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1
정재영 지음 / 풀빛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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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만났다. 좋은 책은 많지만, 선택한 책들이 모두 좋기만 할 수는 없다. 세명이 걸어가면 반드시 한사람의 스승이 있다고, 겸손하게 어떤 책에서라도 배울점을 찾는것이 나의 자세이긴 하다. 그러나 아무 음식이나 잘 먹는 것과, 맛있는 음식과 맛없는 음식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다. 이 책은 그런식으로 볼때 정말 잘 쓰여진,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의 욕구와 딱 맞아떨어진 책이다.

 

사실 제목이 좀 의아했다. 철학이 도시를 디자인하다니... 도시의 형태가 그 시대의 철학적인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건축학자들이 잘 이야기하는 그런 이야기인가? 무의식의 원형의 힘에 대한 책들에 감명을 받았던 나는 그런 마음으로 이 책에 접근을 했었더랬다. 그리고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수 있었다. 무척 감사한 일이다.

 

철학은 나의 독서에서 가장 쓰라린 부분이다. 나의 독서의 원동력은 나 나름의 개똥철학이 이 세상에 대해 더 잘 알것을 원하기 때문이지만, 정작 철학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그리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철학책을 들었다 놓았다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의 철학에 대한 이해는 '철학개론' 수준을 결코 넘어가지 못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것이 결코 나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철학개론 수준도 넘어서지 못해서 독서의 대상 중 가장 중요한 삶의 의미에 과한 것들을 이야기 하는 철학에 대해선 정작 알지 못하고 독서의 변두리만을 맴돌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철학개론이 너무 어렵게(혹은 철학개론을 집필하는 사람들이 완전히 이해를 못하고 썻거나) 쓰여졌다는 점이다.

 

요즘 눈에 띄이는 철학책들을 모으는 일들을 꾸준히 하고 있다. 예를 들면 'SF영화와 철학' 같은 쉽게 쓴 철학서적들이다. 다행하게도 그런 책들이 꽤 많다. 그래서 내 서가에는 언젠가 읽을려고 준비해둔 그런 책들이 제법된다. 모아 놓고도 읽지 않는 이유는 그런 쉽고 흥미로운 책들에 대해서도 역시 철학에 대한 일말의 두려움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무척 재미잇게 시작한다. 그래서 몇몇 페이지를 읽다가 대충의 내용만 파악하고 덮어버리려 생각을 접고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읽게 된 책이다. 무려 두권짜리. 그러나 두권 합쳐 500페이지 밖에 안됀다. 각권을 250페이지 정도의 얄랑한 부피로 만들어 놓은 점과, 책의 좋은 지질과 풍부한 사진자료등이 책을 읽는 부담감을 줄여준다.

 

우리가 잘 아는스핑크스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전혀 들어보지 못한 스핑크스에 관한 이야기. 세계지도의 다양성과 세계지도를 보는 방법에 따라 세상이 어떻게 다르게 보이는 가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제일 앞에 나오는 포복절도할만한 '쥐'의 아이큐에 관한 이야기들은 이 책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데 무척 도움이 된다. 이 책은 재미있다. 그리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다. 물론 철학개론들보다 훨씬 더 쉽다. 그리고 훨씬 더 철학을 잘 이해하게 해준다.

 

이 책은 하나의 도시를 대상으로 하나씩의 챕터를 구성한다. 각 챕터마다 도시의 특성에 관한 이야기와 그 도시의 역사나 그 도시에서 일어났던 우명한 사건, 그 도시에 살았던 철학자의 업적에 관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그러니 도시를 산책을 하되 도시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를 중심으로 한 철학의 중요한 맥을 짚어주는 구조를 가진 것이다. 독자에 대한 필자의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철학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떤 것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를 가르쳐주는 것이라기 보다는, 철학은 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 내 마음에 결론처럼 남는다. 만약 내가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라면 말이다. 맨 앞의 지도를 보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나, 쥐의 아이큐에 관한 이야기도 결국은 어떤 방식으로 지도의 모양을 보고, 어떤 방식으로 쥐라는 발음의 뜻을 생각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힌트로 띄워준 것이라고 생각된다.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문학책들에서 느끼는 얄팍한? 철학들 말고 철학을 전공한 사람이 슨 철학책에 일말의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던 나로서는 그 부담감을 떨쳐버릴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새해초. 일이 조금 정리가 되면 이젠 슬슬 그동안 모아놓은 철학책 읽기를 시작하고픈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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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래가 온다 - 세계의 지도를 바꾸는
박영숙 지음 / 경향미디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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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오고 있다. 성큼성큼 한걸음씩 멈추지 않고 다가오고 있다. 되돌아보면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을 향하던 열광과, Y2K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던 것이 벌써 오래전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그 생생한 기억인 이제 아득한 과거가 되었다. 앞으로 냉전은 없어지고 세상은 단일 체제에서 풍요와 번영과 자유만을 누릴것이라던 희망은 이젠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 미래는 우리를 그렇게 스쳐간다. 그리고 지금도 미래는 우리를 통과하고 있고, 오늘의 우리의 삶은 미래의 역사가 될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궁금하다. 앞으로 우리에게 닥쳐올 미래는 어떤 것일까. 미래에 대한 어떤 예측서도 완벽할수가 없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같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될수 있는 책들 왜에는 미래 예측서들의 수명이 길지 못한 이유가 바로 그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 필요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미래 예측서가 나온다. 가만히 살펴보면 그 비율이 제법 많다. 10년후 한국, 3년 후 중국, 20년 후 세계... 같은 류의 책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단편적인 실용위주의 책을 벗어나 좀더 진지한 미래에 대한 예측서들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는 않다.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 위대한 문학 1984같은 것들 외엔 별로 기억에 남는 것이 많지 않다. 앨빈 토플러의 예측은 정말로 위대했다. 그가 몇해전 새로 펴낸 책들은 새로운 신조어를 무지하게 만들어내면서 미래의 복잡한 변화를 이야기 하려했다. 즉 시간경쟁력(동일한 아이디어를 누가 먼저, 혹은 누가 적시에 시장에 내놓을 것인가. 혹은 새로 나온 아이디어를 얼마나 빨리 흡수할 것인가) 같은 것들은 철학적이면서도 무척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미래에 관한 믿음직한 또 다른 부류의 책들이 있다. 주로 기술의 발전에 관한 책들이다. 그런 책들중에는 허황한 것들도 많지만 잘 선별해서 읽어보면 현재 우리가 다가가고 있는 미래의 실용화 가능한 기술들 중에서 우리들의 삶에 광범위한 변화를 일으키거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것들을 포착해 낼수 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가져올 편리함과 함께 위험함에 대해서. 또 그런 변화의 속도를 맞추어야 할 내 고단한 삶에 대해서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실용적인 미래예측서는 바로 이 책과 같은 책이다. 한국인으로서 해외통이고 여러가지 단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알파걸인 저자는 너무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들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날 주요 변화의 트렌드의 맥을 짚어주는 역활을 하는 책을 내놓았다. 이 책이 예측하는 미래의 내용은 다양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미래의 주요산업과 직장에 관한 것들이 아닐수 없다. 미래예측에 관한 젊은사람들이나 부모들의 주요한 관심사는 역시 무슨 전공이 가장 미래에 적합할까 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정확하게 그 수요를 담아내며 미래의 산업의 변화. 미래가 가져올 일자리의 패턴의 변화. 지금 직업의 구조와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들이 장래에는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 것인지를 집어낸다. 상당한 놀라움을 느낄수 있다. 많은 미래 예측서들이 존재하지만 이 책은 그런 책들과 차별화되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나의 주된 관심사는 역시 그런 것과는 조금 다르다.

 

어릴적부터 미래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나는 그 당시 미래를 어덯게 생각했던가. 어린시절 몇 십년 후에 지금과 같은 세상이 올것이라는 것을 꿈이라도 꾸었던가. 혹은 당시에 읽던 공상과학소설처럼 개인용 우주선도, 다른 행성의 식민지도 없는 오늘이라는 미래가 너무 실망스러운가... 하지만 아직도 나에에는 남은 삶이 많다. 미래가 어떻게 다가올지 나역시 무척 궁금하다. 산천이 변한다는 10년이 몇번 더 지나고 나면 우리는 어떤 세계를 경함하며 살고 있을까. 그것이 건강에 조심하며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요즘의 이유이기도 하다. 미래라는 연속드라마의 다음 시리즈가 어떻게 이어질지 나의 지적인 흥미가 무척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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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룰 : The Rule - 유태 3000년, 부와 생존의 불문율
앤드류 서터 지음, 남상진 옮김 / 북스넛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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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힘은 막강하다. 경상남도의 크기에 불과하다는 조그마한 나라 이스라엘이 주변의 석유부국들을 제압하고 중동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라.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들외에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몇 안돼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또한 항공기나 군수산업뿐 아니라 우리가 자랑하는 IT분야에서 우리나라 못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또 이 책의 서문에서 밝히는 것처럼 노벨수상자의 21%가 유대인이다. 2004년에서 2007년 사이에는 무려 노벨 수상자중 31%를 유대인들이 차지했다. 유대인이 지구상의 인구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 1%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 유대인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그래서 유대인들이 다른 인종의 사람들에 비해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그 특별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보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유대인의 특출함은 꼭 뛰어난 머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수가 그리 많지 않은 유대인들중 뛰어난 석학들이 많다. 그러나 이름을 날리는 모든 유대인들이 아인슈타인이 학문적인 분야애서만 뛰어난 것은 아니다. 유대인은 모든 분야에서 뛰어나다. 나라, 즉 국가가 없는 민족이 2000년을 이어온다는 것은 무척 독특한 기록이 아닐수 없다. 그리고 그 나라도 없던 유대인들이 지금 이루어 놓은 것을 보라.

 
지금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이 금융위기 속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것은 유대계 자본의 약진이다. 전세계의 금융을 좌지우지하던 미국의 몇몇 대형금융기관들이 헐값에 팔려나갈때 그 금융기관들을 싼값에 사들인 것이 바로 유대계 금융기관들이었다. 이제 그들은 노벨상만이 아니라 명실상부하게 전세계의 금융을 지배하는 사람들일 된 것이다. 미국 국무부의 다양한 직급의 관리들, 미국 싱크탱크인 연구소의 수많은 사람들 또한 유대인들이다. 그들은 이제 단순히 노벨상을 많이 받는 사람들일 뿐 아니라,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나라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 않아 있는 힘의 실체가 된 것이다.

 
그러나 유대인들이 항상 이렇게 우수했던 것은 아니었다. 고대부터 그들의 역사는 수난의 역사였고, 그들의 나라 또한 멸망한 후 2000년이나 지나서 회복할 수 있었다. 디아스포라. 즉 국가와 영토가 없이 흩어져서 살아가야만 하는 그들의 역사는 무엇을 이루려고 하면 빼앗기고, 그들이 이룬 것 때문에 박해를 받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또 오랜 세월 여기저기에 걸쳐 분포하고 이주하면서 그 지방의 문화에 적응하고, 그 지방의 지배세력에게서 배척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어쩌면 바로 이런 고난의 역사가 그들을 그토록 강하게 만든 것인지 모른다. 사람들은 흔히 유대인들의 탈무드에서 그들의 지혜를 찾는다. 탈무드에는 좋은 글들이 많다. 그러나 그런 탈무드를 유대국가 멸망전에 이미 가지고 있던 유대인들은 힘없이 나라를 뺴앗기고 말았다. 로마가 너무 강한 나라라고 하더라도, 그 전의 역사에서도 유대인은 솔로몬 치세의 잠시를 제외하고는 강한 나라였던 적이 없었다.

 
그러면 유대인들이 확률의 표준 편차를 훨씬 뛰어난 능력으로 힘이 되는 분야의 곳곳에 강하게 자리를 잡게 된 이유의 근본은 바로 그들의 삶의 방식에서 찾아야 한다. 유대인은 이곳저곳에 흩어져 살면서 언어도 달라지고, 종교의 내용도 일부 달라지고, 삶의 방식도 달라졌다. 다른 인종과 결혼해 피를 섞는 일들도 생기고 있다. 실제로 현재 유대인의 수는 감소하는 추세라고 한다. 그러나 그 감소하는 인구가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 책의 후반부는 바로 유대인들이 그토록 강한 이유를 찾고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내용은 유대인들이 고난을 겪는 과정에서 체득한 어려움의 댓가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이 유대인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유전자나 인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삶에 대한 자세와, 삶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대응하는 방법의 문제이기 떄문이다.

 
사실 이 책에 있는 지혜는 유대인들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인간이 수천년간 지구의 곳곳에서 살아오면서 생산해낸 수많은 지혜들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차이를 이루는 것은 그 지혜를 전수만 해온 사람들과. 어려움 속에서 그들이 얻어낸 지혜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온 사람들과의 차이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유대인들의 지혜는 철학적이라기보다 무척 실용적인 것들이 많다.

 
이 책을 통해 얻는 지혜는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지혜라도 머리속에 있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실천을 통해서 하루 하루의 삶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그들의 길고 아픈 역사를 통해서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실천하고 또 실천해왔기에 오늘날에도 그들이 삶을 살아가는 태도가 남다른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그들의 엄청난 도약일 것이다.

  

1. 이 책의 좋은 점 : 유대인들이 오늘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과정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 참 좋다. 

2. 이 책과 비슷한 책 : 현대일본을 찾아서. - 일본의 급속한 근대화와 성장의 비밀이 유사함 

3.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사람 : 모든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 같습니다.  

4. 마음에 남는 구절 :

page102

언뜻   통일성이 없어보이지만 유태인들의 공통점은 유태문화이다. 유태문화라고 해도 그 요소는 다양하다. 왜냐하면 유태안은 세계각국에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문화란 도대체 무엇일까? 그것은 사고방식이다. 이 사고방식은 앞에서 살펴본 대로 유태인들이 걸어온 험난한 역사속에서 축적되며 다져졌다. 이 사고방식이야말로 이 책의 남은 부분에서 설명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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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처럼 일한다는 것]의 서평을 보내주세요.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 - 위기에서 빛나는 스티브 잡스의 생존본능
리앤더 카니 지음, 박아람.안진환 옮김 / 북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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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미국에 갈 일어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애플 전시관을 우연히 들릴 기회가 있었다. 나의 방문목적과는 무관하게 남는 시간을 메우기 위한 우연한 만남이었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동안 나는 그곳에서 몹시도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사과가 그려진 컴퓨터들이 저렿게 독특하고 매혹적일 수가 있다니...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삶은 생각보다 몹시 바쁘다. 한때 소중하거나 귀중한 경험으로 여겨졌던 것들을 잊고 지내거나 기억에서 완전히 지워버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종종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잡스가 이끄는 애플사는 잊을만하면 새로운 놀라움으로 나를 흔들어 놓았다. 놀라운 디자인의 노트북과 컴퓨터뿐 아니라, 아이팟, 아이폰... 그가 내 놓은 모든 것은 놀라움을 주었다.

 
전세계적으로 애플에 대한 컬트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주도했고, 그의 신자들은 그가 만들어 내는 것을 얻기 위해 영성체를 치르는 사람들처럼 경건한 모습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게 줄을 서는 현상이 신문지면을 장식했다. 그것도 한두번이 아니라... 잡스는 이제 신화가 되었다.

 
그러나 내부의 사정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는 말이 많다. 컬트현상에 동조하는 사람은 그 멋스러움에 감복할 뿐이지만,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비판과 새로운 주도권을 위한 다툼들이 오고 간다. 이 책은 단지 멋있는 사람으로만 보이던 스티브 잡스라는 독특한 인물과, 그가 다시 이끄는 애플에 대한 좋은 내부자료들을 제공한다.

 
이 책으로 인해 그가 만든 제품들에 대한 경이로움은 조금 줄지 모르지만, 그의 회사와 그의 제품들의 매력에 대한 이해도를 보다 더 높일수 있는 경험이 되었다. 사실 이 책은 스티브의 전기도 아니고, 애플의 성공스토리도 아닌 애매한 내용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GE의 책 웰치가 쓴 GE개혁에 관한 이야기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파괴를 해야 한다. 기존의 것이 무너진 위에서 새로운 것이 솟는다. 그런점에서 스티브잡스는 탁월한 파괴자였다. 그러나 그가 한 것은 파괴를 위한 파괴가 아니었다. 잭 왤치가 그렇듯 그는 이익이 남는 부분도 과감하게 정리했다. 그가 꿈꾸는 새로운 비전과 어울리지 않는 것을 단호하고 빠른 속도로, 그리고 조용히 정리했다. 대안을 가지고 정리하는 것, 정리과정에서 가치 있는 인재를 남기는 것, 그리고 정리에 대한 시끄러운 비판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 차이점이다.


그런 파괴의 대가로 하나둘 우리들의 입을 벌어지게 만들고, 우리들의 삶을 재미있게 만들고, 실재로 그의 제품들을 사용하지 않아도, 그런 것이 새로 나온다는 소식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이륻을 그는 계속 이루어 나갔다. 그가 만드는 제품들이 사용자들에게 매혹적이듯이, 그가 만들어 나가는 스토리 또한 듣는 사람들의 귀에 무척 매혹적이다.


책을 읽으면서 분명한 것은 그가 시장의 지배자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그는 새로운 기술들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가 만드는 기술이 반드시 최선의 기술은 아니다. 인류가 진화의 과정에서 수많은 변이를 거듭하지만, 한떄 우월한 변이를 해서 우위를 차지하는 변이의 결과들이 긴 안목에서 반드시 최선의 결과는 아닌것 처럼 말이다. 
 

유전자의 다양성이 종의 생존을 보장하는 방법이 되듯이, 비 애플적인 다양한 제품들의 존재가 애플적인 것의 독특함을 두드러지게 하는 것이 현실이다. 애플은 뛰어난 것을 만든다. 그러나 애플은 결코 시장전체를 장악하지는 못할 것이다. 시장을 장악하는 순간 애플은 더 이상 애플적인 것이 아니기 떄문이다. 그것이 바로 모든 컬트적인 요소들이 걸어가는 운명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룩한 것은 높은 평가를 받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는 독특한 성격을 갖춘 세상의 수많은 워홀릭들 중 하나이다. 그의 독특함을 모두 장점으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는 수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적절한 시기, 적절한 장소에서 존재하는 행운을 얻었다. 그리고 다른 수많은 창조적인 천재들처럼 그는 오늘날 한 시대를 구가하는 문화적 아이콘이 된 것이다. 그의 화약상을 통해서 오늘날의 문화적인 현실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좋은 독서를 제공하는 책이다.

 
1. 이 책의 좋은점 : 잡스와 애플의 방식에 대해, 그들이 취한 positioning. 그들이 택한 생존방식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 

2. 이 책과 같은 맥락의 책 : 잭 웰치 - 끝없는 도전과 용기 

3.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사람 : 마케팅및 기업종사자 모두. 

4,가장 인상에 남는 구절 : page 54
"수많은 재품들을 계획하고 있지만, 나는 우리가 출시하는 제품들이 자랑스러운것 만큼이나 우리가 출시하지 않은 제품들에 대해서도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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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light [With Poster] (Paperback) - The Twilight Saga, Book 1 The Twilight Saga 1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 Little Brown & Company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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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책. 무척... 그리고 약간은 감동적이고, 신선하고, 재미있는 책. 

그래서 매혹적인 것이 분명한 책. 

어렵지 않게 쉽게 읽히면서도, 지겹지 않게 사건들을 적절히 배치한 책. 

무려 앞으로 3권이나 더 번역된 책이 남아있는 탄탄한 구성의 책. 

뱀파이어에 대한 새로운 해석. 

뱀파이어의 인간적 모습 

뱀파이어에 매혹당하는 여인의 내면의 움직임을 잘 표현한 책. 

뱀파이어를 통해 인간을 다시 되돌아 보게 만드는 책. 

무엇보다도 재미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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