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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 ㅣ 노벨상 수상작가 미스트랄의 클래식 그림책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김정하 옮김, 팔로마 발디비아 그림 / 풀빛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이 모두 알고 있는 이야기 빨간 모자.
우선 이 책을 살펴보니 외형이 다른 책과 달리 꽤나 특이하고, 자연스러운 색감이 마음에 든다.
북 디자인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결말을 짐작케 하는 뒷표지의 빨간 모자 그림.
아이에게 물어보았지만, 그냥 할머니가 빨간 모자를 주셨다고만 이야기한다.
표지와 함께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삽화이다.
뭐라고 글로 설명할 수 없는 특이하면서도 귀여운 삽화이다.
나비를 따라하며 푹 빠져 있는 빨간 모자의 모습이 너무 귀엽다.
앞으로의 운명도 모른체 말이다.
막내를 무릎에 앉히고 동화책을 보여 주었더니, 막내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이렇다.
"나, 이 이야기 아는데."
그래도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책을 좋아하니 별다른 말없이 가만히 앉아서 듣고 앉아있다.
글을 읽다가 할머니 이야기가 나오자 아는 체를 하면서 늑대가 먹어버린다는 이야기를 한다.
늑대가 왜 눈이 4개냐고 묻기도 하고 늑대의 몸이 엄청 길다고 이야기도 하고, 각 페이지마다 달리 나오는 동물들의 그림에 관심을 두기도 했다.
할머니집으로 들어간 늑대의 몸을 정말 길-게 표현해준 삽화.
이렇게 강조되는 부분들로 인해 삽화가 확 사는 느낌이다.
할머니집에서 할머니를 잡아 먹는 늑대는 그림자로 처리가 되어 있다.
아이가 잘 인식하지 못하다가 손가락으로 가르켜서 알려주었더니, "헉!"이라는 감탄사를 내뱉는다.
알고 있는 부분이지만 시각적으로 본다는 것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책의 마지막 결말을 암시하는 뒷속지의 그림.
빨간 모자가 늑대에게 잡아 먹히는 부분은 참 사실적으로 표현되었다.
'살도 뼈도 심장의 즙도'라는 표현으로 적나라하게......
결말을 들은 아이는 좀 황당해하는 기분이다.
자신이 알고 있던 빨간 모자와 다른 결말 때문이다.
한참을 멍-하고 있던 아이가 온갖 울상을 지으면서 빨간 모자가 불쌍하다는 말을 한다.
그리곤, 유치원에서 자기가 읽었던 이야기는 이렇다면서 나머지 이야기를 엄마에게 들려 준다.
늑대가 목마르다면서 물에 빠졌다는 부분까지.
이렇듯 다른 결말의 이야기는 아이에게 좀 다른 부분들을 생각하게 해 주는 것 같다.
해피 앤딩이 아니라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좀 더 현실적이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