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번 금요일 11/7/25 오후 5시,

California Bar Exam 결과가 나왔다.

7월 말 이틀에 걸친 시험 끝나고나서

자기 생각엔 별 문제없이 본 것 같다고 하길래

염려나 걱정은 전혀 안하고 있었지만

5시 조금 지나자마자 변호사 시험 합격했다는

아들의 전화를 받으니 기분이 좋긴 했다.


누가 집을 너무나 좋아하는 집돌이 아니랄까봐

똘똘?하게도 Job Relocation을 요청해서

법대 마치자마자 산호세 집으로 돌아왔는데.


너 Pouch 에도 안 들어가는 그 덩치

완전 Kangaroo tribe 일원으로 복귀한거야.

가끔씩 이 엄마 캥거루, 힘든 척 엄살을 부리기도 하지만

아들이 돌아와서 일상이 즐거워졌다. 


중년의 대위기랄까, 

내가 총체적으로 건강이 엉망이 되어버리고 

고질적으로 달고 살던 질병과 통증마저 극심해져서

내 삶의 Quality 가 현저히 떨어진 걸 한탄,

거의 우울증의 단계에 도달했는데

<아들의 귀환>과 함께 다시 한 번 응차,

힘내서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거의 날마다 온갖 분야의 Specialists 를 만나는 것 같고

이미 한 바구니를 가득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날마다 새로이 늘어나는 처방약을 달고 살며

잦은 Surgical procedures 을 감당하면서도

아들을 보면 절로 내 눈이 반달이 되긴 한다. 


저 엄마 껌딱지, 언제 다 길러서 홀가분하게 떼어내고

한창 일하고 있는 엄마 좌불안석으로 만드는

When can you pick me up?

Pick me, pick me up please!

무한 도돌이 text message 에서 벗어나려나...


온순하고 착하긴한데 너무나 무덤덤하고

매사에 관심과 흥미가 전혀 없는 것처럼 보여서

반짝거리는 기지와 총기와 열정으로 넘쳐났던

자매들에게 익숙했던 나에겐

거의 저 홀로 저만치 뚝 떨어져 독야청청 존재하는 

미지의 생명체와도 같은 아들이었는데.


돌이켜보면 나는

여러 면에서 아주 많이 부족한 엄마였지만

이제 제 인생의 길을 스스로의 힘으로 내디딜 아들은

어느 샌가 내가 바라던 <Sense & Sensibility> 로 넘쳐나는

어른 남자로 성장하고 성숙해져서

나에게 기쁨과 보람을 안겨 준다.



"Time was a wave, almost cruel in its relentlessness

as it whisked her life downstream,

a life she had to constantly strain

to keep from breaking apart."

― Han Kang <The Vegetarian> p. 143


"시간은 가혹할만큼 공정한 물결이어서,

인내로만 단단히 뭉쳐진 그녀의 삶도

함께 떠밀고 하류로 나아갔다."

ㅡ한강 <채식주의자>

 

인내로만 뭉쳐진 삶이였노라, 결코 말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시간은 정말로 공정한 물결이어서

가혹하고 고통스럽다 한탄만하던 이 시점에

들끊는 내적인 좌절과 끝닿지 않는 원망을 억누르고  

나의 지나온 삶을 가만가만 반추해보니.


어느 덧 떠밀려 내려온 시간의 강 하류

어딘가에서 빙글빙글 맴도는 상태라서

아득히 광활해진 내 인생이란 강물의 폭에 압도되어

그저 잠시 이 끝의 강둑에서 저 끝이 보이지 않았을 뿐.


어쩌면 더 큰 인생의 바다로 흘러 나아가기 전

강 하류의 끝자락, 민물과 짠물이 뒤섞이며 혼재하는

Estuary 특유의 고통스러운 과정을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건 아닐까?


도무지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지 않은

더뎌진 강물의 흐름에 잠시 방향성을 잃은 채

지금 당장은 한 자리에 정체되어 

빙글빙글 돌고 있을 뿐이지만

그래도 바로 저 앞 지척에는 바다라는

삶의 또 다른 Chapter 가 활짝 펼쳐져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여전히 삶은 대체적으로 괴롭고 힘든 일 투성이지만

아직도 아들의 사랑인 Super Mario Game 처럼

그래도 가끔씩 보람이라는 버섯도 솟아오르고

기쁨이라는 영롱한 보석도 획득할 수 있지 않은가!


아들이라는 존재는 정말 오묘하기 짝이 없어서

엄마인 나를 지극히 하찮은 일에 분통을 터뜨리는

매우 형이하학적인 인간으로 전락시키는 것 같다가도.


(거의 4년 전 제풀에 안달복달? 

아들과 지지고 볶으며 쓴 글: <LSAT 이 뭐길래>

https://blog.aladin.co.kr/788030104/13091458)


가끔씩 이렇게,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노오란 국화꽃을 닮은 시인의 누님처럼

비록 바깥엔 무서리가 내릴릴 없는 캘리포니아에 살지라도

통증때문에 이라는 축복이 쉬이 찾아오지 않은 이 밤,


내 인생의 구비구비마다 썼던 글들을 찾아 읽으며

다시 한 번 내가 <살아온 나날들>에 대하여

또 앞으로 내가 더 <살아갈 시간들>에 대하여

깊은 사색과 명상에 잠기게 만들기도 한다.


11-9-25 (Sun) 6:35 p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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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0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1-12 0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미 대학생, 비록 1년 반의 시간을 

집에서 뭉개며 대학교 과정을 밟았을지라도 

어쨌든 대학 Senior 가 될 아들에게 

법대 대학원 지원을 앞두고 LSAT 시험공부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잔소리"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임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날이 게을러지고 밤낮마저 완전히 바뀌어서 

한 집에 살면서도 얼굴 보기가 어려워진 순간, 

도대체 계획이라는 게 있고 거기에 맞춰 뭔가를 하고 있는건지 

"꼭"  알아내야만 할 것 같은, 

그런 조급증과 염려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자전거 타고 학교 다니던 일상에 

꼬박꼬박 학교 Gym 에서 운동하고 힘들게 배 (조정) 까지 저어서 

몸짱으로 집에 돌아왔었는데 

스무살/스물 한 살, 아무리 한창 때라도 게으름의 늪에 빠져 

밥만 많이 먹고, 운동 게을리하고, 잠만 퍼자면 

1년 반만에 근육 다 빠진다는 걸, 그리고 그 근육의 빈 자리가 

온통 가공할만한 "살무더기" 로 채워진다는 걸, 

우리 아들내미가 몸소 증명하셨다. 

 

아무리 집에 운동 기구가 갖춰져 있고 Bench Press 가 있어도 

어지간한 의지와 결단력과 부지런함의 화신이 아니고서야,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건 어려우니까, 그래, 내가 이해한다.  


그러나 스물 한 살, 인생 처음으로 두둥 온몸에 군살 달라붙고 

엄마 닮아서 어쩔 수 없는 통통한 볼살까지 다시 돌아와 

아니, 오히려 더 탱탱해져서 그나마 크게 미소 지으면 

흔적기관처럼 보이던 보조개마저 완전 실종되었다.  


학교 돌아가면 다시 배라도 저어야, 

저 넘쳐나는 살무더기가 다 빠지려나.  

이미 주체못할 내 살 걱정에 

이젠 저 넘의 살까지 신경써야 한다니, 부들부들.

그나마 먹는 재미로 버티는 것 같은데 

밥 안 주며 굶길 수도 없는 노릇이고. 


법대 대학원은 비슷한 GPA 와  LSAT Score 일지라도 

Application 을 빨리 보낼수록 

Admission 에 유리한 걸로 알고 있는데. 


도통 LSAT 시험공부하는 기미도 안 보이고

하다못해 Prep Course 라도 택하라니까 

어차피 다 Online 으로 하는 건데 엄청 비싸기만 한 돈낭비!라며 

아주 엄마 쌈지돈 아껴주는 척까지 한다.  


도대체 언제쯤 시험을 볼건지 미적거리는 꼴이 

설마 자신을 LSAT, One Seating 으로 끝낼 수 있는 능력자! 라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확인해야만 했다.  


아니나 다를까. 

Recommendation Letter 하나 받았고 두 번째는 일단 학교로 돌아가 

교수님 직접 뵙고 여쭤본 뒤에 받을 예정이라 

어차피 10월에 원서 보내는 건 불가능.

그냥 12월 초까지 한꺼번에  다 Wrap-up 해서 Apply 해야 할 것 같고 

그러니까 "넉넉하게"  10월과 11월, 

2번 정도 LSAT 시험보는 걸로 끝낼 생각이라며

아주 "태연하게" 대답하신다.  


왜 8월과 9월에는 시험 안 보는 건데?

8월 시험은 본인이 준비가 ""  된것 같아서 이미 Pass, (뭐라고!!!)

9월은 LSAT 시험, 아예 없단다.  


이 넘이 여름내내 공부 안 하고 

우울하다, 무기력하다, 땅굴파며 빈둥거리더니 

Campus 로 돌아가 학교 수업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LSAT 끝내 버리고 그냥 맘 편하게 학교 공부에만 집중하면 좋을텐데

저렇게 질질 시간만 끌며 성질 급한 엄마의 복창을 뒤집어 놓는다.  

자기는 학교로 돌아가서 Structured & Organized Schedule 로 

공부하는 게 더 능률이 오른다나, 뭐라나.  


얘한텐 씨도 안 먹힐 한국의 "고시원" 얘기까지 설명해주면서 

LSAT 처럼, 옛날 시험지 무궁무진하게 넘쳐나는 시험공부는

그저 Drill, Drill, Drill. 

시험문제 미친 것처럼 풀고, 오답 분석하고, 연습 시험 무한 반복하는, 

공부 기간 딱 정한 뒤 초집중해서 Clear! 해버리는,

시간과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했더니.


그렇지 않아도 큰 눈, 화등잔만해지면서 (이게 놀랄 일이니?) 

어떻게 LSAT 시험 공부를 날마다 8시간+씩이나 하고 

4시간 정도 걸리는 LSAT 시험 보는 걸, 

계속 연습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LSAT Practice Test 는 진짜 시험보는 것처럼 

사흘에 한 번 꼴로 연습하고 있긴 한데 

자기는 그것도 너무 힘들다나, 뭐라나.  

  

빠직! 아, 이 근성 없는 넘! 같으니라고.  

갑자기 기가 콱 막히면서 하마터면 다른 집 아들.딸내미 내지

(엄친아 들먹이고 싶었는데 아는 사람이 없어서, 통과!)

작년 Covid-19 사태 속에서도 Gap Year 없이 

대학 4년 동안 모든 걸 다 준비해서 

Medical School Admission 받아 의과 대학원 시작하며 

"신의 아들" 로 등극한 쟤 사촌형 얘기 꺼내며 

비교하려는 그런 금기를 범할 "뻔" 했다.

  

남들 뿐 아니라 

형제.자매. 또래 사촌과의 쓸데없는 

Competition이나 Tension 을 유발하는 

어떤 비교나 암시성 발언도 하지않는 걸 전제로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 라는 태도를 

아들 기르는 동안 늘 견지해왔고 

원래 이런 식의 비교가 뭔지 도대체 개념이 없는건지, 

아니면 전혀 상관하지 않는건지, 

그야말로 덤덤하기 짝이 없는 아들의 성격을 알면서도 

그 순간 불쑥 치밀어오른 화를 억누르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내가 괜히  "정리벽" 의 바람이 불어서 

온 집안 책장 다 뒤집고 꺼내 책정리, 만화책 정리하고 

부엌 살림 총정리까지 다시 한게 아니다. 

얼마 남지 않은 아들의 학교 돌아가는 그 날까지 

그냥 꾹 참아야하는데, 견뎌야하는데...

아차, 하는 순간 분노로 불뿜는 엄마용으로 흑화될까 봐, 

그저 도 닦는 자세로 정리.정돈에 임했을 뿐.  


10월 초에 LSAT 시험 끝내고 나선

두 번째 추천서도 약속 받았고,

Personal Statement 도 계속 다듬고 있으며, 

학과 공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길래 

시험 어떻게 봤는지, 보면서 느낌은 어쨌는지, 궁금했지만

어차피 결과가 나와 봐야 아는 것이지,  

혼자 어림짐작하는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10월 시험 결과 나오기 전에 11월 시험 등록은 해야해서 

계획한대로 그건 이미 했단다. 

Everything is under control 이라니, 뭐, 믿어야지.  


10월 LSAT 시험 결과가 나오고나서 전화가 왔는데 

엄마를 깜짝, 기쁘게해줄 수 있을만큼 

시험을 더 잘 봤다면 좋았겠지만 

래도 다행히 지원하려는 대학원들의 Median 점수는 나와서인지

여러 법대로부터 Fee waive email invitations 을 많이 받았단다.  

LSAT Score 발표되자마자 이런 email 들이 마구 날아와서 

그나마 Application Fee 에서라도 

엄마돈을 좀 Save 해주게 됐다나.  


제법 기분 좋은 목소리로  말하길 

11월 초 시험까지 한 2 주 정도만 바짝 공부한다면

("Solidifying the basic tactics & touching up the details" ) 

비록 이 점수대에서 단 1-2 점이라도 올리는 게 쉽진 않을테지만 

그래도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

시험의 어느 Section을 어떤 식으로 공략할 건지 

확실히 "감" 이 잡혔고 기본 점수 하나는 이미 확보해 놓았으니까 

더 이상 마음이 불안하거나 조급하지는 않단다.  

내 눈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제 딴에는 시험때문에 마음을 졸이긴 했었나보다.  


전혀 나의 아들답지 않은 의욕과 감투정신을 보여주는 바람에

오, 얘가 드디어 정신을 차리려나 보다,  

마침내 우리 집 자매들 특유의

Competitive gene이 발현되려나 보다, 내심 안도했다. 


늘 어느 정도 했다 싶으면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 안타깝게스리

거기서 "딱" 멈춰버리고 절대 그 이상은 더 하려들지 않는,

느긋하다 못해 게으름의 화신같은 녀석이었는데

시험보는 돈 $200 아까워서라도

11월 LSAT 점수, 꼭 올려보겠다나.


그리고나서 뜬금없이 물어본다는 말이

"엄마, have you ever heard of Alice Munro?"


"Hmm, if she is the Canadian short story writer

& 2013 or 2014 Nobel Prize Winner for Literature,

then I think I know her. What about her?"


"Yep. Did you read any of her books?"

"I prefer novels to short stories, you know. 

So I'd finished reading only one of her books so far, Dear Life."  


"That's it! 엄마.   

One of the Reading was about her short story, <Dear Life>

That section was analyzing, comparing, and contrasting 

two literary critiques about <Dear Life>, pretty interesting stuffs.  

And while I was reading the passage, 

I thought that you might have read it and had her books as well."  





뭐, 대충 이런 식으로 전화상 대화가 오갔는데

10월의 LSAT Reading Comprehension Section 에

Alice Munro 의 단편 <Dear Life>에 대한

literary critique 가 지문으로 나왔고

아들은 도대체 어떤 분야가 나올지 모르는 광범위한 독해 영역에서 

<문학작품>이 심도있게 다루어진 걸, 

내게 이야기해주고 싶었나 보다. 


그러게, 엄마가 늘 말했지. 책 열심히 읽으라고!!!

이것저것 많이 아는 건 힘!까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살면서 마주치게 되는 여러 상황을

꽤나 수월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그래서 법대 대학원 진학하기 전의 여가 시간엔 여행 계획빼곤

빈둥거리지 않고 "정말로" 집에 있는 책들 읽으며

엄마의 절친 one-on-one Book Club Buddy 가 되어주겠단다. 

자신이 생각해도 자기는 아주 많은 분야에서

너무 Ignoramus, 무지랭이라나. 


원래는 엄마가 바라는대로 Personal Enrichment 를 위해서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과목도 가능한 한 많이 택하고

복수 전공에 더해 Spanish 도 Minor로 열심히 해보려 했는데

Covid-19 이후의 대학 공부와 수업은 자기 기대랑 너무 달라져서

그냥 최대한 빨리 대학교를 마치고 싶단다. 


이미 각 Department Advisor 를 만나서 얘기를 끝낸 게 

다음 Winter Quarter 에 수업 세 개만 더 택하면 

Double-Major 로 졸업할 수 있고 그래도 어차피 내년 8월까지는  

Apartment Lease 에 묶여 있으니

집에 그냥 돌아올 것이냐, 아니면 

학교 근처에서 뭔가를 할 것이냐, 천천히 생각해보겠단다.  


내심 GPA가 아까워서

summa cum laude 같은 honor title 이라도 따게

마지막 Winter Quarter에는

아니면 괜히 마지막 Spring Quarter Skip하며

일찍 졸업할 게 아니라 아예 남은 두 Quarters 동안

교수님과 Research Project 을 진행하면서

Honor Thesis 를 쓰는 게 좋지 않겠니?

물어보니 그런 건 "너무너무 귀찮아서" 하기 싫단다. 


자긴 Research 같은 거 안 해도, Thesis 같은 거 안 써도,

그냥 GPA 하나만으로 절로 챙겨 주는 명목뿐인

그런 Department Honor 로 (그런 게 정말 있긴 한거니?)

매우 만족하고 행복하다나. 


법대도 이런 EC 나 Softies 거의, 아니 전혀 없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그런 학교에

자신의 GPA 와 LSAT 점수만으로 승부해서 갈 거란다.

그러니까 법대 학비 다 내 줄 엄마한텐 미안하지만

T3나 T6는 언감생심 바라지도 말란다. 

자기가 생각해도 자긴 정말 숫자말곤 내세울 게 너무 없다나.

뭐 나름 냉철하기 짝이 없는 <자기 객관화> 완성?


그러면 그렇지. 

최소한의 노력 후 적당한 결과에 바로 <안분지족>해버리는

이 나태하고 게으른 넘이 바로 내 아들이지, 역시나!!!

뭔 내재된, DNA 에 각인된 Competitive gene 발현? 

그저 나의 Wishful thinking 이었을 뿐.


밤 깊어 그만 자려는데 아들한테서 카톡이 왔다. 

"If you can, pray for me in the morning tomorrow." 


11월 LSAT Sign-up 한 날짜가 이 번 토요일이었구나. 

Covid-19 Vaccine 3rd Booster Shot 맞고

며칠이나 몸져 눕는 바람에 그만 잊어버리고 있었다. 


저 번에 아들이 시험 등록비 $200 까지 언급하며

11월 LSAT에서 몇 점이라도 더 올려보겠다고

웬일로 답지않게 "의욕" 을 불태우는 게

기특하면서도 좀 웃기기도 해서 그저 지나가는 말처럼


조선시대의 과거시험에 준하는 인생의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100일 치성>과 <108배 기도>를 드리는 것에 대해 얘기해주고

비록 거기에 견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엄마가 널 위해서

남은 기간동안 목욕재계하고 기도하는 정성이라도 보여야 할려나,

깔깔 웃으면서 농담을 했더니

그걸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지금 얘가 엄마의 농담을 그저 농담으로 응수한 거겠지? 

설마, 갑자기 이 번 시험이 너무나 절실해진 건 아니겠지? 

음, 얘가 나름 사차원적인 데가 있어서 진의를 잘 모르겠다. 


뭐, 그게 어떤 경우가 되던지 시험 시작하기 전

그리고 네가 시험 치루는 시간내내

너를 생각하며 절대자, 그 누군가를 향해

간절히 <기도>하는 것 쯤이야 내겐 정말 아무 일도 아니지만

전지전능한 그 누군가가 생전 안 하던 짓을 갑자기 저지르는

이 엄마의 기도에 과연 귀 기울여줄런지, 

그게 정녕 의문이란다.


11-13-21 (Sat) 1:25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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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1-11-14 2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드님이 법대 준비하시는군요. 갭이어 없이 시니어인데 LSAT 보고 어플리케이션 보낼 준비를 하는 아드님이야말로 ‘엄친아‘인걸요! 같은 시니어인데 저는 달릴 생각하지 말라고, 인생 길다고 천천히 가라고 하고 그 말을 냉큼 따르는 저희 집과 완전 비교되네요.

Jeremy 2021-11-16 14:34   좋아요 0 | URL
Gap year 동안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서
Personal statement 에 Add-up 하려면
Job 이라도 구해야 할텐데 아직 세상살이에 뛰어들 Gut 은 없고
Entire Job Search Process 그 자체가 너무너무 귀찮아서
Real Job 잡으려는 노력은 그냥 한 번,
나중에 Law School 졸업한 뒤에나 하겠다는 게으름뱅이의 Logic 으로
그냥 대학원 준비하는 거랍니다.

학교 빨리 끝내고 돈 벌어 주식과 은퇴연금 투자 ˝일찍˝ 시작하는 게
한 살이라도 젊어서 은퇴할 수 있는 방법이라나, 뭐라나,
어쨌든 편하고 Luxurious 하게 여행다니고 노는 게
인생의 궁극적 목표, 라는 우리 집 애물단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