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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는 날에는, 엄마
김선하 지음 / 다연 / 2023년 4월
평점 :
어렸을때부터 바쁜 엄마를 대신해서 동생들을 챙기면서 학교를 다녔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엄마에게 투정한번 부리지 않고 내가 당연히 학교를 다녀오면 집안일도 해 놓고 동생들도 챙겨주곤 했었다. 세월이 흘러서 이제 엄마도 연세가 지긋해 지시고 나도 나이가 들어서 어릴적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고 하지만 당시에는 어린 마음에 나 역시 힘든 부분들을 꾹꾹 눌러담고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 어쩌면 그 당시 탈출구가 없어서 더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었겠지만 그래서 가끔은 놀고 싶어도 놀지 못하고 하고 싶은것도 가고싶은 곳도 가지 못했었지만 나이들어 생각하니 이제는 그때 우리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은 엄마와의 이별을 하고나서 어릴적 자신과 엄마와의 추억들을 하나씩 펼쳐보면서 또 멀리 떠나가신 엄마를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보내드리고자 애쓰는 딸의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다. 책 표지만 보아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것만 같아서 아니겠지 하면서 그래도 책을 읽어가게 되었다. 항상 바쁘게 일하시던 엄마를 떠올리며 이제는 어엿한 엄마가 된 딸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대하는 모든 것이 엄마를 닮아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아빠의 부재로 엄마가 전부였던 저자는 지금 생각해도 엄마가 있어서 그래도 자신이 여기까지 올수 있었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여러 사찰을 찾아다니면서 엄마를 생각하기도 한다. 함께 있을 때 많은 곳을 다니면서 여행하는 것도 효도일텐데 세상을 떠나고 나서 이별을 한 이후에는 함께 가고 싶은 곳도 갈수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플 것 같다. 학교 졸업식에 참석했어도 바쁜 엄마는 함께 식당으로 가지도 못한채 부랴부랴 일을 하러 가셔야 한다. 그냥 가만히 글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눈앞에 그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하다. 나도 어릴적 학교 졸업식에 엄마가 올수 없었었기에 저자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이 되는 것 같다. 다음생에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나고 싶다는 저자의 글이 정말 마음속에 콕콕 박히는 것 같다. 나도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건 아닐까 싶었다.
지금은 연세가 지긋한 우리 엄마를 보고 있으면 아직도 그 고왔던 손이 어쩌다 이리도 주름이 늘었을까 싶어서 마음이 아프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나도 엄마가 되어보니 그렇게 이해가 안되었던 엄마에 대한 부분들이 모두 이해가 되는 것 같아서 이제야 진정한 어른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엄마를 계속해서 떠올리게 되었다. 저자와 엄마의 추억들을 따라가면서 나의 추억들도 꺼내 볼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오랜만에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하고 싶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