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이란 말이 아직은 참 낯설게 들립니다.
그동안 수많은 법정 영화와 법정 드라마를 접해 보고 있었지만
배심원이라는 자체가 그리 흔한 소재도 아니고
주변에서 배심원에 대한 정보를 듣는다거나 배심원에 참여해 보았다는 사람도
아직 만나보지 못했기에 해외가 아닌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모두 이제 시작되고 있는것 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궁금한건 사실이기에 조심스레 설레이면서 책장을 펼쳐보았습니다.
처음 내용이 아주 강하게 다가옵니다.
노숙자들끼리 자리다툼으로 인해 벌어진 살인사건
이렇게 사소한 일로 다툼이 벌어지면 자칫 살인까지 갈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책 전체 스토리가 한눈에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이 사건으로 피고인이 된 노숙자 강윤호!
그는 이미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을 한 상황이었고
이런 강윤호를 두고 일곱명의 배심원들이 함께 재판에 참여하여
검사측과 변호사측의 세세하고 면밀한 법정 싸움에 점차 깊있게 빠져들게 됩니다.
쉽게 해결되고 마무리 될 줄 알았던 살인사건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차 복잡해지고 또 예상을 벗어나서 반전이 벌어지게 됩니다.
위 사건을 맡게 된 윤진하 변호사는 꿈도 많고 욕심도 많아서
언젠가는 반드시 중수부에 올라가기로 마음 먹고 최선을 다해 자신에게
유리한 것이 무언지 항상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이라면 당연한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법정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라
그리 피부로 와 닿는 다기 보다는 조금은 생소하지만 나름 진지한 법정 싸움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리고 배심원들의 역할이 무언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아가게 됩니다.
가장 핵심이었던 부분은 일곱번째 배심원인 전직 대통령 장석주의 출연이었습니다.
무심한듯 재판과정을 지켜보다가 한마디씩 던질때마다 반전으로 이어지게 만들어가니
그의 흔적을 따라가며 가슴이 조마조마해 짐을 느낍니다.
한때 우리나라의 최고의 지도자였던 그 분도 인권 변호사 출신이었는데
지금은 우리곁을 떠나계시지만 그분의 "부끄러운줄 알아야지!"하던 호통소리는
아직도 우리 귓가를 맴돌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노라면 지금 우리나라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겠구나 하는 마음에
씁쓸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우리 사회전체를 아우르는 깊은 속내가 베이스로 깔려있는것 같습니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라면 타인의 삶을 마음대로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바꿀수도 있겠구나 싶은 법정 드라마 같기도 하고요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이렇게 길게 법정에서는 잘잘못을 따지고 드는구나 싶은
생각에 나는 평생 살면서 법정싸움에 휘말리는 일이 없기를 바라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무리 사회가 삭막하다고 하지만
법정에서만크은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져서 절대로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정말 큰 죄를 지은 가해자들에게는 다시는 이러한 사건을 만들지 않도록
강한 처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있는 영화한편을 본것처럼 아주 빠르게 읽었던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