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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심리코드 - 정신 분석가가 1만여 상담으로 찾은 여자의 내밀한 속마음
박우란 지음 / 유노라이프 / 2022년 11월
평점 :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가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똑 부러지게 무어라 말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책을 출간했던 박우란 저자라서 얼마 전 내가 딸아이와 함께 읽었던 책이라 왠지 더 반가웠고 친근감을 가지고 책을 펼치게 되었다. 저자는 정신분석가로 1만여 상담을 하면서 찾게 된 진정한 여자의 속마음을 결핍, 욕망, 사랑, 자존, 자유로 5가지 심리코드로 이야기 하고 있다. 정신분석을 말하자면 창시자인 프로이트를 빼놓을 수 없는데 프로이트는 무의식과 남근사상에 초점을 많이 두고 있어서 남성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인간을 바라보고 있어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요 저자는 이러한 프로이트의 한계에서 탈피하여 라깡을 만나 3년동안 정신분석을 수료하고 상담실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상담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실질적으로 상담을 했던 사례들을 토대로 상담내용을 고스란히 실어주고 있다. 오랜 시간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는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살아가기가 특히나 억울하고 인내하고 아파도 아프다는 소리조차 내기가 힘든 경우가 많은데요 착한 딸로 착한 아내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여성들을 너무나 고통스럽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 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 특히 착한 며느리로서 역할을 감내한다는 것은 정말 너무 곤욕일때가 많다. 예전에는 남아선호사상이 강해서 시부모가 며느리에게 아들을 낳으라고 은근히 압박을 하고 딸만 낳으면 구박을 하고 내쫓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여성들이 어디까지 참아야 하는 것인지 한 인간으로서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함에도 여성이라서 억울하게 살아가야 한다는건 큰 모순이라고 본다.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일이 없을거라 장담할 수 없다. 아직까지 옛날 생각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른들도 많고 여성이기에 참아야 하고 목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그래야 착한 여성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은근 많기 때문이다. 이런 차별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할 것이라 본다.
오래전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한 남자를 두고 싸우는 며느리와 시어머니 이야기가 종종 등장하고 있다. 여성들에게는 자식이 내것 이라는 소유와 욕망이 존재한다고 하기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건 사랑이 아니라고 한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내 안에서 살아있는 무의식의 욕망을 내려놓고 세상을 바로 바라보고 가족을 제대로 바라보아야 한다. 누가 누구에게 구속된다거나 소유한다거나 하는 건 절대로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성이라서 포기하고 인내하고 가정의 평화를 자식의 안녕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혹시 내가 그렇게 살고 있는건 아닌지 돌아보게도 되었다. 어쩌면 자녀들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가정의 평온을 유지하고 싶은 이유로 나를 포기하고 나의 무의식의 세계는 접어두고 그저 우리 어머니가 그렇게 살아왔듯이 나도 그렇게 걸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여성도 나에게 관대해 지고 나를 먼저 최우선시 하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세상의 중심에는 내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앞으로 남은 세월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