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의 게세르 신화 - 샤먼을 통해 만난 신들의 세계 유라시아 북방총서 4
일리야 N. 마다손 지음, 양민종 옮김 / 솔출판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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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리스 로마신화는 서양문화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빠뜨릴 수 없는 덕목이다. 서양의 예술이나 문학은 모두가 그리스 로마신화의 변용이거나, 그 작품의 내용 중에 그리스 로마신화라는 내용물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 로마 신화가 매력적이고, 또 많은 문화적인 변용들을 낳았다고는 하지만, 세계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 외에도 많은 다른 신화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길가메쉬 서사시이다. 그리스와 인접한 영토에서 전해져 온 것이지만 최근에 들어서야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 같다.

 

최근에 우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럽신화들의 복권이 시작되고 있는 것 같다. 북유럽 신화를 소개하는 책들이 발간되기 시작한 것이다. 얼마 전에는 켈트족들의 신화를 알리는 책들도 몇 권 나온 것을 보았다. 그러나 켈트나 북유럽 신화모두 유럽에 속한 신들의 이야기이고, 그 계보도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 그에 비해서 이 책 게세르 신화는 유럽신화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세르 신화는 바이칼호 부근에서부터 몽골지방에 이르기까지의 넓은 영토에서 광범위하게 전해져 오는 산화라고 한다. 게세르 신화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게세르 신화가 우리민족의 단군신화와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다. 게세르 신화에 나오는 마법사 같은 존재들은 유럽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있지만, 하늘에서 신의 아들이 내려와 평화를 찾게 된다는 것은 단군신화와의 유사점이 많다. 그래서 게세르 신화는 유럽과 동양을 연결하는 신화체계라는 평을 받을만 하다. 무엇보다도 잊혀질 뻔한 인류의 소중한 유산을 새로이 만날 수 있어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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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소년을 만나다 세계신화총서 8
알리 스미스 지음, 박상은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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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이를테면 소녀가 소년을 만난다거나, 바람이 낙엽을 만나는 것, 던져진 돌이 호수의 물을 만나서 파문을 만들어 내는 것. 그리고 세상의 아름이 치유를 만나는 것... 그런 것들이 진정한 만남이 아닐까.

세상에는 일상적인 만남들이 많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갈중이 굶주림을, 굶주림이 꿈을, 꿈이 현실을, 현실이 같음을, 같음이 다름을, 다름이 죽음을, 죽음이 삶을..." 이런 만남들도 역시 세상에는 존재한다. 저자는 바로 그런 만남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다.

이 책은 다양한 층을 가지고 있는 매우 심도 있는 책이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펼쳐지는 책의 스토리를 읽다보면 양파껍질을 까듯이 더 깊고  더욱 심도 있는 이야기가 겹겹이 숨어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무척 쉽고 속도감있게 읽히고 재미있기까지 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시적인 운율과 알수 없는 부드러움과 한없이 깊은 감동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작가의 능력일 것이다.

책은 남성과 여성의 성 정체성에 관해서 이야기 하는 것 같이 보이다. 책을 이끌어 가는 중심 스토리 라인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책은 차별에 관해서 이야기 한다. 또 정직성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한 사람의 존재양식으로서의 정직,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으로서의 정직.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거대한 부정직함에 관한 고발을 무척 아름답게 시적인 방식으로, 그리고 신화적인 방식으로 표현한다.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온갖 신화적인 요소들의 어울림과 잔치 혹은 축제. 그저 흥미롭게 읽어나가는 이야기에 등장하던 모든 사람들이 함께 등장하는 결혼식장면, 그리고 무척 시적이면서도 내면적인 감동을 더하게 하는 후반부에서 이 책이 이끌어나가는 만남이라는 주제가 마치 밤하늘에 불꽃이 아름답게 터지듯이 환희에 찬 언어로 표현이 된다.

세상이 정말로 그렇게 아름다울수 있을까. 글쎄... 그러나 이 책은 그 아름다운 만남의 가능성에 관해서 희망에 차서 이야기 한다. 아니면 그 어려운 삶을 몸소 살아가는 삶에 관해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만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마치 소녀가 소년을 만나듯이. 우리가 던진 돌이 호수의 수면을 만나 부딪히듯이. 길거리에 페인트로 칠한 구호들이 세상의 온갖 아픔에 관해 이야기하듯이.

세상을 제대로 인식하고, 세상에 재대로 존재하기 위해서, 세상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서, 정말 사랑하고 싶은 것을 사랑하기 위해서, 바람이 낙엽을 만나는 것처럼. 우리에게는 만남이라는 그리 크지 않은 용기, 만남이라는 이름의 그리 쉽지 않은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아 시적이고 아르다운 언어로 만들어진 책을 통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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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변화인가 몰락인가 - 미국의 비판적 지성들과 함께한 블로그 인터뷰
탐 엥겔하트 지음, 강우성.정소영 옮김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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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가 지금 서브 프라임 위기로 인해 엄청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에 대적할 적이 없다는 막강한 미국의 군대도 이라크에서 진창에 빠져서 고생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미국에 대하여 미국인들 스스로가 보는 시각을 모은 책이다. 미국의 진보적 지식인 12명에 대한 인터뷰를 한 내용을 모은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은 미국인 중에서도 진보적 지식인들의 시각이 반영된 책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미국의 지식인들이 미국이 가진 문제에 관해 내리는 진단과 처방은 각기 다르고 다양하다. 미국이라는 거대강대국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러 방면에 걸쳐서 대단하기 때문에 미국의 비판적 지식인들이 내리는 처방의 영역도 광범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미국에 대한 비판을 담은 이 책을 통해서 거꾸로 미국이 차지하고 있던 영역이 그토록 넓은 것이었는가를 깨달을 수 있다.

거대한 군산 복합체로서의 미국경제의 논리, 전 세계의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 전 세계의 언론에 정보를 제공하며 세계 언론 주도하는 미국의 거대 통신사들, 자국 내에 끊임없이 다양한 이민자들을 받아들임으로써 나타나는 사회적 문제들, 이 모든 문제들이 미국이 거대한 강대국이기에 일어나는 문제들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놀라운 것은 미국 내에는 자국의 문제를 성찰하고 비판하는 다양한 지식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겉으로 보는 미국은 일방주의를 강제하는 유일강대국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안에서는 미국의 행보에 대한 다양한 비판의 목소리들이 존재하는 것이 희망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민주당마저 미국자국주의에 관한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은 미국에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에 대한 한계를 보여준다고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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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권력의 중심, 소비자가 진화한다
김용섭.전은경 지음 / 김영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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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는 개념은 전통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소비보다는 저축이 사회적인 가치를 가지는 개념이었다. 소비자라는 이름이 고객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가지만, 그것은 소비자를 존중하는 개념이라기 보다는, 소비자를 최대한 벗겨먹기 위한 상술이 만들어 낸 이름 바꾸기에 불과한 것이다. 나는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장인정신으로 철저하게 무장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생산자와 판매자에게 고객은 소비자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은 소비자의 서로 다른 모습들을 보여준다. 소비자의 입소문의 힘과 인테넷 상의 의견에 의해 상품의 운명이 좌우되고, 디자인과 예술을 동원하여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여서 성공하는 사례들을 보여준다. 또 공정가격 상품을 만들어 냄으로써 시장가격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여 상품을 만들어내어 성공하는 역발상의 제품이 늘어나는 현상을 분석하기도 한다.

소비자는 진화한다는 생소한 제목의 이 책은 오늘날 소비자들의 존재맥락을 예리하게 분석하여, 오늘날의 소비자의 모습을 잘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에 대한 진지한 분석을 한다. 이제까지 마케팅이라는 개념으로 소비자를 전략의 대상으로 대해 왔다면, 이 책은 소비자 그 자체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더 나은 마케팅을 꾀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다른 느낌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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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
조지프 E. 스티글리츠 지음, 홍민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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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화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중 하나가 되었다. 구직난으로 고생을 하는 젊은이들, 정년을 훨씬 앞두고 직장을 잃는 사람들. 그들은 모두가 자신들이 세계화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세계화를 통해 이익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일부 경쟁력 있는 대기업에 종사하는 부러움을 받는 사람들 뿐이다. 그리고 그들 조차도 자신들이 언제까지 그런 자리에 머무를 수 있을지에 대해 자신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요컨대 세계화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의 공적인 셈이다.

IMF는 우리사회에 큰 파문을 던졌다. 우리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를 시킨 계기가 된 것이다. 당시 IMF의 처방이었던 자본시장의 자유화, 외환시장에 대한 개방, 국가 기간산업을 민영화하는 것을 통해 우리는 외국자본을 유치하여 외환부족을 벌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큰 아픔을 초래하게 되었다. 세계를 향하여 시장의 문호를 활짝 열어젖힌 우리는 세계화라는 것에 대하여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된 것이다. 이제는 뒤로 되돌아 갈 수는 없다. 세계화는 시대적 추세이고, 그 세계화가 가져온 무한경쟁에서 살아남는 방식을 각자가 추구할 수 밖에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는 이런 방식의 세계화에 대한 불만이 싹트게 되었다. 그들은 생각했다. 다른 방식의 세계화는 가능하지 않은가라고. 기술의 발전과 이동속도의 향상으로 지구촌이 좁아지는 현상은 되돌릴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꼭 오늘날과 같은 방식의 빈익빈 부익부를 낳는 세계화로 귀결되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오늘날의 세계화는 분명히 도덕적이지 못하다. 세상의 한편에는 비만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있고, 세상의 다른 곳에는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있다. 세상의 한쪽에는 개발된 에이즈치료제가 없어 죽어가고, 세상의 다른 쪽에서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오늘날의 세계화이다.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이라는 책이 냉전시대의 지식인들의 마음을 끌었듯이, 대책없이 세계화된 세상에 적응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인간의 얼굴을 한 또 다른 방식의 세계화를 갈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져 간다. 그런 사람들에게 우리가 직면한 세계화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나아가서 그 해결책의 단초를 보여주기도 하는 이 책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절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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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8-25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