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이 소란하지 않은 계절 현대시학 시인선 107
이경선 지음 / 현대시학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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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는 시를 참 좋아했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직장에 출퇴근할때면 옆구리에 작은 시집하나는 꼭 챙겨서 다니면서 아무데서나 펼쳐보곤 했었다. 소설이나 에세이보다도 더 간결하면서도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시들을 읽다보면 내 마음도 저절로 정화가 되고 깊이있는 생각을 꺼내서 다시 새로운 나로 재탄생하는 기분이 들때도 있다. 그래서일까? 서점에 가서도 항상 시집을 많이 찾아보고 읽어보곤 하게 된다. 오랜만에 만나는 시집을 보니 괜히 감회가 새로운 것이 옛 생각이 많이 나는 것 같다.

 

이 책은 2021년 윤동주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경선 시인님의 시집이다. 표지에서 시인의 젊은 사진을 보고 시집을 펼쳐보기 이전에 젊은 감성의 시집일거라 미루어 짐작하며 펼쳐보게 되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첫 페이지를 펼쳐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었다. 다시 첫 페이지에 있는 시인의 모습을 들추어 보며 괜히 매칭이 잘 안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책에 실린 시들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아주 세월을 오래 살아온 시인의 시들로 가득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철쭉과 누이라는 시에서는 오래전 우리 어머니때 아니 할머니때가 연상되는 누이가 시집가던 날을 회상하는듯한 아련함이 묻어나고 있다. 어떻게 표현하기가 힘들정도로 시를 읽으면서 오래전 우리 어른들의 삶을 들추어보는 듯한 상상이 되기도 한다. 가무다방에서 엄마 처녀적 이야기가 나오는데 오래전 다방이라는 곳을 묘사하면서 마치 시이니 당시에 생존해서 모든 것을 경험한것처럼 생생하게 표현해 주고 있어서 놀라울 따름이다. 꽃신이라는 시를 읽을때도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 시절 즉 할머니때가 생각나게 하는 것 같아서 예쁜 꽃신을 상상하면서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울 할매의 꽃신신고 좋아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게 된다

 

이경선 시집에서는 우리네 정서가 그대로 담겨있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잊혀져 가는 과거사에서 하나씩 둘씩 사랑가득하고 정감어린 소소한 일상들을 끄집어 내어서 한올한올 수를 놓듯이 톡톡 튕겨주는 맛이 가득하다. 가만히 시를 읽어 내려가기만 해도 머릿속에 온통 옛그림자가 가득해지고 추억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예쁜 그림들이 마구 그려지는 시집을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한편의 드라마를 본것처럼 미소가 머금어지고 한편의 영화를 본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아름다운 것들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서 한편의 시로 재탄생 시킨 것 같아서 응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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