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이 휩쓴 세계사 - 전염병은 어떻게 세계사의 운명을 뒤바꿔놓았는가 생각하는 힘 : 세계사컬렉션 17
김서형 지음 / 살림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사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빅히스토리’의 관점으로

새롭게 쓴 전염병과 인류의 역사

국내 최고 질병사(史) 전문가인 김서형 교수가

인류의 운명을 뒤바꾼 전염병의 역사를 추적하다!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세계를 휩쓸 무렵 나는 "파올로 조르다노"가 쓴 《전염의 시대를 생각한다》의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가장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책이다. 뭐 이리 급했는지.... 그는 2020년 2월 29일에 이 책을 쓰기 시작하여 3월 20일에 기고를 하였다. 그리고 4월 10일에 한국의 각 출판사에 배포되었다. 시간적으로는 짧은 시기지만 다각도로 생각해 볼 거리를 주어 1시간 안에 족히 보며 현재의 우리 현실을 보게 되었다.

그렇게 지내는 중 신간 소식에 '국내 최고 질병사(史) 전문가인 김서형 교수가 쓴', "전염병이 휩쓴 세계사"라는 책이 출판되면서 세계사 속에서 전염병은 어떻게 지구에 있는 존재들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거대담론'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 싶어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가독성이 좋아 수월하게 읽혀져 좋았다!!

전문서적처럼 전문가나 읽는 소수의 책이 아닌 일반 독자들이 전문가를 통해 쉽게 읽는 전염병의 역사인 것이다. 파올로 조르다노는 현실의 당위를 말했다면 김서형 교수는 글로벌한 눈으로 전염병의 역사를 보고 오늘날의 위기를 보게 해주는 것이다.

저자는 전염병의 발생 원인과 역사에 미친 전염병의 영향뿐만 아니라, 전염병이 확산될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인 배경에도 큰 방점을 두어 설명한다. 출판사에서 소개하였듯 "빅히스토리(거대사) 분야의 탁월한 연구자이기도 한 저자는 좀 더 거시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개념을 가지고 전염병의 역사에 접근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인류가 이동하고 교류하면서 형성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물건이나 지식뿐만 아니라 전염병도 함께 퍼져나가면서 역사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쳤음을 거시적으로 보여주는 장점이 있다. 즉 인류의 운명을 뒤바꾼 전염병의 역사를 좀 더 입체적이고 다각적으로 살펴보면서 더불어 역사 속에서 전염병의 도전에 인류가 어떻게 응전해왔는지 성찰해보도록 하고 있다. 이 시대는 아직도 전염병과 싸우고 있다. 저자 말대로 ‘전염병의 시대’가 되어버린 21세기에 소중한 지혜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서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책은 크게 네 쳅터로 시대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고대의 ‘아프로-유라시아 교환 네트워크’ / 대항해시대와 식민지시대의 ‘아메리카 네트워크’ / 산업혁명 시기의 ‘산업 네트워크’ / 현대사회의 ‘글로벌 네트워크’로 되어있다.

머리말에 핵심 부분이 있다.

인간의 이동으로 형성되고 확대된 글로벌 네트워크는 전염병의 발생과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인간과 함께 이동한 전염병은 인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인류 역사 속에서 전염병의 발생과 확산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p008

1장 아프로-유라시아 교환 네트워크와 전염병

01 인류의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

1장 부분은 상당히 전체적인 조망을 주고 있다. 지구의 탄생 시기부터 시작해 빙하기 시대를 거론하면서 지구가 변화해온 모습을 보여주는데 상당히 개인적으로 인사이트(insight)를 얻었다.

지구에는 총 일곱 차례의 빙하기가 있었다. 마지막 빙하기는 약 11만년 전인데 10만년 정도 지속되었고 마지막 빙하기 끝나던 약 1만년 전 지구의 기온이 점차 올라가 극지방의 빙하기 녹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호모사피엔스는 주로 해안 지역에 거주했는데, 점차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새로운 환경으로 이주했고, 내륙 지역으로 이동한 이들은 이전과는 다른 환경에 적응해야만 했다. 그러므로 호모사피엔스의 생존방식이 바뀌어 기존에 활용했던 식량의 종류가 급격히 변화되었다.

즉 수렵, 채집의 생존 방식에서 "농경"의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그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인구가 증가하자 수렵, 채집은 더 이상 적절한 생존 방식이 되지 못하였으며, 주변에서 많은 식량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종(種)을 주의 깊게 찾으면서 적합한 종을 길렀는데 이것이 역사학자들은 '농경 문화'의 시작이라고 말해 준다. 이 농경 문화가 인류의 역사를 획기적으로 바꾸며, 전염병 또한 예외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크게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농경 문화는 "정착 생활"이다. 정착 생활은 "도시"를 형성하게 했으며, 풍부한 자원은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먹고도 남는 잉여 생산물이 되어, 공동체 내부에서는 농경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다. 물건을 만드는 수공업자, 상품을 판매하는 상인, 문자와 회계를 통해 사람들을 통치하는 관리, 성직자, 그리고 드디어 '왕'이 등장하게 된다. 농경은 도시만 아니라 국가가 탄생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농경의 시작과 더불어 인간 사회에 나타난 부정적인 영향 가운데 하나인 전염병.

농경의 시작은 이렇게 큰 혜택을 주었는데 아뿔싸... 혜택과 더불어 부정적인 영향 하나가 나타났으니 바로 "전염병"이다. 수렵, 채집 시대에서도 물론 전염병이 있었지만 이동성으로 인해 다른 이들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 그러나 농경이 시작된 후,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게 되면서 '기생충'이 생겨났으며, 기생충은 전염병을 옮기는 역할을 하였다.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수렵, 채집 시대보다 규모가 커진 공동체는 정착된 공간에서 전염병이 빠르게 번졌으며, 이미 생활 터전이 되어 버린 곳을 떠나기도 어려워 많은 사람이 전염병에 노출되어 죽게 된 것이다.

재미있는 내용이 나오는데 인간이 작물을 재배하면서 새로운 질병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 질병은 다른 아닌 "당뇨병과 관절염"이다. 수렵, 채집 시대에는 몇 시간만 돌아다니면 생존에 필요한 식량을 얻을 수 있옸지만, 농경 시대는 더 많은 생산물을 얻기 위해 아침부터 밤까지 끊임없이 노동을 했다. 그래서 밀이나 보리 등 작물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되어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이 발생했고, 당뇨병과 함께 충치가 생겼다는 것이다. 또한 수확한 작물을 갈아서 죽이나 빵 같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은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이게 관절염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아주 재미있지 얺는가? 첫 부분이 매우 중요한 통찰을 주고 있어서 책을 읽는 독자들이 충분히 이해를 하고 보면 좋겠다 생각하여 긴 내용을 짧게 압축해서 적어 본 것이다.

더 많은 생산물을 얻은 공동체는 규모가 커짐으로 인구 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으며, 이동한 사람들로 인해 다양한 지식과 정보가 교환되고 축적되었는데 그런데 말이다. 매우 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지식과 정보의 축적은 새로눈 지역에 대한 호기심과 탐욕으로 이어졌고, 더 많은 생산물과 노동력을 얻기 위한 전쟁이 시작되었다. 전쟁의 결과, 원래 지배한 영토보다 더 넓은 지역까지 정치, 경제, 종교적 영향력을 미치는 제국이 탄생했다. 제국의 탄생은 여러 거점 지역을 훨씬 호율적으로 연결했고, 이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형성을 초래했다."

농경의 시작 ▶ 제국의 탄생 ▶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 ▶ 전염병 빠른 확산

이어서 중국의 실크로드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가 더 빨리 진행된 사실을 언급한다.

그런데 실크로드를 따라 이동한 것은 사람과 상품만이 아니었다. 그건 바로 "천연두"였다.

천연두는 당시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점령한 로마에서 발생했다. 19세기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종두법을 발명한 후 점차 감소했지만 당시 로마는 하루에 무려 2,000명이 사망한다. 로마 제국 전체 사망자 수는 약 400만~500만명에 달했는데 당시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된다. 로마군 가운데서도 10% 이상이 사망하였는데 이것은 로마제국이 몰락하는 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렇게 실크로드를 통해 치명적인 전염병이 이동하면서 '아프로-유라시아'를 지배한 제국이 점차 쇠퇴하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실크로드가 육로를 통한 중국과 로마의 글로벌 네트워크였다면, 바닷길은 유럽과 아프리카, 인도와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이다. 실크로드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사람과 상품의 교역이 이루어졌는데 로마제국으로 곡물을 수송하는 항구 도시인 '펠루시움'에서 인류에게 가장 치명적인 "페스트"가 시작되고 로마제국의 중심지인 콘스탄티노플까지 옮겨오게 되었다.

이때 시기가 AD 541년이며, 이때는 하루에 사망자가 수천명에 달했고, 가장 심했을 때는 1만명 이상이 전염병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또 다른 역사가는 콘스탄티노플에서만 2년 동안 3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하니 과히 엄청난 역병인 것이다. 이 역병은 '아프로-유라시아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인구 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당시 동로마제국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이 감소/오늘날 역사학자들은 사망자 2,500만명으로 추정함)

이어서 몽골제국이 등장하게 되고 유럽에는 흑사병이 휩쓸게 된다. 흑사병의 시초는 중국 남서부 지역의 '윈난성'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던 풍토병이었는데 쥐를 숙주 동물로 삼아 기생하는 벼룩이 사람에게 옮기게 되었다. 몽골제국의 통치 기간에 처음 흑사병이 발생한 곳이 있는데 황허 유역의 허베이성이다. 1331년에 처음 발생한 흑사병은 당시 도시 인구의 90%가 사망하게 된다.

p23

그러면 유럽으로 어떻게 이동했을까?

몽골 군대는 제노바공화국의 '카파'를 포위하는데 흑사병이 돌아 퇴각하면서 흑사병으로 사망한 시신을 투석기를 통해 카파 성안으로 던졌다. 그리고 흑사병은 쥐들과 함께 전 유럽으로 번지게 된다.

그리고 유럽은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하게 되는데 이것으로 인해 농촌과 도시 모두 노동력이 부족하게 되고, 무엇보다 성직자도 흑사병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에 성직자의 수가 줄어든 로마교회는 더 이상 유럽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집단이 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십자군전쟁과 더불어 1,000년 이상 유럽을 지배한 교회가 붕괴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영주나 제후는 교회의 간섭과 구속에서 벗어나 자신의 권력을 확대해 나갔으며, 이는 결국 새로운 형태의 국가가 탄생하는 데 중요한 토대를 제공하게 되었다.

아메리카 네트워크의 결합과 전염병

콜롬버스라는 인물이 나온다. 그는 아메리카를 발견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 발견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90% 이상을 멸종하게 하는 역사의 발걸음이 된다. 그건 정복자인 스페인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천연두와 홍역, 인플루엔자, 페스트, 티푸스, 디프테리아" 등의 전염병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한 번도 이런 전염병이 발생한 적이 없었기에 면역력이 없는 이들은 멸종해 버렸다.

따라서 스페인의 무기나 유럽인이 강조한 기독교의 힘 때문에 멸종한 것이 아니라 바닷 길을 따라 더 많은 부를 얻기 위해 이동한 탐욕스러운 인간들로 인해 아메리카는 정복되었던 것이다.

한편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에 도착한 아프리카 원주민은 아메리카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치는데 그건 전염병인 '황열병'을 옮긴 것이다. 아메리카 원주민들과는 달리 다양한 풍토병에 오랫동안 노출되었던 아프리카 원주민은 웬만한 전염병은 이길 수 있는 면역력이 있었다 한다. 오히려 유럽인은 아프리카의 전염병에 저항할 면역력이 없어 꼼짝없이 당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화를 자초한 것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노예로 삼은 자들 때문이었다. p102

포루투칼은 이미 1444년 부터 아프리카 노예무역을 시작했는데 아메리카의 새로운 식민지에서도 아프리카 원주민을 노예로 착취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황열병을 가져오게 된 것이다. p95

산업 네트워크의 확대와 전염병

18세기 중반 영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산업혁명이 발생하였다. 농촌에서 살던 수많은 사람들이 대거 도시로 이동해 왔던 것이다. 그리고 모여든 곳에서 인도 벵골 지역에서 발생한 풍토병인 "콜레라"가 창궐하게 된다. 이건 또한 영국의 식민주의 정책으로 인한 악의 결과라고 말한다면 너무한가? 아무튼 1832년 2월 13일, 런던에서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병원마다 수많은 환자가 몰려왔으며, 환자들은 구토, 설사, 탈수 증상을 보였다. 콜레라인 것이다.

콜레라는 인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까지 확산되어 수백만 명이 사망했고, 유럽으로도 번져 러시아와 폴란드에서는 25만명 이상이, 프랑스에서는 1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어어서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전염병을 소개한다. 그 병은 "결핵"이다. 결핵은 시초부터 현재까지 존재하는 전염병이다. 2015년 세계보건기구 보고에 따르면 매년 1,000만명 정도 결핵 환자가 발생하고 이 가운데 200만명 이상이 사망한다고 한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결핵으로 사망한 사람이 가장 많다. 에이즈나 말라리아 보다 더 심각하다니 조심해야 할 것이다. 결핵은 안타깝게도 산업혁명 이후 산업 네트워크의 형성과 확산 속에서 장시간의 노동과 불균형한 식사로 가난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다. 결핵은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병이다. 그래서인지 결핵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인도와 아프리카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OECD 국가 가운데 결핵 발생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무려 일곱배 이상 높은 발생률이다.

전쟁과 전염병

전쟁은 전투로 인한 사망자를 내기도 하지만 이 가운데 "세균성이질"로 인해 사망하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미국 내전 동안 사망자 수는 약 62만명인데 이 가운데 전투로 인한 사망자는 3분의 1이며, 나머지 3분의 2에 해당하는 40만 명은 세균성이질로 인해 사망하게 되었다고 한다.

세계 1차 세계대전 가운데 "인플루엔자(스페인 독감)"가 발생했으며, 이 병은 흑사병과 맞먹을 정도의 병으로서 현재까지 다른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코로나하면 '마스크'라고 말할 정도로 마스크는 전염병 확산에 매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코로나가 일어난 후 미국은 마스크를 적극적으로 쓰지 않았다. 그 이유로 최근 기사가 있어 말해보면 데이비드 에이브럼스 뉴욕대 교수의 말이다. "일부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쓰는 것은 공포를 인정하는 것"이라면서 "마스크를 쓰는 것이 남들에게 `겁을 먹었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강함을 보여주려고 거부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p168

그런데 1918년에 보면 인플루엔자 예방 차원에서 첫 번째 조치가 "마스크"였다. 마스크를 권고 했음에도 쓰지 않자 198년 10월 샌프란시코에서는 모든 시민에게 강제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해서 99%가 착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의사들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면 일주일 이내 통제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그게 쉽게 정착되지 못하고 1919년 2월 1일에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개인의 자유에 맡기는 법안이 발표 된다. 그런데 1918년 3월에 발생한 인플루엔자는 가을에 다시 발생했다가 1919년 봄에 갑자기 사라졌다.

아!.... "갑자기" 라는 단어가 이렇게도 좋은 단어였던가?

갑자기 사라지는 코로나 19가 되면 좋겠다.


이어서 책은 현대사회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전염병의 진화에 대해 다룬다.

익히 아는 병들을 언급하고 있는데 "말라리아(아프리카 풍토병), 에이즈(원숭이로 부터 시작한 병), 에볼라바이러스(아프리카 중부에 있는 콩고공에서 발생), 사스(SARS)-(중국에서 최초 발생)"와 함께 조류인플루엔자, 신종인풀루엔자A와 같은 것을 다루면서 이러한 전염병이 번번하게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 이유를 마지막으로 언급해 준다.

그건 현대사회가 과거의 다른 시기보다 훨씬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사람들이 이동하고, 상품과 지식, 정보가 교류하면서 병원균도 옮겨 간다는 것이다. 즉 글로벌 네트워크의 형성과 발달이 편의(편리)를 제공해 주게 되면서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전지구적으로 빠르게 확산 되어 지는 것이다.

이 확산을 막으려면 전 지구적인 협력이 매우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에 나오는 문구 하나를 넣고 마치고자 한다.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되지 않으며, 수십 년 동안 가구나 내복에 잠복해 있고, 방이나 지하실, 트렁크, 손수건, 낡은 서류 속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 또한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주기 위해 페스트가 쥐들을 다시 깨우고, 그 쥐들을 어느 행복한 도시로 보내 죽게 할 날이 오리라는 사실도 그는 알고 있었다.

-문학동네 p.360~361

감상 부분은 중간 중간에 언급하였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거시적으로 전염병을 보게 하는데 있다. 특히 이 책 1장 부분에서 큰 통찰력을 얻었다. 문명의 발전은 인간에게 유익함을 주면서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도록 끊임없이 부추긴다. 그 도전이 눈에 보이지 않기에 어쩌면 제일 무서운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언제 그쳐질지 모르지만 앞으로 변종 바이러스가 새롭게 등장할 때마다 잠시 멈추게 되는 일상을 우리는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인간은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고 산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도 젊은 이들은 코로나를 잊고 클럽에서 열공을 하고 있다. 죽음이 눈 앞에 와야만 깨우치며 자각할지 모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며 인류의 멸종을 초래하게 될지로 모른다. 어쩌면 아랑곳하지 않는 인간들에게만 침투하는 전염병 바이러스가 생길지도 모르니 결코 자만하거나 느슨해 있지 말자.

그렇다. 이 책은 "인류의 운명을 뒤바꾼 전염병의 역사를 추적하고 있다."

역사가 증명하듯, 앞으로 인류의 미래는 전염병의 도전에 전 세계가 어떻게 응전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우아 吾友我 : 나는 나를 벗 삼는다 - 애쓰다 지친 나를 일으키는 고전 마음공부 오우아 吾友我
박수밀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인간의 불행은 방 안에 조용히 혼자 앉아 있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파스칼 [Pascal, Blaise]

남을 보느니 나 자신을 보고, 남에게서 듣느니 나 자신에게 듣겠다.

위백규[魏伯珪]

책의 제목이자 조선 후기 학자 이덕무의 호이기도 한 ‘오우아吾友我’는 ‘나는 나를 벗 삼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어쩌면 내 마음에 맞는 책이 나에게 도착하여 나를 조용히 그리고 명확하게 내 신념을 굳히게 한다.

책은 첫 장 부터 내 마음을 뺏기는 문구가 많았다. 그래서 평소 내가 쓰는 펜을 통해 줄을 치면서 읽었다.

좋은 문장은 내 마음을 충분히 위로하고 삶을 안내해 준다.

여기에는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 품위와 내 자존감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살다 보면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이들이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주변 눈치를 보며 ‘가짜 나’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남의 시선을 통해 자신을 찾고, 남에게 보이는 나를 통해 행복을 찾는다. 돈에, 관계에, 욕심에 이리저리 치이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놓치기 일쑤다. 이 책은 이처럼 삶의 길목에서 방향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잠시 멈춤’을 통해 마음을 살피고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는 길로 안내한다.

행복이 비결, 자족에 대한 글이 내 마음에 글을 써내려갔다.

조선 후기의 시인인 '이이엄(而已广), 장혼(張混)'은 적게 욕망하고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그는 중인(中人) 출신이었다. 당시는 아무리 뛰어나도 벼슬에 오르기 쉽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아주 어렸을 때 개에게 오른쪽 다리를 물려 평생 다리를 절어야 했다. "나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가난 때문에 벼슬을 했으나 봉급이 너무 작아 끼니조차 제대로 잇지 못했다. 날마다 가난으로 괴로워하며 마음 속에 항상 고통을 숨겼다. 가난을 통곡하고 싶었으나 감히 통곡도 못한지가 이미 오래였다."

그의 고백에서 보듯 그는 가난에 허덕이면서 살기 위해 부잣집 가정 교사 노릇을 하고 허드렛일도 하였다.

가난에 벗어나기 힘들자 이웃에 살던 김종수 정승에게 편지로 도움을 요청했는데 하급의 아전 자리를 얻은 후 능력을 인정받아 32살에 교서관의 '사준'으로 취직했다. 사준은 책의 교정을 맡은 직책이다.

그로부터 평생 전문 편집자의 길을 걸었는데 솜씨가 뛰어나 궁궐과 민간에서도 교정을 부탁하였다.

특히 책 한권을 만들면 품계를 올려 받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 그는 번번이 이런 말을 하며 사양했다.

"봉급은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받겠지만 승진은 제가 욕심내는 것이 아닙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정조는 기특하게 여겨 봉급을 더 올려주었다고 한다.

p24

책은 이렇게 처음 부분부터 너무 괜찮은 인물을 소개하며 몰입도를 더한다. 그리고 "장혼, 『평생의 소망』 이라는 글을 올려 놓았는데 내 인생의 문장으로 삼고 싶은 글이다. 긴 내용이지만 소개하고 싶다.

홀로 있을 때는 낡은 거문고를 어루만지고 오래된 책을 펼쳐 보며 한가롭게 드러누우면 그뿐이다. 잡생각이 나면 밖으로 나가 산길을 걸으면 그뿐이고 손님이 오면 술을 내와 시를 읊으면 그뿐이다. 흥이 오르면 휘파람을 불며 노래를 부르면 그뿐이다. 배가 고프면 내 밥을 먹으면 그뿐이고 목이 마르면 내 우물의 물을 마시면 그뿐이다. 춥거나 더우면 내 옷을 입으면 그뿐이고 해가 저물면 내 집에서 쉬면 그뿐이다. 비 내리는 아침, 눈 오는 한낮, 저물녘의 노을, 새벽의 달빛은 그윽한 집의 신비로운 운치이므로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 주기 어렵다. 말해 준들 사람들은 또한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날마다 스스로 즐기다가 자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내 평생의 소망이다. 이와 같이 살다가 마치면 그뿐이리라.

p24-25

이이엄(而已广)이란 뜻은 "그뿐이면 족합 집"이라는 뜻이다. 참으로 너무 괜찮은 이름이다.

이 말은 당나라 시인인 한유에게서 가져왔다. "허물어진 집, 세 칸이면 그뿐"이라는 구절에서 말이다.

그리고 이익의 조카이기도 한 "혜왕 이용휴"를 소개한다. 남인계의 학자인데 본래 명문가 집안이었으나 큰 아버지로 인해 역적의 집안으로 내 몰린 후 과감히 벼슬길을 포기하고 평생 재야의 학자로 살아간다. 그는 성공과 권력의 길은 걷는 대신, 문학을 존재 증명의 방편으로 삼아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열어갔다. 그에게 젊은이들이 대거 몰려들었는데 당시 연암 박지원과 쌍벽을 이루는 문단의 큰 학자이다. 그가 한 말이 또 다가 온다.


수많은 성인은 지나가는 그림자, 나는 나로 돌아가길 원할 뿐. p32

저자는 내가 들어본 이름을 소개한다. 수년 전에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다산 정약용 생가를 우연히 방문한 적이 있다. 생가 맞은 편에는 실학 박물관이 있는데 거기서 "홍대용"이라는 사람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 이 책은 홍대용의 말을 빌려와 이렇게 말한다. 즉 남을 변화하도록 만드는 힘은 나를 억지로 강요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 자신이 바뀌는 데 있다는 내용의 글인데 적어 본다.

나 자신부터 선해야 마땅히 좋은 사람은 좋아하게 되고 악한 자는 싫어하게 되어 선한 자는 자연히 가깝게 되고 악한 자는 절로 멀어진다. 어찌 다른 까닭이 있겠는가? 말하자면 돌이켜 내 자신에게서 구할 따름이다. p64

남을 변화하도록 만드는 힘은 내 자신이다. 저자는 "마중지붕"이라는 사자성어를 얘기한다. 삼밭의 쑥대라는 뜻이다. 헝클어진 머리를 쑥대머리라고 하듯이 쑥대는 제멋대로 자란다. 그런데 말이다. 쑥대를 삼밭에 심으면 곧게 자라는 삼을 닮아서 곧게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예전 아는 분이 고추를 종류별로 다르게 심었다고 한다. 청양고추와 오이고추를 심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오이고추가 청양고추처럼 되어지고 매워지더라는 것이다.

근묵자흑이라는 말처럼 누구와 가까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은 이덕무라는 사람을 또 소개한다. 그는 자신을 일컬어 '간서치(看書痴)'라 했을 정도로 책을 좋아한다. 책 바보라는 뜻이다. 단 하루라도 손에서 책을 놓아본 적이 없다. 슬픈 일이 닥칠 때 살고 싶은 마음이 없지만 다행히 눈이 있어 책을 들고 마음을 위로하다 보면 조금 뒤엔 절망스러운 마음이 안정될 정도로 책은 그에게 안정제이며 영양제이다. 그는 정조 시대를 살았던 인물로, 극도의 가난 속에서도 공부가 좋아 공부만 하며 살다가 나이 사십이 되어서야 비로소 등용되었는데 그러나 굶주림에선 벗어날 수 없었다.

조선의 책벌레 5인..정도전 세종대왕 이율곡 유만주 이덕무

하루는 이덕무가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집안에 제일 값비싼 것을 팔았는데 항상 손에서 놓지 않았던 <맹자>를 팔아 쌀을 샀다. 글을 하는 선비가 책을 내다 판다는 것은 가지고 있던 전부를 내놓은 것과 마찬가지인데 이덕무는 책을 팔아 밥을 해먹고는 유득공을 찾아가 크게 자랑한다. 유득공 또한 이덕무와 마찬가지로 ‘그대가 옳다’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좌씨전>을 팔아 이덕무와 함께 술을 마셨다고 하는데 사람이란 이렇게 학문 보다는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p45

주나라 초기의 강태공이 생각이 난다. 그는 80세까지 변변치 않았고 책 읽기에만 집중하며 집안을 돌보지 않았다. 어느 날 부인 마씨가 책만 읽고 있는 강태공에게 비가 오면 마당에 널어놓은 보리를 거두어 놓으라고 당부를 하고 들로 일을 하러 나갔는데 얼마 후 비가 많이 와서 부인이 일하다 말고 집에 와보니 마당에 널어놓은 보리가 모두 빗물에 떠내려가고 없더라는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그리하여 조강지처는 그를 떠나게 된다. 나중 강태공이 제후가 되었으며 돌아온 아내를 문전박대하였다고 하는데 안타까울 뿐이다.

이덕무의 글 하나를 남겨 본다.

그제야 비로서 마음에 맞는 일을 하기가 쉽지 않음을 깨달았다. 한평생을 두고 말하더라도 마음에 꼭 맞는 날을 얻기는 매우 힘들다. 좋은 수레를 타고 진수성찬을 먹는 사람도 때때로 근심 걱정은 있기 마련이다. 일년 아니 한 달에 마음에 딱 맞는 날이 얼마나 될까?

p44 / 이 배경은 이덕무가 아이와 함께 나뭇잎을 몇 개 따서 붓으로 내키는 대로 글씨를 쓰며 해가 질 때까지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중 마루로 돌아와 아이와 함께한 하루를 생각하며 행복한 웃음을 띠울 때에 생각난 경험을 쓴 글이다. 행복한 하루지만 문득 서글픈 마음이 몰려왔는데 그건 '오늘처럼 마음에 꼭 드는 날이 얼마나 될까?'라는 것이다. 지독한 가난, 가족의 병치레 등등 그에겐 힘든 일이많았다.

이 책의 구성을 간단하게 소개하며 마치고자 한다. 책은 ‘잃어버린 나를 찾는 길’, ‘삶의 태도를 바꾸는 길’, ‘욕망을 다스리는 길’, ‘당당히 혼자서 가는 길’ 등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고전에서 선별한 50가지 명문(名文)의 진수를 통해 인간 내면뿐만 아니라 사회를 보는 눈, 삶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까지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사회가 원하는 욕망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옛 지식인들이 끝까지 놓지 않았던 공부의 극치(克治), 마음공부에 대해서 단락별로 읽기 쉽게 편집해 놓았다. 공자와 노자, 조선 시대 학자들의 삶과 문장들을 가져와 "주체적인 삶과 사고"를 하도록 도와준다.

조선 시대 학자인 박제가, 박지원, 이덕무, 이용후는 삶이 불안할수록 ‘나’에 주목했다. 습관, 삶의 태도, 늙어감, 욕심, 관계 등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사유하면서 ‘나답게 사는 법’을 평생 고민하며 그 길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현대적 고전이며 "내 삶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790년 두 번째로 북경에 갔을 때 사귄 청나라 학자 나빙(羅聘, 1733-1799)이 박제가에게 그려준 묵매화와 초상화. 초상화 옆에 쓴 시에서 나빙은 박제가를 일컬어 ‘매화가 사람 몸을 입고 태어났다’고 말한다(愛君丰韻將何比 知是梅花化作身). 藤塚鄰. 2008. 《秋使 金正喜 硏究 - 淸朝文化 東傳의 硏究》 윤철규·이충구·김규선 역. 과천문화원. 73쪽에서 76쪽.

박지원의 합리적인 이성,

이덕무의 온화한 성품,

박제가의 뜨거운 이상을 이곳에서 보게 될 것이다.

끝으로 '삶은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며 나의 주인은 오직 나뿐임을 시사하는 문장'을 말해본다.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업신여긴 다음에 남이 업신여기고, 집은 반드시 스스로 허문 다음에 남이 허물며, 국가는 반드시 스스로 친 다음에 남이 친다.

-맹자, 이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질문하는 한국사 4 : 근대 - 근대는 아픈 역사일까? 질문하는 한국사 4
전영욱 지음, 최경식 그림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정말 미래가 없을까?

제국은 뭐고 식민지는 뭘까?

선생님이 칼을 차고 있었다고?

조선인은 왜 대학을 세우려고 했을까?

서울에는 언제 백화점이 생겼을까?

개새끼로 성을 바꾸려 한 사람이 있었다고?

200개의 핵심 질문으로 5천년 우리 역사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한다.

포롤로그는 이렇게 시작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정말 미래가 없을까?"

그렇다.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은 미래가 없다.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그러나 얼마나 알고 있는지 나 또한 당당하지 못하다.

이 책은 『질문하는 한국사4 근대』에 관한 얘기다. 역사 지식의 약점을 극복하려고 이 책을 선택했다.

책의 특징을 간단하게 나열하면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국권을 지키려 한 개항부터 끝내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일제 강점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아픈 역사이다. 또한 이 책은 근대적 시간 개념을 가져온 기차 같은 교통수단에서부터 백화점으로 모습을 드러낸 자본주의까지 물밀 듯이 들어오는 서양 문물과 일제의 무자비한 수탈 속에서도 치열하게 삶을 살아 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책에 담겨 있다.

『질문하는 한국사는 시리즈로 1-5』 구성되었다. 아직 시리즈 5는 출판되지 않았다.

시리즈의 특징을 보면 한국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주제들을 200가지 핵심 질문으로 구성한 청소년용 한국사 시리즈로 편찬되었다. 고대.고려.조선.근대.현대 총 5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분야의 전문가가 집필해서 청소년 시리즈지만 일반인들이 읽어도 충분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사실 요즘 청소년 교재를 보면 우리가 배웠던 시대와는 다른 스케일이 보인다. 어려운 개념이나 용어가 많다.(새로 나온 교과서는 쉽고 재미있는 학생들 눈높이로 개정이 되었다. 그나마 다행이다)

이 책을 통해서 한 눈에 고대부터 현대까지 쉽게,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함께 참신한 주제와 디테일이 살아있는 내용과 상상력이 풍부한 재미난 그림으로 역사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권마다 40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개인적으로 더 관심이 가는 시대부터, 눈길이 가는 흥미로운 질문을 먼저 뽑아서 읽으면 좋다고 한다. 공부라면 싫어하며 역사라면 반사적으로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청소년에게 이 책은 고맙게 읽히는 도서라 생각이 된다.

더불어 이 책은 정보를 많이 제공하는 것을 지양하고, 재미있는 스토리를 담는 데 주안점을 둔다. 지식과 정보는 기억에서 사라지기 쉽지만, 극적인 스토리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기에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엮어져 있다. 또한 중요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 전문가가 집필을 함으로 디테일이 매우 뛰어나며, 역사학자의 관점도 명확히 드러나 역사에 대한 정보가 눈에 확 들어오게 된다.

또한 모든 쳅터마다 질문을 통해서 단순 사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왜?”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하여 스스로 파악하도록 유도해 주고 있다.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고, 명쾌한 해답을 준다.

그리고 이 시리즈는 특히 중요한 논점이 있는데 현재와의 연관성을 중요하게 느낄 수 있도록 서술하였으며, 어떤 미래를 꿈꾸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즉 과거를 통해 현재를 더 잘 들여다 보도록 이끌어 주고 있다. 또한 각각의 장마다 역사의 주요 사건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입을 구성하여, 한눈에 역사의 흐름을 꿰도록 돕고 있다.

책의 표지를 보면 이런 문구가 있다. "근대는 아픈 역사일까?"

그렇다 근대는 아프다. 근대의 아픔이 지금까지도 누적되어 괴로워하는 자들이 존재한다.

첫 질문은 "제국과 식민지에 대해" 질문하며 시작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런 배경이 깔려있다.

유럽은 문명이고, 아프리카는 야만이라는 것 말이다. 이런 생각이 얼마나 아픔을 주었는 지는 사실 식민지로서 살아본 사람이라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는 식민지로 시작했다고 한다. 서양 제국들은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식민지를 만들었는데 이들은 아프리카를 넘어 아시아를 넘보았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아시아에서 스스로 제국이 되면서 주변 나라는 '전쟁'의 광폭에 휘말리게 되었고, 정말 "아픔"을 겪었다. 문제는 문명이란 유행어가 제국에서 왔다는 사실을 여기서 알게된다. 제국은 식민지 정복을 위해 문명과 야만을 들이밀었다. 이것은 현재나 근대 시대나 이런 생각을 또 하게 했는데 윤치호라는 인물이 미국에서 생활하던 1892년 어느 날 두서없이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푸른 눈, 금빛 머리, 그리고 불그스레한 얼굴을 가진 백인 아이는 말할 필요도 없이 천사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내 상상의 맨 끝을 지나서라도 흑인 남자아니나 여자아니 가운데 천사가 떠오르지 않는다."

더이상 말하지 않겠다. ㅠㅠ

一君萬民 일군만민이라는 문장을 처음 접했다. 여기에는 1984년 농민들이 애환이 담겨있음을 보았다.

농민들의 삶은 현대도 힘들지만 과거 조선 후기 농민은 참 힘들게 살았다. 그래서 이 울분이 크고 작은 민락으로 나타났고, 연구자들은 조선 후기를 '민란의 시대'라고 표현했다. 이것은 그만큼 아프다는 반증이다.

썩어빠진 탐관오리를 응징하고 신분제 폐지를 외치면서 왕을 향하여 충성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왕과 양반, 일본은 농민들이 다시 고분고분 하기를 바랐다고 한다. 일종의 제국주의이다.

근대가 반드시 와야했던 이유라면 인권과 인간존엄과 자유와 평등이라는 개화가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일진회를 소개하며 손병희라는 사람이 왜 1906년에 돌연 탈퇴를 했을까를 들려준다. 일진회의 구성원은 생각보다 많았다. 일본 측의 조사로는 약 10만명이라고 한다. 매국노가 아닌 매국놈들이 이렇게도 많다니....ㅠㅠ

이들의 생각은 '문명'이라는 가치를 우선시 함으로 '국가의 주권'보다 '잘살 권리' 중요하다 생각하였다.

이때 을사조약이 이루어졌는데 일진회는 이미 그전부터 일본에 보호 요청을 하며 일본에 빌 붙었다.

그러나 여론은 점점 악화되었고 이 가운데 손병희는 천도교가 매국 단체라는 비판을 받을까 두려워 일진회를 떠나라는 지시를 했다는데 종교심이 그를 조금은 살려주었다고 봐야겠다. 이후 일진회는 일본에서도 부담스러워 강제 해산을 당했다고 하는데 누군가의 표현대로 잡아다가 족쳐야 할 것이다.


3장 문화 통치 시대에서 쳅터 13을 보면 "일제 강점기 때도 선거가 있었을까"라는 대목이 눈에 띄었다.

3.1운동 후 일제는 무단 통치와 다른 문화 통치를 내세우는데 이때 선거가 실시되었다고 한다.

1926년 11월 20일, 경성부의 남대문 공립소학교에서 '경성부 협의회 의원 선거' 투표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선거라고 하지만 지금의 선거와는 매우 다르다. 특히 협의회 의원이 당선이 되었어도 경성부의 정책을 결정하지 못하고 자문만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꽤 중요한 행사여서 선거 운동도 치열했다. 매일 자전거로 유권자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도시락을 나눠주는 부정행위도 일어났다. 선거 운동 기간에 경성의 요리점은 접대 때문에 항상 만원이었다고 하니 정치란 '하여간 쯔쯔'이다.

문화 통치는 무단 통치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생겨났다. 문화 통치를 통해 일제는 스스로 식민 지배를 받기를 원했지만 그러나 조선은 독립을 원했다.

일본인들이 쇠말뚝을 박아 민족의 정기를 끊는 추잡한 행위를 하고, 아침마다 황국 신민의 맹세를 하면서 1942년 부터는 공공기관에서 일본어만 사용하도록 하며 창시개명까지 하게 하였지만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끝까지 독립을 향해 나아감으로 결국 지금의 민주국가를 이루는 나라가 되었다.

근대는 일본과 엮인 시대였으며, 그런 시대적인 배경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이 책은 이야기식으로 짤막짤막하게 들려주고 있다. 읽으면서 아쉬운 건 이슈가 되고 흥미가 되는 부분을 가져와 역사를 관심갖게 하는 건 좋았는데 근대 시대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조망하며 이해하는 데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하겠다.

일단 청소년이나 일반인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은 있다. 쳅터마다 조금 더 내용이 길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나만 생각하는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아두면 피곤한 과학 지식 2 - 그래도 아는게 백배 낫다! 알아두면 피곤한 과학 지식 2
마리옹 몽테뉴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굳이 생각해 본 적 없지만 막상 들으면 궁금한 과학 지식

평생에 한 번 써먹을까 말까한 과학 지식

이 책은 저자가 눈에 띄었다. 우리 한국인이 생각하기에 썩 잘 그린 그림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표현된 그림을 통해 과학적 지식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클래식 만화를 많이 읽었으며, 애니메이션 학교를 졸업한 후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애니메이션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자이다.

특히 지질학부터 생물학, 물리학, 천문학 등 폭넓은 과학 분야를 일반 대중에게 쉽게 설명하는데 탁월하다. 이것으로 상도 받았다.

제목을 보면 '알아두면 피곤한 과학 지식'이라고 해서 얼마나 피곤할까 생각하며 보았다.

기대감도 있었다. 말은 피곤하다고 하지만 책을 펼치면 필요한 과학 지식이 풍부하게 기록되어 있어 독자가 기대하지 않는 가운데 얻는 행복을 줄 거라는 예상 말이다.

그렇다. 이 책은 굳이 알 필요는 없는 지식도 포함된다. 또한 평생에 한 번 써먹을까 말까한 지식도 포함된다. 그러나 기상천외하고 상상도 못 했던 과학 이야기가 이 책 안에 펼쳐져 있다. 정말 뜬금없는 이야기가 이 책 안에 있다. 쳅터 3번의 우주 비행사의 심리적 고통에 대한 얘기, 쳅터 5번에서 내 머리를 다른 사람의 몸에 이식한다면의 얘기는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웃음이 나왔다.

물론 이 책은 프랑스식의 그림이며, 유머라는 것을 염두해 두고 봐야 한다.

쳅터 5번은 눈버리는 그림이 나온다. 아마도 19세용으로 이부분은 처리해야 되는지도 생각해 봤다.

머리를 이식하게 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 지,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도록 '무섭고 혐오스러운?' 그림과 함께 재미있게 구성해 나간다.

쳅터 5

쳅터 17 방귀에 관한 과학 지식에서는 진짜 그림을 보면서 글을 보며 웃었다. 이 부분이 제일 재미있다.

방귀를 가지고 하는 얘기는 어릴 때부터 우리들에게는 웃음을 주고 있다. 그런데 웃음만 주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과학지식을 알려주어 매우 유익하며 이것은 어디 가서도 써 먹을 수 있는 지식이다.

NASA에서는 오랫동안 우주비행사의 블랙호을 연구해 왔다고 한다.

선외 우주복은 3분마다 산소가 순환되는데, 이 말은 우주비행사가 자기 방귀 냄새를 3분마다 맡아야 한다는 뜻이다. 우주복에 활성탄 필터가 장착되어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방귀를 연구한 독특한 과학자 한 명을 소개한다. 물리학자 '마이클 레빗'이다.

그는 방귀를 제공하는 사람과 그 방귀를 맡을 사람을 찾았다. 지원자들이 몰려왔는데 레빗은 지원자들에게 '냄새 없음'에서 '매우 지독함'까지 방귀 냄새가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도록 했고 그것을 기록했다.

그림을 보면 기가막힌다. 실제 엉덩이를 까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림은 엉덩이가 까져있고 냄새를 맡는 지원자는 의자에 묶여 그것을 맡고 있다. 상상만 해도 웃긴데 그림으로 보니 빵 터졌다.

아래 그림을 넣어본다.

쳅터 17

방귀 성분 가운데 99%는 질소, 이산화탄소, 수소, 산소, 메탄이다. 이 가스체는 무색무취라서 들이마셔도 알 수 없다. 반면 1%의 위력은 폭발적인데 여기에는 황을 함유한 세 가지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마이클 레빗이 가장 관심을 가진 부분이 바로 황을 함유한 세 가지 성분이다.

1. 황화수소: 썩은 달걀 냄새 2. 메테인싸이올: 부패한 채소 냄새 3. 다이메틸 설파이드: 삶은 양배추 같은 들쩍지근한 냄새

쳅터 17

그런데 재미나고 특별한 지식은 일반적으로 '복부 팽만인 여성'의 방귀에 황화수소의 농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악취가 가장 심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것이다. 그림을 보면 또 재미있다.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여성 전문가)가 말하는 내용인데...

"뭐! 별로 놀랍지 않네요. 저는 늘 말했죠! 여성의 방귀도 냄새가 난다고!"

놀랍지 않은가? 여성이 방귀를 뀐다는 사실은 성인이 되어서 알았다. 우리 어머니는 절대로 자녀에게 그런 실수를 한적이 없어서 여성은 곱디고운 자태의 모습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대단한 착각이었다.

그런데 책 뒷장을 넘기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대체로 남성은 방귀를 뀔 때 가스 분출량이 여성보다 많다. 그래서 남성이 방귀 냄새가 더 많이 난다."는 내용이다. 같은 양으로 따지면 '복부 팽만인 여성'이 더 지독하지만 분출량으로 보면 남성이 더 많이 난다는 것이다.

기타 방귀에 관한 지식은 책을 보면서 그림을 보면 아주 재미나다. 한 가지만 말하고 방귀 지식을 끝낸다.

방귀는 반드시 배출된다...아래쪽이 안 되면, 위쪽으로라도.

p194


책은 엽기적이며 괴팍한 실험도 나온다.

헤니히 브란트라는 사람은 1670년대에 아주 기발한 생각을 했는데 "오줌을 증류해서 금을 만든다"는 것이다.

브란트는 소변 50통을 모아서 증발하게 내버려두기도 하고, 온갖 난해한 실험도 했다. 그런데 소변을 끓였을 때, 남은 잔여물이 빛을 내기 시작하더니 저절로 불이 붙은 것이다. 브란트는 여기서 '인'을 발견한 것이다.

'인'은 금보다 더 비싸게 팔렸다고 하니 엉뚱한 실험도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닌 것으로 생각해 본다.

왜냐하면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발명품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에서 비롯 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을 120그램 얻으려면 소변 5,500리터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1750년 스웨덴 출신의 '칼 셸레'가 양동이에 소변을 잔뜩 받아 놓지 않고도 인을 만드는 방법을 발견했다. #$%^*&

그런데 셸레는 자신이 발견한 모든 물질을 맛보는 괴벽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가장 먼저 염소를 발견하는 인물이었는데 그런데 바보같이 실험실에서 죽었다. 그로부터 30년 후, 화확자 '험프리 데이비'가 다시 발견해 염소라고 명명했다. 그런데 기가 막힌건 '험프리 데이비'도 염소 가스 중독으로 사망했다고 추정한다.

알아두면 피곤한 과학 지식의 책은 피곤하기 보다는 재미가 넘치고 기발한 유머로 독자들을 빨아들인다.

"스스로 실험죄가 된 엽기적인 과학자들의 얘기", "발명품을 실험하려고 얼굴에 총구를 들이댄 과학자의 얘기", "공룡은 어떻게 짝짓기를 했을까"하는 굳이 생각해봐도 큰 의미가 없는 얘기를 가져와서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여기서 새로운 지식을 얻었는데 공룡에게는 "덜렁덜렁 달린 것이 없다" 고 한다. 즉 수컷에게 생식기가 없다는 것인데 고생물학자 '케네스 카펜터'는 가설을 통해 공룡이 새의 조상이라는 점을 든다.

수컷 비둘기를 예를 들면 성기가 아니라 콩알만 한 구멍이 있다. 이 구멍을 '총배설강'이라고 하는데 대변과 소변 배출, 생식(새끼나 알의 출산) 모두 구멍 하나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쳅터 23

새들은 '총배설강 교미', 다시 말해 총배설강을 비며 대며 짝짓기를 한다. 공룡도 마찬가지라고 가정에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참새라면 가능했지만 꼬리가 뻣뻣한 비조류 공룡인 '티라오사우르스 렉스'는 상황이 전혀 달라 짝짓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봐야 한다. 다른 과학자도 짝짓기 가설을 내세웠지만 그건 가설이지 실제가 아닌 것이다.(그림 자료는 궁금한 분을 위해 올리고 싶지만 책으로만 봐야할 그림이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놀랍고 때론 거부감이 들 수 있다. 알아야 할 사실은 저자가 프랑스인이다는 것!!)

그렇다. 흥미롭고 재미있고, 기발한 생각과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된다.

알아두면 피곤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는 것을 보여 준다.

★ 과학이 만만해지는 뜬금없고 웃긴 과학 이야기 ★

★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대중문화상 수상작 ★

★ 100퍼센트 유익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유식해질 수는 있는 과학 이야기

★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대중문화상 수상작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품위 있고 매혹적인 고대 이집트 - 전 세계의 박물관 소장품에서 선정한 유물로 읽는 문명 이야기 손바닥 박물관 3
캠벨 프라이스 지음, 김지선 옮김 / 성안북스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키워드는 "손바닥 박물관"이다.

전 세계의 유명 박물관 소장품에서 선정한 고대 이집트의 약 200가지 유물들을 연대순으로 품격 있게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집 안에 앉아 박물관을 돌아다니는 기쁨은 일단 시간적, 경제적, 육체적으로도 다리가 덜 아파서 좋은거 같다. 물론 직접 눈으로 보는 생동감은 없을 지라도 손바닥에 두고 엄청난 고대 유적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하겠다.

이집트 하면 당연히 떠오르는 것이 '파라미드'이다. 그리고 피라미드를 지키는 수호신인 스핑크스가 수수께끼를 내고 맞추면 살고, 그렇지 않으면 목숨을 잃는다는 것이다. 어릴 때 보았으니 재미가 있고 신비했다.

그렇다. 고대 이집트의 유물들은 책에 나온 대로 "모든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되는 위대하고 찬란한 유물"이다. 오천 년에 이르는 고대 이집트 예술은 복잡하고 서로 뒤엉킨 일련의 신앙들과 관습들의 산물이라고 한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어떻게, 그리고 왜 그런 독특한 시작적 문화를 발전시켰을까?

"궁금한 얘기, 신비하고 미스터리한 얘기가 많은 품격있는 비주얼 박물관으로 들어가 보자!"

책은 먼저 [Introduction]을 통해 충분하게 이집트의 유물들에 대해 소개하며 경로에 대해 말한다.

고대 이집트 예술은 품위라는 개념이 중요해서 '제대로 되어' 보이는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장인들은 동일한 시각적 언어에 의지해 무려 3,000년 동안 고착된 표현방식으로 유물이 표현되었다. 더 이전 작품들을 복제하거나 그로부터 영감을 얻으려는 이집트 고급문화의 경향 또한 특별한 연속성으로 나아가 초기 왕들로부터 로마 황제들에까지 유사한 지속성을 유지하였는데 즉 극단적인 문화적 보수주의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집트 예술은 보수적인 것과는 정반대였고 이집트 내에서 일어난 혁식은 물론 그 경계 바깥에서 온 영향력에도 모두 적응하여 찬란한 유물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고대 이집트 유물은 대단한 수집 가치가 높다. 다양한 경로를 거쳐 왔는데 쉽게 예측 가능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한다. 아무튼 서기 1,700년대 후반, 고대 이집트는 유럽의 사상적 지평에 마치 신기루처럼 등장하여 나타났다. 나폴레옹 원정(1798~1801)이 이부분에 관계되는데 이때 이집트는 유럽의 정치적 맥락 위로 떠올랐고, 그 결과로 등장한 2절판 『이집트 지』가 종종 서구의 대규모 연구와 수집의 시발점으로 거론되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정부와 개인들이 둘러싸고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유물의 정확한 지점을 기록한 경우가 드물었다니 아쉽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박물관에 들어오면 학술적, 미학적 고려점을 기준으로 무엇을 연구하고 전시할지가 결정되는데 대부분 유물이 부자들만이 것이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고대 이집트는 심히 불평등한 사회여서, 고급문화 산물을 접할 수 있는 인구가 많지 않았으며, 기념비와 미라는 돈이 많이 들었고, 살아남은 증거 대부분은 상류층의 이상을 영속화 시켰다.

그리하여 대다수 박물관의 소장품은 사회의 죽은 자와 가장 부유했던 자를 크게 과잉 대표한다는 것이다.

인트로덕션 다음에 고대 이집트 지도가 시원하게 펼쳐진 장면이 나온다.

복원된 카세켐위-출처는 하 이집트

첫 번째 유물이 드디어 나왔는데 이집트의 기원을 소개하면서 파라오를 완벽하게 묘사해 보존되어온 조상들 중 최초인 "카세켐위의 상"의 유물을 보여준다. 왕의 재위 기념 축제와 관련된 '로브'를 입고 있다.

밑부분은 살해당한 4만 7,209명의 적들이 세세한 정보가 상형문자처럼 적혀 있다. p12



(책에 나오는)복원된 카세켐위-출처는 하 이집트

이집트는 기원전 약 3,100년에 단일한 '민족' 국가로 통일을 이루었다. 이집트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왕이라는 존재였다. 왕궁을 중심으로 정부가 형성 되었고, 통치자와 가장 가까운 소수의 개인들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상형문자의 발달이 왕가의 이름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다고 한다.

그것은 궁전 건축을 눈에 띄게 모방한 틀 안에 쓰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통치자와 궁전은 바로 동의어였던 것이다.

책을 넘기면 두번째 유물이 나온다. 영국 런던 페트리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놀라운 사실은 리넨 옷처럼 상하기 쉬운 물품이 살아남은 것이다. 옷의 모양새를 보면 지금 현대 패션과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디자인이다. 주름이 잡힌 브이넥 옷으로서 손으로 짠 옷감 세 장을 한데 기워만들어 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직조 의복이라고 한다. p16-17






하마 그릇이 유물로 나왔는데 연대는 기원전 약 3,500년경이다. 현대인에게는 귀여운 컨셉이지만 고대인들에게는 하마의 무시무시함과 생산력에 초첨을 맞추어 임신한 여성들과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의미로 만들었지 않나 추측한다. 유물을 보면 생각보다 아주 귀엽다.



책장을 넘기면 '카를로스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기독교 명문이 새겨진 화장용 팔레트"가 나온다.

유물의 목적은 화장용 안료를 가는 팔레트라 한다. 문장이 보이며 문양까지 확실하게 보이는데 해독 불가한 '그노시스주의 문헌'이라고 한다. 그노시시주의는 서기 1세 이집트에사 유행한 초기 기독교의 비전 형태이다. p22

바로 옆에 유색 구슬 끈으로 만든 악세사리가 나오는데 고대 이집트인들이 신체를 꾸미는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 또한 지위기 높고 호사스러운 물품이었다. p23



책을 또 넘어가면 눈에 띄는 "맥그레거 남성상"이 나온다. 기원전 약 3,200년경으로 추정되는데 아주 유명한 작품이라고 한다. 남성의 정체는 명확하지 않은데 작품의 우수한 보존 상태, 기술적 성취와 탁월함이 매우 좋다.

p48을 보면 '구슬 달린 드레스'가 나온다. 눈에 확 띈다. 다이아몬드 모양 패턴으로 짜여진 드레스는 매우 고혹적으로 다가 온다.


한참을 넘어가면 "세넨무트와 네페루레 공주의 조상"과 "하트셉수트이 스핑크스" 유물이 나온다.

각각 약 1,473년경으로 추정되는데 매우 잘 보전되어 있다. 첫번째 유물의 크기는 높이: 72.5cm, 폭: 24cm이며 두번째는 높이: 1.3m, 폭: 2.8m이다. 그렇게 크지 않아 집에 소장하고 싶기도 하다.

하트셉수트는 여성 파라오이다. 그녀는 통치자로서 자신의 힘과 정통성을 과시하기 위해 이 스핑크스를 활용했다.

이런 식으로 본다면 책을 직접 사서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정말 다양한 유물들이 호기심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책에 담겨 있다. 시대 구분을 통해 유물의 발전과 그 시대상을 명확히 볼 수 있어서 유익하다. 시대 구분을 굳이 적어보면 이러하다.

왕조 이전 시대와 초기 왕조 시대(기원전 약 5300년~2700년경)

구왕국(기원전 약 2700년~2055년경)

중기 왕국(기원전 약 2055년~1550년경)

신왕국(기원전 약 1550년~1069년경)

제3 중기(기원전 약 1069년~747년경)

후기(기원전 약 747년~30년경)

로마 시대(기원전 약 30년~서기 395년경)

이 책의 장점은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물들을 한 자리에 모아 둔 것이다. 이집트 보물전이 국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어서 가보고 싶었으나 여의치 않았다. 물론 작품수도 한정되어 있다. 그런데 손바닥 박물관은 수많은 유물을 눈으로 명확하게 다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진 퀄리티도 매우 좋아서 인터넷에 나온 자료 보다 화질이 너무 좋다고 하겠다.

고대 이집트 삶의 모든 영역들로부터 폭넓게 가져온 유물들을 살펴보는 시간은 마치 탐험가가 미지의 세계를 탐구해 나가듯 재미 요소를 주고 있다.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 특이한 관이 보이는데 "두 형제를 위한 관"이 보인다. 내부에는 금박으로 덮인 소년들의 미라가 발견되었다. 아마도 같은 병으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두 남자 아이는 관뚜껑에 왕홀을 든 신으로 묘사된다. 구유 받침대에는 각각을 보호하기 위한 누트 여신의 두 형상이 보인다.





아름다움과 유행을 사랑한 고대 이집트인들의 세계를 바라보며 매우 눈이 호강하는 시간을 가졌다.

손바닥 박물관이라는 책은 시리즈로 나와 있는데 1. 고대 로마, 2. 고대 그리스, 3. 고대 이집트, 4. 바이킹으로 나와 있어 각각 호감이 가는 책을 골라서 보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