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새 날다
구경미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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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새라는 새를 이 책을 읽기전에 있는지도 몰랐다 그냥 단순히 제목을 이렇게 지어낸 것이리라 미루어 짐작하면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키위새가 뉴질랜드 국조새라니 처음 알게 되었던 이야기다 한 가족의 이야기가 그냥 단순하게 읽어 내려가 지나치기엔 무언가 묘한 끌림이 있다 8년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부인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아버지와 딸 그리고 아들이 모여 엄마의 사망을 불러오게한 것이 병이 아니라 그런 병이 발생하게 만들었던 국제상사 주인 아줌마라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셋이서 공모를 한다 그녀를 죽이기로 말이다 참 위험하고 끔찍한 사건을 도모하는 것인데 그리 위험해 보이지 않고 그리 무서워보이지도 않는 이유는 무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이 가족들은 결코 그런 위험한 일을 벌일수 없다는것을 애초에 알고 있었던것 같이 느껴진다 책 내용에서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지만 그냥 느낌이 그렇게 왔었나 보다 아빠가 사다둔 권총으로 그녀를 쉽게 그리고 간단하게 죽일수도 있는 일이었는데 아빠와 아들 그리고 딸 모두는 정말 그녀가 엄마를 죽도록 내몰았던 위인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큰 사건을 도모하고 나서 함께 가족들이 복수의 칼날을 갈면서 그녀에게 접근을 시도하지만 애초에 준비했던 사전 계획들과 달리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게된 딸은 그녀에게서 자신의 엄마를 죽였다는 근거를 찾을수가 없다. 아빠의 생각이 어쩌면 틀렸을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냥 생각하기에 또는 아빠가 보는 관점에서는 사랑하는 부인이 늘 국제상사 주인여자에게서 당하면서 사는것 같았지만 사실은 크게 다를수도 있는것이다 왜 그럴까? 그건 아빠가 자신이 못나서 부인을 고생시킨다는 죄책감과 자괴감이 있었기에 아빠 눈에는 그리 보였던것인가 보다.

국제상사 그녀에게서 들어본 이야기는 또 달랐다 엄마가 항상 조용히 그렇게 지내는게 안되어서 옷도 주고 학용품도 챙겨주면서 알뜰히 보듬어준듯 한데 남들이 보기에는 좀 다를수도 있었을것이다 그리고 그녀 역시 항상 도도하고 당당해 보였지만 알고보니 상처투성이였던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연민도 느끼게 되고 사라진 아들의 행방을 찾지못해 해외 여행 한번 못 가본 그녀가 여행객들의 이야기 속에서 아들을 찾고 있었던거 보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해치려고 시작한 모의와 행동들이 어느새 그녀를 도와주게 되고 안쓰러워 자꾸만 연민도 느끼게 되는데 그래도 아버지는 끝내 그녀를 죽이려고 찾아간다. 이야기가 참 흥미롭지만 그 내면의 세계에서 사람 사는 냄새들로 가득한 우리네 이야기 같았다 어느 누구라고 말할것도 없이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요 시장통의 이야기 같은 구수한 소설이다 만약 우리 가족이 이런 경우라면 그래도 아빠가 먼저 떠난 부인을 생각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많이 했으리라 본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으면 이렇게까지 생각하게 되었을지 상상이 간다 그만큼 부인을 사랑했었고 또 못난 자신때문에 그리 고생만 하다 갔다고 생각하는것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항상 가까이 있을때는 개개인에 대한 소중함이나 고마움도 잘 느끼지 못하고 지낼수 있지만 단 며칠만 우리 가족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없는 날에는 은근히 신경이 쓰이고 걱정이 되는게 분명하다 그것이 가족이다 가족이 곁에 있을때 매일 매일을 소중히 생각하고 좀 더 따스하게 잘 대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미리 떠난다는 생각을 해서가 아니라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 가족이라는 울타리안에서 늘 행복하게 살아갈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가까이 있기에 소홀히 하고 막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읽다보니 가족이란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키위새가 비록 하늘을 날수 없다고 해도 우리 가족들이 함께 할때는 그 이상의 행복이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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