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제목이자 조선 후기 학자 이덕무의 호이기도 한 ‘오우아吾友我’는 ‘나는 나를 벗 삼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어쩌면 내 마음에 맞는 책이 나에게 도착하여 나를 조용히 그리고 명확하게 내 신념을 굳히게 한다.
책은 첫 장 부터 내 마음을 뺏기는 문구가 많았다. 그래서 평소 내가 쓰는 펜을 통해 줄을 치면서 읽었다.
좋은 문장은 내 마음을 충분히 위로하고 삶을 안내해 준다.
여기에는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 품위와 내 자존감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살다 보면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이들이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주변 눈치를 보며 ‘가짜 나’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남의 시선을 통해 자신을 찾고, 남에게 보이는 나를 통해 행복을 찾는다. 돈에, 관계에, 욕심에 이리저리 치이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놓치기 일쑤다. 이 책은 이처럼 삶의 길목에서 방향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잠시 멈춤’을 통해 마음을 살피고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는 길로 안내한다.
행복이 비결, 자족에 대한 글이 내 마음에 글을 써내려갔다.
조선 후기의 시인인 '이이엄(而已广), 장혼(張混)'은 적게 욕망하고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그는 중인(中人) 출신이었다. 당시는 아무리 뛰어나도 벼슬에 오르기 쉽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아주 어렸을 때 개에게 오른쪽 다리를 물려 평생 다리를 절어야 했다. "나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가난 때문에 벼슬을 했으나 봉급이 너무 작아 끼니조차 제대로 잇지 못했다. 날마다 가난으로 괴로워하며 마음 속에 항상 고통을 숨겼다. 가난을 통곡하고 싶었으나 감히 통곡도 못한지가 이미 오래였다."
그의 고백에서 보듯 그는 가난에 허덕이면서 살기 위해 부잣집 가정 교사 노릇을 하고 허드렛일도 하였다.
가난에 벗어나기 힘들자 이웃에 살던 김종수 정승에게 편지로 도움을 요청했는데 하급의 아전 자리를 얻은 후 능력을 인정받아 32살에 교서관의 '사준'으로 취직했다. 사준은 책의 교정을 맡은 직책이다.
그로부터 평생 전문 편집자의 길을 걸었는데 솜씨가 뛰어나 궁궐과 민간에서도 교정을 부탁하였다.
특히 책 한권을 만들면 품계를 올려 받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 그는 번번이 이런 말을 하며 사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