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쓰기 - 나의 단어로
대니 샤피로 지음, 한유주 옮김 / 마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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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책을 보면서 어느덧 내게도 책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즉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그러나 막상 작가가 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는 것임을 직감하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게 되면 용기를 얻게 된다. 그래서 이 책에 손길이 갔고 이 책을 끌어 안게 되었다.

“글을 쓰는 삶이란 용기와 인내, 끈기, 공감, 열린 마음, 그리고 거절당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기꺼이 혼자 있겠다는 의지도 필요하다. 자신에게 상냥해야 하고, 가리개 없이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고, 사람들이 보는 것을 관찰하고 버터야 하고, 절제하는 동시에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기꺼이 실패해야 한다. 한 번만이 아니라 자꾸만, 평생을.” p.12

참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이다. 기꺼이 실패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데 그 용기가 없어서 현재 글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저자가 인용하듯 사뮈엘 베케트는 이렇게 썼다고 한다. "시도했고, 실패했다. 상관없다. 다시 하기. 다시 실패하기, 더 잘 실패하기"

언젠가 글쓰기에 대해 살펴보면서 이런 글을 발견한 적이 있다. "최고의 글쓰기는 고쳐쓰기다." E.B.화이트란 작가가 한 말이다. 그는 미국의 작가이며, 시인이며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논문에서 아이들의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국내에서는 어린이 작가로서의 명성이 크다. 그는 총 3권의 어린이 책을 썼는데 대표 작품으로는 '샬롯의 거미줄'이다. 이 책으로 그는 뉴베리상을 수상한다. 이렇게 대단한 작가가 말하기를 최고의 글쓰기는 고쳐쓰기라니, 용기가 저절로 나는 거 같다.

다시 책으로 돌아오면 '짧고 나쁜 책' 소제목 아래 이런 내용이 나온다.

가장 아끼는 친구 중 하나는 짧고 나쁜 책을 쓰겠다고 되뇌이면서 소설을 썼다. 짧고 나쁜 책이기에 부담감 없이 글을 썼다. 그런데 이 작품은 상도 받고 베스트셀러가 된다. 저자는 이것을 ‘밑져야 본전이다’라는 생각으로 바꿔 생각하며 글을 썼다.

"밑져야 본전이다. 짧고 나쁜 책을 쓰겠다는 말을 내 식대로 바꾸면 이렇게 된다. 밑져야 본전이다. 성패에 좌지우지될수록 글쓰기에 뛰어들기가 어려워진다. 누가 이 책을 읽을지, 읽고 어떤 생각을 할지, 몇 부나 찍을지, 어떤 잡지가 발표해줄지 생각할수록 원고가 살아나기 어려워질 수밖에 [...] 마침내 몇 페이지를 써냈다. 완벽하지 않았고 나쁘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시작했다. p33-34

책을 쓴다는 것은 일단 독자를 생각하며 쓰는 것이기에 완벽하고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책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것저것 생각하면 결코 좋은 글이 나오지 못하기에 결국 무언가를 써가라는 응원이 독자에게 또 다시 힘이된다.

글을 씀에 있어 독자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기만의 방이기만 하다면 그것이 어떠한 형태건 어디에있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어떤 이는 전철에서 주로 글을 쓴다. 시끄러운 곳에서 머릿속이 맑아진다고 한다. 어떤 친구는 커피숍에서, 어떤 친구는 주방 테이블에서 책을 몇 권이나 썼다고 한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침대에서 글을 쓴 걸로 유명하다. 웬디 웨서스타인도 그랬다. 이탈이아 재봉사의 아들인 게이 탤리지는 아침마다 맞춤 정장을 차려입고 지하 서재로 계단을 내려간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서서 글을 썼다. 또한 어느 작가는 늦은 밤에 작업이 가장 잘 풀린다고 한다. 독자 또한 책을 읽거나 서평을 할 때에 집에서 하기 보다는 독립적으로 일하는 회사에서 서평을 쓸때 더 집중이 되며 명민해진다. 특히 책 읽기나 서평은 저녁을 먹은 후 쉼을 누리다가 저녁 10시 정도가 되면 가장 좋은 시간이 된다. 그래서 종종 새벽 1시가 되고, 2시가 되어 다음 날 몸이 많이 무거워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지만 내 몹쓸 루틴이 이렇게 되어져서 낭패다. ㅠㅠ

책을 씀에 있어서 습관에 대해, 영감의 원천을 묻는 이들에게 저자는 이런 말을 하며 무조건 글을 쓰는 자가 되기를 충고해 준다. 즉 글을 쓰고 싶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라고 한다. 만일 그렇게 기다렸다면 저자의 이름이 박힌 소책자 하나가 겨우 나왔을 거라고 말한다. 따라서 "추정컨대 오직 행위만이 생산적이며, 할 일을 하는 것만이 그에 대한 욕구를 가능하게 하며, 실천이 곧 예술이라고" 정의 내린다.

그럼 어디서 영감을 얻죠? 그들이 묻는다.

저는 날마다 같은 시간에 자리에 앉아

영감의 길목에 저를 내려놔요.

정말 관심이 있어서 묻는 사람에게는 종종 이렇게 답해준다.

내가 자리에 앉지 않으면, 거기서 작업하고 있지 않으면

영감은 나를 그대로 스쳐 지나갈 것이다.

P.75

물론 필이 오는 때가 있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일단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쓰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된다.

또한 눈에 띄는 문장이 나왔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독서'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혹여나 다른 작가들의 글에 영향을 받을까 봐 두려운 자들이 있는데 이들에게 저자는 이런 말을 해준다.

“작가가 되겠다면서 이제껏 독서량이 많지 않은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궁금하다. 책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디서 자양분과 영감을 얻지?”( p54-55쪽)

우리가 읽고 쓰는 모든 글에는 사실 “온통 다른 작가들의 지문이 묻어 있다.” 독서는 직접 경험할 수 없는 다채로운 감각을 얻는 통로가 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따라서 계속 쓰기는 계속 읽기와 다름없고, 계속 읽는 것은 계속 쓰기 위한 동력을 만드는 일임을 독자 또한 분명하게 동의하는 바이다. “잘 쓴 산문은 그 자체로 영향이다.”는 저자의 말은 매우 큰 진리와 같다.

이 책은 이렇게 작가가 되고 싶은 자들에게 무언가를 계속 쓰며, 도전하며, 실패를 두려워 말라고 용기를 준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어떻게 쓰라고 하는지 파헤치려 하기보다 샤피로라는 소설가는 어떻게 쓰고 있는지를 느끼면서 이 책을 읽길 권하고 있다. 『계속 쓰기』는 80개의 이야기 조각을 엮어 놓은 책이다. 목차가 있지만 마음에 드는 단어나 문장을 골라 읽어도 되고, 아무 데나 펼쳐 읽어도 되는 책이다. 물론 책은 ‘처음-중간-끝’으로 짜였지만 그럼에도 읽고 싶은 부분을 먼저 편하게 읽어 나가면 갑자기 보물을 발견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은 무언가를 쓰고자 하는 사람, 자신의 재능과 끈기를 의심하며 여전히 머뭇거리는 자들에게, 계속 쓰는 사람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쓴 책이다. 무언가는 써야 하는데, 작가의 삶의 대열에 들어가고는 싶은데 무언가 작가의 줄기가 잡히지 않아 포기하고 싶은 자들에게 이 책은 큰 용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한 문장

"우리는 글을 쓰며 살아가는 삶을 짓는다. 우리는 스스로를 반복하고 싶지 않고, 주변 세계의 목격자나 통역사처럼 진화하고 싶다."

"개요는 잘 뽑은 것 같은데 왜 진도가 안 나갈까? 구조를 잡기 힘들어 하는 자들에게 저자의 한 마디는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목마름을 해결해 준다. 개요는 우리가 작업을 통제하고 있으며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다는 환상을 안겨준다. 그래서 안심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생명력 넘치는 창작 과정에는 반대급부로 작용한다. […] 실수하는 정신. 이것이 형태를 움직인다. 이 근사한 생각에 우리는 의지할 수 있다. 실수 자체가 작품을 살아 있게 한다니. 구조는 중간에서 솟아나기도 하고, 머릿속에 들어오자마자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통제를 포기하려는 순간에. 그리고 그러고 나서야 구조는 우리에게 속삭인다.'(p.162-163. '구조')

"글을 쓰면서 사는 삶을 지키려면 어떤 규칙들에 맞추어 생활할 수 밖에 없다. 초창기에는 이걸 이해하지 못했다. 오랜 친구가 전화를 걸어 와 점심이나 더 나쁘게는 아침을 같이 먹자고 하면 나는 책상에서 한두 시간 빠져나와 현실의 사람들과 현실의 식사를 하는 세상에 합류할 기회를 덥석 물고는 했다. 잠깐 외출했다가 아마도 더 활기차고 상쾌해진 기분으로 다시 책상 앞에 돌아올 수 있을 만큼 나 자신이 엄격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확신했다. [...] 그러나 그날 하루를 대화와 웃음, 탄산수나 생수를 가져다주는 웨이터들로 망쳐버린 것이었다. 잠깐 외출했다 돌아온 것만으로 하루는 엉망진창이 되었다.[...] 자기 시간을 지키자. 내면의 삶에 자양분을 공급하자. 지나친 소음을 피하자. 좋은 책을 읽고, 귀를 좋은 문장들로채우다. 가능한 자주 혼자 있도록 하자. 걷기. 전화기를 내려놓기. 정해진 시간 동안 작업하기. 친구들과의 점심식사도, 이메일이 수북이 쌓인 메일함을 열어보는일도 그만두자. 고요한 명상이 당신을 풍요로 이끌 것이니...인터넷을 끄자는 말도 덧붙이고 싶다."(p. 288-291. '관리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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