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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 그 높고 깊고 아득한
박범신 지음 / 파람북 / 2023년 3월
평점 :
평소에 좋아하는 박범신 작가님이 벌써 50주년이라고 한다. 이 책은 작가님의 50주년 기념의 의미를 담아 독자들을 찾아왔다고 하니 너무나 반갑고도 감동적인 작품일거란 기대로 책을 펼쳐보았다. 나이가 들면서 등산을 점차 좋아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정상을 오르기보다는 산 주변을 걷는 둘레길을 좋아했었는데 점차 시간이 지나니 이제는 어지간한 산들을 부지런히 올라가며 정상까지 정주행하는 등산러가 되어 있었다. 국내에서 높은 산들은 모두 올라가봤기에 가끔은 해외에 있는 높은 산들도 한번쯤 올라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작가님은 인생이라는 시간을 걷는 순례길을 주제로 이 책을 펼쳐보게 하고 있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본 히말라야에서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이 책은 시작이 된다. 작가님이 순례길을 좋아한다는 것이 마치 나와 공감대가 형성이 된 것 같아서 괜히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한국사람들도 많이 찾는다는 히말라야 가는길은 정말 험하고도 고산병에 호흡도 곤란하여 생각처럼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 작가님의 글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나도 같이 히말라야 순례길을 걷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는 히말라야 주제로 하는 영화나 뉴스를 통해서도 자주 들어온 곳이라 익숙하게 느껴진다. 국내 높은 산들과는 사뭇 높이 자체가 다른 에베레스트는 내 평생 한번도 가까이 가보지는 못할 것 같다. 많은 영화에서 간접적으로 접해본 이 곳은 위험하기 그지 없이 보였었다. 하지만 그래도 전 세계 순례길 내지는 트레킹을 하려고 또는 정상을 정복하고자 많이들 찾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추위와 싸우면서 작은 마을을 지나고 또 다시 가파른 돌길을 오르고 또 오르면서 내 안에 생각들을 정리하고 온전히 나만의 호흡에 집중하는 시간들이 참으로 인내하고 자중하는 시간이 될 것 같아서 진정한 순례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히말라야는 ‘묵음의 언어’라고 한다고 하니 어떤 의미인지 알수 있을 것 같다.
작가님의 지인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시작하여 자신이 걸어가는 길을 주변 환경을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책속에 편지글로 풀어내고 있는 형식이 사뭇 진지하면서도 빠져들게 만든다. 네팔과 티베트의 환경적인 부분과 그들의 소박한 일상과 생각들을 함께 들어보면서 우리와 다른 수수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있을때면 나도 가방하나 둘러메고 등산을 하고 온다. 열심히 숲을 바라보며 자연속에서 호흡하면서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복잡했던 내 머릿속이 정화가 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 화가 나던 마음도 다시 안정이 되고 무언가 편안해진 마음으로 변화하게 된다. 그래서 산이 좋고 등산을 즐기는 것 같다. 멀리 해외로 나가지는 못하지만 작가님의 마음이 어떠할지 순례길을 걷는 의미가 무얼지 함께 이해하며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욕심없는 삶을 살며 앞으로 나도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살아가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