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탄잘리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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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양인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받은 시집이라고 해서 관심이 갔던 책이었다.

인도 벵골지방의 타고르 가문에서 태어난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는 무명의 시인이었다.

이 책은 총 인간과 신의 관계를 103편의 산문시로 작성하여 노래하듯 담아내고 있다.

타고르는 벵골지방의 거리에서 신과 진리를 노래하고 춤추는 바울이라는 떠돌이 음유시인들에게서

영감을 얻어서 이 시집을 완성했다고 한다. [기탄잘리]의 뜻이 바로 신에게 바치는 노래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103편의 시를 읽는 내내 신과의 관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타고르에게 신은 이 책에서 으로 표현이 되며 사랑의 대상이요 기쁨의 대상이며

또 타고르의 연인이기도 하고 그 안에 잠재해 있는 자아로도 표현이 된다.

인도에서 가장 존경받고 있는 간디와 견줄 정도로 타고르는 인도에서 국부로 인정을 받고 있다고 하니

그의 위엄이 얼마나 대단한지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류시화 시인이 옮긴 [기탄잘리]는 류시화 시인의 감성적인 부분이

이 책에서도 그대로 묻어나는 것처럼 느껴져서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신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사랑도 애틋함도 또 그분 즉 님을 기다리는 마음도 모두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간절하게 느껴진다.

누군가와 사랑을 시작할 때 이렇게 간절하게 기다리며

또 준비하고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고자 했을까?

산문시라고 하지만 마치 한 소절 노래가사를 읊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나의 님이여, 당신이 어떻게 노래하는지 나는 알지 못합니다.

그저 놀라움 속에 말을 잊은 채 귀 기울일 뿐.

당신의 음악이 빛이 되어 세상을 밝힙니다.

당신의 음악이 생명의 숨결이 되어 하늘에서 하늘로 퍼져 갑니다.

당신의 음악이 성스러운 물결이 되어 돌처럼 단단한 모든 장애물을 부수고 넘쳐 흐릅니다.

본문 3장 중에서- p13

 

이 책을 읽고 있다 보면 나 자신이 상당히 경건해지는 것을 알게 된다.

이토록 자신을 낮추고 신과의 대화를 기다리는 부분이 너무 가슴에 와 닿는다.

짧은 글이지만 그 안에 함축되어 있는 수없이 많은 말들이 머릿속을 떠다닌다.

아주 긴 내용을 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마치 신에게 편지를 쓰는 것 같이 보이지만 그 대상을 누구로 정할지는

읽는 독자의 마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내가 현재 사랑하고 있는 사람에게 또는 가족에게 또는 연인에게로 확장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의 편지나 기도제목으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어쩌면 고해성사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조용한 음악과 함께 이 책을 읽고 있다 보면 신에게 있어 아주 작고 보잘 것 없는

인생이라는 생각도 든다. 살아있는 동안 많이 사랑을 나누며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죽고 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인생이기에 살아있는 동안 많이 베풀고 포용하고

넓은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지금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삶을 살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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