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인 - 온전한 나를 만나는 자유
서지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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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란 말을 들으면 옛날 감성이 먼저 떠오른다. 각박한 세상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문명에 마음도 급하고 몸도 급하게 따라가다 보니 저절로 지쳐가는 것이 사실이다. 이럴 때 한번쯤은 어릴적 추억을 되새기며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을 삼아보기도 하며 옛날에 사용하던 추억의 물건을 찾아 만지작 거리면서 추억소환도 해 보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인생그래프에서 아날로그로 산다는 것은 가끔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는 것이라고 한다. 앞만보고 달려가느라 인생의 뜨개질에서 빠뜨린 그 한코를 알아채지 못한다면 손쓸 기회조차 없이 우리는 그만큼 놓치고 후회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뜨개질을 하다가 빠뜨린 코는 다시 채워서 나아가야 제대로 된 뜨개질이 완성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마치 인생의 교훈을 하나 얻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저자는 교직에 몸담고 있다가 향수병으로 교단에서 내려와서 밥도 짓고 글도 지으며 아날로그로 삶의 중심을 지켜내면서 소신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있는 몽당연필의 추억도 되새겨 주고 있고 딸아이의 옷이며 색연필로 그린 그림을 보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저자가 다니던 학교에서 해방감을 느끼면서 누구보다 당당하게 발표도 하고 칭찬도 받아가며 자신의 존재감도 느끼고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했던 저자를 보며 나 또한 이와 비슷한 학교 생활을 해 왔던지라 눈앞에 고스란히 학창시절을 그려보게 되었다. 마치 얼마전 이야기인것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추억들로 인해 한참동안 평안을 찾으며 기분이 묘하게 바뀌어 가는 것을 느꼈다. ‘~ 그땐 그랬었지~’

 

물질풍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몽당연필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어릴적에도 몽당연필이 작아질대로 작아지면 빈 볼펜대에 끼워서 끝까지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학교에 다닐 때 쉬는 시간마다 연필을 작은 칼로 깍으면서도 참 조심조심 재미있었던 것 같은데 세월이 변해서 학용품도 풍족한 지금은 누구하나 연필한자루 잃어버려도 찾지 않고 새로 사면 된다고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현실이 조금은 안타깝다. 어쩌면 아날로그가 더 좋았던 기억이 많은것도 사실이다. 아이들에게 내 어린시절 추억처럼 소중한 부분들은 조금이라도 남겨주고 싶은데 너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이런 것은 힘들 것 같아 안타깝다.

 

저자는 아날로그적 삶은 단순한 추억팔이가 아니라고 한다. 과거의 나와 오늘의 나가 아름답게 연결되는 연속성 있는 삶의 이야기라고 한다. 너무 깊이 모든 사고와 감정이 과거에 매여서 오늘날의 나의 삶의 기준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요즘처럼 가뜩이나 힘들어진 세상에서는 자칫 사람들의 마음이 그 어느때보다 지쳐있는 경우가 많다. 혼자서 버티기 힘들 때 누구에게든 아니면 어떤것에든 의지하고 기대고 싶은 것이 당연한데 이럴 때 일수록 너무 깊이 추억소환을 한다거나 아날로그를 찾아들지 않도록 조금은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어린시절을 계속 떠올려 보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꾸만 회귀본능처럼 아날로그를 찾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내 마음속 한켠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추억으로 담아두고 꺼내어 보고 싶을 때 조금씩 꺼내어 보면서 온전한 나를 만나는 자유를 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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