 발표된 <3기니>를 통해서,
울프는 너무나 분명하거나 부적절해서 입에 올린다거나 골똘히 생각해볼 것조차 없다고 여겨지던 것,
그러니까 전쟁은 남성의 유희이며, 살육 기계도 성별을 갖고 있는 바 그것도 남성이라는 성을 가지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는 독창성을 보여줬다
(이 책이 그녀의 저서 중 가장 환영받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p.22
2.플라톤 <국가론>
실제로 갈가리 찢긴 육체가 매혹적이라는 것을(내가 아는 한) 최초로 인정한 언급은 정신적 갈등을 그린 최초의 묘사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가론>제4권의 한 구절이 바로 그것이다.
플라톤은 이 구절에서 부끄럽기 그지없는 욕망이 이성을 압도하게 되는 경위 그래서 자아가 자신의 본성 가운데 하나인 욕망에 화를 낼 수 밖에 없는 경위를 소크라테스가 어떻게 설명했는지 보여준다.-p.145
3. 조르주 바타이유 <에로스의 눈물>
성애적인 것을 다룬 위대한 이론가들 중 하나인 조르쥬 바타이유는 1905년 중국의 한 죄수가
"백 조각으로 찢겨 죽는 형벌"을 당하던 광경을 찍은 사진 한 장을, 매일 아무 때나 볼 수 있도록
자신의 책상 속에 평생 간직했다고 한다.
(거의 전설이 되어버린 이 사진은 1961년 바타이유가 살아 생전에 출판한 맨 마지막 책 <에로스의 눈물>에 실렸다.)
바타이유는 이렇게 적어 놓았다.
"이 사진은 내 삶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황홀하기 그지 없으면서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이 이미지, 고통의 광경을
담은 이 이미지는 평생 나를 사로잡았다"-p.147
4. 수전손택 <사진에 관하여>
여섯편의 에세이가 실린 <사진에 관하여(1977)>의 앞 부분에서, 나는 다음과 같은 지적을 한 바 있다.
사진으로 찍혀 보여진 바가 전혀 없는 사건보다는 사진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 사건이 훨씬 더 현실적인 것처럼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사진에 찍힌 사건도 반복적으로 노출되다보면 결국 점점 덜 현실적인 것처럼 보일수 밖에 없다고 말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연민을 더 많이 자아내면 자아낼수록, 그런 사진은 연민 자체를 점점 더 사그라지게 만든다고 쓰기도 했다.
-p.156
5. 워즈워스 <서정가요집>
1800년, 워즈워스는 <서정가요집>의 서문에서
"매일 국가적 사건들이 발생하며, 모두 획일적인 직업을 가진 탓에 기이한 일들을 열망하게 되고 이 열망을 급속한
저보 전달이 매시간 충족시켜 주는 도시로 사람들이 점점 더 모여들고 있다는 사실"이 야기한 감수성의 붕괴를 고발했다.
이렇듯 사람들이 지나치게 자극을 받게 되면 "정신의 분별력이 무뎌질"뿐만 아니라 "정신이 미개하다고 할 만큼 무감각해지는 상태에 빠지는"결과가 빚어진다는 것이다.-p158
6. 기 드보르 <스펙터클의 사회>
주체적 삶을 영위하도록 하기보다는 수동적인 관중으로서 삶을 '시청'하게만 만드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해
유명해졌다. 특히 그의 작업이 총결산된 <스펙터클의 사회>는미디어 이론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p.161
7. 장보드리야르 <시뮬라시옹>
오늘날 존재하는 것은 이미지와 가상현실밖에 없다고 믿으라고 주장하는 장 보드리야르의 저서들과 관계있다.-p.162
8. 알렉시스 드 토크빌 <미국의민주주의1,2>


유럽과 미국사이에는 늘 적대감이 잠복해 있었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아주 복잡하고 양면적인
그런 적대감 말입니다. 미국은 새로운 유럽이었습니다. 1831녀 이 신생국가를 방문한 뒤 프랑스로 돌아가 제 조국을
다뤘던 책들 중에서 지난 1백70여 년 동안 가장 뛰어났던 <미국의 민주주의>를 집필했던 알렉스시 드 토크빌-p.193
10. 카프카의 <유형지에서>
어린 시절에 마구잡이로 책을 탐독하다보니 얼마 안 있어 또 다른 독일의 책을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특히 카프카의 <유형지에서>를 읽고는 두려움과 불의라는 것을 알게 됐죠.-p.209
11. 토마스 만 <마의산>

간략히 말해서 유럽 문명 한가운데에서 벌어지는 이상의 충돌을 주제로 다룬 <마의산>만큼 제 인생에서 중요했던
책은 없었습니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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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을 누리는 우리와 고통을 받는 그들이 똑같은 지도상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의 특권이
(우리가 상상하고 싶어하지 않는 식으로, 가령 우리의 부가 타인의 궁핍을 수반하는 식으로)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 보는 것, 그래서 전쟁과 악랄한 정치에 둘러싸인 채
타인에게 연민만을 베풀기를 그만둔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이다."
Regarding the Pain of Others
다양한 사진과 그림은 책 속에서 보시고 느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