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 - 용기 있게 나를 마주하는 글쓰기 수업
김소민 지음 / 스테이블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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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글쓰기 한 번쯤은 누구나 해 보았을 것 같다. 학교에 다닐 때 일기장도 자신만의 글쓰기였을 것이고 방학 숙제였던 독후감도 글쓰기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누군가 숙제처럼 글쓰기를 하라고 하면 정말 하기 싫은 것도 글쓰기이지만 최근에는 SNS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짧게라도 글을 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나 자신의 일상을 SNS에 공유하려는 사람들이 넘쳐나다 보니 서로 모르는 타인의 일상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친구추가나 팔로워를 하면서 누군가가 쓴 글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 나 역시도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서 항상 글쓰기를 좋아하고 책 읽기도 좋아하고 있지만 막상 직업적으로나 숙제처럼 글을 쓰라고 권한다면 그건 억지로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선뜻 마음이 내키지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지금처럼 짧게라도 내 마음이 동요할 때마다 자발적으로 글을 적거나 메모를 남기고 있다.

 

저자는 한겨레신문사에서 13년이란 세월 동안 기자로 근무를 해 왔다고 한다. 기자라는 직업상 글쓰기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상태였을 것 같다.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과 압박이 얼마나 심했을지 책을 읽는 동안 피부로 와 닿는 것 같이 느껴졌다. 그래서 누구보다 글쓰기에 대한 불편함이 있었을 것 같은데 이 책에서 저자는 어느 한 계기로 자신의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을 글쓰기 노동자라고 표현할 정도로 글을 써야 먹고 사는 글쟁이로 표현하고 있다. 내로남불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누군가 먼발치에서 바라볼 때는 기자라는 직업도 참 좋은 직업처럼 느껴지겠지만 막상 본인이 글쓰기 노동자로서 매번 마감 직전까지 완벽한 글을 써서 제출을 해야 한다고 하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었을까? 상상이 가지 않는다.

 

자발적인 글쓰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저자는 한겨레문화센터에서 글쓰기 수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과 분노와 슬픔 등을 각자 글로 엮어 온 것을 함께 들여다 보면서 마법처럼 상처로 끝나지 않는 모습들을 찾아낼 수가 있었다고 한다. ‘내 이야기 하나 쯤이라는 에세이 수업에서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들 개개인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으면서 울컥할 정도로 감정이 동요했다고 하니 그 자리에 있어보지 않았지만 어떠한 상황이었을지 느낌으로 알 수가 있을 것 같다. 글쓰기 수업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현재 무슨 일을 하는지도 얼마나 큰 집에서 사는지도 자식은 무엇을 하는지도 궁금하지도 않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고 한다. 그저 서로 간의 글쓰기를 들여다 보며 함께 공유하는 마음만 있을뿐...

 

저자는 우리 모두에게 글쓰기를 하고 싶으면 글을 쓰라고 권하고 있는 것 같다. 지독한 외로움도 고통도 슬픔도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분노도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글쓰기로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글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독자들에게 글쓰기에 중요한 포인트들을 짚어주고 있어서 이 책을 통해서 글의 주제를 고르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글감을 모으는 방법도 글쓰기를 하면서 조사나 부사에 대한 사용법과 다양한 문장에 대한 원칙들도 모두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글쓰기를 하고 싶다고 마음만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기에 글쓰기 달인인 저자에게서 좋은 아이디어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글쓰기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글쓰기 수업에 필요한 기본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마지막 부록에는 저자가 글쓰기 수업중에 만나게 되었던 소중하고 빛나는 에세이 글들을 무려 7편이나 실어주고 있어서 함께 읽어보아도 많이 공감하고 도움이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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