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없는 작가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엘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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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의 이력이 특이하다. 독일어와 일본어로 글을 쓰는 이중 언어 작가이며

'유목민'이라는 설명이 어울릴 만큼 낯선 언어의 세계를 넘나들면서도

엄격한 사유의 절제미를 보여주는 특이한 문장을 구사한다. 이 책에는

다와다 요코(多和田葉子)의 스물 세편의 글이 실려 있다.


작가의 생각이 독특하다. 기존에 산문에서 볼 수 없는 표현들은 일견

낯설기도 하나 새롭다. 전형적인 언어들이 아니어서 그런지 뭔가 미지를

유영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그녀의 고백이다. '타자기 앞에 앉아있으면

타자기가 나에게 어떤 언어를 제공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라는 표현을

한 후 '말엄마'라는 독특한 단어를 툭 던진다.


작가만의 세계를 따라가기엔 조금 어렵고 어색하지만 그래도 작가의

세계가 흥미롭다. '시선은 폭력이다. 책들은 시선을 받아서 글자로 바꾼다.'

폭력인 시선 그 시선을 받아 글자로 만들어 내는 작가. 무한한 가능성은

글로 표현되어 그대로 전달된다. '나는 영혼이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내 영혼은 항상 어딘가 떠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듯 자유로운

영혼인 그녀는 영혼이 없는 작가이다. 그녀만의 시선으로 그녀만의

색깔의 옷을 입힌 이 책은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그녀의 고백이다. 나는 내 영혼을 한 번도 보지 못하고 내 영혼과 이야기를

할 수도 없지만 그러나 내가 겪고 쓰는 모든 것은 영혼의 삶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내 영혼이 항상 어딘가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나는 영혼이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그녀의 글은 단어가 모여 문장을 만들고 그 문장은

각각의 사유를 한다. 단순히 작가만의 사유가 아닌 읽는이로 하여금 사유의

장을 열게 만든다. 언어와 현실 그리고 과거와 이야기가 만나 익숙하지

않은 무언가를 던져 준다. 익숙한듯 낯선 작가의 글은 그래서 더욱 깊은

사유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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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날의 비행일지 - 기내는 사람으로 울창한 숲이다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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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꿈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든 이들이 읽어 보면 좋을 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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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날의 비행일지 - 기내는 사람으로 울창한 숲이다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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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내는 사람으로 울창한 숲이다. 그 숲은 시시각각 변하고 모여졌다

사라지고 새로운 숲으로 다시 만난다. 이 책은 그 숲의 내면을 드러내며

이야기한다. 그 숲에 누군가 존재하고 있고 그렇게 세상은 흘러가고

있디고.


저자의 본업은 항공기 승무원이다. 그러면서 글을 쓰는 에세이 작가다.

그의 전작인 <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하여>를 보며 마음이 따뜻하고

솔직한 사람이라고 느꼈던 기억이 있다. 이번 책에서는 작가의 본업인

항공기 승무원으로 겪은 이야기와 그 안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수 많은

사함들과의 에피소드와 상황들을 담고 있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으려고 그야말로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좌절과 절망이라는 아쉬운

감정들을 마주하는 궤적들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비행이라는 현실과 글쓰기라는 꿈 사이에서 방황하는 작가의 모습은

삶 속의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작가는 꿈을 미루어 두는 것도 길을

돌아 가는 것도 현실에 타협하는 것도 개인의 삶에서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상황이기에 포기도 좌절도 혹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것도 결국 본인의

몫이며 선택인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선택의 순간은 매번 우리를

당황스럽게 만든다.


마음은 누구나 제각각이다. 저자는 마음이라는 것은 사람의 숫자 만큼

생김새와 특징이 다르다고 말한다. 때문에 그때 그때의 상황과 기분에

따라서 다르게 받아 들여지고 던져지게 되고 의도와 전혀 다르게 전달되기도

한다. 훈련이 필요하고 연습이 필요하다. 어쩌면 우린 매일 그 연습의

시간을 통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저자는 힘들고 어렵고 고된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사람들을 마주하며

생각지도 못했던 마음을 먹고 마음이 하나로 연결되는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어서라고 말한다. 우리네 인생이 그런것 같다. 그 순간이 비록 영원하진

않지만 기억으로 자리하며 우리를 버티게 해 주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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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니까 - 김소현 에세이
김소현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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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 공교롭게도 그의 첫 작품인 오페라의

유령부터 최근작인 명성황후를 모두 보았다. 공연을 보면서 ‘아! 저 배우는

진심이구나’를 여러번 느꼈고 책을 통헤 배우의 진심을 읽었다. 물론 어느

배우든 자신의 배역에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유독 대사 하나 몸짓 하나에서

진심이 느껴지는 배우가 있다. 김소현 배우가 그렇다.


거절을 못하기에 배역이 들어 오면 ‘네’하는 덕분에 언제나 스케줄이 가득

차 있지만 그럼에도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애쓴다는 배우의 말에서

그녀의 삶의 철학을 느낀다. 그런 그녀의 철학은 연기에서도 드러난다.

그 정도 했으면 익숙해지고 여유로울 법도 한데 여전히 매순간 긴장감

속에서 두려움과 설레임의 사이에서 연기에 임한다. 함께 하는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매 순간 무대에 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대에 서는 사람은 하루를 사는 인생이다’라고 어느

노배우에게 들은 기억이 떠올랐다. 지나간 공연을 되돌릴수 없기에 과거가

아닌 현재를 그리고 내일을 살아야 한다면서 하신 그분의 말씀은 배우 뿐

아니라 지금의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배우는 ‘지금’을 연기하는

직업이다. 때문에 저자는 아쉬움이 남는 히루를 보내며 ‘그래도 내일은

괞찮겠죠?’라고 내일을 기대한다.


이 책은 화려한 배우 김소현의 이야기 뿐 아니라 아이의 엄마로서 아내로서

(유독 가족 사진이 많이 실려 있다) 그리고 딸로서 살아내는 삶이 들어 있다.

어찌보면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그녀의 일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매번 새 작품이 들어올때 마다 노트에 배역에 대한 분석을 거듭하며 매번

새로운 배역으로 관객들에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늘 언제나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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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12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해설 / 코너스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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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가(정작 본인은 이를 거부한다)인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는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생전 인터뷰에서 '자동차

사고로 죽는 것보다 더 의미 없는 죽음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정작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그의 문학은 니체 사상에서 인생론 부분을 구체화 시켜 부조리를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무너진 것에서 오는 상태로

정의한다. 그는 내가 느끼는 고통도 결국 내가 살고자 하는 강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본다. 살고 싶어서 세상을 이해하려고 하고, 의미를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본질적인 의미는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오히려

자신의 삶에 책임지고, 자기 존재를 받아들이며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로 글은 시작된다. 그러나 뫼르소는 그저 담담하다.

이런저런 사건을 경험한 후 레옹을 찌른 아랍인과 우연히 마주치게 된

그는 그가 뽑은 칼에 반사된 눈부신 빛 때문에 방아쇠를 당기게 되고

엄마의 장례를 치르던 그날과 똑같은 태양이 내리쬐고 있었음을 느낀다.

체포된 그는 왜 살인을 했느냐 보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왜 슬퍼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추궁을 받게 되고 사회의 도덕적 기준에서 어긋났다는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는다. 사향을 앞둔 그의 말이다.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여전히 행복하다고 느낀다. 모든 것이 완성되도록, 내가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도록, 내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처형되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들어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 뿐이었다.'


이 책에서는재판 과정과 삶의 무의미를 ‘부조리’로 이야기 한다. 재판의

부조리함은 상황과 여건혹은 문화 저변에 딸린 부조리함으로 이해되고

삶의 무의미함은 모두가 죽는다는 평범한 명제로 귀결된다. 카뮈는

여기에서 나를 발견하고 이해하고 인정함을 통한 ‘나는 누구이며 무엇

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방인’. 오랜만에 읽었음에도 여전히 다양한

시각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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