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꿈꾸던 그날인가

오늘이 꿈꾸던 그날인가 - 98편의 짧은 소설 같은 이향아 에세이
이향아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3월

세상살이가 하루하루 너무나 삭막하다는 생각이 든다. 뉴스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더 충격적인 이슈들이 가슴 철렁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과연 어떠할지 걱정이 앞선다. 매일 똑같은 일상속에서 무던히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매일매일이 너무나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이 뭐하나 답답한 마음에 숨통을 트여줄 그런것들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경기침체와 고물가에 아무리 열심히 살아가고자 노력하지만 항상 제자리 걸음인 것 같다. 아니 후퇴하며 살고 있는 기분도 들어서 정말 불안한 것 같다. 이런 내 삶에서 조금이나마 안정적인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가슴이 따스해지는 그런 무언가가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이향아 작가님의 98편의 소설같은 에세이에서 그토록 찾던 따스함과 공감을 들여다 볼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작가님은 평범한 일상속에서 특별히 포장하지 않은 순수한 그 자체로 살며시 툭 던져놓은 듯한 삶의 이야기를 펼쳐보게 하고 있다. 처음에는 별 기대없이 책을 펼쳤었다. 그런데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부터 무언가 진한 감동이 일었다. 지금까지 에세이집을 많이 접해 보았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인 것 같았다. 아파트 경비아저씨 이야기를 들으면서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 아파트 경비아저씨들에게도 항상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인사하고 겸손하게 대하는 나를 칭찬하며 살며시 웃게 되었던 순간이었다. 매사에 천만 다행이라고 말하고 생각한다면 걱정근심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내가 가진 것이 줄어들었을 때 ‘아직 이만큼 남았다’고 여기면 천만다행이겠지만 ‘벌써 이만큼 줄어들었네’ 하고 걱정하면 결국 나만 손해라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야겠다. [아기가 타고 있어요]라고 써 붙여진 차들을 도로에서 가끔 만나는데 나도 그 차안에 정말 아기가 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초보운전할때도 초보운전 딱지를 붙이기에 창피하다는 생각에 다른 글을 적어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건 괜히 나를 속이는 것 같아서 결국 한참동안 내 차 뒷유리에 [초보운전]글씨를 크게 붙이고 다닌 기억이 난다. 누가 뭐래도 나 자신을 속이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보게 되었다. 요즘 세대는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이도 출산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 세대때만 해도 어느정도 나이가 되면 결혼하고 아이낳고 키우는게 당연시 되었던 것 같은데 출산율이 저조한 우리나라 미래가 살짝 걱정이 되는건 어쩔수가 없다. 분명 해법이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이 책은 이렇게 나의 소소한 일상속에서 있을법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해 가면서 소설처럼 재미난 에세이는 처음인 것 같다. 때론 감동이 함께 하고 때론 소소한 나의 일기를 들추듯 수줍게 읽어볼수 있어서 정말 앉은 자리에서 흡입하듯이 읽어버린 책이다. 지금까지 이런 에세이는 처음 만나본 것 같다. 내 인생을 한번 돌아보며 잠시 쉬어가는 휴식공간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랜만에 너무 따스하고 정감있는 고향처럼 포근한 책을 읽을수 있어서 좋았다. 아마 작가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좋은 시간 책과 함께 할수 있도록 해 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리며 많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