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질문 - 죽음이 알려주는 품위 있는 삶을 위한 46가지 선물
김종원 지음 / 포르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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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현대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인 카프카는 ‘삶이 소중한 이유는 언젠가 끝나기 때문’이라고 말을 하였다. 태어나는 즉시 죽음이란 세계를 마주 대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죽음이 결코 낯설지만 않다. 어릴적 집은 산자락을 끼고 있는 집이었다. 조금만 올라가면 무덤이 있었고 무덤에서 천방지축 놀며 보낸적이 있다. 그리고 죽음을 생각해 보기도 했다. 죽게 되면 관속에 들어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게 될 것인데 그게 걱정이 되었다. 겨울이 되면 추위도 걱정이었고, 더위엔 더위도 걱정이 되었다. 죽으면 육체는 그것을 못 느끼건만 영혼이 육체와 함께 갇혀 있다는 생각을 하다니 지금 와서는 한심한 생각이 든다.

그러나 철부지 시절, 죽음을 생각할 때에 그것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요즘도 죽음을 깊이 생각할 때는 죽음이 도대체 무엇일까하는 궁금증과 함께 두려움을 가진다. 인간이란 죽음에 대해 가피하는 현상이 있다. 그리고 죽음은 있지만 그건 항상 타인이지 나는 나중에라는 생각을 가진다. 또한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예일대 철학 교수인 셀리 케이건 같은 경우 죽음 뒤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증명될 수 없기에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삶은 도대체 무엇인가? 현재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며 현실적 감각을 느끼며 성공하기 원하고, 행복을 누리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행위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늘 또한 내가 무언가를 행할 때에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삶을 선택하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것은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하며 질문을 해본다.

죽음이란 그렇게 만만한 질문이 아니다. 죽음이란 그저 모든 인간이 단 한 번 경험하는 한 사건이 아니다. 죽으면 분명 모든 것이 끝이 난다. 산 개가 죽은 사자 보다 낫다는 격언이 있다. 살아 있는 사람이 승자지만 그러나 그 사람도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태양은 늘 변함없이 떠오르고 지지만 땅이란 무대에 서 있는 인간은 존재를 매번 갈아치우고 있다. 나는 사라지고 다른 존재가 삶을 산다. 과연 죽음이 끝이라면 이것은 과연 의미를 띄는가?

알고 싶어야 하고, 알아야만 하는 것이 바로 '죽음'이다. 이 책은 프롤로그를 시작하며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는 왜 죽음이라는 커다란 벽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가?”

이 질문은 사실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먼저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음에 대해 질문을 한다고 생각된다. 죽음은 매일 뉴스에서, 주변 장례식장에서 친인척의 죽음을 통해 우리는 실제 동참하고 있다. 그런데 말이다. 진지하게 죽음에 대해 정말로 질문하며 이것을 파헤치려는 사람이 있을까이다.

그 다음 의미는 죽음은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다. 나도 내일이면 죽을 수 있다. 오늘 살아 있어도 내일 죽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죽음을 진지하게, 심도있게 질문하며 살아야 한다고 저자는 강하게 말하고 있다.

이 책 《마지막 질문》은 저자 김종원이란 사람이 지난 20년 동안 릴케, 칸트, 니체, 톨스토이, 쇼펜하우어, 괴테를 통해 얻은 삶과 죽음 앞의 대한 사색의 통찰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세기의 철학자 6인과 무려 1,000시간 이상의 대화를 나누고 사색하며, 그들이 남긴 말과 글을 통해 죽음을 의미하도록 해주고 있다. 죽음을 직면하게 하면서 비로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도록 도와주고 있다. 저자는 46개의 질문을 뽑아내어 우리에게 죽음을 마주하게 해주고 삶을 가르쳐 준다.

모든 죽음은 최고의 선물이라는 그의 말에는 죽음이 꽃피우는 결정체를 말해주는 문장이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삶의 매순간이 소중한 것이다. 저자는 릴케의 말을 인용하며 가치 있는 죽음에 대해 질문을 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뭐라고 릴케는 말했을까?

죽음은 결국 후회의 영역이지. 자신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에, 남들 눈치를 보다가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를 결국 실천하지 못하고 목록에 그대로 남겨 둔 채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에, 우리는 생전에 느꼈던 그 어느 순간보다 더 아파하며 포효하게 돼. 우리는 죽음보다 나은 오늘을 보내야 해. 그래서 늘 죽음을 바라보고 있어야 하지. p37

그렇다.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후회를 한다. 그래서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도 죽을 때 이런 말을 한 것으로 본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죽음 앞에 어느 한 사람인들 후회하지 않겠나? 그러나 후회하지 않도록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결국 삶의 목적을 분명하게 찾아 오늘의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 또한 헤르만 헤세가 말하듯 "오라, 사랑하는 죽음이여! 나는 너의 것이다." 말하며 죽고 싶다.

저자는 책을 탈고하는 기간에 죽음 앞을 다녀 왔다. 정신을 잃고 세 번이나 쓰러졌다. 그러나 그 세 번의 시간이 탈고를 멈추게는 못했다. 또 다시여섯 명의 멘토에게로 달려가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질문하며 답을 구했다. 그리고 쇼펜하우어를 만나면서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문장을 만나게 된다.'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삶을 관통하는 2가지 원칙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았다.

내게는 2가지 삶의 원칙이 있다네. 하나는 아침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지. 늦게 일어나면 아침 시간이 사라지는 거잖아. 아침 시간은 삶의 본질이자, 신성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네. 또 하나는 고통을 삶의 양념이라고 생각한다는 거라네. 약간의 근심, 고통, 고난은 삶에 반드시 필요한 양념이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잖아. '바닥에 적적한 무게의 짐을 싣지 않은 배는 불안정하여 마음대로 앞으로 나갈 수 없다.' 피할 수 없다면 그걸 내 인생에 적절히 활용하는 거야. 인생은 소중한 거니까. p201

나에게 이런 삶의 원칙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죽어서도 사라지지 않을 문장이 내게 있는가도 질문해 본다. 내가 사는 삶의 원칙은 인디언인 호피족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소박하게 먹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아무에게도 상처주지마라.

너무나 멋진 말이 아닌가? 어떤 문장은 가슴에 선명하게 새겨지며 동경하게 된다.

이 책은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선명하게 가르쳐 준다. 그리고 그 죽음 앞에 서서 분명한 질문을 하라고 말해 준다. 즉 죽음 앞에서도 당당한 삶을 살도록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친다.

왜 우리는 죽어야만 할까? 죽으면 어떻게 될까? 죽음이란 무엇인가?

과학을 넘어, 종교를 넘어 철학적으로 삶의 깊이, 죽음의 깊이를 알고자 한다면 이 책으로 '죽음'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의 한 문장

"청년기에는 주관이 그 사람을 지배하지만, 노년기에는 사색이 지배하지, 다시 말하지만 청년기는 알맏는 시기고, 노년기는 철학을 하기에 적합한 시기라는 거야. 각자 맞는 일과 삶이 따로 있는 거지. 실천하는데 있어 청년기는 주관과 인상에 따라 결심하지만, 노년기는 대부분 깊이 사색한 후에 결정하니까." p.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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