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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밀도 - 나를 나답게 하는 말들
류재언 지음 / 라이프레코드 / 2023년 1월
평점 :
내가 하는 말을 가장 먼저 듣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나 자신입니다. 우리는 매일 수 없이 대화를 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 대화에서 내가 하는 말을 내가 가장 먼저 듣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상대방에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하는 말들도 사실은 나 자신도 같이 듣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항상 나를 나답게 하는 말들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의식하고 습관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변호사이자 남편이자 세 아이들의 아버지라고 합니다. 저자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서 수많은 상황과 만남 속에서 진심 어린 대화에 감동도 받은 이야기며 크게 깨달은 이야기며 깊이 있게 공감했던 이야기들을 소소하게 풀어놓으면서 독자들에게 대화란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어 줍니다.
좋은 대화는 잊을 수 없고
나쁜 대화는 견딜수 없다.
바다의 포식자인 상어처럼 대화할 때 초반부터 날카롭게 파고들어 대화의 주도권과 공격권을 가져와버리는 경우는 우리 주변에서도 상당히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보다는 묵직한 존재감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며 상대방의 이야기에 경청도 호응도 잘 해주면서도 필요할 때는 어김없이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이야기해 주는 고래 같은 대화가 훨씬 더 나를 지키면서도 상대방에게도 인정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도 상어식 대화보다는 고래식 대화가 훨씬 더 좋다고 보고 그런 대화를 이어나갈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국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저도 알파고보다는 이세돌이 바둑에 최고라고 무조건 이길거라고 생각하였었지만 결과는 알파고로 점점 넘어가는 것을 보고 많이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렇게 멘탈이 흔들리고 힘든 가운데서도 이세돌은 복기를 쉬지 않고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는 당연히 이세돌의 승리로 가져갈수 있었지요 그런데 이런 복기가 바둑뿐 아니라 대화에서도 가능하다는 생각은 전혀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자가 대화의 복기라고 하는 말이 처음엔 의아했었으나 가만히 읽어보니 정말 짧은 시간을 할애해서 일상속 대화에 복기를 해 보는것도 참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화의 복기로 내가 했던 대화들을 다시 떠올려보고 조금 더 나은 대화로 좋은 사람으로 기억된다면 이 또한 참으로 나 자신에게 엄청난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 자주 해 보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내 주변에도 ‘대화폭식증’에 걸린 사람들이 꽤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를 하다보면 내가 말을 하는 시간보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시간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요즘 말로 영혼이 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 기가 빨린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지요 그런데 대화의 황금비율이 3:7이라고 합니다. 내가 7이 아니라 내가 3인것이지요 내가 3으로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7을 들어줄 때 가장 상대를 내편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이런 부분도 기억하고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따스한 마음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세 아이들을 키우는 가장이면서도 사랑하는 아내와 장인어른에 대한 존경심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었고 아내에 대한 사랑도 그대로 표출이 되었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책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어떠한 분인지 얼굴을 뵙지 못했지만 저자의 마음은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대화에 대한 밀도라고 해서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책장을 열자마자 감동의 물결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저도 이 책에서 깨달은 부분들 잘 기억해 두었다가 앞으로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밀도있는 대화를 위하여 노력해 보고자 합니다. 따뜻한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