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 아버지가 힘든 당신을 안아드립니다
최정민 지음 / 박영스토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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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형제가 많았던 우리가족은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아버지로 인해 학교를 안가는 일요일에도 단 한 번도 늦잠이라고는 자 본 기억이 없었다. 일요일 아침에는 학교에 가는 날 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우리 형제들 모두 집 앞과 골목길을 빗자루로 쓸면서 마치 새마을 운동을 하듯 아침을 깨워야만 했었다. 누구보다 아버지가 무서워서 한 번도 싫다는 말을 하지도 못하고 그냥 묵묵히 했어야만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한번쯤은 늦잠 더 자고 싶다고 일요일인데 좀 쉬고 싶다고 말했을 법도 한데 아버지의 큰 어깨와 무게에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 역시 어린시절부터 너무 무섭고 엄하셨던 이유로 아버지가 하라고 하면 무조건 따랐던 것 같은데 이런 점이 나와 비슷한 것 같아서 공감이 많이 되어 읽는 내내 마음 한 켠이 무거웠다. 책을 읽는 동안 해도해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은 바로 저자가 학교에서 그리 성적이 아주 우수한 것도 아니었는데도 무조건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요를 했다는 부분이었다. 의사가 아무나 되는 것도 아닌데... 아버지 혼자서 그렇게 되기를 바랐던 것을 자식에게 그렇게 오랜 기간 강요를 하면서 지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매사에 혼을 내고 윽박지르고 무섭게만 하던 아버지였기에 저자는 아버지의 진정한 사랑은 받아보지 못했고 이렇게 자라면서 가슴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상처들이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한 지금 자녀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이 되고 있어서 너무 힘들어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만나게 되는 저자의 내면아이. 누구나 자기 자신의 내면아이인 자아가 있다고 하는데 이것이 꼭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개가 마음속에서 자라고 있기도 하다. 내 마음속에 상처로 가득한 내면아이를 달래주지 못하고 보듬어 주지 못하면 언제 어디서든 나의 부족함으로 표출이 되어 평소에 내가 아닌 또다른 자아로 가까운 이들을 마음아프게 한다거나 내 뜻과 상관없이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이 불쑥 튀어 나오기도 한다. 이러면 안되는줄 알면서도 스스로 자책하면서도 깨끗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내면아이에게 연고한번 발라주고 위로해 주지 못했음이리라.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도 내 안에서 자라는 또 다른 자아가 못마땅할 때가 많았던 것 같다. 가족들에게도 급하거나 짜증이 나서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쏟아 부을때도 있었고 정말 내 마음을 아무도 몰라준다고 속상해서 울어버린적도 많았다. 그런데 나 역시도 어릴 적 형제들 틈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노력하면서 부모님에게 따뜻한 사랑을 제대로 받아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내가 부모에게 사랑을 받아봤어야지 나도 어른이 되어 부모가 되었을 때 자녀에게 큰 사랑을 쏟아 부을 수 있는 것이었는데... 머리로는 알면서도 이론상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되면서도 막상 육아를 하면서 또 아이들이 자라서 사춘기가 되면서 정말 많이 부딪히고 속상해하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이해를 하고자 한다. 내가 부모로부터 그렇게 많은 사랑을 못 받았다고 해도 내 자녀들에게는 내가 먼저 충분한 사랑을 주고 싶어졌다. 무조건 받은 만큼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런 부분이 부족했으니 우리 아이들은 그런 아픈 부분들 상처들을 안고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에서 오늘부터라도 따스한 말 한마디와 공감해 주는 부분을 항상 염두에 두고 차분하게 대화하고 함께 해 주고 싶어졌다. 하루아침에 쉽게 바뀌지 않더라도 차차 시간이 지나면서 노력을 한다면 분명 지금보다는 훨씬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하지 않을까 싶어서 기대를 갖고 노력해 보기로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살아온 날들과 경험한 것들을 함께 비추어 보며 많은 부분들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이 참 어렵구나 싶다가도 참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나도 앞으로 더 나은 부모가 되어서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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