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괜찮아
니나 라쿠르 지음, 이진 옮김 / 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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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과 메이블의 학창시절에 나눈 깊은 우정에 관한 책이다. 굳이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한다면 우정보다는 사랑 쪽에 가까운 감정에서 서로를 이해하며 성장해 가는 이야기다.

2018년도에 <우린 괜찮아>가 미국 도서관 협회에서 한 해 가장 훌륭한 청소년 소설에 수여하는 프린츠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인정을 받았고, 숨막힐 정도로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으며 대중의 인기를 동시에 얻었다고 한다.

세상의 종말이 찾아와도 단 한사람의 친구만 있으면 될 것 같은 시간을 겪으며 사춘기와 청소년 시절을 지내게 된다.
마린에게는 메이블만 있으면 될 것 같은 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유일한 가족이었던 할아버지가 거대한 파도 속으로 사라져 버렸을 때, 마린은 모든 걸 내팽개치고 뉴욕으로 숨어 버린다.
읽지 않았던 900개의 문자들 중 하나가 말한다. 나는 도망쳤고 메이블은 아직 나를 놓지 않았다.

"넌 슬픔을 쫓는 사람이야?
아니면 그냥 그 책이 좋은 거야?"​
"나도 모르겠어." 내가 말했다.
"내가 그런 사람안지 잘 모르겠어."
"나도." 메이블이 말했다.
"하지만 재밌는 말이긴 하네.'
나는 오히려 그 반대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슬픔을 차단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책에서 슬픔을 찾았다. 현실보다는 소설을 읽고 울었다. 진실은 틀에 갇히지 않았고 꾸밈이 없었다. 진실에는 시적인 표현도 없고, 노란 나비들도 없고, 엄청난 홍수도 없었다. 물에 잠긴 도시도 없고 똑같은 이름을 갖고 태어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남자들도 없었다.
진실은 그 안에서 익사하고도 남을 정도로 광활했다."

마린은 소설을 읽고 <제인에어>에 푹 빠진 사춘기 소녀이다. 메이블과 긴밀한 교류를 하며 사랑을 갈구한다.
마린과 메이블은 호기심으로 시작한 비밀스런 애정도 나누고 각자의 사정에 의해 떨어져 지낸다. 사실은 메이블이 제이콥을 좋아하고 가까이하는 것을 알고 마린이 떠난 것이 맞다.
문득 사람들에겐 시간이 각기 다르게 지나간다는 생각을 한다.

"하늘은 가장 어두운 파란색이고, 별 하나하나가 환하게 빛난다. 무릎에 닿는 내 손바닥이 따스하다.
혼자인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것만큼은 확실히 알고 있다.
숨을 들이쉰다, 별과 하늘.
숨을 내쉰다, 눈과 나무.
혼자인 방식에는여러 가지가 있고,
내가 마지막으로 혼자였을 땐 이런 식이 아니었다."

두 사람의 기분좋은 우정은 풋풋함으로 가득하다. 감정의 기복과 혼란스러운 성장과정을 혼자 견디는 마린에게 메이블이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함께 장을 보고 서로를 위해 선물을 사고 거리를 다니며 쇼핑을 하고 같이 잠을 자는 것은 지금의 학생들도 가장 좋아하는 친구관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
마린의 고통과 절망스러움, 하나 뿐인 할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누구보다 외롭고 절망적인 시기에 놓인다. 자기 자신이 속인 감정과 할아버지가 숨겨왔던 진실을 마주함으로 잠시 혼동의 세계와 맞딱뜨리게 된다.

"파도를 타는 데 일생을 바친 사람이라면, 바다가 냉혹할 뿐 아니라 자신보다 수백만 배 강하다는 걸 알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신이 거기서 살아남을 정도로 노련하고 용감한 불사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거기서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게 되는가 보다.
항상 누군가는 죽는다.
단지 누가, 언제 죽느냐의 문제 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손편지의 매력은
이 소설에도 등장한다. 자신을 키우는 할아버지로부터 사랑받고 사는 마린은 가족이 없다. 하지만 엄마로부터 오는 편지로 자신을 보호받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할아버지는 오는 편지와 사진들을 자신의 벽장속에 두고 간직하고 마린은 굳이 그 방에 들어가거나 편지를 확인하지 않는다.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에 진실을 알게 되고 혼란스런 마린의 마음이 걱정스러웠다.
차라리 모르는게 나을 수 있는 진실을 파헤치고 자연스럽게 마주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과연 진실만이 정답일까?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는 여름이었다. 다가오는 끝을 애써 외면하는 여름이었다. 무슨 요일인지, 몇 시인지도 모르고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여름이었다. 햇볕이 너무 더워서 그 열기가 영원히 머물거라고, 우리 앞에 더 많은 날들이 있을 거라고, 손수건의 피는 얼룩 제거를 연습하기 위한 것일뿐 소멸의 징후가 아닐 거라고 믿었다.
그것은 부정의 여름이었다."

만약, ~~했더라면...
만약이라는 가정법은 사람을 얼마나 애타고 부질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지 모른다.
마린은 생각한다.
할아버지의 거짓말들만 아니었다면.
버디가 글씨체가 예쁜 어떤 할머니였다면.
옷장에는 할아버지의 코트가 걸려 있고 할아버지가 자신의 폐가 시커멓다는 것을 알고 있고 아무 의심없이 자신의 위스키를 마셨더라면.
할아버지의 꿈을 꿀 수 있더라면......

자신을 자책하는 말들이다.
했더라면....

"너무도 불확실한 마음으로 그렇게 말하지만 또 누가 아는가, '언젠가'라는 건 열린 단어다.
그 말은 내일을 의미할 수도 있고 몇십 년 후를 의미할 수도 있다."

긴 고통의 터널을 지난 후에야 자신의 마음에 진실해진 주인공 마린과 할아버지가 자신을 속인 것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결국은 할아버지의 사랑이었음을 깨닫는다.
상실 속에서 마주하는 진실로 인해 우리는 한층 성장해 나간다.
슬픔 안에서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사랑과 사람의 진실한 관계를 비로소 발견할 수 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하나의 또 다른 문이 열리듯 하나의 세계가 닫히고 찢어진다고 해도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는 순간임을 알려준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거치는 풍파의 여름을, 밤하늘을, 우정과 사랑을 그리고 세상의 진실을 아름다운 언어로 수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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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휴식하라 - 회복과 치유를 위한 33일간의 철학 세러피
안광복 지음 / 사계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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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에 금이 가면 무조건 병원에 가서 깁스를 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다. 우리의 마음이 부서졌을 때 제대로 치료를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흔들리는 삶에 중심을 잡아주는
하루 15분 철학 처방전. ​
단단하게 나를 붙드는 철학의 지혜"

삶이란 행복하고 재미있는 일들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상처받음의 연속이다.
제대로 된 치료와 처방을 받지 못한 상처는 두고두고 아프거나 더 큰 상처를 내듯이
마음의 남은 상처도 다를 바가 없이 마음에 흉터가 남는다.

지그문트 프로이트같은 분석심리학자들은 덮어 버린 마음의 상처들을 헤집으로 애써 드러내려 했다. 아픈 곳을 찾아내야 치료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픔을 그대도 방치하거나 치료하지 않은 채 회피하고 아무렇게나 봉합해 버린 상처들은 더욱 두껍게 덮여 치유하기 어려워질 지 모른다.

몸에 난 상처도 바로 치료하는 것이 빠른 치료가 되듯이 마음의 상처가 쌓이지 않도록 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즉시 낫는 상처는 없다.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한만큼 마음의 병에도 그렇다. 충분히 아파하고 고민하며 의미를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연치유라는 것이 우리 몸에 있지만, 마음의 치유는 자연치유로 방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긴 고통의 시간이 오히려 영혼을 피페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상처받은 영혼이 위로를 바랄 때, 욕망과 집착으로 괴로울 때, 매너리즘에 빠져 허덕일 때, 세셍과 맞설 용기가 필요할 때, 미래를 여는 혜안이 필요할 때, 총 5장으로 나누어 33일간 짧은 철학적 명상을 도와준다. "내가 바란다고 우주가 가던 길을 바뀌지 않는다."
<바뤼흐 스피노자>

태풍이 부는 까닭은 내 인생을 결딴내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 일상을 힘들게 하려고 경제 상황이 꼬여 버린 것도 아니다. '필연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자세'는 삶의 고통을 누그러뜨린다. "인생의 모든 순간에 주인공일 필요는 없다."
<공자>

관객의 역할은 스타만큼이나 중요하다.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박수 쳐 주는 관객들이 없다면 스타도 없다.
또한 주연만큼 더 화려한 조연들도 눈에 띄고필요하다. 감초 역할을 잘 해내는 조연은 주연을 돋보이게도 하지만 스스로도 빛나는 작은 별이다.
모든 순간에 주인공이 될 필요는 없다.
나이에 맞는 지혜로 욕심을 내려놓는 혜안을 길러야겠다.

인생은 100세 시대를 향하고 있다. 나이에 걸맞는 지혜를 갖고 박수를 받을 때와 박수를 쳐야 할 때를 고민해 보아야겠다. '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은 오랫동안 유럽인들의 삶을 떠받치던 두 기둥이었다.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이고 카르페 디엠은 "현재를 즐리라."는 의미다. 정반대의 가르침이지만 이 둘은 서로 통한다.

인간은 어차피 모두 죽기 때문에 잠시 잘 나간다고 우쭐할 것도 없고 못 견디게 괴로운 상황에 있다 해도 좌절할 필요가 없다.
무엇이건 영원하지 않다.
카르페디엠은 마지막 한 방울까지 음미하는 자세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고 알려준다.

주변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하루하루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충실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죽음이라는 것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유한한 삶이라는 것을 알기에 최선을 다하는 삶은 아름답다. 설사 실패했다해도 미련이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지금 여기를 행복하게 사는 자세는 삶을 튼실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타고난 조건에 매달려 원망하는 삶이 아니라 지금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기..
청춘에게 미래는 보이기 않고 노년들은 남은 인생이 두렵지만, 살아있는 동안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은 더욱 빛난다.

이 책은 짧은 철학자들의 말을 제시하며
두 장에서 세 장정도 하루에 15분이면 읽을 수 있고 사색에 도움을 주는 33일의 플랜같은 도서이다.
좋은 문구들이 많아서 따로 문장수집 포스팅에 하고 싶은 철학자들의 주옥같은 명문들이 가득했다.
어렵거나 긴 설명도 아니라서 하루에 조금씩 자주 철학으로 돌아가 마음을 쉬게 해 주는 것이 나의 행복을 위한 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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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구 - 4.19혁명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윤태호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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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이야기가
내일의 희망이 되기를"

'민주화 운동'을 젊은 세대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기 쉬운 방법을 고민하느라 꼬박 2년이 걸린 작품이다. 만화라는 양식만 차용한 것이 아니라 만화 작가들의 시선으로 본 민주화 운동 이야기를 네 권의 책으로 나누어 제작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기획하고 창비 출판사에서 참여했다.

네 권의 책 중에서 어떤 책이 올 줄 모르고 신청했는데 윤태호 만화가의 4.19혁명 주제로 한 이야기가 왔다.
김홍모, 윤태호, 마영신, 유승하 네 분의 만화 작가들이 이 프로젝트에 발벗고 나서서 함께 해 주었다고 한다.
각각 제주4.3,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을 집필했다.
윤태호 작가는 실제로 4.19혁명을 겪은 장인의 이야기를 토대로 작업했다. "민주주의는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우리 사회가 지금에 도달하기까지 거쳐온 노정을 통해 어제의 이야기가 미래 세대에게 내일의 희망을 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주인공인 김현용이 죽고 난 이후에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회상과 고백처럼 이야기가
시작되어 흡입력도 좋다.
1936년 태어나서 보니 일본인의 세상이었다는 대사가 마음이 찢어진다. 일본인과 조선인의 차별이 당연했던 시절. 태어나보니 일본의 군림아래 해방의 기쁨도 잠시, 한국전쟁을 겪으며 피난길에 오른다.
우리 아빠께도 종종 듣는 전쟁의 아픔과 가난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는 감히 우리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고 있었지.​
한참이 지나 다시 학교에 등록했지만 세상은 역시 그대로였고.
귀를 막는다고 안 들리거나
눈을 가린다고 안 보이는 게 아니더라고,
세상이란 게" "겁쟁이.
학교 선생님이 꿈이랬지?
누가? 뭘 가르칠 건데?
우리한테 공감도 못하면서." 동생이 학생 운동에 동참하게 될까봐 노심초사하며 가세를 일으키기 위해 몸을 사리고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겁쟁이가 되는 자신을 보게 된다. 전쟁 중에 아버지를 잃고 형제를 키우는 어머니의 꿈을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눈을 가리고 귀를 막으며 살아가려 몸부림을 친다.
옳고 바른 길이 무언지 알면서도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비애과 고민들이 만화로 잘 표현되어 있다. "하지만 죽어보니 알겠네. 훗날이란 없다는 걸.
그저 미루고 있었거나 회피하고 있었거나
외면하고 있었겠지." "정의가 부정당하고, 정의가 부정되고
일상의 모습마저 잃어버린 시대"
한때는 언론탄압으로 드러나지 않고 숨겨졌던 이야기들이 서서히 수면으로 떠올라 많은 이들이 제대로 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투쟁을 한다.
나 역시 사회과학대 선배들이 모두 모여 데모하던 시대를 겪었다. 최류탄이 터지면 화염병을 밤새 만들어 놓은 것으로 대치를 하고, 잡혀가기 전까지 보도블럭을 깨면서 잡혀가지 않기 위해 방어를 하다가 결국 힘없이 잡혀간 선배들 면회도 가 보았다.
평화적인 촛불만으로 시위할 수 있다는 것을 이 때에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피끓는 청춘들이 정의를 외치고 불의에 맞설 때 힘을 가진 사람들은 외면하고 회피하고 정권에 힘을 실었다. 외로운 싸움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누군가는 비겁한 겁쟁이를 감수하며 살아간다.
결국은 격변하는 역사 속에서 진실은 규명되고 반드시 심판의 때가 온다.
시위에 직접 참가했든, 거리 한편에서 응원을 보냈든, 아니면 그저 지켜보기만 했든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함께 촛불을 들었던 거리의 수많은 시민들과 함께 시대적 의미는 계승되고 있는 것을 믿는다.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기획하고 써 온 만화 덕분에 쉽고 자세하게, 민주화 과정을 알 수 있다. 괴정 뿐 아니라 생생하게 감정선을 따라 글과 만화로 잘 표현되어 있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억압받다 해방되었을 때
얻게 되는 것들이 너무 당연하다보니 새삼스레 느끼기 어려웠던 거지.
공기, 바람, 물, 자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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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 - 내 감정의 주인이 되는 자기결정권 연습
정정엽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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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책은
많지만 정작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드물다.
심리학이라는 것이 알수록 복잡미묘한 경계에 부딪히기도 한다. 결국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마주하게 되는 작업이다.
심리학을 길잡이 삼아 안개에 휩싸여 있던 자신의 마음에 가닿는 길을 자세히 안내해 준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용기있게 선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나의 인생이 자유로워진다. 이론적으로 알면서 실천이 부족할 때 읽게 된 책이다.

심리학 책들이 말하는 공통적인 부분은 나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라는 것이다.

"나라는 음악에 가사를 붙여 주는 일​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 심리학적인 시선을 새로이 추가하면 삶이 자유로워진다. 심리학적인 시선이란 곧 내 마음을 바라보고 돌봐주는 자세다. "

참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결국 나의 삶을 사는 것이다. 나 자신을 만나고, 가면 쓴 감정을 벗어 나의 감정을 속이지 않는 것,
그런 일들을 내 안에 있는 음악소리를 잘 듣고 가사를 붙여 주는 일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다.
좋아하는 노래를 그대로 따라부르기 보다는 나만의 스타일로 해석해서 불러보는 일처럼
요즘 말로 스웩~~^^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언어로 표현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자기 마음이 있다는 것 자체도 잘 모른다. 자기 마음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대로 움직이는 편이 차라리 익숙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바라는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그것을 충족시키는데 집중했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고 표현하는 일에 서툴다.
사회와 보폭을 맞추는 것도 좋지만 지나치게 주변의 눈치를 살피느라 나의 욕구를 포기하는 일은 결국 나의 행복을 해치게 된다.

책에서 소개한 <스페인 하숙>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나도 본 적이 있다. 산티아노 순례길을 걷는 순례자들이 잠시 머물다 가는 숙소에서 한끼 식사를 해 주는 차승원과 유해진의 케미가 삼시세끼 어촌편부터 편안하고 좋다.
"저는 제때 밥먹고 잘 자기만 해도 행복한 사람인데 왜 한국에 있을 땐 이것만 가지고는 행복하지 못했을까요?"

순례의 길을 걸으며 청년이 하는 말 속에는
나 자신이 원하는 것은 그저 작은 행복인데 그것을 놓치고 산다는 이야기를 짚어내고 있다.
사회에 소속되어 집단의 기준에 맞추다보니 정작 나 자신에게는 소홀하게 된다.

"미디어는 끊임없이 행복하고 이상적인 삶의 모습을 제시하고 이 정도로는 살아야 남들만큼 사는 것이라고 유혹한다. 당신이 선택해야 할 삶의 모습은 바로 이런 것이라며 모범 답안을 제시한다. 삶의 정답을 사회가 정해주고 있다."

기준을 보이는 것으로 삼고 비교하다 보면 자신의 가치가 하락된다. 내가 원하는 것을 먼저 살피고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성공과 인정이 아닌, 내가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는 것.

아직도 모르고 살아가거나
여전히 찾아 가고 있는 중인데
10대 아이들에게 무엇을 정하라고 하기엔 어불성설이다.
찾아가는 과정에서 실패하면 다시 도전하고
또 찾아가면서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 진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빨리 급하게 찾을 필요는 없다.^^

느즈막한 나이에 이제서야 제대로 나를 챙기고 돌볼 수 마음을 찾았다는 것에 감사한다.
나의 감정을 숨기고, 뭐든 괜찮은 양 착한 여자 컴플렉스에 걸린 듯이 무조건 좋게 이해하며 살아야한다는 고정관점을 버리고 나의 생각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서운하면 서운하다고, 아니면 아니라고...

"좋고 나쁘고, 옳고 그르고를 판단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래로의 사실만을 바라보는 연습 필요하다. 사람들은 객관적인 세상을 똑같이 바라보고, 느끼며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자신만의 주관적인 세상을 산다. "

세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 상황을 나중에 개개인에게 물어보면 서로 다르게 기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각자 자기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습관을 멈추고 객관적인 사실 자체만을 보려 노력해야 한다.

나도 소심하게 남의 눈치를 보며 살았다. 아이를 혼자 키우며 초등학교 입학시키면서 웬지 주눅이 들고 주변의 시선이 신경쓰였다. 일어나지도 않을 이야기를 나홀로 소설을 쓰며 괴로워했다.
모두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사람들은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없듯이, 모두에게 미움을 받는 것도 아니다. 나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의 말을 듣고 힘을 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일의 결과가 나의 탓이라고 자기 비난을 속으로 많이 해왔다. 모든게 내탓인 것 같아 힘들었다.
바보같이 살았어.
멍청해서 속았어..

지난 시간동안 나를 괴롭혔던 자기 비난이나 남들의 삶과 견주어 나를 비교하고 판단했던 것은 결국 나 자신이었다.
각자의 다른 삶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름대로 나는 언제나 최선을 다 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를 보살펴주기 시작했다.
온전히 내편은 나 뿐이라는 것도 알았다.

다른 사람의 섣부른 위로와 조언이 오히려 마음의 상처가 되기도 했다.
누구나 어떤 해결책을 주고 나를 판단하고 자기 기준에서 평가하기 때문이었다.

이젠 나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삶의 결정을 누구도 아닌 내가 하기로 마음 먹고 살다보니 한결 수월해졌다.
모든 결정은 내가 하고 그에 따른 결과와 책임도 나의 것이므로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상관없이 자유로워졌다.


내 마음부터 돌보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것도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래도 잘 하고 있구나 싶었다.
오랜시간 아픈 만큼 내 마음을 많이 들여다 보며 치료해 나갈 방법을 홀로 터득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나의 마음은 스스로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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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도 싫고, 보수도 싫은데요 - 청년 정치인의 현실 정치 브리핑
이동수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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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만으로는 얼핏 정치를 두고 패를 가르는 기존의 정치와 별다를게 있을까싶어 읽어야할지 말지 잠시 꺼려했다.
젊은 청년의 시절에 나는 정치에 둔감하고 끼어들고 싶지않아 외면하던 사람이었다.
사실 지금도 정치에는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점점 멀어지고 외면할수록 정치가 하는 역할이 제대로 되지 않고 우리의 일상이 망가진다. 몰라도 듣고, 나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줄 알아야 정치인들이 긴장을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기 시작한다.

진보도 싫고 보수도 싫다!

사실 진보인지 보수인지 여당인지 야당인지조차 구분 못하던 우리는 언제나 선거때마다 고민을 한다. 찍고 싶은 정당도 없고 누구를 선택해도 결과는 만족할 수 없기에 더더욱 비참해진다.

이 책을 읽으며 잠시 나의 시간을 돌아보았다. 정치랍시고 아는척하면 위험했던 시절에 학교를 다녀서 그런지 어떤 주장을 하기도 쉽지 않아 웅크렸던 터에 지금껏 정치적인 이야기는 여전히 나에게 쉽지않은 난제이다.

이동수 작가와 같이 나도 대학을 선택할 때
글을 쓰는 것이 좋아 무작정 언론학도 대학생이 되었지만 기자가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동기들은 보도사진도 찍고 열심이었는데 정치 쪽에 관심이 없다보니 나의 길이 아닌 것 같아 힘들었던 시기가 떠오른다.

광고나 카피쪽에 그나마 관심을 가지며 가까스로 학교를 다니던 중에 노래패 민중가요 동아리에서 신디 주자를 찾는 선배에게 발탁되어 알게모르게 정치가 노출되는 곳에서 이야기를 듣고 대자보와 현수막을 쓰는 일이 나의 젊은 날 정치에 대한 기억 전부였다.

나의 동년배로 살아온 사람들의 생각의 차이는 사소한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감정에 충실하게, 그리고 좀 더 삶을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을 보아온 기억이 떠올랐다.

운동권 선배들 덕분에 이념교육을 받을 기회도 있었지만 나는 무서웠다. 진실을 아는 것이 두려웠던 비겁하고 나약한 청년이었던 것이다.
그 결과 나는 정치에 문외한이라는게 자랑처럼 모르쇠로 일관한 채 어른이 되었다.

정치에 대한 반감은 언제나 싸우는 국회의원들을 비추는 국회모습이 싫기도 했고 결국 대통령제를 통해 대의 정치를 위임한 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을 볼 때 너무도 한심하기 그지 없었다.

"정치의 역할이란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다. 열정 페이하나 해결하지 못했던 국회는 현재진행형이다."

담담하지만 분명한 청년 청치인이 전하는 솔직한 정치 입문서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으로 길러진 2030세대들이 추구하는 '합리성'을 엿볼 수 있다.

"진보도 보수도 싫다는 건 대안없는 양비론, 이기주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의 말이 아니다. 과거의 잣대로 규졍된 진보와 보수의 경계가 앞으로 얼마나 무의미해질 것인지를 예고하는 말이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모두가 촛불을 들었던 건 정치적 성향이 아닌, 불합리와 부조리에 대한 비판의식 때문이었다. 정치권만 모른다.
우리 사회를 이끌 젊은 국민들의 시민의식은 이미 여기까지 왔다. 구시대적 담론에서 벗어나기 못하면 남은 것은 도태뿐이다."
<백상경 매일경제 기자>

그때 촛불을 들고 탄핵을 외치며 정치적 효능감을 느꼈던 친구들은 이제 대부분 정치를 혐오한다. 상대편의 실수에는 크게 분노하면서도 자기편의 잘못에는 눈 감는 정치, 조금만 달라도 악으로 낙인찍는 정치, 국민의 이익보다 내 편의 이익이 더 중요한 정치. 이런 정치에 실망한 것이다.

생각만으로 있는 갑갑하고 가려운 부분을 말로 표현하는 정치기자와 같은 글이 담담하게 현실을 직시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5년이 임기인 단기 사장직같은데 그 직위에 있을 때에는 종신토록 대통령의 자리에 있을 것처럼 한다.

국민을 위해 유익한 정책들을 자리잡고 정권이 바뀌면 무조건 컴퓨터 프로그램을 포맷하듯 지워버린다.
대통령이 바뀜에 따라 일어나는 변화는 조직 개편이나 추진 사업 뿐 모든 면에서 급변한다. 하다못해 교육정책도 자주 바뀌니 한 정권에서 열심히 일했던 정치인도 집권자가 바뀌면 찬밥신세가 되듯이 추진하던 모든 일들도 모두 사라진다. 전임자와의 차별성만을 원하기 때문이다.

유독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사이가 안 좋은건지 정당의 가치와 신념이 달라서인지 모르지만 무조건 다시 시작하다보니 기반을 잡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불필요한 비용들은 모두 국민의 혼란을 야기시킬 뿐이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해 놓기에는 5년이 짧다는 것을 모르는 걸까?

"'전임자 성과 지우기'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더욱 빈번하게 일어난다. 국민 입장에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시작한 일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페기되고 하니 혼란만 가중된다. 정권 역시 장기 플랜을 내놓는 일은 꿈도 꿀 수 없다. 전임자가 강력히 추진했더라고 괜찮은 정책이 있다면 이어갈 수 없는 것일까?
보통 사람이면 "왜 못해?"인데 정치인들은 "절대 못 해!"인것 같아 씁쓸하다."

5년의임기는 생각보다 짧고 권력은 또 바뀌기 마련이다. 제발 좋은 장기 플랜을 세우고 차기 집권도 인정하고 이어가는 정치, 국민들의 안정을 위한 정치가 되길 바란다.
들어는 보았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선거권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준다.

"2004년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법이크게 바뀌어 비례대표제가 시행되었다. ​
이전까지는 유권자가 지역구 후보에게 투표하면 그가 소속된 정당의 전국 득표에 따라 비례대표를 배분했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유권자에게는 2개의 투표용지가 주어졌다.

지역구 투표와 정당 투표를 위한 것이다. 진보정당을 지지하더라도 우리 동네 후보자는 보수정당의 사람이 마음에 든다면 비례표와 지역구 의원을 따로따로 투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례대표 제도는 이처럼 소선거구제로 인해 발생하는 사표를 보완하는 쪽으로 개선되어 왔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되면서 소수정당들은 한껏 기대감 부풀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으로 한국 정치가 바뀌고 청년정치의 새지형이 열리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그동안 발생해 온 사표를 보완한다는 측면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정치 개혁, 청년정치와는 별개다. 정치의 기득권은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서 나온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퉁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정치개혁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다.
내가 뽑은 국회의원이 진영에 얽매이지 않고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도록 하려면 우선 정당 문화를 바꿔야 한다.
정당이 '국민의 대표'에게 공천권으로 협박하면서 당론을 강요하는지, 아니면 방향은 함께 하되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정치권이 상대방의 작은 허물을 물고 늘어지며 싸우는 동안 우리의 일상은 외면되었다. 오늘날 정치 뉴스는 민생이 아닌 막말과 삿대질, 단식, 삭발과 같은 것들과 가짜인지 진짜인지 구분도 안되는 것들로 채워지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지난 정치의 답습으로 지역갈등에 야당도 싫고 여당도 싫고 제3의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다.
정치적 공약들을 보고 제대로된 정치인을 가려내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다.

진보든 보수든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지켜주는 상식적인 정치
안되는 건가요?

**이담북스 서포터즈 활동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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