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생활 백서

수줍은 느낌의 미소
김현구 지음 / 드림앤 / 2012년 6월

의사들의 인턴 생활이나 수련의 시절의 이야기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지금까지 자주 즐겨 보았던 내용들이라 어느정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해 왔었다. 이런 힘든 시기를 넘어서야 전공의가 될수 있기에 힘든줄 알고 잠이 부족한 줄 충분히 알면서도 모두가 열성적으로 최선을 다해서 환자와의 사투를 벌인다고들 한다. 하지만 의과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을 보면 모두가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해서 그렇게 의사를 꿈꾸는 자리에 까지 올라가게 된 것일까 상상만 해도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이런 예비의사선생님들의 힘든 레지던트생활 그리고 인턴 생활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꾸밈없이 실어놓은 책이 바로 이 책인것 같다. 일기 형식으로 그 날에 있었던 내용들을 마치 사건사고처럼 사실적으로 올려두었지만 읽는 독자들에게는 모두가 생소하기도 하고 어쩌면 나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 같기도 하여 고개를 끄덕이게도 된다. 그러면서 이렇게 힘든시간들을 묵묵히 견뎌내는 수련의들에게 다시한번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어졌다.

닥터가 된다는 길이 어디 그리 쉬울까만은 그래도 밤잠을 겨우 서너시간만 자고서 그렇게 긴급한 응급실에서의 시간들을 견뎌내다니 정말 대단한것 같다. 잠을 못 자는 괴로움은 그 어떤 힘든일에도 비길것이 못 된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기에 눈이 빨갛게 될때까지 열심히 수련생활도 하고 그러면서 또 밀린 공부까지 한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해 줄말이 없는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특히나 미소년처럼 웃는 모습이 아주 여려보인다. 그런데도 수련의 생활을 하면서 각 과별로 돌아가면서 수련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잘 몰랐던 각 과별로 힘든점과 어려운점들을 보여주고자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보여주고 있다. 변비로 고생중이었던 할머니의 대변을 꺼내는 장면은 정말 실감이 나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했던 장면이었다. 또 청진기 한번 빌려주고 함께 하게 된 군인의 수술실 이야기도 감동이 전해져 와서 나름 짠해지기도 했었다. 산부인과는 아기의 탄생을 직접 볼수 있기에 새 생명이라는 신비로움에 빠져들수 있어서 좋았지만 아직 결혼전인 수련의들에게는 소아과나 이런 산부인과 역시 생소하고 잘 모르는 부분들이 많아서 일단 밀릴수 밖에 없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렇게 재미있게 하루하루 아슬아슬하게 견뎌내는 수련의 생활을 하고 있는 수줍은 미소를 머금은 저자의 이야기를 정말 진실되게 또 수수하게 받아들이면서 병원에서의 이야기를 하나씩 열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책이었다. 책이란 이렇게 내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 직접 겪어보지 않아도 간접적으로 느끼고 빠져들수 있도록 해 주는것이 너무 좋은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병원생활에 대한 많은 부분들을 알게 된것 같고 앞으로 병원을 찾게 된다면 이렇게 힘들게 노력하고 있는 수련의 학생들에게 모두 감사하다고 힘내시라고 꼭 전해주고 싶어졌다. 이렇게 해서 멋진 대한민국의 전공의들이 탄생한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든든해 지는것 같아 내심 기분은 좋은것 같다. 재미있는 일기를 즐겁게 읽어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