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
조지프 E. 스티글리츠 지음, 홍민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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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화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중 하나가 되었다. 구직난으로 고생을 하는 젊은이들, 정년을 훨씬 앞두고 직장을 잃는 사람들. 그들은 모두가 자신들이 세계화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세계화를 통해 이익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일부 경쟁력 있는 대기업에 종사하는 부러움을 받는 사람들 뿐이다. 그리고 그들 조차도 자신들이 언제까지 그런 자리에 머무를 수 있을지에 대해 자신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요컨대 세계화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의 공적인 셈이다.

IMF는 우리사회에 큰 파문을 던졌다. 우리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를 시킨 계기가 된 것이다. 당시 IMF의 처방이었던 자본시장의 자유화, 외환시장에 대한 개방, 국가 기간산업을 민영화하는 것을 통해 우리는 외국자본을 유치하여 외환부족을 벌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큰 아픔을 초래하게 되었다. 세계를 향하여 시장의 문호를 활짝 열어젖힌 우리는 세계화라는 것에 대하여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된 것이다. 이제는 뒤로 되돌아 갈 수는 없다. 세계화는 시대적 추세이고, 그 세계화가 가져온 무한경쟁에서 살아남는 방식을 각자가 추구할 수 밖에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는 이런 방식의 세계화에 대한 불만이 싹트게 되었다. 그들은 생각했다. 다른 방식의 세계화는 가능하지 않은가라고. 기술의 발전과 이동속도의 향상으로 지구촌이 좁아지는 현상은 되돌릴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꼭 오늘날과 같은 방식의 빈익빈 부익부를 낳는 세계화로 귀결되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오늘날의 세계화는 분명히 도덕적이지 못하다. 세상의 한편에는 비만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있고, 세상의 다른 곳에는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있다. 세상의 한쪽에는 개발된 에이즈치료제가 없어 죽어가고, 세상의 다른 쪽에서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오늘날의 세계화이다.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이라는 책이 냉전시대의 지식인들의 마음을 끌었듯이, 대책없이 세계화된 세상에 적응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인간의 얼굴을 한 또 다른 방식의 세계화를 갈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져 간다. 그런 사람들에게 우리가 직면한 세계화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나아가서 그 해결책의 단초를 보여주기도 하는 이 책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절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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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8-25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