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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편지 - 붙잡고 싶었던 당신과의 그 모든 순간들
이인석 지음 / 라온북 / 2017년 9월
평점 :
당신의 편지라는 제목만 들어도 무언가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게 된다.
예전에는 손편지들을 참 많이도 읽고 쓰고 보내면서 살았었는데
현재에는 길을 가다가 빨간 우체통도 거의 보기가 힘들어진 세상인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아쉬운건 왜일까? 한때는 펜팔이 무척이나 유행해서 너도 나도 예쁜 편지지와 편지봉투를 골라 누군가에게 밤마다 편지를 쓰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나도 한때 펜팔을 했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연인들끼리 펜팔만 있는게 아니라 방송국에 사연을 보내는 사춘기 소녀들도 많았었던 것 같고
또 가장 흔한 건 연애편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또 이 책에서처럼 해외에 파견된 군인들과 가족들의 사연도 있을 것이다. 흔히 생각하기에는 서로 만나기에 너무 먼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생각하며 그 애틋함을 글로 적어 편지를 보내는 거라 생각할 수 있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해 왔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꼭 그런 내용의 편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매우 사실적이라 하겠다.
먼저 부부편지 이야기에서 해외에서 일을 하는 남편과 한국에 있는 아내 그리고 자녀들을 생각하며 서로 편지를 주고받는 내용이 나온다. 타향살이를 하면서 함께 하지 못한 마음을 그대로 글로 적어 편지를 보내고 또 답장을 보내고 받는 것이 그래도 공개되어 있다.
부부가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을 이리 멀리 떨어져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달프고 애가 탔을까? 또 걱정되는 부분이 얼마나 많았을까?
서로 건강을 걱정해주고 아프지 말라고 전해주는 마음이 그대로 보여지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해진다. 하지만 모든 편지 내용이 다 그런 애틋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말 현실적인 봉급 내용도 등장하고 가족의 이야기도 등장하고 시어머니 이야기도 등장한다.
60년대와 70년대면 정말 오래 지난 이야기인 것 같다. 월남전에 참가한 남편이 보내는 이야기도 수록이 되어 있다. 당시 상황을 잘 인지하지는 못해도 간접적으로나마 어떤 상황이었을지 편지 내용을 읽으며 간음해 본다.
이 책에서는 부부편지를 비롯하여 연애편지와 부모자식편지, 친지편지까지 나뉘어서 수록해 두었다. 다른 편지들은 예상했던 대로지만 부모자식편지는 한번도 써본적이 없어서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부모와 멀리 떨어져 편지를 쓴다는 것은 참 좋은 것 같다. 남자들은 군대에 가면 부모에게 편지를 쓰면서 눈물을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여자인 나는 그런 경험이 없는 것이 조금 아쉬운 것 같기도 하다. 그 때 철이 든다는 말도 있는데 말이다. 오랜만에 많은 편지글들을 읽으면서 예전 생각을 떠올리며 잠시 향수에 젖어들었던 시간이다. 전국민 스마트폰 시대가 되어 이제 더 이상 편지글을 쓰는 사람들을 찾아볼수 없다지만 가끔은 편지쓰는 날을 정해서 편지를 한통씩 써보는 것도 좋을거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