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말로만 아니라 은퇴 준비를 본격적으로 실행하다보니
추운 날씨와 짧아진 해가 겨울이 어느 새 성큼 다가왔음을.
벌써 다음 주면 Thanksgiving 이라 아무리 남편과 나,
둘이서만 보낼 Holidays 일지라도 나름 준비해야함을.
그래서 이런 쏜살같은 시간의 흐름이
거의 '무자비'하게까지 느껴지는 11월의 끝자락이다.
오랜만에 만화책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것
Update 해서 구입하려고 알라딘에 접속했더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책 <표범> 이다.
문득 3년 전 쯤에 쓴 내 글이 떠오르며
다시 한 번 가차없는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12-8-21 (W) 11:16 pm PST
<도루묵과 중구난방 사이에서 #2: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 이야기> 중에서 한 부분 발췌.
November 2021 책탑
길어도 너무 길지만 책 이야기라면 언제 어디서든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나의 이 저력과 집요함이란!
<...중략: 엄청 기니까!>
2021년 11월에 쟁인 숱한 책들 중에서
내 마음에 가장 흡족했던 책은 바로 이 책!
드디어 오랫동안 잊혀졌던 이 책을 "찾아서" 샀다.
책 자체도 너무 산뜻하게 Green, green,
아름답고 신선한 자태를 자랑한다.
The Leopard by Giuseppe Tomasi di Lampedusa
(Italian: Il Gattopardo) <표범>
알라딘 검색해보니
책으로는 아직 한국어로 번역된 게 없는 것 같고
이 책을 원작으로 한 DVD 는 찾았다.
이 영화는 내 <추억의 명화> 중 하나였는데
어째서 이토록 오랫동안이나
아예 새까맣게 잊고 있었는지 그저 의문일 뿐이다.
아주 오래 전에,
지금은 돌아가신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아빠랑 같이
"하여튼 내일 할 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잠 안 자며
늦게까지 영화 보는 건 부녀가 둘이서 정말 똑같다." 고
못마땅해하며 구박하는 엄마의 잔소리를
둘이서 소나무처럼 견뎌내며 봤던 영화 중의 하나다.
Burt Lancaster 와 Alain Delon 이라는
대배우가 같이 나와서 그 당시에도 우와,
하며 봤던 가리발디 시대의 이탈리안 역사물로
화려한 영상의 아름다움과 매혹적인 내용에 빠져들어
영화가 이 정도인데 원작인 책은 더 재미있다니, 이럴 수가!
꼭 책으로도 읽어봐야지, 생각했었는데
그런 다짐과 영화 자체가 어째서인지
그만 저 망각의 강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No Time to Spare: Thinking About What Matters
by Ursula K. Le Guin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10월 말에 Ursula K. Le Guin 의 책,
No Time to Spare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를 읽다가
그녀의 고양이, Pard 이야기 부분,
<Choosing a Cat > (pp. 23-28) 에서
고양이 이름을 Pard 라 부르게 된 경위가 나오는 대목 중
"It started out as Gattopardo
(The Leopard, Lampedusa's Prince, Fabrizio)."
이 <한 줄>을 읽는데
그만 오만가지 추억과 기억이 해일처럼 밀려오는 것이었다.
당장 아마존에서 이 역사 소설책,
The Leopard 를 찾아서 주문했다.
책을 읽는 즐거움이야 백만가지 이상이 될 수 있겠지만
이처럼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널리 회자되는 유명한 구절이나 문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습관처럼 그냥 날마다 읽고 있던 어떤 책의 한 문장이
이렇게 너무나도 개인적이고 친밀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경험은
책을 가까이 하는 그 누구나, 한 번쯤은 겪지 않았을까?
이래서 평생 책의 매력과 마법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그냥 다...중략: 엄청 기니까!!>
그리고 지금 3년 전을 회상하며 덧붙이는 글.
P.S. #1: 역시나 내 긴 독서 생활의 영원한
Muses 중의 하나인 Ursula K. Le Guin.
이런 혼란한 세상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새삼 그리워진다.
P.S. #2: 이 책 The Leopard 중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 인용.
“Se vogliamo che tutto rimanga com'è,
bisogna che tutto cambi.”
>>>“If we want things to stay as they are,
things will have to change.”
― Giuseppe Tomasi di Lampedusa , The Leopard
책에선 이렇게 영어로 쓰였지만 이게 더 직역인 듯.
>>>If we want everything to remain as it is,
everything must change.
“Noi fummo i Gattopardi, i Leoni;
quelli che ci sostituiranno saranno gli sciacalletti, le iene;
e tutti quanti gattopardi, sciacalli e pecore,
continueremo a crederci il sale della terra."
>>>"We were the Leopards, the Lions;
those who'll take our place will be little jackals, hyenas;
and the whole lot of us, Leopards, jackals, and sheep,
we'll all go on thinking ourselves the salt of the earth."
― Giuseppe Tomasi di Lampedusa, The Leopard
*the salt of the earth: a person or group of people
of great kindness, reliability, or honesty.
>>>우리는 표범, 사자였다.
우리의 자리를 차지할 자들은 작은 자칼, 하이에나일 것이다.
그리고 표범, 자칼과 양ㅡ우리 모두는
스스로를 세상의 소금이라고 여기며 살아갈 것이다.”
― Translated by Jeremy
11-19-2024 (T) 9:38 pm PST
Revised 11-20-24 (W) 6:01 pm P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