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제11편 구지편(九地篇)은 예전부터 눈이 갔고 흥미를 느꼈던 부분이다.
전장을 아홉종류로 분류하여 그 지역의 특성과 그에 따른 적절한 작전 변화의
원칙을 논하는 부분인데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적진을 주도 면밀하게
살피는 정탐에서부터 우군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전략과 적절하게 운영하는
용병술까지 전투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전투에 나가
싸움을 하는갓 역시 중요하다. 그러나 그전에 먼저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능한 군대가 하더라도 필기는 당연한 수순이다. 이렇듯 확실한 분류를
통해 적의 약점을 이끌어 내고,주도권을 쟁취하며, 빈틈을 찌르고, 빠르게
출격하는 것이 구지의 목적이다. 이는 유리하면 움직이고, 불리하면 멈춰
기다리라는 명언과도 연결된다. 정확하게 정세가 분석 되었기에 멈출때와 나아갈
때가 분명해지고 이를 토대로 우군의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라는 점에서 일단
덤벼보하는, 일단 해보라는 등의 조금은 억지스러움이 강조되는 요즘의 세태를
돌아보게 하는 좋은 대목이기도 하다.