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미자 씨 낮은산 작은숲 12
유은실 지음, 장경혜 그림 / 낮은산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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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에 가 보면 어느 동네나 이런 미자씨 같은 인물이 하나씩 존재하고 있는것 같다. 내가 어릴때 우리 동네도 시골이었는데 골목 어귀에 약간 모자란 듯한 오빠가 살았었다. 어린 마음에 친구들과 그 오빠를 놀려대기도 하고 때로는 흉보기도 하고 또어쩔때는 같이 어울려 놀면서 힘든일이나 하기 싫은 일들을 시키기도 했었다 그때는 어린 나이라 우리가 무슨 잘못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참 이상한 사람도 있구나 하고 쉽게 생각하고 판단했었다. 그런데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서 우리 부모님으로 부터 들은 이야기에 지난날 내가 했던 잘못을 깨닭게 되었었다. 그 오빠는 어릴때 많이 아팠는데 병원치료를 가난해서 제때 받지 못해서 지금 약간 모자란거라고 정확한 병명도 모르지만 그땐 다들 그렇게 알고 불쌍한 오빠라고만 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자꾸만 그때 그 오빠가 생각이 나곤 한다. 참 웃는 모습이 선했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지기도 한다.

우리 동네 미자씨도 웃는 모습이 참 천진난만하다. 마치 아이들의 웃음처럼 해맑고 거짓이 없는 그런 아이들의 얼굴 같다. 비록 나이가 들어 어른의 체격이라고 해도 하는 행동은 모두가 다 어린 아이처럼 행동하고 동네에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아이들 과자도 빼앗아 먹고 사탕도 뺏아 먹는 아이같은 미자씨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항상 흉보기도 하고 놀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녀가 없이는 이 동네는 하루도 살수 없을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 어묵장사 아저씨를 짝사랑하는 미자씨를 보면서 나는 은근히 둘이서 데이트도 하고 서로 마음을 열어서 점점 사랑이 싹트기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그게 아니었다 이미 결혼을 그것도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았다고 하니 어묵 아저씨 ... 조금만 더 빨리 미자씨가 마음을 고백했더라면 어떠했을까? 아쉬운 마음이 든다. 참 잘 어울릴것 같았는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자꾸만 든다.

건넌방에 사는 성지학생이 유일한 미자씨의 말벗이요 친구이다. 하지만 겉으로는 내심 툴툴거리면서 못마땅해 한다 마치 동네사람들이 미자씨를 툴툴 거리면서 대하듯이 성지도 역시나 미자씨를 은근히 싫어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무지 좋아하는 성지였다. 단 표현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미자씨의 순수한 마음을 동네 사람들도 이미 오랜 시간 함께 해 오면서 느끼고 있었다. 성지 역시도 항상 티격태격하지만 미자씨를 무지 따르고 좋아한다. 아니 오히려 오빠처럼 많이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해야겠다. 작은 선물 하나도 감사해 하면서 혼자서 쓰지 않고 나누어 쓰려고 하는 미자씨는 오늘날 우리가 너무 자기 위주로 이기적인 인간으로 변해가는 것을 꼬집어 주는 동화라고 볼수 있을것이다. 미자씨는 혼자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리의 개념을 먼저 심어주고 있다. 하지만 요즘 현대인들은 모두 다 나 이외의 모든 사람들을 배척하고 있고 나만 잘 살면 되고 나만 잘 먹으면 된다는 주의가 아주 강하다. 미자씨를 통해서 바라본 사회에 대한 문제점들이 하나씩 비추어져 보인다. 이젠 우리 모두가 이웃과 함께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얼굴만 이쁘다고 여자냐? 마음이 고와야지 여자지 ~~~ 하는 노래가사가 문득 떠오르는것 같았다 내가 보기엔 미자씨의 마음을 읽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녀의 마음이 보인다면 미모는 그냥 따라오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리 동네 미자씨를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진 시간이 되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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