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피니
코너 오클레어리 지음, 김정아 옮김 / 가나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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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대하는 독자의 마음은 이미 마치 경전을 대하듯, 마치 위대한 인물을 직접 눈앞에서 대하듯 벌써 경외감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고백한다. 책을 소개하는 글을 보면서 이 책은 기본적으로 서재에 꽂혀 있지 않으면 다독가라는 호칭도, 책을 좋아한다는 말도 하지 말아야 됨을 알게 되었다. '돈'에 대해 말하지만 세속적이기 보다는 돈을 고귀한 가치로 만들어 부(富)에 대한 이상을 새롭게 만들어 주는 부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쭙잖은 부자가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진짜 부자'가 무엇인지를 배워야할 것이다.

그렇다. 어느 때보다 ‘돈’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는 지금, 돈의 가치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단 한 권의 책이다. 맹목적이며 자아도취적으로 부를 쫓는 사람들에게 진짜 부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어쩌면 충격적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부를 벗어던진 ‘진짜 부자’의 이야기가 이 책에 소개 된다. 척 피니는 무일푼에서 시작하여 ‘성공한 창업가’가 된 인물이다. 그의 기부액은 상상을 뛰어 넘는다. 무려 9조 4,000억을 기부하며 생의 목표를 성취하는데 그가 가진 평소의 생각은 이러하다.

“돈은 매력적이지만, 누구도 한 번에 두 켤레의 신발을 신을 수는 없다”

참으로 멋진 명언과 같은 말이다. 돈에 집착하는 현대인들이나 또한 기업인들에게 돈의 진정한 가치가 어떠해야 하는 지를 바라보게 해주는 그의 정신이다. 아직 우리나라의 기업인들은 부를 나누는 것을 어려워한다. 부를 나누더라도 거기에 정치적인 것과 상술이 포함된거 같다. 부(富)의 소유는 남을 돕는 특권을 누리는 것이다. 척 피니의 재산이 면세업으로 눈덩이가 굴러가듯 불어났을 때에 그의 친구들은 화려한 저택과 파티, 휘황찬란한 사교계 인사가 되어 그 부를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 대부분의 부자가 이러할 것이다. 하지만 척 피니는 그들과 생각이 달랐다. 엄청난 재산 앞에 점점 마음이 무거워지며 이런 고민을 하였다.

‘나는 이토록 많은 돈을 가질 권리가 있는가?’

한 평생 단 한번이라도 돈방석에 앉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을 그는 철저히 짓누르며 돈이 주는 행복에 취하지 않고 재산과 비례하여 책임감을 느꼈다. 즉 척 피니는 이 돈을 자신만을 위해 쓰는 것은 옳지 않으며 다른 이들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그곳에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철저한 성격의 그는 자신의 부를 제대로 쓸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했다. 그리고 이왕이면 자신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무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이 요청해서가 아닌 자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에 기부를 하고 싶었다.

그는 기부를 진행할 때의 척도는

금액이 아닌 '가치'였다.

-아일랜드 국가 교육 혁신을 할 수 있도록 1.25억 달러(1997년 당시 아일랜드 GDP 약 828억 달러) 기부

-뉴욕의 버려진 땅에 꽃 피울 첨단 기술을 위해 3.5억 달러를 기부

-홍콩에서 아래층에 사는 청각 장애인 소녀 수재나가 최고의 치료를 받도록 갖은 애를 썼다.

-베트남의 의료 시스템을 현대화하고 대학교를 짓는 등 현지에서 지속해서 인재가 나와 자생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하였다.

책을 보면 알겠지만 척피니는 돈이 쌓이는 것에 기쁨을 두지 않았다. 또한 부자는 부를 과시하는 행위나 마땅히 값비싼 물건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없었다. 저자가 척 피니에게 현재 부자냐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이렇게 대답했다.

"재산이 얼마나 많아야 부자일까요? 사람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 넘어야겠지요. 말하자면 내가 받아 마땅한 정도를 넘어서야 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돈이나 값비싼 요트, 온갖 그럴싸한 물건들에 매력을 느끼지 않더군요." p136

척 피니는 부를 과시하는 행동을 굉장히 혐오했다. 홍콩의 부유한 사교계 명사들의 삶을 정말 경멸하였다. 겉치레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옷차림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DFS에서 사업 기획을 담당했던 토머스 하빌이 척의 첫 인상을 이렇게 들려준다.

"맨해튼의 컨설팅 회사 크래섭, 매코믹&패짓에서 일할 때 DFS에 의뢰받은 일본의 관광 흐름을 보고하러 호놀롤루로 날아가 DFS 경영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빛바랜 알로하 셔츠에 하얀 멜빵 바지, 맨발에 구두를 신은 남자가 걸어들어오더군요. 그 사람이 척 피니였어요."

척은 검소한 삶을 더 좋아하고 일부러 그런 생활을 추구한다. 값싼 타이멕스 시계를 차고 중고 볼보를 몬다. 대양을 가로지르는 장거리 비향에서마저 가성비가 좋다는 이유로 식구들까지 일반석에 타게 한다. 그리고 파리와 몬테카를로에서 열리는 정장 차림의 만찬에 마지못해 두어 번 참석했는데, 주간지 <파리마치>에 자신과 다니엘의 사진이 실리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그런 행사에 아예 발길을 끊었다. 그뿐이 아니었는데 이제 막 얼굴을 익힌 프랑스 남부 사회의 부유층과도 모조리 인연을 끊는다. 특이한 인물로 보이지만 뭔가 다른 인물임을 직감하게 된다. 아버지의 부를 힘입어 자녀들이 "페라리 스포츠카"를 끌고 한껏 부를 자랑하며 도로에서 자신을 뽐낼 때 진짜 부자는 자신이 가진 부(富)를 어떻게 하면 가치 있는 곳에 쓸까를 고민하고 있다.

성공한 사업가인 척 피니가 검소한 차림을 고수한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척이 살던 당시 이탈리아는 아이를 유괴하는 일이 많았다. 척이 사는 생장카프페라는 이탈리아 국경에서 겨우 48km이다. 당시 어린이 유괴가 무려 512건이 있었다.(1970-1982년 까지) 그 중에 18살이던 이탈리아 소녀 크리스티나는 몸값으로 200만 달러를 치르고서도 끝내 살해 당했다. 척은 바로 이것을 두려워 했다. 그래서 척의 딸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이탈리아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막는다. 게다가 둘째 딸이 이탈리아 영화제작자이자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새라>의 발행인 안젤로 리졸리의 딸과 친구가 된다. 한 마디로 눈에 띄는 목표물이 된 것이다. 그래서 늘 걱정스러웠다. 그 집은 여봐란듯이 돈을 펑펑 쓰고 학교에 커다란 차를 몰고 왔다. 그 집 딸은 척의 가족을 무척 좋아했다. 다행히 몇 년 뒤 척의 가족은 미국으로 오게 되는데 그런데 말이다. 그 집 딸이 자기도 미국에 보내 달라고 하묘 졸랐지만 부모는 그 딸을 부유층이 다니는 스위스 학교에 보내게 된다. 그런데 그곳에서 척의 둘째 딸 친구인 '이사벨라'는 마약에 중독이 된다. 그리고 23살 생일을 맞은지 한 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사벨라의 짧은 삶은 척에게 돈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피부에 와 닿게 해주는 사건이었다.

그래서 척은 이사벨라처럼 갈피를 못 잡고 불행에 빠진 사람들, 특히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을 기꺼이 집으로 맞아들인다. 십대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거나 대학에 보내고 조언자가 되었으며 척의 자녀들은 그런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척은 뉴저지에서 살던 십대 시절에도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와 돌보기로 유명했다. 어느 여름밤에는 한부모 가정의 사내아이를 집으로 데려와 여름 내내 머물게 한 적도 있었다.

척은 이렇게 부는 자랑하고 보여주려고 부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나눠주고 돌봐주기 위해서, 필요한 자들에게 무언가를 내주기 위해서 부를 소유하여야 함을 몸소 보여주었다.

이제 그의 배경을 조금 들여다 보자. 그가 태어날 때(1931년 4월 23일)는 미국의 대공황 시절이다. 은행이 파산하고 실업률이 치솟았다. 아버지 레오는 보험사에서 일했고, 어머니 매덜린은 간호사로 일하며 성실하게 살아갔다. 그리하여 어려운 대공황을 여느 이웃보다 위기를 잘 넘겼다. 그리고 어머니는 이웃을 보살피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분이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인 아버지도 자주 시간을 내어 남을 도우는 삶을 살았다. 그래서인지 척 또한 남을 돕고 선행을 행하며 기부를 행하는 것에 스스럼 없다. 부모의 삶이 자녀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보여주는 귀한 사례이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했던 척은 남다른 사업 수완으로 어릴 때부터 스스로 용돈을 버는 능력이 있었다. 10살의 나이에 크리스마스카드 판매로 돈을 벌었으며, 고등학생 때는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고 용돈을 벌었다. 또한 여름이면 해변에서 파라솔을 빌려주거나 물풍선을 얼굴로 맞으며 돈을 벌었다. 대학을 졸업하던 즈음 세계는 전쟁의 막바지를 향하고 있었고 글로벌 경제는 대공황의 먹구름이 조금씩 걷히며 재도약 기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때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고 싶었던 척은 미국에서 프랑스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는다. 그 사업은 바로 면세점 사업이다. 유럽에 주둔하던 미군이 제대할 때 유럽산 술을 세금이 면제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면세점 사업을 구상하며 정립시켜 나간다. 그런데 그게 크게 성공하면서 DFS는 외국에서 엔화를 벌어들이는 미국의 주요 업체가 됐다. 처음 시작할 때는 보따리상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였지만, 면세품 시장 전망을 확신한 그는 과감하게 하와이와 홍콩 공항 면세점에 입찰을 한다. 그의 이런 결정은 일본의 경제 호황과 맞물려 DFS는 외국에서 엔화를 가장 많이 받는 주요 업체가 되었다. 또 그는 1970년대 초 벌어들인 엔화로 부동산 혹은 단기 국채에 투자해 사업 외에도 큰 수익을 거뒀으며 이후 괌, 사이판, 알래스카, 캐나다 등에 DFS를 세우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 마디로 놀랍다. 이미 그의 DNA는 사업적 DNA로 설계된 존재 같다.

하지만 척 피니의 진정한 이야기는 그 이후부터다. 포브스 선정 400대 부자에서 23위에 올랐을 정도로 엄청난 부를 벌어들였지만 그에게 사업이란 자기 생각을 펼쳐 구체화하는 도구였을 뿐이다. 돈은 그저 결과물이었고 정작 돈을 쓰는 일에 별 관심이 없었던 척은 기부 재단 애틀랜틱 필랜스로피(Atlantic philanthropies)를 설립하며 그의 모든 재산을 비밀스럽게 기부한다. 기부 금액은 이미 위에서 말했다. 이곳에 가진 모든 재산을 넘긴 그는 본격적으로 베트남, 호주, 아일랜드, 미국, 아프리카 등 전 세계 곳곳에 비밀리에 기부 활동을 시작하는 인생을 살아갔다.

‘“돈이 넉넉하다고 판단했을 뿐입니다. 돈은 내 삶의 원동력이 아닙니다. 나는 눈에 보이는 그대로인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돈에 끌리지만, 누구도 한 번에 구두 두 켤레를 신지는 못합니다.” 세세한 사생활도 몇 가지 알려줬다. “네 맞습니다. 내 친구들이 말한 그대로예요. 나는 비행기를 일반석을 타고 15달러짜리 시계를 찹니다.” 다음날 <뉴욕 타임스>는 ‘척 피니, 아무도 모르게 6억 달러 기부’라는 제목으로 이 이야기를 대서특필했다.’ p.307-308

“척이 생각하는 성공이란 원하는 만큼 양껏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일구는 것이었다.“우리는 삶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사업, 가족, 배우고 가르칠 기회의 균형을요.” p.150

척 피니는 가히 엄청난 인간이다. 돈을 쫓아 가는 인생이 아니라 돈을 지배하는 인생을 살고 있다. 이 책은 모든 경영인들이나 정치인들이 정독을 하며 읽어야 할 도서라고 생각된다. 최근 뉴스를 보니 미국 국무부가 4월 12일(현지시간) 기사에 한국 정부 내 모든 계층에서 많은 부정부패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대표적 부패 사례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 임직원의 땅 투기 의혹 수사 ▲성남시 대장동 택지 개발 비리 사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아내 정경심 씨 자녀 입시 비리를 들었다. 참으로 부끄러운 얘기다. 오로지 돈 밖에 모르고 권력 밖에 모르는 한국 사회가 되었다.

부끄러운 사회는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이며 유산이다. 이제는 이런 악의 유산을 버릴 때가 되었다. 어떻게 돈을 버는 벌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배워야 하지만 어떻게 쓰는 것인가에 대해 이젠 진지하게 배워야 할 시대가 온 거 같다. 척 피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 보다 뛰어난 존재가 이 땅 가운데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척 피니는 독자인 나에게 매우 충격적인 삶의 자세를 가르쳐 주고 있다. 나의 미래와 삶의 비전을 바꿔주는 그의 가치관을 결코 잊어버리지 않고, 이제는 새로운 인생으로 살아가리라. 모든 도서관, 관공서, 교육 기관, 종교 시설에 이 책은 꼭 비치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한 문장

척은 어떤 자선 활동을 하든 이름을 밝히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 만약 기부 사실이 알려지면 틀림없이 다른 기부자들이 자신과 같은 곳에 기부할 마음을 접을 테니, 그런 일도 막고 싶었다. 코넬대에 꽤 많은 돈을 기부했을 때처럼 기부 요청이 쏟아지는 일도 피하고 싶었다. p.153

누구든 마지막에는 관에 들어갑니다. 그때 돈으로 휘감고 들어갈 수는 없죠.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부를 쌓으려 합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부를 쌓으려 합니다. 이런 일을 하면 사람들을 도울 생각만 하지 돈 생각은 안 합니다. [...] 기부란 사람들을 도와 그들이 스스로 일어서게 하는 겁니다. 언젠가는 그 사람들이 교육받고 멋진 기회를 얻어 서로 함께 살아가기를 바라면서요. p.337

“나는 어릴적 부터 검소하게 살았습니다. 어떤 낭비도 싫어한다는 의미에서 검소한 사람입니다. 시간이 딱딱 맞는 시계를15달러면 살 수 있는데 무엇하러 롤렉스에 헛돈을 씁니까? 옷을 맵시 나게 입을 줄을 아는 헬가도 검소하기는 마찬가지라, 부부는 싼 물건을 즐겨 샀다. 땅에 있을 때 척은 리무진이 아니라 버스와 택시를탔다. 문 여섯 개짜리 캐딜락에 나를 태우는 사람들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리무진이나 택시나 좌석은 꼭같잖습니까? 그리고 걸으면 더 오래 살고요.” p413

“알다시피 나는 사람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말하기를 꺼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오늘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해보세요. 마음에 드실 겁니다. 그리고 살아 있는 동안 기부하는 것이 죽은 다음에 기부하는 것보다 분명히 더 낫습니다.” p.421

“예순다섯 살이 넘어 기부를 시작하면 무척 힘이 듭니다. 기부란 게 하룻밤 새 되는 일이 아니니까요. 이왕 기부할 생각이면 살아있는 동안 기부 하는 쪽을 고려해 보세요. 죽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더 큰 만족을 얻을 테니까요. 게다가 더 재미있습니다.” p.483

“부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자기 부 일부를 미래 세대에 문제를 일으키는 데 쓰기보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쓸 의무를 느끼느냐는 스스로 판단해야 합니다.” p.497

“돈을 쓰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의미 있게 쓰는 것은 어려운 문제이지요.” p.497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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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쓰기 - 나의 단어로
대니 샤피로 지음, 한유주 옮김 / 마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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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책을 보면서 어느덧 내게도 책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즉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그러나 막상 작가가 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는 것임을 직감하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게 되면 용기를 얻게 된다. 그래서 이 책에 손길이 갔고 이 책을 끌어 안게 되었다.

“글을 쓰는 삶이란 용기와 인내, 끈기, 공감, 열린 마음, 그리고 거절당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기꺼이 혼자 있겠다는 의지도 필요하다. 자신에게 상냥해야 하고, 가리개 없이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고, 사람들이 보는 것을 관찰하고 버터야 하고, 절제하는 동시에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기꺼이 실패해야 한다. 한 번만이 아니라 자꾸만, 평생을.” p.12

참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이다. 기꺼이 실패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데 그 용기가 없어서 현재 글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저자가 인용하듯 사뮈엘 베케트는 이렇게 썼다고 한다. "시도했고, 실패했다. 상관없다. 다시 하기. 다시 실패하기, 더 잘 실패하기"

언젠가 글쓰기에 대해 살펴보면서 이런 글을 발견한 적이 있다. "최고의 글쓰기는 고쳐쓰기다." E.B.화이트란 작가가 한 말이다. 그는 미국의 작가이며, 시인이며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논문에서 아이들의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국내에서는 어린이 작가로서의 명성이 크다. 그는 총 3권의 어린이 책을 썼는데 대표 작품으로는 '샬롯의 거미줄'이다. 이 책으로 그는 뉴베리상을 수상한다. 이렇게 대단한 작가가 말하기를 최고의 글쓰기는 고쳐쓰기라니, 용기가 저절로 나는 거 같다.

다시 책으로 돌아오면 '짧고 나쁜 책' 소제목 아래 이런 내용이 나온다.

가장 아끼는 친구 중 하나는 짧고 나쁜 책을 쓰겠다고 되뇌이면서 소설을 썼다. 짧고 나쁜 책이기에 부담감 없이 글을 썼다. 그런데 이 작품은 상도 받고 베스트셀러가 된다. 저자는 이것을 ‘밑져야 본전이다’라는 생각으로 바꿔 생각하며 글을 썼다.

"밑져야 본전이다. 짧고 나쁜 책을 쓰겠다는 말을 내 식대로 바꾸면 이렇게 된다. 밑져야 본전이다. 성패에 좌지우지될수록 글쓰기에 뛰어들기가 어려워진다. 누가 이 책을 읽을지, 읽고 어떤 생각을 할지, 몇 부나 찍을지, 어떤 잡지가 발표해줄지 생각할수록 원고가 살아나기 어려워질 수밖에 [...] 마침내 몇 페이지를 써냈다. 완벽하지 않았고 나쁘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시작했다. p33-34

책을 쓴다는 것은 일단 독자를 생각하며 쓰는 것이기에 완벽하고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책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것저것 생각하면 결코 좋은 글이 나오지 못하기에 결국 무언가를 써가라는 응원이 독자에게 또 다시 힘이된다.

글을 씀에 있어 독자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기만의 방이기만 하다면 그것이 어떠한 형태건 어디에있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어떤 이는 전철에서 주로 글을 쓴다. 시끄러운 곳에서 머릿속이 맑아진다고 한다. 어떤 친구는 커피숍에서, 어떤 친구는 주방 테이블에서 책을 몇 권이나 썼다고 한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침대에서 글을 쓴 걸로 유명하다. 웬디 웨서스타인도 그랬다. 이탈이아 재봉사의 아들인 게이 탤리지는 아침마다 맞춤 정장을 차려입고 지하 서재로 계단을 내려간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서서 글을 썼다. 또한 어느 작가는 늦은 밤에 작업이 가장 잘 풀린다고 한다. 독자 또한 책을 읽거나 서평을 할 때에 집에서 하기 보다는 독립적으로 일하는 회사에서 서평을 쓸때 더 집중이 되며 명민해진다. 특히 책 읽기나 서평은 저녁을 먹은 후 쉼을 누리다가 저녁 10시 정도가 되면 가장 좋은 시간이 된다. 그래서 종종 새벽 1시가 되고, 2시가 되어 다음 날 몸이 많이 무거워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지만 내 몹쓸 루틴이 이렇게 되어져서 낭패다. ㅠㅠ

책을 씀에 있어서 습관에 대해, 영감의 원천을 묻는 이들에게 저자는 이런 말을 하며 무조건 글을 쓰는 자가 되기를 충고해 준다. 즉 글을 쓰고 싶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라고 한다. 만일 그렇게 기다렸다면 저자의 이름이 박힌 소책자 하나가 겨우 나왔을 거라고 말한다. 따라서 "추정컨대 오직 행위만이 생산적이며, 할 일을 하는 것만이 그에 대한 욕구를 가능하게 하며, 실천이 곧 예술이라고" 정의 내린다.

그럼 어디서 영감을 얻죠? 그들이 묻는다.

저는 날마다 같은 시간에 자리에 앉아

영감의 길목에 저를 내려놔요.

정말 관심이 있어서 묻는 사람에게는 종종 이렇게 답해준다.

내가 자리에 앉지 않으면, 거기서 작업하고 있지 않으면

영감은 나를 그대로 스쳐 지나갈 것이다.

P.75

물론 필이 오는 때가 있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일단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쓰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된다.

또한 눈에 띄는 문장이 나왔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독서'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혹여나 다른 작가들의 글에 영향을 받을까 봐 두려운 자들이 있는데 이들에게 저자는 이런 말을 해준다.

“작가가 되겠다면서 이제껏 독서량이 많지 않은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궁금하다. 책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디서 자양분과 영감을 얻지?”( p54-55쪽)

우리가 읽고 쓰는 모든 글에는 사실 “온통 다른 작가들의 지문이 묻어 있다.” 독서는 직접 경험할 수 없는 다채로운 감각을 얻는 통로가 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따라서 계속 쓰기는 계속 읽기와 다름없고, 계속 읽는 것은 계속 쓰기 위한 동력을 만드는 일임을 독자 또한 분명하게 동의하는 바이다. “잘 쓴 산문은 그 자체로 영향이다.”는 저자의 말은 매우 큰 진리와 같다.

이 책은 이렇게 작가가 되고 싶은 자들에게 무언가를 계속 쓰며, 도전하며, 실패를 두려워 말라고 용기를 준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어떻게 쓰라고 하는지 파헤치려 하기보다 샤피로라는 소설가는 어떻게 쓰고 있는지를 느끼면서 이 책을 읽길 권하고 있다. 『계속 쓰기』는 80개의 이야기 조각을 엮어 놓은 책이다. 목차가 있지만 마음에 드는 단어나 문장을 골라 읽어도 되고, 아무 데나 펼쳐 읽어도 되는 책이다. 물론 책은 ‘처음-중간-끝’으로 짜였지만 그럼에도 읽고 싶은 부분을 먼저 편하게 읽어 나가면 갑자기 보물을 발견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은 무언가를 쓰고자 하는 사람, 자신의 재능과 끈기를 의심하며 여전히 머뭇거리는 자들에게, 계속 쓰는 사람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쓴 책이다. 무언가는 써야 하는데, 작가의 삶의 대열에 들어가고는 싶은데 무언가 작가의 줄기가 잡히지 않아 포기하고 싶은 자들에게 이 책은 큰 용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한 문장

"우리는 글을 쓰며 살아가는 삶을 짓는다. 우리는 스스로를 반복하고 싶지 않고, 주변 세계의 목격자나 통역사처럼 진화하고 싶다."

"개요는 잘 뽑은 것 같은데 왜 진도가 안 나갈까? 구조를 잡기 힘들어 하는 자들에게 저자의 한 마디는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목마름을 해결해 준다. 개요는 우리가 작업을 통제하고 있으며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다는 환상을 안겨준다. 그래서 안심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생명력 넘치는 창작 과정에는 반대급부로 작용한다. […] 실수하는 정신. 이것이 형태를 움직인다. 이 근사한 생각에 우리는 의지할 수 있다. 실수 자체가 작품을 살아 있게 한다니. 구조는 중간에서 솟아나기도 하고, 머릿속에 들어오자마자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통제를 포기하려는 순간에. 그리고 그러고 나서야 구조는 우리에게 속삭인다.'(p.162-163. '구조')

"글을 쓰면서 사는 삶을 지키려면 어떤 규칙들에 맞추어 생활할 수 밖에 없다. 초창기에는 이걸 이해하지 못했다. 오랜 친구가 전화를 걸어 와 점심이나 더 나쁘게는 아침을 같이 먹자고 하면 나는 책상에서 한두 시간 빠져나와 현실의 사람들과 현실의 식사를 하는 세상에 합류할 기회를 덥석 물고는 했다. 잠깐 외출했다가 아마도 더 활기차고 상쾌해진 기분으로 다시 책상 앞에 돌아올 수 있을 만큼 나 자신이 엄격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확신했다. [...] 그러나 그날 하루를 대화와 웃음, 탄산수나 생수를 가져다주는 웨이터들로 망쳐버린 것이었다. 잠깐 외출했다 돌아온 것만으로 하루는 엉망진창이 되었다.[...] 자기 시간을 지키자. 내면의 삶에 자양분을 공급하자. 지나친 소음을 피하자. 좋은 책을 읽고, 귀를 좋은 문장들로채우다. 가능한 자주 혼자 있도록 하자. 걷기. 전화기를 내려놓기. 정해진 시간 동안 작업하기. 친구들과의 점심식사도, 이메일이 수북이 쌓인 메일함을 열어보는일도 그만두자. 고요한 명상이 당신을 풍요로 이끌 것이니...인터넷을 끄자는 말도 덧붙이고 싶다."(p. 288-291. '관리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글쓰기 #작가 #계속쓰기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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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쓰기 - 나의 단어로
대니 샤피로 지음, 한유주 옮김 / 마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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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책을 보면서 어느덧 내게도 책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즉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그러나 막상 작가가 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는 것임을 직감하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게 되면 용기를 얻게 된다. 그래서 이 책에 손길이 갔고 이 책을 끌어 안게 되었다.

 

 

글을 쓰는 삶이란 용기와 인내, 끈기, 공감, 열린 마음, 그리고 거절당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기꺼이 혼자 있겠다는 의지도 필요하다. 자신에게 상냥해야 하고, 가리개 없이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고, 사람들이 보는 것을 관찰하고 버터야 하고, 절제하는 동시에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기꺼이 실패해야 한다. 한 번만이 아니라 자꾸만, 평생을.” p.12

 

 

참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이다. 기꺼이 실패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데 그 용기가 없어서 현재 글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저자가 인용하듯 사뮈엘 베케트는 이렇게 썼다고 한다. "시도했고, 실패했다. 상관없다. 다시 하기. 다시 실패하기, 더 잘 실패하기"

 

 

언젠가 글쓰기에 대해 살펴보면서 이런 글을 발견한 적이 있다. "최고의 글쓰기는 고쳐쓰기다." E.B.화이트란 작가가 한 말이다. 그는 미국의 작가이며, 시인이며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논문에서 아이들의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국내에서는 어린이 작가로서의 명성이 크다. 그는 총 3권의 어린이 책을 썼는데 대표 작품으로는 '샬롯의 거미줄'이다. 이 책으로 그는 뉴베리상을 수상한다. 이렇게 대단한 작가가 말하기를 최고의 글쓰기는 고쳐쓰기라니, 용기가 저절로 나는 거 같다.

 

 

다시 책으로 돌아오면 '짧고 나쁜 책' 소제목 아래 이런 내용이 나온다.

 

가장 아끼는 친구 중 하나는 짧고 나쁜 책을 쓰겠다고 되뇌이면서 소설을 썼다. 짧고 나쁜 책이기에 부담감 없이 글을 썼다. 그런데 이 작품은 상도 받고 베스트셀러가 된다. 저자는 이것을 밑져야 본전이다라는 생각으로 바꿔 생각하며 글을 썼다.

 

"밑져야 본전이다. 짧고 나쁜 책을 쓰겠다는 말을 내 식대로 바꾸면 이렇게 된다. 밑져야 본전이다. 성패에 좌지우지될수록 글쓰기에 뛰어들기가 어려워진다. 누가 이 책을 읽을지, 읽고 어떤 생각을 할지, 몇 부나 찍을지, 어떤 잡지가 발표해줄지 생각할수록 원고가 살아나기 어려워질 수밖에 [...] 마침내 몇 페이지를 써냈다. 완벽하지 않았고 나쁘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시작했다. p33-34

 

책을 쓴다는 것은 일단 독자를 생각하며 쓰는 것이기에 완벽하고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책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것저것 생각하면 결코 좋은 글이 나오지 못하기에 결국 무언가를 써가라는 응원이 독자에게 또 다시 힘이된다.

 

 

글을 씀에 있어 독자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기만의 방이기만 하다면 그것이 어떠한 형태건 어디에있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어떤 이는 전철에서 주로 글을 쓴다. 시끄러운 곳에서 머릿속이 맑아진다고 한다. 어떤 친구는 커피숍에서, 어떤 친구는 주방 테이블에서 책을 몇 권이나 썼다고 한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침대에서 글을 쓴 걸로 유명하다. 웬디 웨서스타인도 그랬다. 이탈이아 재봉사의 아들인 게이 탤리지는 아침마다 맞춤 정장을 차려입고 지하 서재로 계단을 내려간다. 어니슼트 헤밍웨이는 서서 글을 썼다. 또한 어느 작가는 늦은 밤에 작업이 가장 잘 풀린다고 한다. 독자 또한 책을 읽거나 서평을 할 때에 집에서 하기 보다는 독립적으로 일하는 회사에서 서평을 쓰는 것에 더 집중이 되며 명민해진다. 특히 책 읽기나 서평은 저녁을 먹은 후 쉼을 누리다가 저녁 10시 정도가 되면 가장 좋은 시간이 된다. 그래서 종종 새벽 1시가 되고, 2시가 되어 다음 날 몸이 많이 무거워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지만 내 몹쓸 루틴이 이렇게 되어져서 낭패다. ㅠㅠ

 

 

책을 씀에 있어서 습관에 대해, 영감의 원천을 묻는 이들에게 저자는 이런 말을 하며 무조건 글을 쓰는 자가 되기를 충고해 준다. 즉 글을 쓰고 싶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라고 한다. 만일 그렇게 기다렸다면 저자의 이름이 박힌 소책자 하나가 겨우 나왔을 거라고 말한다. 따라서 "추정컨대 오직 행위만이 생산적이며, 할 일을 하는 것만이 그에 대한 욕구를 가능하게 하며, 실천이 곧 예술이라고" 정의 내린다.

 

그럼 어디서 영감을 얻죠? 그들이 묻는다.

저는 날마다 같은 시간에 자리에 앉아 영감의 길목에 저를 내려놔요.

정말 관심이 있어서 묻는 사람에게는 종종 이렇게 답해준다.

내가 자리에 앉지 않으면, 거기서 작업하고 있지 않으면

영감은 나를 그대로 스쳐 지나갈 것이다.

P75 중에서

 

물론 필이 오는 때가 있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일단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쓰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된다.

 

또한 눈에 띄는 문장이 나왔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독서'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혹여나 다른 작가들의 글에 영향을 받을까 봐 두려운 자들이 있는데 이들에게 저자는 이런 말을 해준다.

 

 

작가가 되겠다면서 이제껏 독서량이 많지 않은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궁금하다. 책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디서 자양분과 영감을 얻지?”( p54-55)

 

 

우리가 읽고 쓰는 모든 글에는 사실 온통 다른 작가들의 지문이 묻어 있다.” 독서는 직접 경험할 수 없는 다채로운 감각을 얻는 통로가 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따라서 계속 쓰기는 계속 읽기와 다름없고, 계속 읽는 것은 계속 쓰기 위한 동력을 만드는 일임을 독자 또한 분명하게 동의하는 바이다. “잘 쓴 산문은 그 자체로 영향이다.”는 저자의 말은 매우 큰 진리와 같다.

 

 

이 책은 이렇게 작가가 되고 싶은 자들에게 무언가를 계속 쓰며, 도전하며, 실패를 두려워 말라고 용기를 준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어떻게 쓰라고 하는지 파헤치려 하기보다 샤피로라는 소설가는 어떻게 쓰고 있는지를 느끼면서 이 책을 읽길 권하고 있다. 계속 쓰기80개의 이야기 조각을 엮어 놓은 책이다. 목차가 있지만 마음에 드는 단어나 문장을 골라 읽어도 되고, 아무 데나 펼쳐 읽어도 되는 책이다. 물론 책은 처음-중간-으로 짜였지만 그럼에도 읽고 싶은 부분을 먼저 편하게 읽어 나가면 갑자기 보물을 발견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은 무언가를 쓰고자 하는 사람, 자신의 재능과 끈기를 의심하며 여전히 머뭇거리는 자들에게, 계속 쓰는 사람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쓴 책이다. 무언가는 써야 하는데, 작가의 삶의 대열에 들어가고는 싶은데 무언가 작가의 줄기가 잡히지 않아 포기하고 싶은 자들에게 이 책은 큰 용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한 문장

 

"우리는 글을 쓰며 살아가는 삶을 짓는다. 우리는 스스로를 반복하고 싶지 않고, 주변 세계의 목격자나 통역사처럼 진화하고 싶다."

 

 

"개요는 잘 뽑은 것 같은데 왜 진도가 안 나갈까? 구조를 잡기 힘들어 하는 자들에게 저자의 한 마디는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목마름을 해결해 준다. 개요는 우리가 작업을 통제하고 있으며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다는 환상을 안겨준다. 그래서 안심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생명력 넘치는 창작 과정에는 반대급부로 작용한다. [] 실수하는 정신. 이것이 형태를 움직인다. 이 근사한 생각에 우리는 의지할 수 있다. 실수 자체가 작품을 살아 있게 한다니. 구조는 중간에서 솟아나기도 하고, 머릿속에 들어오자마자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통제를 포기하려는 순간에. 그리고 그러고 나서야 구조는 우리에게 속삭인다.'(p.162-163. '구조')

 

 

"글을 쓰면서 사는 삶을 지키려면 어떤 규칙들에 맞추어 생활할 수 밖에 없다. 초창기에는 이걸 이해하지 못했다. 오랜 친구가 전화를 걸어 와 점심이나 더 나쁘게는 아침을 같이 먹자고 하면 나는 책상에서 한두 시간 빠져나와 현실의 사람들과 현실의 식사를 하는 세상에 합류할 기회를 덥석 물고는 했다. 잠깐 외출했다가 아마도 더 활기차고 상쾌해진 기분으로 다시 책상 앞에 돌아올 수 있을 만큼 나 자신이 엄격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확신했다. [...] 그러나 그날 하루를 대화와 웃음, 탄산수나 생수를 가져다주는 웨이터들로 망쳐버린 것이었다. 잠깐 외출했다 돌아온 것만으로 하루는 엉망진창이 되었다.[...] 자기 시간을 지키자. 내면의 삶에 자양분을 공급하자. 지나친 소음을 피하자. 좋은 책을 읽고, 귀를 좋은 문장들로채우다. 가능한 자주 혼자 있도록 하자. 걷기. 전화기를 내려놓기. 정해진 시간 동안 작업하기. 친구들과의 점심식사도, 이메일이 수북이 쌓인 메일함을 열어보는일도 그만두자. 고요한 명상이 당신을 풍요로 이끌 것이니...인터넷을 끄자는 말도 덧붙이고 싶다."(p. 288-291. '관리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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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문 - 죽음이 알려주는 품위 있는 삶을 위한 46가지 선물
김종원 지음 / 포르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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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현대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인 카프카는 ‘삶이 소중한 이유는 언젠가 끝나기 때문’이라고 말을 하였다. 태어나는 즉시 죽음이란 세계를 마주 대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죽음이 결코 낯설지만 않다. 어릴적 집은 산자락을 끼고 있는 집이었다. 조금만 올라가면 무덤이 있었고 무덤에서 천방지축 놀며 보낸적이 있다. 그리고 죽음을 생각해 보기도 했다. 죽게 되면 관속에 들어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게 될 것인데 그게 걱정이 되었다. 겨울이 되면 추위도 걱정이었고, 더위엔 더위도 걱정이 되었다. 죽으면 육체는 그것을 못 느끼건만 영혼이 육체와 함께 갇혀 있다는 생각을 하다니 지금 와서는 한심한 생각이 든다.

그러나 철부지 시절, 죽음을 생각할 때에 그것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요즘도 죽음을 깊이 생각할 때는 죽음이 도대체 무엇일까하는 궁금증과 함께 두려움을 가진다. 인간이란 죽음에 대해 가피하는 현상이 있다. 그리고 죽음은 있지만 그건 항상 타인이지 나는 나중에라는 생각을 가진다. 또한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예일대 철학 교수인 셀리 케이건 같은 경우 죽음 뒤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증명될 수 없기에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삶은 도대체 무엇인가? 현재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며 현실적 감각을 느끼며 성공하기 원하고, 행복을 누리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행위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늘 또한 내가 무언가를 행할 때에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삶을 선택하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것은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하며 질문을 해본다.

죽음이란 그렇게 만만한 질문이 아니다. 죽음이란 그저 모든 인간이 단 한 번 경험하는 한 사건이 아니다. 죽으면 분명 모든 것이 끝이 난다. 산 개가 죽은 사자 보다 낫다는 격언이 있다. 살아 있는 사람이 승자지만 그러나 그 사람도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태양은 늘 변함없이 떠오르고 지지만 땅이란 무대에 서 있는 인간은 존재를 매번 갈아치우고 있다. 나는 사라지고 다른 존재가 삶을 산다. 과연 죽음이 끝이라면 이것은 과연 의미를 띄는가?

알고 싶어야 하고, 알아야만 하는 것이 바로 '죽음'이다. 이 책은 프롤로그를 시작하며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는 왜 죽음이라는 커다란 벽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가?”

이 질문은 사실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먼저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음에 대해 질문을 한다고 생각된다. 죽음은 매일 뉴스에서, 주변 장례식장에서 친인척의 죽음을 통해 우리는 실제 동참하고 있다. 그런데 말이다. 진지하게 죽음에 대해 정말로 질문하며 이것을 파헤치려는 사람이 있을까이다.

그 다음 의미는 죽음은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다. 나도 내일이면 죽을 수 있다. 오늘 살아 있어도 내일 죽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죽음을 진지하게, 심도있게 질문하며 살아야 한다고 저자는 강하게 말하고 있다.

이 책 《마지막 질문》은 저자 김종원이란 사람이 지난 20년 동안 릴케, 칸트, 니체, 톨스토이, 쇼펜하우어, 괴테를 통해 얻은 삶과 죽음 앞의 대한 사색의 통찰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세기의 철학자 6인과 무려 1,000시간 이상의 대화를 나누고 사색하며, 그들이 남긴 말과 글을 통해 죽음을 의미하도록 해주고 있다. 죽음을 직면하게 하면서 비로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도록 도와주고 있다. 저자는 46개의 질문을 뽑아내어 우리에게 죽음을 마주하게 해주고 삶을 가르쳐 준다.

모든 죽음은 최고의 선물이라는 그의 말에는 죽음이 꽃피우는 결정체를 말해주는 문장이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삶의 매순간이 소중한 것이다. 저자는 릴케의 말을 인용하며 가치 있는 죽음에 대해 질문을 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뭐라고 릴케는 말했을까?

죽음은 결국 후회의 영역이지. 자신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에, 남들 눈치를 보다가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를 결국 실천하지 못하고 목록에 그대로 남겨 둔 채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에, 우리는 생전에 느꼈던 그 어느 순간보다 더 아파하며 포효하게 돼. 우리는 죽음보다 나은 오늘을 보내야 해. 그래서 늘 죽음을 바라보고 있어야 하지. p37

그렇다.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후회를 한다. 그래서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도 죽을 때 이런 말을 한 것으로 본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죽음 앞에 어느 한 사람인들 후회하지 않겠나? 그러나 후회하지 않도록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결국 삶의 목적을 분명하게 찾아 오늘의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 또한 헤르만 헤세가 말하듯 "오라, 사랑하는 죽음이여! 나는 너의 것이다." 말하며 죽고 싶다.

저자는 책을 탈고하는 기간에 죽음 앞을 다녀 왔다. 정신을 잃고 세 번이나 쓰러졌다. 그러나 그 세 번의 시간이 탈고를 멈추게는 못했다. 또 다시여섯 명의 멘토에게로 달려가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질문하며 답을 구했다. 그리고 쇼펜하우어를 만나면서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문장을 만나게 된다.'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삶을 관통하는 2가지 원칙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았다.

내게는 2가지 삶의 원칙이 있다네. 하나는 아침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지. 늦게 일어나면 아침 시간이 사라지는 거잖아. 아침 시간은 삶의 본질이자, 신성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네. 또 하나는 고통을 삶의 양념이라고 생각한다는 거라네. 약간의 근심, 고통, 고난은 삶에 반드시 필요한 양념이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잖아. '바닥에 적적한 무게의 짐을 싣지 않은 배는 불안정하여 마음대로 앞으로 나갈 수 없다.' 피할 수 없다면 그걸 내 인생에 적절히 활용하는 거야. 인생은 소중한 거니까. p201

나에게 이런 삶의 원칙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죽어서도 사라지지 않을 문장이 내게 있는가도 질문해 본다. 내가 사는 삶의 원칙은 인디언인 호피족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소박하게 먹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아무에게도 상처주지마라.

너무나 멋진 말이 아닌가? 어떤 문장은 가슴에 선명하게 새겨지며 동경하게 된다.

이 책은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선명하게 가르쳐 준다. 그리고 그 죽음 앞에 서서 분명한 질문을 하라고 말해 준다. 즉 죽음 앞에서도 당당한 삶을 살도록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친다.

왜 우리는 죽어야만 할까? 죽으면 어떻게 될까? 죽음이란 무엇인가?

과학을 넘어, 종교를 넘어 철학적으로 삶의 깊이, 죽음의 깊이를 알고자 한다면 이 책으로 '죽음'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의 한 문장

"청년기에는 주관이 그 사람을 지배하지만, 노년기에는 사색이 지배하지, 다시 말하지만 청년기는 알맏는 시기고, 노년기는 철학을 하기에 적합한 시기라는 거야. 각자 맞는 일과 삶이 따로 있는 거지. 실천하는데 있어 청년기는 주관과 인상에 따라 결심하지만, 노년기는 대부분 깊이 사색한 후에 결정하니까." p.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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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때 가볍게 산다
장성숙 지음 / 새벽세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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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체가 너무 좋다. 삶이란 힘겨웁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제목은 내 삶의 현재와 미래에 살고 싶은 내 마음인지 모르겠다. 아니 인생이라는 것을 쭈욱 살아봐서 그런지 삶에 대해서 그렇게 애쓰고 싶지 않는 마음이 들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요즘 들어서는 이런 에세이가 편하게 읽히고 좋다. 철학적인 수사가 없어도 삶 안에 녹아든 저자의 메시지는 읽는이로 하여금 삶의 깊은 맛을 알게끔 한다. 이게 진짜 철학적이지 않나 생각된다.

 

 

저자는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상담 전공 교수이다. 30년 이상 상담 활동을 하며 깨닫게 된 사실이 이 책에 녹아져 있다. 누구나 삶에 대해서 아파하고 아우성을 치고 산다. 그런데 살펴보니 이렇게 아파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마음이 언제나 과거에 머물고 있거나 미래에 가 있음을 본다. 불행한 마음은 언제나 과거 아니면 미래에서 온다. 그러므로 이것에 대해 처방을 해주면 삶은 더이상 아프지 않고 행복함을 지금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행복은 외적 조건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도 여전히 사람들은 외적 조건을 찾아 떠나고 있다. 나 또한 부유하기만 하면 그래도 행복하지는 않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사회에서 우러러보는 직업이나 위치에 오르면 그래도 남보다는 행복하지 않겠나는 생각도 해본다. 또한 남보다 빼어난 외모를 가지면 행복은 이미 다른 사람보다 더 좋은 위치를 선점한 것은 아닌가도 생각해 본다.

 

 

그런데 말이다. 행복을 보장해주는 절대 수표는 없다.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을 부러움에 대상으로 바라보며 사는 거 같다. 그래서 저 사람은 나를 보고 부러워하고, 나는 저 사람을 보고 부러워하며 산다. 한국기행 프로를 봤다. 경기도 안산시에 속하는 '풍도'라는 섬을 보여주고 있는데 거기에 사는 아낙네들의 삶을 잠깐 보여줬다. 나물을 캐고 난 후 돌아갈 즈음에는 함께 모여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내려간다고 한다. 나이를 좀 먹으신 아주머니들이 말한다. "인생이란게 별거 있나. 이렇게 사는 것이 인생이지" 라고 말을 하는데 인생을 우리는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고 사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렇다. 그렇게 사는 게 인생인데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며 사는 거 같다.

 

 

저자 또한 말하기를 행복은 지금 여기에만 있고, 남이 만들어주거나 외부 상황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준다. 저자 장성숙 교수는 이 책을 통해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간단하다. 행복은 4가지를 지키는 것에 달려 있다!

 

 

진정 인생에서 행복해지기 위해서 필요한 원칙 4가지를 소개하는데 이러하다. ‘도망치지 않는다’, ‘기대하지 않는다’, ‘미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애쓰지 않는다

 

 

4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이 책은 총 4부로 나뉘어져 소개 된다. 첫 번째 글부터 이 책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제목부터가 인생의 아픔을 어떻게 대해야 될지를 보여주는 글이다. "되면 좋고 안 되면 더 좋고..." 저자는 인생을 살아가보면서 숱하게 어려움을 겪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고 오히려 별 어려움 없이 순탄하게 사는 사람들이 특수한 경우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실수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다음과 같이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더 위험하거나 안 좋은 것을 피하도록 그런 실수를 저질렀거나 그런 일이 일어난 모양이다." "되면 좋고, 안 되면 더 좋고!"라는 말처럼 상황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려고 노력하자. 그나마 어려움을 덜 겪은 것에 감사히 여기는 식으로 생각을 돌려야 마음이 편해진다. 어차피 세상살이는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 어느 정도 자신이 선택할 여지는 있겠으나, 예상치 못한 나쁜 상황들은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다. 지뢰밭을 밟아가듯 그렇게 위태로운 게 인생이기에, 잘 사는 비결은 주어진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고,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지 싶다.

 

 

그렇게 대단한 메시지가 아닌데 독자의 마음에 이상하게 편하게 들린다. 우리가 아는 인생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하는 탁월한 능력이 저자에게 있는 거 같다.

 

 

두 번째 나오는 글에서 또한 심쿵을 했다. "내일을 알 수 없으니"라는 제목의 글인데 마음이 짠했다. 한 부인의 얘기다. 남편이 성실하고 반듯한 성격을 가졌지만 벌이가 시원찮았다. 그래서 자신이 상담사가 되어 경제활동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부인은 남편상에 대해 비현실적으로 바랬다. 남편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결국 자신의 결핍감에 나온 것이었는데 여기에 대해 상담을 해줬지만 마음에 담지를 않았다. 그래서 기어이 상담대학원에 진학했지만 두 학기를 다니면서 직업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음을 보고 교사 자격증을 따고자 다시 교육대학원에 입학을 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 초등생 아이는 틱 장애를 앓았고, 아이는 다른 이의 손에 맡겨 치료를 받게 되었다. 여전히 학업은 손에 놓지 않고 말이다. 그런데 부인의 소식이 들려 왔는데 간암을 앓게 됐는데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전이된 상태라고 한다. 미래를 준비하고자 아이의 정서상 아픔도 아랑곳 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던 부인의 모습은 지금 살고 싶다며 울부 짖고 있다.

 

 

저자는 여기서 말한다. '산다는 게 무엇일까?' '잘 사는 게 어떤 걸까?'

 

그렇다. 매일의 힘든 삶을 살며 독자 또한 늘 묻고 있다. 산다는 것이 정말 무엇일까 싶다.

 

오미크론에 감염되어 일주일을 앓고 난 후,후유증도 겪으면서 삶이란 것이 정말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아플 때는 안 아프면 행복이다. 추울 때는 따뜻한 것이 행복이고, 배고플 때는 배부른 게 행복이다. 어쩌면 이것 보다 더 많은 것을 바란다는 것은 사치일 수도 있지 않나 생각을 해본다. 나는 자연인이다의 프로가 예전과는 다르게 이제는 산속에 사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삶을 보며 생각하기를 그들의 삶이 어쩌면 진짜가 아닌가 싶다. 물론 방송이라는 지면을 통해서 볼 때는 세상 부러울 거 없는 사람이며 현실은 다를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살고 있으니 이것 부터가 이미 승자가 아닌가 싶다.

 

 

삶이 무료하거나 힘든 일이 찾아올 때에 부르는 노래가 있다.신유의 '시계 바늘' 이라는 노래다. 이 노래 가사를 씹으며 노래를 부르면 삶이란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음을 알게 된다. 가사가 이러하다.

 

"사는게 뭐 별거 있더냐 욕 안먹고 살면 되는거지 술 한잔에 시름을 털고 너털웃음 한번 웃어보자 세상아. 시계바늘처럼 돌고 돌다가 가는 길을 잃은 사람아 미련따윈 없는거야 후회도 없는거야..."

 

 

참 좋은 가사라고 생각된다. 삶이란 것이 그렇게 복잡하지 않음에도 우리는 너무 삶에 집착하며 살지 않나 싶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삶을 가볍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마치 미국의 대표 심리치료사이자 전 세계 5천만 독자들의 삶을 바꾼 루이스 헤이와 같은 치유의 메시지가 풍부하게 담겨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독자인 나는 충분하게 위로 받았고 치유까지 받았다.

 

 

무언가 삶이 불안하고 인생에 대해 자신이 없거나 늘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된다면 당장 이 책으로 달려와서 잠시 내려놓고 지금 있는 행복을 만났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생각의 방향을 보다 긍정적으로 돌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남의 인생을 따라가지 말고 자신의 인생을 직접 선택하기를 바란다. 이런 생각은 마치 억지로라도 내 머리에 쑤셔 넣어야 한다. 남이 내 인생을 살아주지 않은데 너무나 많이 우리는 남의 눈치를 보며 산다. 이 책을 읽고 그런 생각을 집어 치우자. 또한 아무리 큰 어려움이나 역경이 마주하더라도 결국엔 내 마음가짐에 따라 행불행이 정해짐을 깨닫고 스스로 인생의 주인공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당장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책은 그것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작은 소책자이며 손에 들고 읽기에 좋다. 봄 햇살이 좋은 이때 가볍게 읽고 삶의 깊은 진수를 얻어 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그때그때 가볍게 삶을 즐기는 7가지 원칙"을 소개하고 싶다. 이것만 알아도 삶은 금방 행복의 빛깔을 우리에게 선사해 준다.

 

 

행복과 불행은 스스로 정한다.

 

사소한 것도 소중히 여긴다.

 

절대로 옳은 것이나 그른 것은 없다.

 

내 것이 아닌 남의 옷은 벗어 던진다.

 

덧없는 것들에 집착하지 않는다.

 

상처를 없애려고 애쓰지 않는다.

 

바꿀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놔둔다.

 

이 책의 한 문장

 

우리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 현재뿐이지 과거나 미래가 아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서 없고, 미래는 지금 여기에서 한 행위가 쌓여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공연히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지금 여기에 집중하기를 권한다. 그렇게 하여 괜한 망상이나 잡생각이 줄게 되면, 우리는 그만큼 건강해지고 헛된 것을 좇지 않게 된다. p.23

 

 

남들이 알아서 예의를 갖추기를 기대하는 건 큰 오산이다. 그들이 좋은 사람이라면 예의 있게 대해 주겠지만, 영악한 사람이라면 도리어 상대를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취급하려 들기 때문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이는 상대에게 모든 것을 내맡기는 의존과 같다. 그러니 자기 삶의 주도권을 남에게 넘기지 않으려면, 그때그때 가뿐하게 말하도록 힘써야 한다. p.43

 

 

사람인 이상 더불어 사는 모습을 취하지 않으면 어느 곳에서도 환대받을 수 없다. 아무리 개성대로 사는 게 중요하다지만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허사다. 따라서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게 바람직하하고, 또 그것을 위해 적당히 긴장되는 것도 삶에서 필요한 자세라고 본다. p.131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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